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이탈리아 평신도들, 추방 위기 아프간 난민들 환대

박지순
입력일 2025-07-23 08:48:39 수정일 2025-07-23 08:48:39 발행일 2025-07-27 제 3452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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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단체 ‘산 에지디오 공동체’, 아프간 난민들에 이탈리아 이주 및 정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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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주 타크타 풀에 6월 4일 도착한 아프간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올해 4월부터 자국 내 난민들을 추방하는 정책을 다시 시행하고 있다. UCAN

[UCAN] 파키스탄에서 추방 위험에 처해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이탈리아 평신도 단체 ‘산 에지디오 공동체’(The Community of Sant’Egidio)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에 정착하고 있다.

7월 10일에는 아프간 난민 119명이 ‘인도주의 통로’(Humanitarian Corridor) 사업의 하나인 ‘연대’(Solidaire)에 의해 배정된 특별기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인도주의 통로’는 산 에지디오 공동체가 이탈리아 정부 부처, 여러 종교기관과 비정부 단체와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구호 사업이다. ‘인도주의 통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난민들이 여권을 갖추고 안전하게 이탈리아로 이주하도록 돕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후 주거 제공과 정착 지원을 하고 있다.

바티칸뉴스에 의하면, 이번에 이탈리아에 도착한 아프간 난민들은 2021년 8월 파키스탄으로 이주한 뒤 비공식적인 거처와 임시 수용소에서 4년 동안 불안정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인도주의 통로’의 도움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난민은 8500명이 넘는다. ‘인도주의 통로’ 사업에 드는 비용은 산 에지디오 공동체와 협력 기관들이 자력으로 마련하고 있다.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면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빠르게 장악하자, 아프간은 복잡하고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뜨리고 공개 처형과 태형 등을 포함해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부과했다. 특히 여성의 교육과 취업, 이동, 옷차림 등에 엄격한 제한이 가해졌다.

‘이주 뉴스’(The Migration News)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 7080만 명 가운데 아프간 난민이 600만 명이나 된다. ‘이주 뉴스’는 “고국을 떠난 아프간 주민의 80% 이상이 파키스탄과 이란에 거주하고 있는 반면, 서방 국가로 이주하는 경우는 훨씬 적다”고 밝혔다. 

수십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던 파키스탄은 올해 4월, 난민 추방 정책을 시행하면서 아프간 난민 약 20만 명이 파키스탄을 떠나 아프간으로 돌아갔다. 4월에만 13만5000명, 5월에도 약 6만7000명의 아프간 난민이 파키스탄을 떠났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의 ‘인도주의 통로’ 사업은 난민을 환대하고 그들을 사회에 통합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