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의료사고로 간·뇌 손상 이후 뇌병변 및 지적·언어 장애 동반 병원비 지출에 누적된 빚만 3억 원 넘어…벼랑 끝에 내몰린 듯 매일이 살얼음판
갓난아기 시절 간과 뇌가 심각하게 손상되면서 희귀 난치성 뇌전증(간질)을 앓게 된 임태양(14) 군에게 삶은 늘 벼랑 끝이었다.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추락할 수 있는 절벽 위에서, 날마다 가시밭길을 걷는 듯한 사투를 이어왔다.
간질 발작과 각종 합병증으로 응급실을 드나드는 일이 일상이 된 태양 군은 지난 7월 17일에도 병원에서 심장이 좋지 않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2주째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찾은 병원에서는 심장 염증 수치가 정상보다 7배나 높게 나왔다는 결과를 알렸다. 호우 속에서 아들을 업고 병원을 오간 엄마 권윤혜(38) 씨는 빗물보다 진한 눈물에 옷이 젖었다.
건강하게 태어났던 태양 군이 이토록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 건 의료사고 때문이었다. 생후 6개월 무렵 작은 병치레로 찾은 병원에서 의사의 오진으로 잘못된 약을 처방받았고, 간성 혼수에 이를 정도로 간이 망가졌다. 이어진 뇌수막염과 뇌부종은 뇌에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 엄마의 간을 이식받았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됐고, 1년 뒤에는 희귀 난치성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뇌병변과 지적·언어장애가 동반되며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간질 발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경련은 대발작으로 이어져 온몸이 굳고, 호흡까지 멈추게 한다. 그때마다 뇌는 또다시 손상된다. 부모는 잠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두 동생도 형의 기침과 경련 소리에 불안에 떨지만, “우리는 걱정하지 마요”라며 부모를 먼저 위로한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지 기능도 점점 저하되고 있다. 태양 군의 인지 수준은 생후 6개월에 머물러 있고, 물건이나 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일상이 늘 위험하다. 소파나 침대조차 없이 바닥에서 생활하는 가족에게는 사소한 공간조차도 사고의 요소가 된다.
신체 기능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편마비로 오른쪽 팔다리를 거의 쓰지 못하고, 연하장애 때문에 음식은 부모가 일일이 죽으로 만들어 목까지 떠먹여줘야 한다. 면역력이 약해 천식까지 앓고 있어 집에서도 산소 치료가 필요하다.
설상가상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다. 입원비, 재활치료비, 보조기 교체비, 산소 공급기 임대료까지 한 달 지출만 수백만 원에 달한다. 누적된 빚은 3억 원을 넘었고, 장기 입원이 잦고 감염 우려가 커 다인 병실 사용도 어렵다.
가장인 아버지 임지민(마르치아노) 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화물차 운전과 대리운전을 병행해 왔지만, 올해 초 뇌졸중과 뇌혈관 질환, 심혈관 이상까지 진단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주거 환경도 위태롭다. 태양 군 가족은 형편상 집 보증금도 마련하기 어려워 2층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윤혜 씨는 아들을 업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내가 헛디디면 어떡하지”라는, 살얼음팜 같은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작은형제회 재속회원으로 인천교구 석남동본당(주임 도종현 베네딕토 신부, 작은형제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태양 군의 할머니 이성숙(마리아 고레띠) 씨는 미사마다 태양 군을 위한 기도지향을 넣고 있다. 본당 주임 도종현 신부는 “우리 주변에는 큰 어려움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공기처럼 잘 보이지 않는 이웃들이 많다”며 “우리가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과 위로를 그분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5년 7월 23일(수) ~ 2025년 8월 1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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