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한 행사 되길”…서울 WYD 조직위, 나무심기 프로젝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는 4월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실시, 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날 행사 중 90여 명의 청년과 봉사자들은 자작나무 200그루 모과나무 100그루 등을 심으며 WYD가 지구를 위한 행사가 되길 기원했다. 나무심기 프로젝트는 서울 WYD 조직위의 ‘온숨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온숨 캠페인’은 WYD를 위해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펼치는 운동이다. 이날 행사에는 여러 민관 단체로 함께했다. 행사 진행은 노을공원 시민모임 활동가들이 도왔고, 나무는 산림청이, 나무를 심을 땅은 서울시가 제공했다. 조직위는 올 하반기부터 타 교구 및 기관·단체도 나무심기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각자 ‘지구를 위한 WYD’를 지향으로 나무를 심으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가톨릭교회의 생태환경운동 연대체인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vement)와 연계를 통해 나무심기를 국제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조직위 차원에서는 앞으로 2027년 가을까지 3차례의 나무심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4면

분단의 상징 ‘철조망’ 두드려 평화의 도구 만든다

분단과 갈등의 상징인 철조망으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세워질 ‘평화의 십자가’를 만든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4월 12일 주교좌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철조망 십자가 프로젝트’ 개막식을 열고, 높이 약 5m에 달하는 대형 철조망 십자가 제작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철조망 십자가 제작은 서울 WYD 조직위와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이 함께 준비한 신자 참여형 영성 프로젝트다. 개막식은 서울 WYD 조직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례했다. 정 대주교는 작업 도구인 망치와 모루, 집게 등을 축복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손길이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기도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이 철조망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을 겪은 남과 북이 서로를 경계하고 상대방의 접근과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대립과 갈등, 폭력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하며 철조망이 지닌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이스라엘의 사형 도구였던 십자가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해 평화와 화해, 희생과 사랑의 상징이 됐다”며 “이 철조망 십자가가 서울 WYD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속에 남북의 화합과 평화,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예식 후 정 대주교와 서울 WYD 조직위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 등은 직접 철조망을 두드려 펴는 시연을 했고, 현장에 모인 신자들과 청년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프로젝트의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철조망 십자가 프로젝트는 2027년 4월 4일까지 매 주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주교좌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운영된다. 사전 접수한 참가자들은 군사분계선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수거한 약 50cm 길이의 폐철조망을 망치로 두드려 녹과 가시를 제거하며, 개인과 사회의 갈등과 상처를 성찰하고 평화를 염원하며 기도한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권대훈(다윗) 교수 등은 이렇게 준비된 철사를 모아 대형 평화의 십자가를 제작할 예정이다. 교구 내 본당과 단체, 청년들뿐만 아니라 종교·사회·문화 각계 인사들도 참여할 예정인 이번 프로젝트는 신앙을 넘어 사회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 교수는 “완성될 십자가의 모습을 아직 구체적으로 구상하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십자가라는 의미를 담아 작업할 계획”이라며 “수많은 청년이 모일 서울 WYD에 세워질 십자가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분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식 이후 이어진 철조망 작업에 참여한 조현영(스텔라) 씨는 “평소에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자주 바치는데, 오늘은 특별히 분열을 극복하고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망치질을 했다”며 “WYD가 단순히 하나의 국제 행사라는 의미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 청년들의 행복을 위한 자리가 되도록 많은 분이 함께 기도해 주시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참여 희망자는 2027 서울 WYD 조직위 홈페이지(https://wydseoul.org)를 통해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events@wydseoul.org)로 접수하면 된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면

안동교구, 故 두봉 주교 선종 1주기 추모미사 봉헌

초대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杜峰·프랑스명 René Dupont) 주교 선종 1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사목 정신을 기리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추모미사가 열렸다. 안동교구는 4월 10일 농은수련원 성직자 묘원에서 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로 ‘두봉 레나도 주교 선종 1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파리외방전교회 부지부장 허보록(필립보) 신부를 비롯해 지역 유림 대표와 두봉 주교가 생전 머물렀던 경북 의성군 봉양면 ‘봉양문화마을’ 주민들도 함께했다. 미사 중 추모식에서는 지난 1월 2일 이재명 대통령이 두봉 주교에게 수여한 ‘국민훈장 모란장’을 교구 총대리 김학록(안셀모) 신부가 대리 수령했다. 훈장은 교구 역사관에 한시적으로 전시되며, 교구가 현재 의성군과 협력해 추진 중인 ‘두봉 주교 기념관’이 건립되면 그곳으로 옮겨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추모식에서는 또 봉양문화마을 주민과 허보록 신부가 추도사를 낭독했으며, 고인의 생전 육성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권 주교는 강론을 통해 두봉 주교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성경 말씀인 ‘진복팔단’을 설명하며, “주교님은 예수님의 복을 받아들이기 위한 여덟 가지 조건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교님께서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에게 행복을 주어야 하며, 따라서 행복이란 주어야 받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분”이라며 두봉 주교의 깊은 신앙을 되새겼다. 두봉 주교는 2025년 4월 10일 향년 96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1954년 한국 땅을 밟은 이래 1990년 퇴임할 때까지 농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소박한 삶을 함께했고, 사회 정의를 위한 사목 활동에도 매진했다. 가난한 교회를 추구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손을 잡았던 그는 퇴임 이후에도 교구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지역 신자들과 함께 어울리는 소탈한 모습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2면

WYD 청주 교구대회 조직위, 묵주기도 3000만 단 봉헌운동 전개

청주교구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청주 교구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기도와 모금운동에 돌입했다. 2027 WYD 청주 교구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4월 5일 묵주기도 3000만 단 봉헌운동을 시작했다. 전국 교구에서 실시하는 묵주기도 10억 단 봉헌운동의 일환인 이번 행사는 외국 순례자들이 WYD에 안전하게 참여하고, 대회 기간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직위는 청주 교구대회 참가 외국 순례자를 3000여 명으로 예상하고, 순례자 1명당 묵주기도 1만 단을 봉헌한다는 의미를 담아 총 3000만 단 봉헌을 목표로 세웠다. 봉헌된 묵주알은 묵주로 제작해 외국 순례자들에게 교구 방문 기념품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WYD 참가를 희망하지만 항공료와 참가비 부담으로 참여가 어려운 해외 청년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후원 대상은 교구와 오랜 교류 관계를 이어 온 필리핀 빠야따스 지역 청년들과, 교구 사제 4명이 파견돼 선교하고 있는 과테말라 청년들이다. 특히 빠야따스는 교구가 20년 넘게 또래사도 프로그램을 통해 교류해 온 지역이다. 후원자 모집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이 외에도 조직위는 2025년 12월부터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WYD 동행 월미사’를 봉헌하고,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를 교재로 WYD 봉사자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번 기도와 모금운동으로 WYD가 일부 청년들만의 축제가 아닌, 교구 전체가 환대와 만남으로 세계 각국의 신앙 공동체를 맞이하는 뜻깊은 행사임을 널리 알리자”며 “모든 세대가 함께 준비하는 보편교회의 축제이자 순례이며, 복음 선포를 위한 중요한 선교의 기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구민 여러분의 작은 사랑과 나눔이 더해진다면, 전 세계 젊은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희망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2면

원주교구,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

원주교구는 4월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토마스, 1821~1861)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식을 열었다.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 사제서품 177주년 기념일에 봉헌된 공식 표준 초상화는 현대 과학기술을 총동원해 실제 모습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됐다. 교구가 극사실주의 회화 작업을 이어온 김세중(빈첸시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도 실존 인물에 가까운 재현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교구는 2019년 6월 11일 교황청 시성부 훈령을 준수하며 최양업 신부 유해의 진정성 확인과 보존을 위한 개묘와 유해 발굴을 진행했다. 같은 해 6월 15일에는 유해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응용해부연구소로 이송해 3D CT촬영을 했고,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응용해부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가 공동으로 최양업 신부 전신과 얼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문화영성연구소에 초상화 제작 실무를 맡겼다. 김 교수가 준비작업을 포함해 약 6개월간 그린 초상화는 가로 97cm, 세로 130.6cm 크기의 유화(油畫)로, 최양업 신부가 갓을 쓰고 녹색 영대를 걸친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천주가사」와 신자들을 찾아갈 때마다 손에 쥐었던 묵주, 새벽 여명 속 배론성지, 그리고 배론성지에 있었던 성 요셉 신학교 등 최양업 신부 일대기가 압축돼 있다. 봉헌식은 성음악 전공자 이종훈 신부(야고보·원주교구 부론본당 주임)와 소프라노 송강이(체칠리아) 씨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초상화 제작 실무를 총괄한 신우식 신부(토마스·배론 주교대리 겸 문화영성연구소장)가 경과를 보고했다. 초상화는 조규만 주교, 교구 총대리 백인현(안드레아) 신부, 신우식 신부, 김세중 작가,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박종섭(힐라리오) 회장, 여성연합회 김정란(체칠리아) 회장이 제막하며 처음 공식 공개됐다. 조 주교는 봉헌식에 거행된 미사 강론에서 “최양업 신부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의 첫 번째 단계가 통과됐고 이후 절차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계속 필요하다”며 “초상화를 그려 주신 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입력일 2026-04-17

서울대교구, AI 시대 사목 위한 ‘카를로 프로젝트’ 추진

서울대교구가 인공지능(AI) 시대 교회 사목을 위한 ‘카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교구 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합·재구축해 향후 교회 AI 활용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은 AI 시대 가톨릭교회 정보시스템 혁신 사업인 카를로 프로젝트를 위한 컨설팅 업체를 최근 선정했다고 밝혔다. 카를로 프로젝트는 미래 사목 환경과 AI 시대에 대비해 분산된 교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인터넷을 통해 신앙을 전한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처럼 교회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교구에는 굿뉴스, 본당 양업 시스템, 교구 양업 시스템, 각 부서 및 기관 홈페이지와 서버 등 여러 정보시스템이 별도로 운영되면서 데이터가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신자 교육, 봉사활동, 사목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활동 정보가 통합 관리되지 못했고, 사목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AI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프로젝트 추진 배경이다. 최근 AI 기술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여러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자를 보좌하는 ‘에이전트 AI’로 발전하고 있다. 에이전트 AI는 데이터와 규칙을 기반으로 업무를 자동 수행하기 때문에, 교회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으면 향후 활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교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홍보와 온라인 지원사업, WYD 묵주기도 10억단 운동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카를로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2027년에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굿뉴스·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 굿뉴스 서비스 30주년인 2028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2029년부터 2031년까지 양업 시스템도 개편한다. 교구 전산정보실장 김광두(고스마) 신부는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교회도 자체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정리가 필수”라며 “그 준비를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는 카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오는 5월 킥오프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컨설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1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인혁당 사건’ 51년 만에 추모사 발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4월 9일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51년 만에 추모사를 발표, 교회가 “함께해야 할 고통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조 대주교의 추모사는 경북 칠곡 현대공원 열사묘역에서 열린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 중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관홍(바오로) 신부의 대독으로 발표됐다. 추모사에서 조 대주교는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끌려가 생을 마감하신 그분들의 죽음은 단지 한 사건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깊이 새겨 놓았다”며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증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고 밝혔다. 거짓과 침묵이 진실을 가릴 때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고 남는 것이 바로 ‘증거’라고 말한 조 대주교는 “이 사건을 기억하고 지켜온 수많은 신앙인들의 삶 속에 기도가 있었고, 증거가 있었음을 저는 알고 있다”며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유가족과 증거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위로하기에는 우리의 기도와 말이 여전히 부족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조 대주교는 “침묵이 아니라 기억으로, 외면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것으로 그 증거를 이어가겠다”며 “증거의 삶이 우리 교회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드러내는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임을 다시 한번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중앙정보부가 유신 반대 투쟁을 벌였던 청년들을 “국가 전복을 꾀했다”며 조작하고, 이듬해 4월 이들 중 8명을 형확정 18시간 만에 사형 집행한 일을 말한다. 특히 희생자 중 4명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법원은 사건 발생 32년만인 2007년 재심을 통해 사형 집행된 8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톨릭교회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진상규명 활동을 한 것과 별개로 대구대교구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추모사를 한 것은 51년 만에 처음이다. 다음은 추모사 전문.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 추모사 오늘 저는 4·9통일열사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기도는 한때의 기억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도 조용히 이어져야 할 우리의 기도입니다. 유신의 어두운 시간 속에서,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끌려가 생을 마감하신 그분들의 죽음은 단지 한 사건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세상은 이 일을 두고 법과 정의를 말하고, 인권을 논하며, 권력의 정당함을 묻습니다. 그러나 저와 우리 교회는 이 기억 앞에 조금 더 근본적이고, 조금 더 무거운 질문을 되새깁니다.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증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습니다. 거짓이 진실의 자리를 대신할 때, 침묵이 진실을 가리는 방식이 될 때, 그 앞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그것이 증거입니다. 2007년, 우리 법원은 오랫동안 유죄로 묶여 있던 이름들을 풀어주었습니다. 그 판결의 문장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증거와 외침, 그리고 말해지지 못한 시간들이 함께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견디며,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붙들고 살아낸 이들의 증거가 마침내 하나의 문장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오늘, 그 증거의 시간을 함께 기억하고자 합니다. 교회 또한 이 세상 안에서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때로, 증거해야 할 자리에서 충분히 말하지 못했고, 함께해야 할 고통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했습니다. 그 부족함을 오늘 이 자리에서 돌아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기억하고 지켜온 수많은 신앙인들의 삶 속에 기도가 있었고, 증거가 있었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자리에서 이어진 그 기도와 증거가 인혁당의 기억을 오늘까지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유가족과 증거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위로하기에는 우리의 기도와 말이 여전히 부족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와 우리 교구는 다시 다짐합니다.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침묵이 아니라 기억으로, 외면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것으로 그 증거를 이어가겠다고 말입니다. 그러한 증거의 삶이 우리 교회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드러내는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임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 속에서 이어져 온 여러분들의 증거 위에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별히 희생자 유가족분들에게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사랑이 오래오래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4월 9일 4·9통일열사 51주기 추모제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입력일 2026-04-10

옥현진 대주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면담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3월 25일 교구청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교회의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면담에는 옥 대주교를 비롯해 교구 총대리 김영권(세바스티아노) 신부,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조정훈(안토니오) 신부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무안공항에 머무르고 있는 유가족들을 위한 월례미사와 함께 교구 주보에 관련 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옥 대주교는 이를 받아들였다. 협의회 김유진 대표는 “현 정권에 조사 의지가 있다고 하지만 자료 공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있어도 진상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최근 추가로 발견된 유해와 관련, “이미 지난해 모든 유해를 수습했다고 발표해 두 번째 장례까지 치렀는데 다시 시신이 발견되면서 세 번째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다시는 광주·전남지역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회가 나서달라”며 “전국 교구 차원의 기도와 함께 참사 관련 현황을 알리고 국가의 책임을 촉구하는 공식 입장 발표를 청한다”고 했다. 옥 대주교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담당 사제들과 함께 교회 차원의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를 드리는 것 자체로 어떤 위로나 위안이 되는 상황을 연출하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도드리는 것”이라며 “먼저 떠난 이들의 영혼과 남은 가족들을 위해 누군가 함께 기도해 주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옥 대주교는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정부 기관과의 소통도 필요하다”며 “오늘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국무총리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4면

서울대교구, 장애 학생 위한 ‘서울애화학교’ 인수

서울대교구는 3월 25일 교구청에서 학교법인 가톨릭애화학원 창립총회를 열고, 청각장애·지적장애 학생들을 위한 서울애화학교 운영 준비에 들어갔다. 총회에서는 이사장에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선임하고, 법인 정관과 학교 헌장 제정, 재산 출연 등을 의결했다. 애화학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장애 학생들에게 특수교육을 제공해 이들이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유능한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76년 툿찡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가 설립해 운영해 온 학교다. 50여 년간 애화학교를 운영해 온 수녀회는 단독으로 학교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서울대교구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서울대교구는 장애인 사목을 확대하려는 사목적 지향에 따라 애화학교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총회를 통해 애화학교 운영을 위한 법인을 설립한 서울대교구는 준비 과정을 거쳐 2027년 애화학교를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 대주교는 “기존에 수녀회가 운영해 온 애화학교의 이념을 잘 이어받아 여러 측면에서 전문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장애인 사목 확대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화학교는 청각장애 학생 교육을 위해 설립됐지만 2015년 지적장애 영역을 확대 개설해 학생들의 장애 특성에 맞는 공통교육과정, 기본교육과정, 청각중복장애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치원 1개 반, 초등학교 7개 반, 중학교 6개 반, 고등학교 6개 반, 전공과 4개 반 등 총 24개 학급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 수는 127명이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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