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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본당 소년 Pr. ‘상아탑’, “오카리나 연주로 신앙 키워요”

박주현
입력일 2025-07-08 17:47:00 수정일 2025-07-08 17:47:00 발행일 2025-07-13 제 345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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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설립 후 오카리나 통해 성가 익히며 ‘신심’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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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연수본당 소년 레지오 ‘상아탑’ 쁘레시디움 어린이들과 서보경 부단장(맨 왼쪽)이 지난 5월 31일 열린 성모의 밤 행사에서 오카리나로 특송을 연주하고 있다. 인천교구 연수본당 소년 레지오 ‘상아탑’ 쁘레시디움 제공

인천교구 연수본당(주임 이민주 요한 세례자 신부)에는 오카리나 연주를 통해 신앙의 즐거움을 체험하는 레지오 마리애 소년 쁘레시디움 ‘상아탑’(단장 최순규 레이몬드, 이하 상아탑)이 있다.

상아탑은 2018년 본당의 성인 레지오 단원, 초등부 교사단, 사목자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 어린이들이 신앙을 단순한 배움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믿음을 살아내는 기쁨’을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혜의 전당’을 뜻하는 이름처럼, 단원들은 묵주기도와 전례 봉사뿐 아니라 매주 회합 시간에 30분간 오카리나를 연습하며 ‘신앙은 성당에서 함께할 수 있는 기쁨’이라는 지혜를 몸소 배운다. 

오카리나는 음악 교사인 최순규 단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회합 기도 시간을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이 좀 더 즐겁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음악을 접목한 것이다. 여러 악기 가운데 오카리나를 택한 이유는 소리가 맑고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오카리나 연주를 통해 성모님과 관련된 성가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일상에서도 성모님을 떠올리며 신심을 키워 간다. 본당 전례와 사제 영명축일 등 행사에서 연주 봉사를 하며, 매년 성모성월과 묵주기도 성월에 열리는 묵주기도 및 성모의 밤 행사에도 참여한다.

공연을 준비하며 동료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아이들이 성모님의 협조, 인내, 겸손의 덕을 닮아가는 배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최 단장은 “고사리손으로 정성껏 기도를 바치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키 크듯 자라나는 신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춘기로 접어들며 하느님과 멀어질 수 있는 시기, 상아탑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기억’이라는 신앙의 연료를 선물한다. 2018년 창단 당시 상아탑에 들어온 6학년 단원들이 8년이 지난 지금 청년이 되어 본당 청년부와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생이 되며 쁘레시디움을 떠난 아이들 역시 가방을 멘 채 “선생님~” 하고 반갑게 인사하며 레지오 회합과 공연에 종종 찾아오곤 한다.

서보경(폴리세라) 부단장은 “아이들이 연주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앙을 표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은총이 넘치는 순간”이라며 “성당이 아이들에게 기도와 음악, 친구와 선생님이 함께하는 편안하고 즐거운 신앙의 공간으로 남도록 사랑으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