인천 논현동본당 베드로회, “하느님의 손발 되어 달려갑니다”

인천교구 논현동본당(주임 송용민 요한 사도 신부)에는 본당 일손 돕기를 넘어, 소외된 이웃까지 섬기는 40~60대 중년 남성 신자들의 봉사·친교 단체 ‘베드로회’(회장 박경모 스테파노)가 있다. 지난 3월 창단한 신생 단체지만, 회원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지역 사회와 본당을 위한 봉사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베드로회는 본당이 기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사회 속에서 더욱 활발하게 사랑을 실천하길 바란다’는 송용민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창단 전부터 본당에서 봉사와 일손을 도맡았던 성인 복사단의 박경모 회장을 중심으로, 대자, 동료 단원 등 총 7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한 이유는 ‘행동하는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신자뿐 아니라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감동을 준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드로회는 성당 내외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당 내 환경 개선 활동, 물품 운반, 텐트 설치 등 주로 남성의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을 도맡아 진행한다. 주일 오전 8시와 11시 미사 전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신자들을 위해 자가용을 이용해 집에서 성당까지 모셔다 드리는 차량 봉사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봉사자들과 협력해 매달 한 번씩 지역 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쌀을 전달하는 나눔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창단 전인 2024년 12월, 본당 김장 나눔 행사에서도 이들은 어려운 형편의 신자 가정을 직접 찾아 김치를 전달했다. 성당 내 작업은 시설분과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즉시 지원하며, 차량 봉사 또한 회원들이 자가 차량으로 감당하고 있다. 사회에서는 직장의 일원, 가정에서는 남편이자 아버지인 이들 회원들에게 봉사의 원동력은 ‘사람과의 따뜻한 교감 속에서 느끼는 소명 의식’이다.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일 때, 사랑은 그 자체로 깊은 체험이 됩니다. 작고 보잘것없게 느껴졌던 호의도, 어느 순간 하느님의 부르심이 되더군요.” 회원 박국연(니콜라오·40) 씨는 차량 봉사를 받는 한 어르신이 “주일이면 피곤한 마음으로 성당에 오곤 했는데, 이제는 기쁘게 하느님을 뵐 수 있어 고맙다”고 전한 말을 특히 인상 깊게 기억한다. 박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동네 몇 바퀴 도는 일’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하느님의 운전기사가 되어 드렸다’는 기쁨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회원이 더 늘어난다면, 재능기부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봉사를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발행일 2025-06-15 제3446호 5면

“솜씨 어설퍼도 열정만큼은 나도 일류 셰프”

“고추장 한 스푼, 간장 한 스푼을 큼직한 볼에 담긴 고기에 넣고 고루 버무려주세요. 양념이 잘 배도록 살살 치대듯 섞은 뒤 잠시 재워둡니다. 이제 달궈진 후라이팬에 재운 고기를 올려 중불에서 천천히 볶아주세요. 고기에서 나온 육즙이 자작해졌다가 사라질 즈음, 맛있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할 거예요. 자, 이제 직접 한번 해볼까요?” 6월 5일 서울대교구 방배동성당 지하. 백발에 주름진 이마, 얼핏 봐도 연륜이 묻어 나는 나이 지긋한 남성 신자들이 모여 어색한 손놀림으로 조심스레 칼을 들고, 조리 도구를 만지작거리며 요리에 집중하고 있다. 방배동본당(주임 권철호 다니엘 신부)이 마련한 ‘집밥 프로젝트’ 현장이다. 본당은 이날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 남성 신자들을 위한 요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고령의 남성 신자들이 집에서 스스로 한 끼쯤은 직접 차릴 수 있도록 간단한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권철호 신부가 사제 연수 기간 제주도에서 혼자 식사를 준비하며 느꼈던 불편함에서 비롯됐다. ‘나도 이렇게 어려운데, 나이 많은 신자들은 더 힘들겠구나’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본당은 이 요리 수업이 단순한 기술 전달을 넘어 신자들 간 정을 나누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며 웃고 이야기하는 사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연대감도 자연스레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은퇴 후 목적 없는 일상 속에 있던 신자들이 직접 음식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향후 프로그램 정례화를 위해 참가자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박동호(스테파노) 씨는 “아내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도, 친구들과 여행 준비로 바쁠 때도 항상 가족들의 식사를 챙겨주는 걸 보고 마음이 쓰였다”며 “이번 기회에 요리를 배워 가족에게 직접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고령 신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본당에서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며 “오늘 형제님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니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낙현(시몬) 씨도 “혼자 요리할 때 양 조절이 어려워 늘 막막했는데 여기서 요리 비법을 배워 딸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본당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전체의 약 35%. 본당은 이에 맞춰 ‘집밥 프로젝트’ 외에도 고령 신자를 위한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매년 시니어 아카데미 회원들을 대상으로 단체 병자성사를 거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권 신부는 “고령 신자들은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병자성사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팬데믹 이후 가정 방문 성사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신자들이 건강할 때 편히 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매년 단체로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6-15 제3446호 1면

[‘희망의 순례자’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3) 서울대교구 거여동본당 반찬 나눔 봉사

서울대교구 거여동본당(주임 유현상 스테파노 신부)은 2017년 4월부터 매주 화요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직접 만든 반찬을 전하고 말벗이 돼주고 있다. 반찬 나눔 덕분에 홀몸노인과 장애인들은 영양가 높은 반찬으로 식사를 하고, 신자들과 인간관계를 이어가며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다. 봉사자들은 지역 주민센터·보건소와 협력해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 못하거나, 병원비 등의 지출로 만성적인 생활난을 겪는 이웃들을 찾는다. 성당이 자리한 거여·마천 뉴타운 지역은 2016년 전까지 군부대가 있던 곳이라 개발이 제한돼 취약계층이 많다. 또 가정 파괴로 우울증을 앓고 있어도 사회와 단절돼 고독사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홀몸노인들은 법적 부양가족인 자녀들마저 타지에서 힘겹게 사느라 가족과 제도 양쪽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김정애(마리아) 총무는 “자녀 또한 똑같이 돌봄을 받아야 하는 취약계층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본당의 반찬 나눔 봉사는 지원 대상자들을 정기적으로 살피며 적시 적소에 꼭 필요한 도움을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22년과 2024년에는 당장 의료적 조치가 필요함에도 병원에 갈 수 없어 방치됐던 중환자들을 찾아 교구 내 지원 사업 대상자로 추천하고 수술·치료비를 지원받도록 했다. 그 공로로 본당 사회사목분과 소속 반찬조리 봉사자 모임 마리아회(회장 정종석 소화 데레사) 등 봉사자들은 2024년 2월 송파구청으로부터 유공 구민 표창을 받았다. 봉사자들은 이를 교구의 지원과 본당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 덕택으로 여긴다. 2018년부터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예산 지원으로 회당 제공되는 반찬의 양을 늘리고, 질 좋은 육류와 생선 반찬을 매주 걱정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위생적인 조리를 위한 시설도 갖출 수 있었다. 2024년 12월에는 주임 유현상 신부와 여성구역 물품 판매와 카페 운영 수익금으로 낡은 냉동고도 교체했다. 마리아회 정종석 회장은 “특히 신부님께서 ‘좋은 일을 하시는데 최소한 음식이 상하지는 않게 보태고 싶다’면서 선뜻 큰 힘을 모아주신 덕에 우리도 힘내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척추 장애를 앓는 홀몸노인 조주일(가밀로·92) 씨는 5월 20일 반찬을 받으면서 “15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막막함뿐이었는데, 본당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매일 미사를 봉헌할 만큼 밝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6-08 제3445호 5면

대전교구 문창동본당, 탄소중립 ‘LUNA’ 인증

대전교구에 다섯 번째 탄소중립 본당이 탄생했다. 대전교구는 5월 26일 문창동성당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문창동본당(주임 김동훈 안토니오 신부)에 탄소중립 ‘LUNA’ 인증서를 수여했다. 김종수 주교는 강론에서 “인간이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한 탄소중립 활동은 곧 세상을 위한 활동”이라며 “하느님이 주신 세상을 하느님 뜻에 맞게 보존하는 것이 교회가 복음적으로 세상의 빛이 되는 길이자 우리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본당은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생태환경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며, 본당 시설을 친환경적으로 바꿔왔다. 태양광 발전 설비인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기존의 전기·등유를 사용하는 OHP 방식 냉·난방기를 전기만 사용하는 EHP 방식으로 교체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신자 대상 ‘지구 살리기 실천 아이디어’도 공모했다. 고령 신자가 70~80%에 이르는 상황에 발맞춰, 피로감 덜한 실천 방안을 공모해 매주 하나씩 주보에 싣고 참여를 청했다. 본당은 앞으로 ‘SOL’ 인증 획득을 위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공동체가 함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교구는 2022년 ‘204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난해부터 인증 기준을 충족한 본당에 탄소중립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탄소중립 인증은 전기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자원순환, 의식 전환 활동 등을 실천해 탄소중립 100%를 달성하는 ‘SOL’ 인증과, 전기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경우 수여하는 ‘LUNA’ 인증으로 나뉜다. 교구는 인증을 위해 ▲의식 전환 ▲자원순환 ▲RE100 3개 분야 38개 항목을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를 거쳐 탄소중립 선언 2년 만인 2024년 갈마동본당이 ‘SOL’ 인증, 관저동·도마동·천안성정동본당이 ‘LUNA’ 인증을 받았다. 교구는 2030년까지 모든 본당과 기관이 ‘LUNA’ 인증을, 2040년까지는 ‘SOL’ 인증에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 계획을 수립하며, 교구 공동체 전체가 실천할 수 있도록 연구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08 제3445호 5면

서울 남대문시장준본당, ‘우리물터’ 25주년 기념 미사

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주임 이정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은 5월 21일 서울 중구 퇴계로8길 55 현지에서 ‘우리물터’ 설립 25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1지구장 박광원(니콜라오) 신부를 비롯해 본당 역대 주임 신부, 본당 신자, 봉사자, ‘우리물터’ 이용인 등 60여 명이 함께했다. 미사 중에는 25년 동안 우리물터 운영에 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명의의 감사패도 전달됐다. 구 주교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봉사해온 봉사자부터, 운영비를 지원해준 후원자, ‘우리물터’ 이용인에서 봉사자가 된 이들에 이르기까지 총 8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구 주교는 강론을 통해 “여러분은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시고 25년간 꾸준히 어려운 형제자매들과 동반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 있는 인간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뵙는 것’이라는 진리를 전하셨다”면서 “거리의 형제자매님들을 단순히 시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한 분, 한 분을 정말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며 그분들이 회복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본당이 200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우리물터’는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민 등이 목욕과 빨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의류도 나누고 식사도 제공하는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협력해 재활을 원하는 ‘우리물터’ 이용자들에게 청소·배달 등의 일용근로를 연계하는 ‘착한이웃 재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01 제3444호 5면

[새 성당 봉헌 축하합니다] 서울대교구 가락2동본당

서울대교구 가락2동본당(주임 조승환 요한 사도)은 6월 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송파구 중대로20길 20 현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연다. 새 성당은 대지 510.90㎡, 건축면적 275.23㎡, 연면적 1,748.43㎡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건립됐다. 3, 4층 성당은 160석 규모이며,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지하 2층 강당에서도 영상과 음향 전송으로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AV 시스템이 구축됐다. 가락동본당에서 분가해 2009년 2월 22일 신설된 본당은 성당이 지하에 자리한 열악한 환경으로 장마로 인한 침수와 겨울철 동파 사고가 반복됐고, 건물 노후화로 사고 위험까지 제기됐다. 2021년 5월 당시 주임이던 고(故) 송재영(야고보) 신부는 신자들의 뜻을 모아 새 성당 신축 계획을 수립했다. 새 성당은 2023년 9월 공사에 들어가 올해 4월 완공됐다. 본당 공동체는 2년에 걸쳐 교구 내 31개 본당에서 모금 활동을 하며 건축기금을 마련했다. 전체 세대의 약 30%인 105세대는 ‘1평 이상 봉헌하기 운동’에 참여했다. 시공사 우륭건설은 첫 성당 건축임에도 추가비 요청 없이 성당을 완공했다. 2023년 2월 부임한 주임 조승환(요한 사도) 신부는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은인들의 도움 그리고 가락2동 교우들의 기도와 정성으로 작지만 아름다운 성전을 봉헌하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발행일 2025-05-25 제344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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