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감사패 받은 서봉흠 대표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을 성공적으로 마쳐 헌법재판소에 전달했지만 결국 헌법불합치가 돼 입법 공백이 이어진 현 상황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서울대교구 본당 생명분과 서봉흠(요셉·서울대교구 하계동본당) 교구 대표는 2017년 겨울, 주말마다 명동 거리에 나서 서명운동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 생애 명동성당에 가장 많이 갔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서명운동은 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의 주도로 시작됐으며, 단 두 달여 만에 전국 교구의 참여 속에 성과를 이뤘다. “생명은 너무 자명한 진리이기 때문에, 갈수록 사명감이 생겨 10년 넘게 봉사 중입니다.” 서 대표는 처음부터 생명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본당 봉사자로 시작했지만, 2011년 ‘생명 수호 담당’을 맡게 되면서 그의 활동은 본격화됐다. 이후 생명분과로 조직이 확대되며, 생명을 위한 기도와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산하 본당 생명분과는 현재 약 150개 본당에 설치돼 있으며, 500여 명의 봉사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매일 생명 수호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반생명적 정책과 입법에 반대하며 ▲생명 전시회,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참 생명 학교’ 등 다양한 교구 활동에 참여한다. 또 태아와 임산부 돌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 대표는 생명 분야는 특히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생명분과 정기연수’와 ‘사목 위원 교육’의 필요성을 내세운 서 대표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봉사 분야보다 교육이 필수”라며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하는 생명의 봉사자가 많이 양성돼야만 본당 생명 수호 운동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생명의 소중함은 지식과 교육만으로는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 서 대표 역시 생명의 끝자락에서 그 가치를 깊이 깨달은 경험이 있다. 12년 전 갑작스레 위암 판정을 받은 서 대표는 수술 경과가 좋아 안도했지만 5년 전 암이 재발해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당시 본당의 5000여 신자들과 사제, 봉사자들의 기도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서 대표는 “생명 봉사자로 활동한 덕분에, 또 앞으로 더욱 생명 운동에 투신하라고 하느님께서 큰 은총을 내려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생명위는 6월 29일 열린 설립 20주년 기념미사에서 그간 헌신해 온 서 대표에게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 대표는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된 생명위가 앞으로 펼치는 활발한 활동에도 힘닿는 데까지 계속 함께하고 싶다. “12년간 교구 대표를 맡으며 세상의 과학 기술과 법 제도의 생명 경시 풍조에 실망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진리에 희망을 두고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이재현·함현준 부제,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 받아

서울대교구 이재현(안젤로·양천본당), 함현준(프란치스코·대치성모탄신본당) 부제가 6월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사제서품식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을 받았다. 한국교회 부제가 레오 14세 교황에게 사제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제서품식은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린 ‘사제들의 희년’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아 거행된 사제서품식에서는 32명이 사제품을 받았다. 이재현(안젤로)·함현준(프란치스코) 신부의 첫 미사는 6월 29일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성당에서 봉헌됐다. 미사에는 로마한인신학원장 정연정(티모테오) 몬시뇰, 교황청 복음화부 한현택(아우구스티노) 몬시뇰,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장 민범식(안토니오) 신부, 양천본당 주임 염기철(베드로) 신부, 대치성모탄신본당 주임 심욱(베드로) 신부, 이재현 신부의 삼촌인 면목동본당 주임 이철희(요한크리소스토모) 신부를 비롯해 40여 명의 사제가 함께했다. 사제서품식과 첫 미사에는 사제수품을 축하하기 위해 로마를 찾은 양천·대치성모탄신본당 신자들과 로마 한인본당 신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두 신부는 현재 로마에서 유학 중으로 이재현 신부는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성서신학 석사학위를, 함현준 신부는 같은 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 신부는 앞으로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로 유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1면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선교와 희망’ 주제 토크콘서트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박용만 이사장(실바노·두산그룹 전 회장)은 6월 18일 서울대교구 세검정성당에서 ‘선교, 순례의 희망’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자신이 추진해온 ‘선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젊은이들이 세례를 받고도 성당을 나오지 않는 현실을 접하고 난 뒤 우리가 더 쉽고 재미있게 신앙에 다가가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해왔다"며 “그러던 중 한 사람의 신자로서 주어진 ‘선교의 의무’를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선교 활동 일환으로 추진한 ‘구르마 십자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어릴 적 봤던 동대문시장의 구르마(손수레)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모습을 보고, 직접 구입한 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무 부품으로 12개의 십자가를 만들었다”고 설명한 그는 “노동의 고됨과 인간의 존엄이 담긴 나무 십자가와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전시회를 열고, 사람들이 오가며 이 의미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낡은 수녀복으로 만든 치유 배게와 기도 방석, DMZ 철조망을 활용한 ‘평화 기원 십자가’ 등의 프로젝트도 함께 소개했다. 박 이사장이 소개한 작품은 신자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성당에 전시됐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21면

[인터뷰] 한국 카리타스 50주년 맞아 특별 공로상 수상한 최재선 전 사무국장

“가난한 이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공감대’를 신자들 사이에 형성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모금의 액수보다 중요한 건 나눔의 정신이 교회 안에 뿌리내리는 것이었죠.” 지난 6월 1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한국 카리타스 설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최재선(폴리카르포·85) 전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은 한국 카리타스의 전신인 인성회(仁成會) 창립 이전부터 2003년까지 30여 년 동안 한국교회 사회복지와 해외원조 사업의 기반을 닦고 성장시켜 온 주역이다. 미국 가톨릭교회 해외원조 기구인 가톨릭구제회(CRS) 한국지부에서 일하던 최 전 사무국장은 CRS가 1974년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당시 지부장이던 조지 캐롤 몬시뇰(메리놀 외방전교회)의 도움을 받아 국제 카리타스 본부와의 연락을 주도하며 인성회 설립을 준비했다. 이듬해인 1975년 인성회가 창립되면서 그는 한국 카리타스 초창기 체계 구축의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손을 거쳐 이뤄진 대표적인 사업들로는 ▲1977년부터 전개된 단식 자선 모금인 ‘사순절 운동’ ▲1993년 ‘해외원조 주일’이 제정되며 시작된 한국교회의 해외원조 ▲1995년부터 본격화된 대북 지원 사업 등이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한국교회 안에 ‘나눔’의 문화가 정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사순절 운동의 표어는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였어요. 중요한 건 액수가 아니라,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죠. 그래서 흩어져 있던 자선·복지 단체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전국 단위 협의체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이전, 한국 사회는 가난과 정치적 억압 속에 놓여 있었고, 교회는 외국의 원조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외부 지원이 점차 줄어들면서 한국 카리타스는 스스로 모금하고 자원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국가와 지역에 나눔을 실천하는 기관으로 전환해 갔다. “초기엔 걱정도 많았지만, 매번 기대 이상의 성금이 모였어요. 이를 통해 한국교회도 이제는 원조를 받는 데서 나아가, 나누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그는 한국 카리타스가 지금도 지켜가는 핵심 가치로 ‘인간 존엄성 수호’를 꼽는다. “가난한 이들의 처지를 자극적으로 드러내어 모금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복음 정신에도, 인권에도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죠. 교회를 다 팔아 도움을 준다 해도, 그것은 빈곤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정도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 곁에 있을 가난한 이들, 그리고 그들 안에 계신 주님을 섬기는 태도입니다.” 그는 그리스도교의 존재 이유 역시 바로 이 연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느님 아래 같은 자녀인 우리는, 이념과 정치, 국경을 넘어 서로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고 그리스도교는 가르칩니다. 이것이 교회가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카리타스의 설립 50주년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제부턴가 도움의 손길이 끊긴 북한을 비롯해, 더 많은 가난한 세계 이웃에게 한국과 국제 카리타스 활동가들이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마음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21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