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앙상블 ‘르 콩소르’ 내한…“16세기 교회로의 초대”

오늘날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클래식음악의 중요한 뿌리 가운데 하나는 교회에서 찾을 수 있다. 수도원과 성당은 신앙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음악가를 길러낸 교육기관이자 연주 현장이었다. 미사와 성무일도, 성가와 오르간 음악 안에서 다듬어진 선율과 화성은 훗날 궁정과 극장으로 뻗어 나갔다. 특히 16세기 종교개혁에 대응해 1545년부터 156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열린 트리엔트공의회는 교회의 신앙과 전례를 새롭게 정비한 전환점이 됐다. 공의회 이후 교회는 교리를 분명히 가르치는 한편, 신자들의 마음과 감각에 호소하는 예술을 적극 활용했다. 성당의 건축과 회화, 조각, 음악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발전했다. 바로크 예술은 이처럼 눈과 귀로 신앙을 전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꽃피었다. 오는 6월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로크 앙상블 ‘르 콩소르(Le Consort)’ 공연은 바로 그 시대의 음악을 만나는 자리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미사곡이나 모테트 같은 전례음악은 아니지만, 바로크 기악이 교회음악의 토양에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들려준다. 공연에는 안토니오 비발디를 비롯해 장 필리프 라모, 장 프랑수아 당드리외,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 등의 작품이 오른다. 주요 작곡가들의 삶을 따라가면 성당과 신앙, 교회 음악기관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특히 비발디는 1703년 사제품을 받아 ‘붉은 신부’로 불렸다. 그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자선원이자 음악교육기관인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Ospedale della Pietà)’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기악곡과 성음악을 남겼다. 프랑스 바로크를 대표하는 라모와 당드리외 역시 성당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다. 라모는 클레르몽 대성당 등에서, 당드리외는 파리 생 메리 성당 등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다. 성당에서 익힌 화성과 선율은 훗날 건반음악과 실내악으로 확장됐다. 이번 공연으로 처음 한국을 찾는 르 콩소르는 2015년 창단한 바로크 앙상블이다. 2017년 ‘발 드 루아르 국제 고음악 콩쿠르(Concours International de Musique Ancienne du Val de Loire)’에서 1위와 청중상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주요 공연장과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도 잇달아 초청되며 차세대 바로크 앙상블로 자리매김했다. 섬세한 시대적 해석과 음악적 통찰로 고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트와 소피 드 바르도네슈, 첼리스트 아나 살젠스탱, 하프시코디스트 쥐스탱 테일러 등 르 콩소르의 핵심 멤버들이 함께한다. 서울주보 소지자는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서울주보 지류 또는 애플리케이션의 할인 안내문을 제시하면 된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4면

박혜원 작가, 스페이스 성북서 8년 만 개인전…‘원 圓, One’

박혜원 작가(소피아·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가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성북에서 개인전 ‘원 圓, One’을 개최한다. 작가가 8년 만에 갖는 개인전으로 전시 기간은 6월 9일부터 27일까지다. 작가는 10대와 20대 시절을 벨기에에서 보냈다. 브뤼셀 리브르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하고, 브뤼셀 왕립미술학교 등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가톨릭 문화권에서 성장한 경험, 서구 문화와 그 바탕이 되는 그리스도교 문화,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그의 작업을 이루는 뿌리가 됐다. 작가에게 판화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단단한 동판에 뾰족한 도구로 선을 새기는 작업을 오래 이어오며 그는 ‘선’에 집중했다. 그 선의 탐구는 자연스럽게 ‘천’이라는 재료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주목한 재료는 마(麻)다. 앞선 작업에서 화려한 실크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소박한 백색과 미색의 마에 풀어냈다. 작가는 백의민족의 옷, 가장 평범한 천, 또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입는 수의의 재료인 마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작품 속 마는 비어 있는 그릇처럼, 또 활짝 핀 꽃처럼 펼쳐진다. 둥근 형태로 놓인 천은 아무것도 담지 않은 듯 보이지만, 오히려 무엇이든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전시 제목의 ‘원’은 단순한 동그라미만을 뜻하지 않는다. 작가는 원을 본래의 모습(原形), 최초의 형태(元型), 그리고 시작도 끝도 없는 둥근 형태(圓形)로 바라본다. 모서리가 없는 원은 완전함과 영원함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품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러한 원의 이미지는 ‘일치’에 대한 바람으로 이어진다. 레오 14세 교황의 사목 표어인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라는 말처럼, 작가는 둥근 원 안에서 갈라진 것들이 다시 하나로 모이는 가능성을 본다. 작가는 “비어 있어서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인 원 안에 일치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며 “언젠가는 온 인류가 진정한 일치의 모습에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4면

대구 주노아트갤러리, 서영옥 작가 초대전 ‘훈나의 원풍경-Home&House’ 개최

대구 달성군 주노아트갤러리 아트도서관이 서영옥(훈나) 작가 초대전 ‘훈나의 원풍경-Home&House’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집’의 의미를 회화와 오브제, 바느질과 목공 등의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집은 인간 존재와 기억, 관계와 시간의 층위가 담긴 핵심 주제로,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세계를 연결하는 심리적 공간이자 삶의 원형적 상징으로 확장된다. 전시 제목의 ‘Home’과 ‘House’는 모두 집을 뜻하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 House가 물리적 구조와 기능을 갖춘 공간이라면, Home은 기억과 체온, 관계와 귀속감이 축적된 정서적 장소를 의미한다. 작가는 두 개념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억 속 가족의 흔적과 삶의 잔향을 호출한다. 특히 그의 작업 세계에는 여성적 노동의 시간과 공예적 감수성, 문학적 사유가 결합돼 있다. 아트도서관 허두환(경일시메온) 관장은 “이번 전시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을 통해 인간 존재와 기억,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서 각자의 집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4면

갤러리 보고재, ‘아름다운 동행’ 나눔 전시…“누군가의 삶에 발 맞추는 자리”

서울 삼성동 갤러리 보고재가 예술과 신앙, 나눔이 만나는 성미술 전시 ‘아름다운 동행-삶으로의 초대’를 개최한다. 예술을 통한 나눔을 이어온 갤러리 보고재의 열두 번째 나눔 전시다. 김재윤(토마스 모어), 문지정(스페스), 박성철, 박지은(루치아), 오주연(체칠리아), 우소영(마리아), 주동현(마르티노), 허혜욱(카타리나), 홍수원(젬마)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루카복음 엠마오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들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5)는 말씀처럼, 슬픔과 상실 속에 길을 걷던 제자들 곁에 다가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삶의 자리에서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성미술로 바라보게 한다. ‘아름다운 동행’은 2022년 같은 이름으로 열린 전시를 다시 잇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전시는 공간이 좁을수록 집을 여러 채로 나눠 살자는 ‘채 나눔’ 건축론을 바탕으로 나눔의 삶을 실천한 고(故) 이일훈 건축가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건축가는 인천교구 숭의동성당을 설계하며 “십자가를 바라보는 데 머물지 말고, 십자가를 지고 앞장서 가시는 예수님을 따르자”는 뜻으로 ‘뒷모습의 예수님’ 십자가 제작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시선을 오늘의 나눔으로 확장한다. 4년 만에 열리는 ‘아름다운 동행’은 신앙 안에서 우리 이웃과 함께 걷는 길을 제안한다. 특히 올해 전시 수익금은 제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나오미센터 아이들의 음악 활동을 돕는 데 쓰인다. 난민·인도적 체류자 자격으로 제주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은 ‘평화의 소리’ 앙상블을 통해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을 배우고 있다. 작품들은 ‘동행’을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경험 속에서 풀어낸다. 허혜욱 작가의 <결국 가 닿지 못하였다>는 아버지와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마음, 전하지 못한 말이 남긴 빈자리를 다룬다. 작가는 흑연과 유리로 만든 벽면 조형물의 부분 이미지를 평면 작업으로 옮기며, 상실 속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절대자’의 존재를 붙든다. 우소영 작가의 <이사49,4>는 삶의 모든 순간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잊을 때 밀려오는 무기력과 분노를 마주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사야서 주님의 종의 노래와 예수님의 순종을 통해, 세속화된 신앙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님의 사랑을 되새긴다. 홍수원 갤러리 보고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성미술 감상을 넘어,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발을 맞추는 자리”라며 “작가와 관람객, 후원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난민 아이들의 길벗이 되어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갤러리 보고재의 예술 나눔은 2015년 ‘더크로스전’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시 수익금을 국내외 어린이와 이주민, 탈북민, 장애 예술인 등을 위해 기부해 왔으며, 2023년에는 공익법인 블루밍키즈를 설립해 라오스, 몽골, 제주 어린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14면

갤러리1898, 이숙경 개인전·성미술 3인전 등 마련

이숙경(루크레시아) 작가의 개인전, 사랑·생명·가정 사진공모전, 성미술 3인전이 6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제1전시실에서 예수 성심을 주제로 산마르코 주얼리전을 연다. 예수 그리스도의 헌신과 사랑, 희생의 의미를 20여 점의 주얼리에 담았다. 대표작 <Sacred Heart(예수 성심)>는 피 흘리며 희생한 예수님의 희생,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성령의 불꽃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중심의 붉은 루비는 심장을, 그 위의 장식은 가시관을 상징한다. 또한 작품을 열었을 때 드러나는 창과 불꽃 형상은 가장 큰 디자인 포인트다. 제2전시실에서는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평단협 가정생명위원회와 서울 가톨릭사진가회가 주관한 ‘제15회사랑·생명·가정 사진공모전’이 이어진다. 공모전은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사랑과 인간 존중 정신을 잇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대상에는 박재용 씨의 <가을 나들이>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최양선(크리스티나)·이상희(아녜스)·양원희(정혜 엘리사벳) 작가는 제3전시실에서 ‘하나의 빛’을 연다. 세 작가는 정은(丁銀), 옻칠, 삼베 등 각기 다른 재료로 <희망의 빛>, <성심(聖心)>, <ONE LIGHT>를 포함한 3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은 어둠을 몰아내기보다 조용히 그 곁을 비추는 빛을 탐구하고, 세 개의 시선은 하나의 빛 아래서 결합한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14면

“여든에 기록한 안나푸르나”…해공물류 노진호 대표 사진전

80세 나이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한 ㈜해공물류 노진호(유스티노) 대표가 이를 기념하는 사진 도록을 출간하고, 사진전을 연다. 전시는 서울대교구 일원동성당 카페 소소랑에서 6월 5월까지 열린다. 그의 사진에는 산행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이 살아온 시간과 사유, 신앙적 성찰이 담겨 있다. 그는 산행 전 심장 질환을 앓고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의료진의 만류에도 안나푸르나로 향한 노 대표에게 등정은 내려놓음의 과정이었다. 노 대표는 8000m가 넘는 산을 오르는 동안 ‘아직 감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적 질문을 이어갔고, 사진을 통해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때문에 그의 사진은 장엄한 풍경을 과시하기보다, 산의 침묵과 존재를 고요히 담아낸다. 그는 “조금 더 느려지고,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감사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정상을 향한 걸음은 느렸지만, 한걸음 한걸음에는 지난 세월의 무게와 감사가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산이 가르쳐 준 인내와 겸손, 그리고 살아 있음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일원동본당 사목회장을 지냈으며, 본당 성요셉사진회 등에서 활동했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14면

조각가 김종영과 추사 김정희 조명하다…‘완당과 우성展’

“진실한 노력과 순수한 정신에서 이루어진 예술은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진리다. 완당(阮堂)과 세잔의 예술이 공통성을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보편적 진리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국 추상 조각의 선구자 우성(又誠) 김종영(프란치스코, 1915~1982)의 예술 세계를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정신적 계보 속에서 조명하는 전시 ‘완당과 우성’이 6월 21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린다. 완당은 흔히 추사로 알려진 서예가 김정희의 또 다른 호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30년 넘게 재직한 김종영 작가는 1980년 8월 정년 퇴임 후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을 찾았다. 김 작가는 지갑에서 오천 원권 지폐 두 장을 꺼낸 뒤 두 번 절을 올렸다. 곁에 있던 아내가 놀라자 그는 “선생님 앞이라 절을 올린 것이오”라고 말했다. ‘완당과 우성’ 전시는 이 일화에서 출발한다. 조선 후기 서예가와 20세기 조각가는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부친에게 한학과 서예를 배운 김 작가에게 완당은 예술적 뿌리에 가까웠다. 그는 완당이 남긴 서예를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 방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유행에 기대지 않고, 전통을 깊이 익힌 뒤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해 갔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전시는 편지와 서첩, 서예, 수상록(隨想錄) 등을 통해 김 작가가 완당을 평생 마음의 스승으로 삼은 이유와 작품의 변화 과정 등을 함께 살핀다. 전시에는 선대부터 소장해 온 완당의 작품도 공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작가가 생전 직접 「완당집고첩(阮堂執古帖)」이라는 제목을 붙인 김정희의 친필 서첩이다. 예서와 해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 서첩은 선대부터 전해진 완당 관련 소장품 가운데 김 작가가 평생 손에서 놓지 않은 애장품이었다. 그는 서첩을 따라 쓰며 완당의 글씨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익혔다. 이번 전시는 김 작가의 추상 조각을 전통과 동떨어진 현대미술로 해석하는 시선에도 질문을 던진다. 완당이 옛 법을 익힌 뒤 자기만의 글씨를 완성했듯, 김 작가도 서예와 독서, 사유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각 언어를 찾아갔다.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김 작가의 작품 뒤에 놓인 자기 성찰과 완당을 향한 깊은 경모(敬慕)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발행일 2026-05-31 제349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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