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써 내려간 글씨에 기도 담아요”

서울대교구 사당5동본당 서예 동아리(회장 양승대 이냐시오)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2015년 6월 서예 동아리를 창단해 10년간 회장으로 봉사한 양승대 회장은 “대면 행사가 어려웠던 팬데믹 기간에도 활동을 이어 나가기 위해 야외 공원이나 산 속에서 체본하는 모임을 했었는데 벌써 10주년이라니 감개무량하다”며 “하느님 은총 속에 특별한 나날이었기에 함께 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예 동아리는 무엇보다 신앙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양 회장은 “서예는 한 획마다 집중하고 내면부터 침묵해야 하기에 기도와 닮은 구석이 많다”며 “마음을 아래로 하고 한 획 한 획 쓰는 것도 나를 낮추고 주님께 기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본당 주임 최정진 신부는 “내적인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신앙생활은 서예처럼 집중이 필요하다”며 “본당 신자들이 서예 기량을 쌓으며 인격을 수양하고 그 결과로 나온 작품이 다른 교우에게 좋은 영감을 주며, 교우 간 친목을 도모해 신앙생활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회원 권형대(빈첸시오) 씨도 “서예 동아리를 시작한 뒤 신앙생활이 즐거워졌고 특히 냉담하던 가족이 주님 곁으로 돌아왔다”며 “예수님의 사랑과 향기는 묵향과 닮았고,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한 명 한 명의 형제자매라는 점은 서예 속 점과 획들의 모임과 같으며, 우리 공동체가 구원이라는 한 방향을 향하는 것도 작품의 완성을 도모하는 것과 닮았다”고 전했다. 강원도 횡성 연례 모임과 주님 성탄 대축일 전후 본당 전시회 등으로 친교를 다지고 실력을 꾸준히 키워 나간 것은 동아리 10년 장수의 비결. 금파서예술대전과 대한민국서도협회에도 참가한다. 본당 바자 때는 가훈 쓰기 행사도 열어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20년 경력의 전문 서예가인 양 회장을 비롯해 2명의 전문 서예가와 10명의 아마추어 회원들이 매주 월요일 세 시간씩 서로 돕고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양 회장은 “서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이 더욱 필요했던 것 같다”며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나를 성화하는 기회로 삼아 본당 공동체 일원으로서 함께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2-07

“십시일반 손길로 소외 이웃에 온기 나눠요”

인천교구 박촌동본당(주임 이홍일 토마스 신부) 빈첸시오회는 12년 전부터 후원회원들과 본당 신자들에게서 수시로 저금통을 모아 지역 독거노인, 조손 가정,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하고 반찬을 나누는 성금을 마련해 왔다. 법적 가족관계 사유(부양의무자 유무)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보탬이 되고자, 있어도 쓰게 되지 않는 잔돈이라도 함께 보태는 나눔 실천이다. 6명의 활동 회원이 의기투합해 현재 11가구에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간 난방비 지원금을, 22가구에 매달 반찬을 손수 만들어 전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늘고 있지만, 석 달에 25만 원 남짓인 저금통 모금으로는 부족한 형편. 새 성당 건축 부채 상환 중인 본당 교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다. 매달 적자를 걱정해야 함에도 회원들은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의 처지를 헤아리며 의지를 다진다. “성당 주변에 오래된 빌라가 많아요. 겨울이면 한기에 속수무책이죠. 대부분이 몸도 성치 않은 상태에서 겨울 냉골에 오들오들 떨고 계세요. ‘먹을 것 걱정할 판에 불이라도 안 때야 간신히 버틴다’면서요.” 회원들은 저금통 모으기 외에도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돕고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수시로 미역과 참기름 등을 떼어다가 팔거나, 본당 신자들에게서 기부받은 헌 옷을 팔아 비용에 보탠다. 소수 활동 회원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지원에 나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회원들은 매번 하느님께서 이웃들을 통해 보태 주시는 기적 같은 도움들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이웃들에게 송편 몇 개씩이라도 빚어 나눠줄 수 있다면’ 하고 꿈만 꾸던 지난 추석에는 한 신자가 선뜻 송편과 함께 떡국떡과 웃돈을 얹어 기부했다. 김장 비용이 모자랐던 지난해 연말에는 배추밭을 경작하는 신자가 배추와 함게 쌀과 성금을 전달했다. 김도진(베네딕토) 회장은 “우리 이웃들 또 그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듣고 계시며 뜨겁게 안아주시는 걸 매번 체험하기에 지치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활동 회원 김정현(스텔라) 씨는 “난방비와 반찬을 전달하러 이웃을 방문하면 다들 단절감 호소를 많이 하는데, 활동 회원이 적어서 말벗까지는 길게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교우가 빈첸시오회 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후원: 농협 355-0047-6478-33(예금주 (재)인천교구천주교)

2025-02-09

화재 피해 서울대교구 삼각지성당, 복구에 전력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주임 박홍철 다니엘 신부)이 지난 1월 12일 새벽 6시 미사 후 성전 내부에 발생한 화재로 2층 성가대석과 유아방, 고해실이 전소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오르간과 피아노를 포함한 각종 악기와 성당 장의자들도 불에 타서 성전 출입은 불가한 상태다. 성전 내 에어컨이 녹아내렸고, 십자가의 길과 한지로 된 창문의 작품들도 유실됐다. 미사 봉헌 후 화재가 발생,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삼각지본당이 속한 서울대교구 1지구(지구장 박광원 요한 세례자 신부)는 지구 차원에서 복구를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당일 화재는 오전 7시5분경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박홍철 신부는 새벽 미사 주례 후 레지오 훈화와 강복을 마치고 사제관에 들어오자마자 화재 소식을 들었다. “소화기를 들고 성전으로 가니 이미 불길은 고해소 쪽에서 이층 성가대 오르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화기로 불을 끄다가 어지러움을 느껴 급하게 성전을 빠져나왔다”는 박 신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해소 전열기가 낡은 것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구는 불탄 성전 내부의 철거와 청소가 이뤄진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유독 가스가 성전 전체에 퍼졌던 관계로, 천장을 뜯어내고 벽체를 철거·청소한 후 안전 진단이 가능하다. 사목회 안에 건축위원회를 설치하고 업체를 섭외 중인 본당은 “올해 안에 성전을 정리하고 원상복구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자들은 현재 성당 카페에 이동 제대를 설치하고 미사 전례를 봉헌하고 있다. 본당은 성체조배실을 정리해서 신자들이 미사 전 묵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미사 후에는 상실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와 간식을 나누고 있다. 박 신부는 화재 후, 각 구역·반에 SNS로 위로 편지를 보내서 신자들이 실의에 빠지지 않도록 격려했다. 미사 장소가 성당 카페로 옮겨지면서, 신자들은 일어서기가 힘들 만큼 좁은 자리와 부실한 음향 시설로 전례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있다. 하지만 한 신자는 “비좁은 만큼 더 가깝게, 더 많이 고개를 숙이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향해 웃어주는 등 두터운 친교의 정이 부수적으로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구 차원의 도움도 금액을 떠나 공동체에 큰 위안과 격려가 되고 있다. “어려움이 있을 때 하나로 일치하는 힘이 공동체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박 신부는 “물적인 피해에 앞서 신자들의 상실감과 불안함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덧붙여 “본당에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분들은 화재 진화 이후에도 성당을 찾아오셔서 성모상 앞에서 우시곤 한다”며 “무너진 마음에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며, 새로 단장될 성전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2025-02-09

[이런 사목 어때요] 서울대교구 목3동본당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

서울대교구 목3동본당(주임 홍인식 마티아 신부) 신자들은 매주 성당에서 주보를 받아보면 1면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부터 읽는다. 주보 다른 면보다 훨씬 작은 글씨가 첫 면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어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매주 쓰는 홍인식 신부나, 읽는 본당 신자들이나 보통 정성이 아닌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1월 19일자 목3동본당 주보 1면도 어김없이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 119편이 첫 면에 자리했다. 2022년 8월 30일 목3동본당 제15대 주임으로 부임한 홍 신부는 같은 해 10월 16일자 본당 주보에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 1편을 실었다. 홍 신부는 1981년 2월 24일 사제품을 받고 44년여의 사제 생활을 마무리하고 올해 8월 은퇴를 앞두고 있음에도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한 주 한 주 집필하는 데 열과 성을 쏟아붓는다. 홍 신부는 “요즘 신자들은 점점 성경 읽는 것을 힘들어하고, 주보에 작은 글씨로 실은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꼼꼼히 읽는 신자도 얼마나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며 “읽는 신자들이 많고 적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수라도 관심을 가지고 읽고 신앙과 삶이 변화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신부는 본당 사목에서 ‘주보’의 역할이 소홀이 인식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사제 생활 동안 늘 강조했다. 본당 신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사제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에 주보 지면은 사제와 신자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소중히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홍 신부의 지론이다.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는 목3동본당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홍 신부가 사제 수품 후 3년 6개월간의 짧은 보좌신부 생활을 마치고 1984년 8월 당시 서울대교구 소속이었던 경기도 파주 금촌본당에 주임으로 발령받으면서 본당 주보에 ‘목자의 소리’를 실은 것이 시초다. 본당 주보가 일상적인 공지사항을 싣는 지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목자의 소리’는 시작됐다. ‘목자의 소리’가 현재의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로 지속되고 발전한 것이다. 홍 신부가 본당 주보에 오랜 세월 변함없이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실으며 신자들과 소통하고 신자들에게 성경을 읽는 맛과 기쁨을 전할 수 있었던 데는 1988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햇수로 25년 동안이나 서울대교구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전담신부로 헌신한 경험이 큰 뒷받침이 됐다. 이후 일원동본당과 역삼동본당 주임신부로 봉직하는 동안 매주 주보에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실었다. 주임신부로서 사목 단상을 실은 적도 있었지만 주로 평일 강론 내용 중에서 신자들의 신앙 성장에 꼭 필요한 내용을 압축하고 재구성해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를 집필하고 있다. 홍 신부가 목3동본당에 부임한 후 신자들이 미사 강론을 경청하는 모습이 확연해졌다.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는 냉담 중인 신자나 비신자 배우자에게 선교 도구로 선용될 뿐 아니라 일원동본당과 역삼동본당 신자 중 열렬한 애독자들은 홍 신부도 모르게 ‘마티아 신부의 사목이야기’ 글을 정성스럽게 책으로 엮어 홍 신부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홍인식 신부는 “국가와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듯 본당 안에서도 언론은 중요하고, 그 중심 역할을 주보가 할 수 있다”며 “후배 사제들도 본당 주보에 신자들과 소통하는 글을 싣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5-01-26

서울 암사동본당, 전 신자 매일미사 쓰기 노트 전시

‘하느님의 말씀 주일’과 맞물려 서울대교구 암사동본당(주임 최희수 프란치스코 신부)은 본당 신자 241명이 완필한 지난해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쓰기 노트를 전시하고 참가자들을 시상했다. 총 참가자 554명 중 완필에 이른 이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한글을 쓸 줄 모르는 한 신자는 성경을 그림 그리듯 따라 써서 제출했으며, 냉담 중이던 몸이 불편한 남편을 회두하려 부부가 함께 번갈아 필사를 하고, 미국의 자녀 집에서 머무는 중에도 쓰기를 이어간 신자도 있었다. 이경금(스테파노) 씨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고 내 신앙생활의 참다운 양식으로 삼고자 매일미사 쓰기에 참가했다”며 “쓰기는 읽기보다 정성과 시간적인 노력이 뒤따르기에 오래도록 가슴속에 새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열재(마틸다) 씨는 “매일미사 쓰기가 봉사할 때 힘이 돼주었다”며 “필사할 때는 하느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느껴 감사드리곤 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암사동본당은 2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3년간 전 신자 신구약 성경 쓰기 운동을 시작한다. 매일미사 쓰기와 성경 쓰기를 기획한 최희수 신부는 “성경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 역사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등을 알 수 있다”며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의 사랑을 더욱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성경 필사”라고 전했다.

2025-01-26

안동교구 상주 상촌공소 화재, 신앙 터전 잃은 신자들 ‘깊은 한숨’

경북 상주시 농촌 지역에서 굳건한 신앙을 이어온 상촌공소에서 불의의 화재 사고가 발생해 주요 시설물 등이 잿더미로 변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소요될 복구 비용은 물론 신앙 터전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신자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오후 5시경 안동교구 상주 남성동본당(주임 정철환 타대오 신부) 상촌공소 식당 및 생활시설 건물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약 50㎡(15평) 면적의 1층 짜리 건물이 전소되는 피해가 났다. 불이 나자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이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소방당국에 연락해 화재가 진압될 수 있었다. 또 불이 났을 당시 공소에는 신자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과 벽돌로 지어져 공소 식당과 부엌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지난해까지 선교사가 생활하는 등 공소의 신앙생활에 기초가 되는 시설물이었다.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전열기기 누전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시설물 이외에도 공소 성전 입구와 내부 벽면에도 연기로 인한 그을음이 생겼으며 화재 진압으로 인해 예수상과 성모상을 포함한 주요 물품이 젖는 등 당분간 미사도 봉헌되기 어려운 상태다. 공소에 보관돼 있던 앙드레 부통 신부의 벽화 2점은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20여 명 공소 신자들의 상실감은 크다. 정철환 신부는 “인명 피해가 없어 무엇보다도 다행이지만, 앞으로 당분간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게 돼 가슴 아프다”며 “농촌에서 신앙과 정을 나누던 공간인데 그 터전이 망가졌다며 신자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시설물 복구 비용 역시 적지 않게 소요될 것으로 우려된다. 남성동본당 신자들의 모금운동도 준비되고 있으나, 농촌 지역 공소라는 특성상 복구 비용 마련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촌공소는 남성동본당이 관할하는 4개 공소 중 한 곳이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상촌리에 위치한 상촌공소는 한국전쟁 당시인 지난 1950년 10월 기와집 건물에서 공소예절을 시작한 것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전쟁 직후에는 가톨릭 구제회에서 지급되는 구호 물자 등으로 인해 많은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1967년 8월 현재의 상촌공소가 설립됐으며 신자 20여 명 중 대부분은 60~70대다. 정 신부는 “신앙 터전을 잃기는 했지만 신자들 모두 기도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전국의 많은 신자들이 우리 공소를 위해 기도와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 후원 문의 054-531-1781~3 안동교구 상주 남성동본당

2025-01-26

믿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그리는 ‘이마고 미술회’

인천교구 부천 상동본당(주임 이성만 시몬 신부)에는 예술로 하느님을 찾고 신앙을 표현하는 신자들의 모임이 있다. 2013년 결성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이마고 미술회’(회장 김재순 미카엘라·지도 이성만 신부, 이하 이마고)다. 모습, 모상, 이미지라는 라틴어 ‘이마고’(Imago)의 뜻대로 자연, 인물, 공간 속 하느님의 비의(秘意, 숨은 뜻)를 탐구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순수 아마추어 미술인 공동체다. 기도 등 신심 활동과 달리 예술로써 하느님을 찾는 건 어떤 의미에서 특별할까. 회원들은 “믿음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세상을 단순한 말이나 생각을 넘어 ‘형상’으로 구체화한다는 것, 또 그를 서로 나눔으로써 묵상이 깊이감을 더한다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순 회장은 “각자 따로 작품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모여서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함께하는 기도의 힘이 배가 되듯, 동료들이 영감을 주고받으며 칭찬과 격려로 성장하는 신앙공동체가 자리매김했기에 많은 난관을 뚫고 오랜 시간 동행해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이마고는 2013년 창립전을 열고 7회에 걸쳐 도록을 준비하고 전시회도 개최하며 꿈을 키워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성당 문이 닫히며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예술은 초월적 지평을 열어 보이기에 더 깊은 신앙으로 나아가는 문이 된다”는 데 동감한 기존 회원들의 성원과 주임 이성만 신부의 지지로 올해 다시 회원모집에 나섰다. 회원들은 매주 성당 미술실에 모여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이론적 소양과 실기를 겸비한, 아마추어 이상의 현대미술 작가들로 회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등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2025년에는 가톨릭 교우들의 모임인 ‘이마고’로서 지역 문화센터 전시관을 대관할 계획이며, 기회가 닿는 대로 각종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예술은 단순한 기술이나 표현 방법이 아니라, 형태 이상의 것을 찾아내고 담아내는 자기 초월적인 활동”이라며 “공동체 안에 하느님을 찬양하는 좋은 표양으로 이마고가 꾸준히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5-01-19

“우리는 지구 지킴이”…놀이로 생태 감수성 배워요

매월 생태환경 미사 봉헌, 물품 판매 시 비닐봉투 안 쓰기 등 환경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수원교구 광교1동본당(주임 서상진 바오로 신부)이 1월 12일 초등부 주일학교 생태 은총잔치를 개최했다. 130여 명의 본당 어린이는 생태 은총잔치에서 다양한 생태 체험 활동과 은총마트에 참여했다. ▲지구 모양의 유해 물질 무첨가 비누 만들기 ▲커피 찌꺼기와 캔 손잡이로 키링 만들기 ▲탄소발자국 제로 주사위 보드게임 ▲같은 페트병/컵라면 자리 맞히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은 재미있는 환경 살리기에 나섰다. 또한 은총마트에서는 대나무 칫솔, 플라스틱을 줄인 고체 치약 등을 판매해 친환경 제품 사용을 독려했다. 페트병 게임에 참가한 송민준(마태오) 군은 “오늘 색색깔의 페트병으로 게임을 하면서 이렇게 단단하고 분해가 어려운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개인 물병을 가지고 다녀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이런 멀쩡한 물건들이 한 번 쓰고 버려진다니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지구 모양 비누를 만든 김윤서(가브리엘라) 양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다른 세제를 쓰는 것보다 안심이 된다”며 “비누를 파란 지구 모양으로 만드니 우리 지구를 계속 푸르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은총잔치에서 쓸 수 있는 은총표는 지난 1년간 초등부 주일학교에서 진행한 생태환경 활동 참여를 통해 주어졌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초등부 주일학교는 어린이들과 가정에 본당 교사회에서 정한 탄소중립 십계명인 ▲개인 물통 사용하기 ▲쓰레기 줍기 ▲채소 많이 먹기 등을 월별로 실천하고 인증사진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31주간 일반 교리 시간 전 ‘3분 환경 교리’도 실시해 이론과 실천 모두를 증진했다. 초등부 주일학교 조윤정(스텔라) 교감은 “‘생태적 회개’와 ‘청소년과 함께’라는 교구 사목 방침에 따라 우리 일상의 작은 습관부터 변화시키자는 의미에서 2024년 초등부 주일학교 생태 활동 챌린지를 시작했다”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부모님들의 호응을 이끌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상진 신부는 “이 시대의 환경보호는 모든 사람의 당연한 의무이자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하며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고 체득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지난 1년간 생태환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가족도 선정했다. 은총잔치 후 미사 중 열린 시상식에서 1위를 수상한 조수호(요한 사도) 군과 조하은(스텔라) 양 가족은 탄소중립 십계명을 397회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 상장과 부상으로 친환경 쌀을 받았다.

2025-01-19

서울 우면동본당, 강제수용 위기 처한 주민들에 힘 보태

본당공동체가 어려움에 빠진 지역주민들과 동행하기 위해 하느님의 성전 안에서 은총을 구했다.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주임 백운철 스테파노 신부)은 공공주택지구 개발로 강제수용 위기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1월 12일 성당에서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주임 백운철 신부의 제안으로 마련된 주민간담회는 서리풀 지구 주민 60여 명을 비롯해 전성수 서초구청장과 지역구 신동욱 국회의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참석했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결정하면서 우면동성당을 포함한 송동마을과 식유촌마을에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 강제수용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송동마을의 경우 이 씨와 송 씨가 집성촌을 이뤄 500여 년을 살아왔던 터전이다. 송동마을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경주 최씨, 전주 이씨, 고령 신씨 후손들이 500년간 터전을 지켜온 씨족마을로 인근 우면산과 안골마을에 조상님들을 모시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이 보존되고 있는 마을을 개발이라는 이유로 한순간에 없애버리는 것은 폭력적일 뿐 아니라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동마을 주민 송채윤 씨는 “그린벨트로 묶이면서 집을 넓히지도 못하고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이 마을이 좋아서 40여 년을 지키고 살았던 것”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터전을 버리고 떠나라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작 70가구에 불과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부나 국토교통부로 전달되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이렇게 우면동성당에서 힘을 모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백운철 신부는 “이번 문제는 우면동본당뿐 아니라 지역 전체 문제이기에 본당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주민들과 우면동본당은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초구 원지동과 신원동, 염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221만㎡(67만 평)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을 밝혔다. 해당 지역에는 공공주택을 포함해 2만 가구가 조성된다.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구 지정 전부터 토지보상 협상이 추진되며,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수용이 가능하다. 이에 개발제한구역 내 거주가 허용된 ‘집단취락지구’인 송동마을, 식유촌마을, 새정이마을 130가구는 강제수용에 반발하고 있다.

2025-01-19

희년 기념 ‘특별 세례’로 상인 신자들에 큰 호응

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주임 이정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이 2025년 희년을 기념하며 ‘특별 세례’를 준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5월 31일 본당 성모의 밤을 기해 거행될 특별 세례는 예비신자 교리 교육 방식을 시장 상인들 여건에 맞도록 조정해서 눈길을 끈다. 예비신자들은 천주교 군인 교리서 「가까이 더 가까이」(군종교구)와 「어르신을 위한 교리서」(가톨릭출판사) 중 자신에게 맞는 교리서를 골라 공부한 후 인도자와 함께 8회 인증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아침·저녁기도 봉헌과 주일미사 참례도 8회 인증이 필요조건이다. 특별히 주일미사 참례는 이정훈 신부의 인증이 있어야 한다. 이번 희년 특별 세례는 시장이 삶의 일터인 이들에게 시선을 맞춘 것이라는 면에서 호응이 크다. 본당 선교분과 조영순(수산나) 분과장은 “시장 일을 하며 예비신자 교리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교리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성당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은 8회 인증을 마친 예비신자들에게 세례 전 집중 교리 교육을 통해 4대 교리 및 성사·전례 등 신자 생활에 필수적인 교리를 보강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 세례는 지난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본당이 자체적인 희년을 기념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있다. 또 시간상 정규 예비신자 교리반 참석이 어려웠던 시장 상인들에게 자연스레 입교를 권면하는 기회가 되면서, 선교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정훈 신부는 “천주교회에 호감이 있었지만, 시간 여건상 선뜻 교리반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단 성당에 나오는 모습 자체가 주변에 예수님을 알리는 큰 표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신부는 “설립 사반세기로 희년을 맞은 본당 공동체가 지역 복음화를 향한 몫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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