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기도를]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천노엘 신부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천노엘 신부(Rev. Noel O'Neill)가 6월 1일 오전(현지시각) 고국 아일랜드에서 선종했다. 향년 93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아일랜드 현지에서 거행된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광주대교구는 화장 후 고인의 유해 일부가 한국에 도착하면 염주동성당에서 별도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아일랜드의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천 신부는 1956년 12월 아일랜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처음에는 선교지로 아프리카를 희망했지만,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배 선교사의 체험담을 듣고 25세 때 한국 파견을 자원했다. 천 신부는 북동성당 주임 신부로 재직하던 때, 정신지체장애인이 급성 폐렴으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장애인 특수사목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를 돌며 지적장애인들의 생활을 살펴봤다. 천 신부는 1981년 장애인과 봉사자가 함께 살아가는 주택인 ‘그룹 홈’을 국내 최초로 설립했다. 또, 장애인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엠마우스 복지관’도 세웠다. 이외에도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에 헌신했다. 천 신부는 법무부로부터 2016년 2월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특별귀화증을 받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사회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2014년 제8회 포스코청암상, 2019년 제15회 만해 한용운상을 받았다.

발행일 2025-06-08 제344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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