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추모하며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교구는 4월 26일 오전 10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수원교구 사제단 공동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사제단과 신학생, 신자 등 950여 명이 참례해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추모했다. 평화의 사도이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평생을 함께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자신의 교황명으로 정한 프란치스코 교황. 문 주교는 강론에서 교황이 이 시대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임을 강조했다. 문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노숙자들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고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그들의 하소연과 목소리를 들으며 아픔에 함께하셨다”며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 됐을 때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5)는 예수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신 이 시대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이셨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사랑도 기도 중에 기억했다. 문 주교는 “교황님은 항상 긴장상태에 있는 한반도에 평화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주셨고,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 우리나라가 사회적으로 큰 고통을 겪을 때마다 직접 메시지를 보내시며 위로와 용기와 큰 희망을 보내주셨다”며 "오늘 미사 중에 ‘제 삶의 마지막에 맞이하는 고통을 온 누리의 평화와 만민의 형제애를 위하여 주님께 봉헌합니다’라는 교황님의 유언을 기억하며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자“고 전했다. 추모미사에 참례한 박은정(로사·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씨는 “교황님은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전했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김의 본을 보여주신 진정한 목자로 기억한다”며 “오늘 미사 중에 교황님이 하느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구는 23일 오전 9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 총대리 문희종 주교 주례로 첫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같은 장소에서 분향소를 25일 오후 9시까지 운영했다. 25일까지 분향소를 찾은 신자는 1만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언제나 하는 일에 용기를 주고 긍정적인 말로 답하는 그런 엄마가 될게. 이번에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비록 짜증 많은 못난 딸이지만 엄마가 괜찮다면 가끔은 제게도 기대어 주세요. 엄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에요.”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그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편지를 읽었다. 엄마와 딸은 눈에 가득한 눈물을 훔치며 서로를 안았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국장 허규진 메르쿠리오 신부)이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평 양동면 까리따스 거단길 피정의 집에서 진행한 ‘엄마와 딸 피정’의 모습이다. 엄마와 딸 피정은 복음화3국이 20~30대 딸과 그 엄마가 함께 자연 안에서 쉬고 대화하면서 모녀관계를 성찰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딸을 자신과 동일시한 엄마가, 또 엄마를 ‘엄마’로만 생각하는 딸이 서로를 하나의 인격으로 받아들이며 모녀 사이에 묵은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사랑은…’(1코린 13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피정은 ‘바오로 딸 수도회 청년사목’이 주관했다. 피정에 참가한 10쌍의 엄마와 딸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갔다. 프로그램 중 참가자들은 엄마끼리, 딸끼리, 또 모녀끼리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면서 그동안 터놓지 못했던 서로의 마음속 생각과 기억, 바람 등을 자연스럽게 공유했다. 또 라디오 사연을 보내듯, 사연과 신청곡을 듣고, 얼굴 마사지와 발 마사지를 하며 스킨십을 통해 정을 쌓았다. 밤하늘의 별을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도 나눴다. 고해성사 등 신앙 안에서 자신을 성찰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엄마’, ‘딸’이라는 고정된 역할 너머로 상대를 바라보던 평소의 시선에서 상대를 나와는 다른 하나의 독립된 인격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피정에 참석한 송영희(힐라리아·60·제2대리구 상록수본당)·오승연(율리안나·29·제2대리구 상록수본당) 씨 모녀는 “엄마로서, 딸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여자로, 서로 마주하면서 닫혀 있던 마음의 문에 틈이 생겼다”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또 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규진 신부는 “처음 진행한 피정임에도 피정 신청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큰 것을 보고 어머니도, 딸도 서로 이런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피정에 참가한 분들이 이 시간과 경험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분당야탑동본당(주임 김진우 베드로 신부)이 본당 설립 30주년을 맞아 더욱 폭넓게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고자 생명지원사업을 후원한다. 분당야탑동본당 주임 김진우 신부는 4월 24일 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유승우 요셉 신부)을 방문해 생명지원사업 후원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올해 본당 설립 30주년을 맞은 분당야탑동본당은 공동체의 신앙을 단단하게 다지는 활동 중 하나로 사랑 실천에 앞장서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동안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쳐왔던 본당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다 폭넓게 돕고자 교구 사회복음화국을 통한 후원을 결정했다. 김진우 신부는 “30년 동안 우리 공동체가 하느님 은총 안에서 잘 성장해 왔기 때문에 보답하는 의미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 실천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는데 모든 신자들이 마음을 모아주셨다”며 “지역사회 안에서 꾸준히 봉사하면서도 지역을 넘어 더 많은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교구 사회복음화국을 통한 후원금 전달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분당야탑동본당이 전달한 후원금은 출산과 양육은 물론이고 치료를 위한 긴급생활비가 필요한 이들에게 쓰일 예정이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장 유승우 신부는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이 돼 주는 것”이라며 “어려운 이웃의 손을 잡아 주고자 정성을 보내주신 분당야탑동본당 공동체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 잘 쓰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전담 이상각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이하 성지)의 성당과 티 채플 등이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와 페터 춤토르, 조각가이자 화가 줄리아노 반지(1931~2024) 등 거장들과 함께 예술로 빚어지며 신자들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2월 가톨릭 미술상을 수상한 성지 성당에는 순례 당일에도 신자들뿐 아니라 대학교 건축과 학생들과 건축사무소 직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바실리카 인준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성지 성당을 찾아갔다. 파도치는 나뭇결의 방주 “아베, 아베, 아베마리아~” 분명 가사는 들리지 않았지만 매시간 울리는 종소리는 익숙한 노랫소리로 와닿았다. 성지에 들어서자마자 반긴 종소리와 함께 이중 원형 기둥의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축가 마리오 보타와 한만원(안드레아) 씨가 설계한 성당의 외관은 색감과 둥근 모양에서 드는 온화한 느낌에 더해 하얀 가로선과 기둥 수직선의 만남에서는 세련된 멋까지 났다. 2층에 있는 성당으로 오르는 어두운 돌계단 양쪽으로 은은한 조명을 두어 잠시나마 침묵 속에서 성찰에 잠기는 시간을 선물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나무 물결’에 압도됐다. 가늘고 얇은 살을 수직으로 설치해 빛을 조절한 나무 루버가 천장에 빼곡했다. 루버로 이루어진 수평 물결 사이사이마다 자연 빛이 들어오는 창들을 통해 파란 하늘이 비쳤다. “성당 안 어느 위치에 앉든 자연광으로 신자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다”던 보타의 바람이 엿보였다. 우리나라 성당으로는 드물게 양 기둥 옆으로 여덟 개의 기도 공간인 채플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우리 사회의 다문화 가정들의 화합을 상징하는 전 세계 성모상을 모시고 있다. 특히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은 이수경 작가가 우리나라 반가사유상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또한 그 기둥마다 고(故) 안선호(베다) 신부가 기증한 나자렛 성모 영보 동굴, 겟세마니 동산, 베들레헴 동굴, 골고타 등 이스라엘 여러 성지를 수리할 때 나온 돌들을 액자에 넣어 비치해 묵상을 도왔다. 무중력 속 고요함, 제단 제대 위 십자가상은 중력을 거슬러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눈을 부릅뜬 채 살아계신 예수님은 제단 위 수직의 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받으며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줄리아노 반지 작가는 못 박혀 있는, 십자가가 일으켜 세워지는, 고통스러운 순간의 그분이 어디서든 ‘나’를 바라보도록 표현했다. 아울러 십자가의 못은 철로 만든 구속이 아닌, 부활을 상징하는 빛으로 나타내고자 했다. 반지 작가 작업한 유리 성화는 모래 아트가 생각나는 짙은 나무색의 부드럽고 따뜻한 작품이다. 이 또한 허공에 거짓말처럼 정지돼 있었다. 뒷면은 인물들의 뒷모습이 그려진 양면화이다. 왼편에는 ‘수태고지’와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이 담긴 <성모님의 생애>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최후의 만찬>이 묘사돼 있다. <최후의 만찬>은 유다가 부끄러워 얼굴을 숨기는 장면인데 작가가 “모든 세상을 넣고 싶다”며 나타낸 아시아인의 얼굴도 제자들 중 찾아볼 수 있다. 제단 위 원형 기둥에는 높다랗게 천창이 나 있다. 하지 즈음 성당의 방위와 태양 고도가 정확히 일치하는 시간이 되면, 천창의 빛과 그림자가 천사 날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제단이 여타 성당보다 넓은 것은 심포니 연주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의도에 의해서다. 문화의 시대에 맞춰 지역 주민과 함께 미사와 음악 둘 다 만족시키는 곳으로 탄생시켰다. 건축가 마리오 보타는 제대와 감실, 강론대, 해설대, 세례대, 성수대, 파이프오르간도 모두 직접 디자인했다. 내부 조화까지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조화’라는 균형의 추 1층으로 내려와 소성당으로 들어서자 파랗고 검은 벽, 예스러운 고상과 하얀 남양성모자상이 보인다. 색상의 조화와 단순함의 극치에서 오는 충격은, 그 검푸른 벽에 ‘쾅’하고 세게 부닥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벽면은 유태근 작가가 문경 한지 454장을 옻칠과 밀랍 작업으로 완성한 세계 최대 크기의 한지 벽화다. 남양성모자상은 강론대 자리에 모셔져 있어 사제가 성모님 옆에 서서 강론하는 구도이다. 고상은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1696~1787) 당시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제작했다. 이외에도 성지 내 경당으로 의뢰됐던 티 채플은 페터 춤토르의 의견에 따라 찻집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영적인 여정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환대, 친절함, 위로, 따뜻함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곳이다. 성지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길 바라는 기대 속에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새로 태어난 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 성지로, 1866년부터 6년간 8000명을 처형한 병인박해 시 남양도호부에서 희생된 무명의 순교자들을 현양하기 위해 1991년 조성됐다. 오늘날 전 세계 예술가들이 한국 전통과 남양 성모님을 만나 세운 성당은 성지의 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 그 정점을 이루고 있다.
“제가 이주민을 위해 봉사를 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성모님이 계셨다면 그곳에 함께하셨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센터장 이정은 케빈 수녀·이하 이주민 초월센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미선(올리바·제2대리구 곤지암본당) 씨는 자신의 봉사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우연한 기회로 이주민 초월센터를 알게 된 김미선 씨는 수녀님 혼자 이주민들을 챙기는 게 안쓰러워 맺은 인연은 4년간 이어졌다. “이전 이주민 초월센터가 있던 건물 주인이 제 친척이라 우연한 기회로 센터를 알게 됐어요. 작고 허름한 공간에서 수녀님 한 분이 수많은 이주민들을 챙기는게 힘들어 보여 청소를 도와드리며 시작한 인연이 여기까지 왔네요.” 법무부 지정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and Integration Program; KIIP) 운영기관인 이주민 초월센터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활동은 한국어교육과 지게차 운전 기능사 필기 자격증 교육, 컴퓨터 교육 등이지만 요양원 공연 봉사, 쓰레기 줍기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교육활동은 전문 강사의 몫이지만 그 외에 모든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김미선 씨의 역할이다. “1년에 한 번 요양원 공연 봉사가 있고 어버이날에는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해요. 공연도 준비하고 음식도 마련하고, 행사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전반적인 사항을 센터장 수녀님과 의논해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민들이 공연에서 맛깔나게 한국 트로트를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김 씨의 지도 덕분이다. “센터에서 교육만 받을 게 아니라 한국 사회 안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녀님의 제안이 있었어요. 평소 본당 행사를 진행한 경험도 있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주민들이 한국인들을 위해 공연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돕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센터에서 하는 공연에서 이주민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며 제가 가진 소소한 탈렌트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행사 준비에 수업 보조 교사까지 하며 요즘 김미선 씨는 주말 대부분을 센터에서 보내고 있다. 무리한 일정이 힘들 법하지만 김 씨는 센터 일이 대단한 봉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안에서 늘 함께하셨어요. 저는 그저 그분들의 삶을 따라 살고자 노력했고 그 공동체가 이주민 초월센터였던 것뿐입니다.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이성과신앙연구소(소장 전홍 요한 세례자 신부)가 ‘그리스도인과 경제: 생태적 회심을 향하여’를 주제로 5월 7일 오후 2시 수원가톨릭대학교 하상관 토마스홀에서 제48회 학술발표회 개최한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세상의 경제 체제 속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대해 그리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따라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숙고하고자 마련했다. 먼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심현주(율리아나) 교수가 ‘생태 통합적 경제민주주의를 위한 하나의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며, 수원가톨릭대학교 심재관(사무엘) 신부가 ‘기업과 환경: 기업의 환경 보전 의무에 대한 그리스도교-사회 윤리적 고찰’에 대해 발표한다.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전홍 신부는 “현대 경제는 갈수록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그 결과로 오늘날 우리는 점점 더 심각한 양극화와 환경파괴,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훼손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발표회를 통해 모두의 삶을 더욱 정의롭고 생명을 살리는 길로 이끄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맞아 수원교구 내 각 본당은 공동체 안에서 기쁨을 나누며 주님 부활을 축하하고 예수님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부활과 함께 장애인의 날을 맞이한 장애인사목위원회는 연합 미사를 봉헌하며 주님이 부활한 곳에서 찾았던 믿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되새겼다. 부활의 기쁨이 함께 교구 곳곳의 현장 풍경을 소개한다. “부활 신앙은 우리 신앙의 핵심”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파스카 성야 미사를 주례하며, 주님 부활 대축일의 장엄한 전례를 거행했다. 파스카 성야 미사는 교회의 “모든 장엄한 예식 가운데 가장 드높고 존귀한”(「로마 미사 경본」 파스카 성야 2항 참조) 예식이다. 이 주교는 이날 빛의 예식을 통해 2025년 파스카 초에 불을 밝혔다. 이어 말씀 전례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되새기고, 세례 갱신 예식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세례의 약속을 새롭게 하며, 성찬 전례로 “그리스도의 복된 수난과 저승에서 살아나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의 파스카 신비”(「가톨릭 교회 교리서」 1067항)를 드러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부활 신앙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며, 우리는 예수님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굳게 믿으면서, 우리 인생이 끝나는 그날까지 긴 희노애락의 삶, 십자가의 삶, 고통의 삶을 통해 하늘나라를 향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평화의 사도가 되고 생태 보전에 앞장서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다짐하면서 이 세상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스리시는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변모시키는 데 한몫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하는 기쁨의 잔치 제1대리구 송현본당(주임 이재현 요셉 신부)은 4월 20일 전신자가 함께하는 부활잔치를 열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이 예수님의 부활 후 함께 떡을 떼며 친교를 나눈 모습을 본받고자 본당 신자들은 미사가 끝난 뒤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부활의 의미를 체험했다. 또한 새신자와 냉담 교우들을 초대해 선교하는 교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본당 사목위원회 서정빈(바오로) 부회장은 “본당 부활잔치에서는 소공동체별 음식 준비를 통해 풍성한 식탁이 마련됐고, 다양한 경품 추첨 행사로 잔치의 기쁨을 더했다”며 “화창한 봄날, 부활의 기쁨이 일상의 기쁨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도가 공동체의 웃음과 정성 속에 울려 퍼졌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제2대리구 여주본당(주임 황규현 보니파시오 신부)도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 11,25)를 주제로 주님 부활 대축일 ‘전 신자 식사 나눔 잔치’를 열었다. 본당은 식사 나눔을 통해 주님 부활의 기쁨을 공동체의 사랑 안에서 함께 체험하고, 서로의 존재를 축복하며 친교하기 위해 이 같은 나눔 잔치를 마련했다. 1000여명이 참석한 식사 나눔 잔치는 본당 공동체를 넘어 마을 잔치로 확대됐다. 과일과 떡, 고기와 국수 등을 함께 나눈 신자들은 주님 부활의 기쁨을 더욱 풍성하게 체험했다. 이번 잔치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본당이 추진하는 복자 윤유일(바오로) 등 아홉 분의 순교자 현양을 통해 본당을 활성화하는 디딤돌로 의미를 더했다. 주임 황규현 신부는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 강론에서 “주님께서는 인류 구원을 위해 몸소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겪으시고 사흘 만에 살아나셔서 ‘서로 사랑하라’는 지상 최대의 명제를 우리에게 남기셨다”며 “‘우리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삶의 고통을 디딤돌로 승화시키는 한편 주님 부활의 기쁨을 서로 나누자”고 당부했다. 믿음과 희망의 메시지 함께 나눠 교구 사회복음화국 장애인사목위원회(위원장 김영철 요한 사도 신부)는 4월 20일 교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교구 장애인선교연합회 미사를 봉헌했다. 김영철 신부가 주례한 미사에는 지체·발달·시각·청각 장애인과 가족, 봉사자 등 180여 명이 참례했다. 미사 전례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화와 시각 장애인의 점자를 통한 독서 등으로 진행됐다. 미사 중에는 연합회 새 임원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도 열렸다. 신임 연합회 회장에는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장 권복섭(요한 사도) 씨가 임명됐으며, 부회장에는 시각장애인선교회 봉사자 회장 유현호(바오로) 씨, 총무에는 시각장애인선교회 봉사자 임정해(베로니카) 씨가 각각 임명됐다. 김 신부는 강론에서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불문하고 각자가 지닌 특수성을 고려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미덕이 필요하다”며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한 곳에서 믿음과 희망을 되찾은 것처럼 공동체 질서와 규칙을 지키고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수원교구가 기도를 통해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준비에 내실을 다진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는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영성운동을 5월 1일부터 시작한다. 영성운동의 핵심은 각자가 하는 다양한 기도를 모아 세계청년대회(WYD)로 가는 길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것이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에서 신자들이 지치지 않고 함께 걷기 위해 매일 기도지향을 제시한다. 각 본당 WYD 담당자는 기도지향을 SNS 및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해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기도지향을 확인한 신자들은 실천 항목 중 1개 이상을 선택해 실천한 뒤 매일 공유되는 링크 페이지에 접속해 실천 사항을 제출하면 된다. 영성운동 확산을 돕고자 자신의 실천 사항을 SNS에 공유하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영성운동의 방법을 묵주기도나 묵상기도가 아닌 실천으로 제시한 이유는 비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함께한 실천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실천사항들은 2027년에 모자이크 작품으로 완성된다. 매일 각자가 바치는 다양한 형태의 기도와 실천은 형형색색의 모자이크 조각을 모으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이 성령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있는 교회 공동체는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모자이크 예술품이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임을 상징한다. “서로의 다름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의 풍요로움이 된다는 것을 영성운동을 통해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설명했다. 매일 제시되는 기도지향은 실제 젊은이들이 기도를 부탁한 내용이다. 이러한 형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며 매일 함께 기도함으로써 기도를 통한 일치를 이룰 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목표 퍼센트의 특정 구간을 돌파할 때마다 교구 해외선교지의 청소년들과 빈곤국 청소년들의 WYD 참여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신자들은 묵주기도 봉헌을 통해 영성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각 본당에 묵주알을 구비해 놓고, 묵주기도 5단당 1개의 묵주알을 취합해 봉헌하면 된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민족화해위원회(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는 제22기 청년도보성지순례 참가자를 모집한다. 교구 내 성지를 도보로 순례하면서 그 걸음을 주님께 봉헌하고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본받기 위해 마련된 청년도보성지순례는 올해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2)를 주제로 열린다. 참가대상은 만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으로, 장기코스(80명)는 7월 5일부터 12일까지 수원교구청-양근성지-마재성지-구산성지-남한산성성지-수리산성지, 단기코스(40명)는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양지영성교육원-은이성지-죽산성지-미리내성지-어농성지를 순례한다. 신청기간은 장기코스 5월 5일부터 31일까지, 단기코스 7월 7일부터 31일까지다. 참가비는 각각 20만원, 15만원. ※ 문의 : 031-417-5322(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민족화해위원회) ※ 계좌 : 신협 131-022-517333(예금주 민족화해위원회, 입금자명 ‘참가기수+이름’)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7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성유축성미사를 봉헌했다. 성유축성미사는 일 년 동안 사용할 병자성유와 예비신자성유, 축성성유를 축성하는 미사로 해마다 성주간 목요일 거행된다. 교구는 이날 축성한 성유를 모든 본당에 나눠 교구의 일치를 드러낸다.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 중 교구 사제단은 사제서약 갱신식을 통해 서품 때 한 서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하고 사제직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축제적 전례거행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희망의 순례자로서 희년을 보낼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시노드 여정 이행 단계를 살아가는 사제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특별히 시노드를 이행하기 위해 하느님 모든 백성의 다양한 은사들을 신앙 감각으로 식별하고 사제들의 특별한 직무 은사를 더욱 충실히 살아갈 것을 당부하신다”며 “아울러 성령 안에서의 대화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나눔과 형제애의 정신을 모든 일에 기초와 바탕으로 삼으라고 사제들에게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청소년들의 신앙이 견고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사제들과 교구민들의 도움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사제 서품 25주년 은경축과 50주년 금경축을 맞은 교구 사제들을 위한 축하식도 마련됐다. 교구는 금경축을 맞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방구들장(대건안드레아)·윤민구(도미니코)·김광남(프란치스코하비에르) 신부, 은경축을 맞은 김동진(다니엘)·이정우(루카)·김형태(바오로)·정경진(타대오)·현정수(요한 사도)·이그레고리오(그레고리오)·김태진(베난시오)·최규화(요한 세례자) 신부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최덕기 주교는 “부족한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당신 제자로 불러주셨으며 복음 전파자로 파견해주시고 지속적으로 축복과 은총을 베풀어 성직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많은 분의 기도와 사랑 속에 살아온 50년이었기에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평생 농민과 약자들 편에 서서 당신 삶의 모토처럼 기쁘고 당당하게 사셨고 또 마지막 순간 ‘감사했다’는 말씀을 남기신 고(故) 두봉 주교님을 조금이나마 따라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교구 제1대리구 대천동본당(주임 박한현 요셉 신부)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보전을 생각하며 뜻깊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보냈다. 본당은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후 빵을 나누며 부활의 기쁨을 함께했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대량 생산되는 달걀 소비를 줄이고자 부활 달걀 대신 빵을 준비한 것. 지구를 생각한 작은 변화들은 신자들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본당은 2022년부터 안성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제로웨이스트의 날에는 이러한 활동을 확장하고자 ‘성당내 일회용품 최소화 지침’을 발표하고 각 단체별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재사용 옷 장터를 열어 의류 재사용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힘썼다. 본당 사회문화복음화 위원장 장호균(다미아노) 씨는 “저희 본당에서는 매달 생태사도직 미사 후 왜 일회용품을 줄여야 하는지 교육하며 신자들의 인식개선을 돕고 있다”며 “그 결과 피조물을 보전하기 위해 조금 불편하지만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신자분들이 인식하고 생태사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중심이고, 우리 역시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또 신앙공동체의 부활을 기억하는 성당이 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퇴촌성당이다. 예수님 부활을 기념하며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광동로 97-9. 흐드러지는 벚꽃 사이로 외벽에 커다한 조형물이 설치된 성당이 보였다. 성당은 모습이 독특하다. 성당은 건축면적 330.79㎡, 연면적 798.14㎡에 지상3층으로 규모면에서는 여느 작은 시골성당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모습은 도시의 어느 성당보다도 현대적인 느낌이다. 일반적인 성당 건축이 대칭미를 추구한다면, 퇴촌성당은 비대칭이면서도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사다리꼴 형태의 전례 공간과 직육면체 형태의 교리실 등의 공간, 높이 솟은 첨탑, 1층의 필로티 구조가 이루는 균형미가 돋보인다. 외부만이 아니라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성당 내부에서도 이런 특징이 이어졌다. 구조만이 아니라 색도 그렇다. 연회색빛의 벽돌타일의 외벽에 짙은 회색의 지붕, 노출콘크리트 등이 비대칭으로 연결되면서도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새롭게 보이는 신선함을 준다. 하지만 성당의 모습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성당 외벽에 설치된 ‘부활하신 예수님 상’이다. 고정수(프란치스코) 조각가가 제작한 이 성상은 높이 6.5m, 너비 5m 크기로, 무게만도 2.6톤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고 조각가는 1만 여 개에 달하는 스테인레스 스틸 조각을 용접으로 이어 붙여 예수님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2015년 퇴촌본당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이 성상은 양손을 활짝 펼친 채 신자들을 맞이하는 듯한 예수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손과 발에 난 상처가 수난과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한 예수님의 모습임을 기억하게 해준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 상’ 아래에는 ‘EGO SUM VIA VERITAS ET VITA’라는 문구가 보였다. 라틴어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뜻이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이 단순히 기념만 하는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따라 걸어야 할 길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해줬다. ‘부활하신 예수님 상’만이 아니었다. 성당 내부와 외부 곳곳에는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는 예수님, 성가정, 승천하는 성모님의 조각을 비롯해, 성모영보, 성모자를 담은 성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성당 내부의 벽돌 하나하나에도 신앙의 상징이 담긴 그림이 새겨져 있어, 신자들의 믿음이 한 장, 한 장 쌓여 완성된 성당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활한 신앙공동체가 세운 성당 퇴촌지역은 사실 한국교회의 초기 역사와 깊은 연관을 지닌다.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을 중심으로 하느님의 종 권철신(암브로시오)·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이승훈(베드로)와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등 여러 신앙선조들이 서학 서적을 연구하고 자발적으로 신앙공동체를 이뤘던 천진암이 바로 이 지역이다. 1968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손성직(베드로)과 가족이 광주 소뫼(牛山里, 지금의 퇴촌면 지역)에서 이주했다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천진암강학 이후로도 퇴촌 지역에는 신자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박해 이후로 퇴촌 지역에 신앙공동체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정작 한국교회의 신앙이 싹튼 이곳에 신앙공동체는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신장본당을 중심으로 퇴촌 지역에 전교활동을 활발하게 펼쳤고, 퇴촌 지역에는 다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교회 창립 200주년 이듬해인 1985년 2월 ‘천진암본당’이라는 이름으로 본당 공동체가 세워졌다. 오늘날 천진암성지의 ‘광암성당’이 이전에는 천진암본당, 바로 퇴촌본당의 성당이었다. 퇴촌본당은 20여 년간 천진암성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2006년 성지와 본당이 분리되면서 ‘퇴촌본당’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터전을 옮겼다. 그렇게 2011년 준공하고, 2017년 봉헌한 성당이 지금의 퇴촌성당이다. 퇴촌본당은 설립 당시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신자 수가 73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본당이었지만, 1992년에는 300여 명으로 신자 수가 증가했고, 현재는 신자 수 1790여 명이 이 성당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퇴촌성당은 신앙의 씨앗이 뿌려졌지만, 박해로 신앙공동체가 사라져 버린 곳에 부활한 신앙공동체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