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기후행동, 찬미받으소서 주간 개막미사

다섯 번째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보내며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이 국회의사당에 모여 탈석탄 사회로 나아가길 염원하며 함께 기도했다.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은 5월 19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찬미받으소서 주간 개막미사를 거행했다. 멸종반란가톨릭과 공동주관한 이날 미사는 임현호 신부(도미니코·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와 원동일 신부(프레드릭·의정부교구 1지구장) 등이 공동집전한 가운데 70여 명의 수도자와 신자들이 참석했다. 원동일 신부는 강론에서 “지난 국회에서 탈석탄법이 심의만 하다 제정되지 못하고 끝내 종료됐다”며 “성령 강림 대축일이기도 한 오늘, 우리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국회에서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관료적 패러다임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한 만큼 우리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성장이 아닌 탈성장, 탈석탄의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부터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보내며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은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이용, 지속가능한 식단채택, 재생 에너지 사용 촉진, 소비와 쓰레기 줄이기, 물자원 절약 등을 실천했다. 22일에는 아픈삼척되살리기의 일환으로 삼척에서 탈탈탈 거리미사와 거리 피케팅을 진행했고, 25일에는 온라인 기도회를 통해 통합생태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이 5월 19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찬미받으소서 주간 개막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사진 민경화 기자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평생 떠돌이…이젠 ‘고향’에 정착했으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 중 러시아 폭격기가 마리우폴에 떨어트린 폭탄은 고려인 박루슬란(67)씨 가족의 집을 직격했다. 다행히 집 밖에 있던 가족 모두 무사했지만, 충격파에 날아온 철문이 박씨를 덮쳤다. 어깨가 골절되고 허리를 크게 다쳤다.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집은 온데간데없고 부서진 건물 잔해만 처량하게 남았다. 박씨는 원래 우즈베키스탄에서 부인 김발렌티나(60)씨, 딸 박제냐(40)씨와 함께 살았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차별과 억압을 받던 가족은 결국 20년 전인 1994년 집과 가구를 모두 버리고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으로 쫓겨나듯 이주했다. 그곳에서 손자 손녀까지 가족은 일곱 명으로 늘었다. 농사를 지어 가족을 먹여 살리며 한때 희망을 품고 살아갔지만, 참혹한 전쟁은 가족의 일상을 앗아가 버렸다.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1년간 집도 없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을 헤매던 박씨 가족은 친척의 도움으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구하게 됐다. 치료받지 못해 악화된 박씨는 통증 때문에 한국행 비행마저도 고역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23년 조상들의 고향인 한국 땅을 밟아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한 고려인 마을에 자리 잡았다. 현재 가족의 생계는 딸 박제냐씨가 책임지고 있다. 월수입 200만 원 중 월세로만 75만 원이 나가고, 남은 돈으로 일곱 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주민 복지 자체도 부족한 데다 제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이미 있는 지원도 못 받고 있었다. 네 명의 손주 중 한국에 먼저 와 있던 고등학생 손녀는 검정고시를 봤지만, 이제 커 갈 나머지 세 남매를 키울 일도 막막하다. 박씨는 폭격으로 부상당한 지 약 2년 만인 4월 한국의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았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었다. 수술비는 유일하게 수입이 있는 박제냐씨가 할부로 내고 있어 이제는 가족들 식비마저도 보존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어깨도 골절돼 앞으로 추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나마 몇몇 단체의 도움으로 생필품을 지원받고 있다. 박씨 가족은 어딜 가도 ‘이방인’이었다. 부인 김발렌티나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인종차별을 받았다”며 “그래도 한국에서 우리를 외면하지 않은 분들 덕에 병원도 가고 치료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우리의 고향은 ‘한국’이라고 배웠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조부모님의 고향에 온 것만은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부상을 회복해 몸이 건강해지면 어떤 일이든지 시작해 가족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까리따스이주민문화센터 김은덕(마티아) 수녀는 “러시아에 의해 강제로 이주당한 우리 민족의 후손이 타지에서 전쟁으로 또 고통받은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어깨 부상도 남아 있어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5월 22일(수) ~ 6월 1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5-26

“배고픔보다 두려운 외로움…대화가 절실했죠”

“말벗이 돼 주시는 고마운 분들과 제 지난 날 행복했던 이야기를 나누니, 오늘도 다시 힘내 살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5월 14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 이공률(요셉·82) 어르신의 집에서는 특별한 요리 교실이 펼쳐졌다. 한때 중식, 양식 등 못 하는 음식이 없는 50여 년 경력 베테랑 요리사였던 어르신에게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가톨릭사랑평화의집(사무국장 윤병우 미카엘 신부, 이하 사랑평화의집) 정서 지원 봉사자들이 찾아와 당근을 가지런하게 채 써는 기술 등 요리사의 비법을 배우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느 쪽방촌 주민처럼 찾아오는 이 하나 없이 살아가는 어르신은 “당뇨 합병증으로 점점 괴사하는 두 발의 고통보다 힘든 건 단절”이라고 호소하며 “봉사자들이 들를 때만큼은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사랑평화의집은 2022년부터 이처럼 쪽방촌 주민들에게 식사·물품 지원 외에도 정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시락과 생필품을 전하면서 짧게 안부 정도 묻는 게 아니라 주민 한 명 한 명 주기적으로 방문해 20~30분씩 일상 대화를 나눈다.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단절에 대한 위로기 때문이다. 쪽방촌 주위에는 다양한 동행식당(쪽방촌 주민에게 하루 한 끼 무료 제공하고자 서울시가 지정한 민간 식당), 대형 급식소 등이 생기고 있어 굶는 주민은 없다. 주민들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는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믿었던 이에게 사기를 당하고, 고부 갈등처럼 방치됐던 사소한 가족 불화가 완전한 의절로 이어지고 가출하는 등 과거는 그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집 밖을 나가기는커녕 하루에 20 단어 이상 말하지 않는 주민도 많다. 주민끼리도 서로 경계해 쪽방촌은 늘 고독사 위험군을 면치 못한다. 사무국장 윤병우 신부는 “다들 상처가 깊어 의례적 인사만 할 뿐 주민끼리도 깊은 대화를 하지 못한다”며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그들이 존엄을 잃는 것은 막아야 하기에 정서적 동행을 최우선 목표”라고 전했다. 봉사자들은 주민들이 지난날 행복했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다가간다. ‘나도 이렇게 근사한 인간이었지’라는 자긍심을 찾아주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문도 열어주지 않던 주민들은 어느새 긍정적 변화를 보인다. 봉사자들에게 아끼는 물건을 보여주며 옛날이야기를 해주고, 가는 길을 배웅하기도 한다. 만나지 않던 벗에게 먼저 연락하고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등 스스로 조금씩 단절을 극복하는 사람도 있다. “할머니 젊어서도 이렇게 예쁘셨네. 진짜 ‘퍄오량’(漂亮, 예쁘다)해요~” 이날 봉사자들은 중국에서 온 최복음(91) 할머니 집에도 들러 옛날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낙상 우려로 방 밖을 나서지 못하는 할머니는 하루 4시간 정도 머무는 요양 보호사 외에는 아무도 찾는 이가 없다. 할머니는 “‘예쁘다’는 봉사자들의 칭찬은 태초에 나를 사랑으로 빚으셨던 ‘하나님’ 은혜를 생각나게 한다”며 “'자주 올게요'라는 봉사자들 말처럼 다음 만남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502-645252(예금주 천주교서울대교구유지재단)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catholiclp

2024-05-26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 ‘쉼’ 주제 선교사 일일피정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김형균 스테파노 신부)는 5월 8일 서울 명륜4가 성령 선교 수녀회 선교영성센터에서 위원회 평신도 선교사 35명을 대상으로 2024 선교사 일일피정을 진행했다. 피정 주제는 휴식을 뜻하는 ‘쉼’으로, 선교사들에게 신앙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제공하고 선교 소명의식을 되돌아보며 공동체 내 친교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피정은 두 개의 강의와 개인 묵상, 그룹 나눔, 떼제 노래 연습과 성시간 등으로 마련됐다. 선교사들은 특히 그룹 나눔에서 그간 일선 경찰관들과 만나며 겪은 보람이나 고충 등을 나누고, 각자가 느낀 선교사로서의 소명과 마음가짐도 공유했다. 경찰사목위원회 선교사들은 경찰선교부와 유치장선교부로 나뉘어 활동한다. 선교사들은 서울 시내 31개의 일선 경찰서를 맡아 경찰관·유치장 수감자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난다. 미사는 각 경찰서에 마련된 경당에서 인근 관할 본당 사목자가 방문해 봉헌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과거엔 청년층이 주를 이루는 의무경찰대원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선교를 했었다. 하지만 2019년 의무경찰제도 폐지가 확정되고, 2023년 5월 마지막 의무경찰대원들이 전역하면서 선교사들은 직업경찰관인 경찰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상담·면담을 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의무경찰대원보다 비교적 일이 고되고 험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평신도가 선교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또 경찰관 중 신자 비율도 낮은 데다가 과거와는 달리 일대일 만남이 주를 이뤄 어려움이 배가 됐다. 하지만 서울 시내의 모든 경찰서를 교구 사제들이 전담할 수는 없어 평신도 선교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교육도 필요해 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선교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피정에서는 선교사 자신의 내면과 영성에 집중했다. 피정의 마지막 일정인 성시간에는 떼제 노래를 부르며 성체 앞에서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보냈다. 유치장선교부에서 활동하는 윤상석 선교사(라파엘·54·서울 신월동본당)는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만났던 순간이 있어 그 감사함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선교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경찰이라는 직업이 예측 불가한 상황이 많고 업무시간 변동도 많아 신자 경찰마저도 우리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어려움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피정으로 하느님 안에서 휴식은 물론 강의를 들으며 선교사의 고충에 대해 서로 공감해 힘을 많이 얻었고, 성령의 이끄심에 맡기며 계속 선교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4-05-19

“성착취 등 인권 유린 행위는 ‘인신매매’입니다”

“인신매매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다는 게 놀랍네요.”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 ‘탈리타쿰 코리아’ 위원회(위원장 배미애 마리진 수녀)가 5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앞에서 펼친 ‘반 인신매매 캠페인’을 접한 시민들은 한국사회 인신매매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체감했다. 위원회 위원과 봉사자 50여 명은 ‘인신매매 이제는 끝내야 할 때’, ‘인간은 결코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인신매매는 현대판 노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섰다. 특히 올해 캠페인은 환경오염이 인신매매 확산과 연결되는 것을 우려해 종이 광고지를 나누지 않고, 참가자 개인 피켓으로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알렸다. 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거나, 성매매를 강요받는 이주노동자, 브로커를 통해 금전적 대가를 받은 국제결혼 등 우리 사회에 인신매매가 만연하고 있음을 캠페인을 통해 알게 된 시민들은 정서적 억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박유진(17)씨는 “인신매매가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자료들을 보니 여러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는 것을 알게 돼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미애 수녀는 “인신매매는 후진국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에서도 여성을 상품화하고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만연해 있다”며 “탈리타쿰은 인신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본질 안에는 사람은 사고팔 수 없고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정신을 담아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탈리타쿰은 인신매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여자수도회 총원장 국제연합회가 만든 국제네트워크다. 국내 여자수도회는 2014년 2월 활동을 시작해 인신매매 인식개선 캠페인과 교육은 물론이고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기소를 돕고 있다.

2024-05-19

의정부교구 정평위,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봉헌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재영 요한 세례자, 이하 정평위)가 5월 ‘뿔나팔미사’(월례미사)를 ‘간청하는 믿음을 지닌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로 봉헌했다. 미사는 5월 1일 최재영 신부 주례로 주교좌의정부본당 사적지성당에서 열렸다. 정평위는 혐오와 차별에 아파하는 성소수자 이웃과 그들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서로 힘이 돼주자는 취지로 이날 미사를 마련했다. 정평위는 사회교리 가르침을 전파하고 위원회 활동을 교구민에게 알리고자 매달 첫 수요일 ‘뿔나팔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해 사회적 참사의 기억, 남양주 수동 골프장 개발 반대운동을 통해 바라보는 생태 위기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이번 미사는 특별히 세계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을 앞두고 연대와 공감의 의미로 열렸다. 미사에는 주로 교구 신자들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부모모임(대표 홍정선 체칠리아, 이하 부모모임) 회원들, 성소수자 당사자들도 함께했다. 미사에는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나비(정은애 소화 데레사)가 이야기 나눔을 했다. 트랜스남성 아들(FtM)을 둔 어머니 나비는 한국에서 성소수자임이 알려지면 당사자들이 노출되는 각종 혐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혐오와 차별이 그렇게까지 아픈 것이냐’는 반문에 대해서는 “예”라고 답하며 “그 말이 칼이 돼 죽음에 이른다”고도 역설했다. 나비는 일부 개신교에서 ‘전환치료’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것을 언급하며 “의지로 성소수자가 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면 ‘잘못되거나 힘들게 태어났으니 힘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까를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교회 안의 성소수자들에 대해서도 공감과 연대를 부탁했다.

2024-05-12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 갖도록 교회가 이끌어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주관으로 5월 3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층에서 연구소 창립 9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한반도 평화 실현 방안을 찾았다. ‘한반도 분단 극복과 화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제1세션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제2세션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로 구성됐다. 제1세션 제1발표 ‘한반도 분단이 우리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맡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반도 분단체제는 갈수록 군사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유사시 무력 통일론’이 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유사시 무력통일론’을 고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1세션 제2발표는 평화나눔연구소 남경우(펠릭스) 박사가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맡았다. 남경우 박사는 “군사쿠데타 이후 들어선 정권들은 반공주의를 통치 전략으로 활용했다”며 “반공주의가 국민과 ‘비국민’을 구분하는 일종의 필터로서 작동한 것으로서,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국민들은 비국민으로 선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단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바뀌고 있어 과거의 것으로 취급될 뿐, 지금도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박사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분단에 연결돼 있는, 북한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베드로) 교수는 제2세션 발표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서 한반도의 분열과 대립 상황은 과거 냉전 구도의 핵심을 형성했던 이념 갈등을 특징으로 한다고 분석한 뒤 “한국교회는 인도적 차원과 동시에 그리스도적 사랑의 실천과 민족적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단은 분명 교회의 가장 큰 십자가이자 극복돼야 할 과제이고,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나은 평화 정착, 화해와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세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가 남북 화해와 일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로 특히 교회 내 청년들이 통일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에 대한 전체 교회 차원의 북한 이해, 화해와 일치 증진, 이에 기반한 복음화 전략 등을 담은 중장기적인 교회의 청사진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구체적으로, “남북 관계가 완전히 막혀 있는 현재 상황에서 남한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교회가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도우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5-12

316에너지전환대회 준비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대응책 모색 토론회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정부가 원전 최강국 건설을 향한 행보를 이어 나가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불평등한 현실에 놓인 지역주민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316에너지전환대회 준비위원회는 4월 25일 오후 3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에 맞서는 탈핵·에너지·기후 운동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은 “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계,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고준위특별법 제정 추진과 함께 최근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 통해 원전생태계 복원에 힘을 싣고 있다”며 “반면 온실가스 감축 정책, 재생에너지 확대는 미온적 접근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윤 정부의 기후에너지정책에 대해 평가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영경 사무국장은 “불평등한 기후대응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피해자는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라며 “기후정의 안에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대응 방안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윤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이 핵 진흥으로 폭주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탈핵, 송전망, 재생에너지, 민영화,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등의 의제를 어우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석 정책위원도 “산재한 기후위기 문제를 우리 안에서 각자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기후시민의회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4-05-05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수술하면 살 수 있대요…이 아이 살려주세요”

카자흐스탄에서 온 올자스(33)와 알리마(28) 부부는 한창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던 임신 23주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산전 검사 결과 아기의 심장에 3.6mm의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아기의 병명, 심실중격결손증은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에 구멍이 있는 질환이다. 엄마 알리마씨는 아기 인나야가 처음 병을 진단받았을 때부터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수술이 이어졌다. 올해 2월 3.2kg으로 태어난 인나야는 청색증도 관찰돼 호흡을 돕는 수술을 받았다. 알리마씨는 “아기를 처음 봤을 때 우는 아기를 보고 그저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힘들게 말했다. 3.6mm인 심장의 구멍 크기는 심실중격결손이 큰 경우라 바로 교정 등의 수술을 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었기에, 아기는 태어난 지 보름 만에 심장의 부담을 완화 시켜주는 폐동맥밴딩 수술을 먼저 받았다. 6개월경이 되면 2차 수술인 단심실 교정 예정이며, 만 3세경에는 3차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리마씨는 “이 복잡한 수술들을 아기가 견뎌낼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비자가 없기 때문에 비싼 수술비 걱정으로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이주민지원센터의 허 발렌티나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이렇게 어려운 경우 안타깝게도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이 부부는 아기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엄마 알리마씨는 2017년, 아빠 올자스씨는 2018년에 카자흐스탄에서 돈을 벌러 여행 비자로 한국에 왔다. 외롭고 힘든 시간, 서로를 만나 의지하며 사실혼 관계로 지내다가 올해 아기를 낳게 됐다. 알리마씨는 임신 후 잦은 병원 검사로 경제적인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올자스씨는 공사 현장에서 비정기적인 일용직으로 하루 8~10만 원 정도씩 월 200여만 원을 벌고 있다. 다세대 주택 원룸 월세에 공과금, 생필품과 본국 송금이 고정 지출되기에 아기가 퇴원 시 고지받은 88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다행히 광주이주민지원센터를 만나 센터에서 모은 돈과 지인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지불해 병원비는 8000여 만 원이 남은 상태다. 아기가 6개월이 됐을 때 수술을 받으려면 건강을 유지하고 체중을 늘려야 하는데, 병의 특성상 아기 체중이 잘 늘지 않는다. 숨을 헐떡이며 모유를 잘 먹지도 못하는 아기를 볼 때면 엄마 알리마씨는 가슴이 미어진다. 병 때문에 호흡기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잦아서 아기는 퇴원 후에도 병원 입원과 퇴원을 다시 해야 했다. 허 수녀는 “아기가 열이 안 떨어지고 있을 때 아기 엄마가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많이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올봄엔 아기와 가족이 함께 벚꽃놀이도 가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는 올자스씨 가족. 엄마 알리마씨는 “딸의 빠른 회복을 위해 매일 신께 기도한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허 수녀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성금 계좌(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5월 1일(수) ~ 5월 2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5-05

노동사목, 변화 환경 발맞춘 사목적 접근 필요

가톨릭교회 노동사목은 1891년 발표된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로 시작됐다.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인의 착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레오 13세 교황은 회칙을 통해 가난하고 약한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분배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한국교회의 노동자에 대한 관심도 산업화와 연결된다.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에 따른 저임금 정책과 외국인 투자 기업을 위한 특례법 제정 등으로 노동자가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자 한국 주교단은 「우리의 사회 신조」(1967)를 발표하고 노동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후 교회가 노동사목이라는 명칭으로 전담사제를 두고 노동자와 동행을 시작한 것은 1984년이다. 당시 교회가 만난 노동자는 경제적 빈곤에 놓인 육체노동자였다. 그들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노동 현실을 분석하고 올바른 노동관을 교육하며 40년을 보낸 사이 한국의 노동시장은 급격하게 변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산업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1985년 선두에 있었던 농림어업과 광공업은 17년이 지난 2002년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개인·사업·공공서비스업에 자리를 내줬다. 1989년 이후 광공업 취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탈산업화가 진행됐고,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업이 유연한 조직을 추구함에 따라 임시일용직 고용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심각한 고용불안 문제를 야기했다.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도 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2022년에 약 292만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990년대 이후 유입된 이주노동자, 고령화로 인한 60세 이상 노인 노동자 증가도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다. 이는 생산직에 국한했던 노동자의 개념을 확장시켜 40년 전과 다른 사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이 변하면서 제도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지난해 6월 마련한 이동노동자 쉼터는 이 시대 소외된 노동자와 함께 걷고자 하는 교회의 관심과 노력을 보여준다. 쉼터 개소 당시 노동사목위원장이었던 양성일 신부(시메온·인천 마니산본당 주임)는 “코로나 시기에 늘어난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쉼터를 기획하게 됐다”며 “어떤 노동 형태든지 인간의 존엄함을 해치는 환경이라면 교회는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초기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육체노동의 존엄성에서 비롯됐다면 훗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 노동의 가치를 결정하는 근본은 우선적으로 노동의 종류가 어떤 것이냐에 있지 않고 노동을 하는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에 있다”(「노동하는 인간」 6항)며 보다 폭넓은 의미로 해석했다. 이는 교회가 사목해야 할 대상이 생산활동을 하는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0년 넘게 노동자와 함께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주수욱(베드로) 신부는 “노동사목이 결코 특수 사목의 한 형태가 아니라 보편적 사목이라는 교회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교회의 노동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며 “교회는 지금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소외된 노동자들과 복음적 가치를 나누며 사도적 공동체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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