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 관련 담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교구에서 시복 추진 중인 초대 교구장 브뤼기에르 소(蘇)주교 시복 추진에 관한 담화를 발표하고 교구 단계의 시복 재판(예비 심사)을 개정할 준비를 마치게 됐다고 알렸다. 조선대목구 설정 및 초대 대목구장 임명 193주년인 9월 9일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 주교의 시복 예비 심사에 즈음하여’를 제목으로 발표된 담화에서 정 대주교는 “그동안 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와 영웅적 덕행과 성덕의 명성에 관한 연구를 차분히 진행해 왔던 교구는 이제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교구 단계 시복 재판(예비 심사)의 개정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영성을 심화시키는 기도와 현양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담화는 시복 추진 경과를 설명하는 것과 함께 예비 심사에 앞서 모든 신자의 의견을 듣는 공시 절차의 병행 의미로 공표됐다. 교황청 시복 절차법 「주교들이 행할 예비 심사에서 지킬 규칙」 제11조 나항에 따르면 “주교는 청원인의 청원을 자기 교구에서 공표하고, 모든 신자에게 그 안건에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자기에게 제출하도록 권유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정 대주교는 “이에 따라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는 신자는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를 통해 제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한국교회는 목자 없는 양들을 찾아 죽기까지 십자가의 길을 걸었던 브뤼기에르 주교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의 기초위에 세워졌기에 그의 죽음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며 “1931년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대교구 성직자들이 브뤼기에르 주교 유해 송환을 추진했고 중국 마가자(馬架子, 마자쯔)에서 서울 용산 성당 성직자 묘지로 유해를 이장함으로써 조선 입국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을 시작한 서울 개포동본당 공동체의 노력이 계기가 되어 20여 년 가까이 브뤼기에르 주교의 영웅적 덕행에 대한 명성이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시복시성에 대한 염원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한 정 대주교는 “2022년부터 서울대교구장인 제가 이를 받아들여 시복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경과는 시복 절차법에 따라 행정 사무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2022년 10월 주교회의가 서울대교구 주체의 시복 추진에 만장일치로 동의했고, 2023년 1월 교황청도 시복 재판 관할권을 서울대교구로 이전해 달라는 요청에 승인했다. 2023년 청원인으로 박선용(요셉) 신부가 임명됐고, 계속해서 2023년 교황청 조사에서도 시복 추진에 ‘장애 없음’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써 브뤼기에르 주교는 ‘하느님의 종’ 호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정 대주교는 2024년 7월 재판 관할권을 교구 총대리이자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구요비(욥) 주교에게 위임했다.

2024-09-15

서울·수원·의정부 민화위, 북향민들과 함께 추석맞이 합동 위령미사 봉헌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서울대교구 민화위),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남덕희 베드로 신부)는 9월 7일 의정부교구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북향민들과 함께하는 추석맞이 합동 위령미사’를 처음으로 공동 주최했다. 이번 미사는 원래 서울대교구 민화위가 단독으로 추진하던 상황에서 경기도 권역에 거주하는 북향민(북한이탈주민)들의 요청으로 3개 교구가 함께 진행하게 됐다.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이냐시오) 신부는 강론에서 “‘기억하는 한 살아있고, 기도하는 한 이뤄진다’말을 되새기며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가족, 멀리 떨어진 친지와 이웃들, 지금은 갈 수 없는 소중한 고향 땅을 함께 기억하고 기도하며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자”고 제안했다. 미사에 참례한 북향민인 한 안나(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 씨는 “경기도에 사는 고향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며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언젠가 고향으로 가겠다고 다짐하며 북녘 가족들을 위해 미사 중에 기도했다”고 말했다. 서울 민화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북향민은 약 3만 4천 명으로 이중 남한 사회에 정착한 지 5년 이상 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정수용 신부는 “그간 교회가 북향민의 초기 정착을 중심으로 지원·동반했다면, 이제는 사목적·영적 동반이 요청되고 있다”며 “이번 미사가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천주교 미사를 통해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3개 교구 민화위는 미사뿐 아니라 경기도 곳곳에서 모여든 북향민들 간 친목을 위해 레크리에이션도 준비했다. 레크리에이션 중 이기헌 주교(베드로·원로사목)가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미사에는 수원교구 민화위 위원장 허현 신부와 의정부교구 이은형(티모테오) 신부도 함께했다.

2024-09-15

‘디지털의 혁신이냐 배신이냐’…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AI)’의 갈림길

AI(artificial inelligence·인공지능) 기술이 말 그대로 전 세계 자본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시대다.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줄 잠재력도 크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딥페이크' 문제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9월 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세계적인 AI 권위자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AI윤리 담당 고문 파올로 베난티 신부(Paolo Benanti·프란치스코회 TOR)가 초대된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갖춰야 할 AI 역량과 윤리에 대해 모색해 보는 특별한 강연이 마련됐다. ‘정보사회인가, 통제사회인가?’를 주제로 한 베난티 신부 강연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및 교구 주교단과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등 내빈을 포함한 800여 명이 참석해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베난티 신부는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 교수,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위원,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 위원, 이탈리아 총리실 산하 AI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강연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 준비 과정의 일환인 ‘WYD 지식여정’ 첫 순서로 기획됐다. “현대 기술이 던지는 핵심 도전 과제는 인간의 가치와 윤리적인 틀에 대해 성찰하는 사회 전체의 담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교수 조동원(안토니오) 신부 통역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베난티 신부는 “기술 ‘혁신’을 공동선으로 향하는 ‘발전’의 원천으로 변형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우리의 숙제이고, 그 답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의 윤리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점을 약간 바꿔서 기술을 권력의 한 형태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베난티 신부는 “AI의 모든 명령에는 도덕적 결정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누가 가치 있는지, 누가 그렇지 않은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통해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다. 뉴욕의 로버티 모세스가 설계한 인프라를 예로 들어 모든 기술적 산물이 권력 이전과 질서를 재편해 사회적 역학과 접근성을 변화시킨 점을 강조했고, 70년대 미국 토마토 농장 경우를 들어 기술이 제품과 시장 성격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들려줬다. 이제는 “기술의 문제가 인공지능 뒤에 있는 알고리즘에 있으며, 알고리즘으로 인해 어떤 사람은 인간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을 통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하고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인간이 되는 것의 가치는 무엇인가?’가 그것이다. 베난티 신부는 “여기서 ‘복음’은 우리가 새로운 경계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준다”고 강조했다. 복음은 언제나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창조주의 피조물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 “AI에 관해 이야기할 때 제기되는 핵심 질문은 ‘누가 누구를 통제하는가?’라는 점이다”라고 지목한 베난티 신부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는 ‘할 수 없는지’ 결정하는 이런 새로운 권력의 변화는 정의의 문제고,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국가도 있을 수 있기에 지정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교육하고 이 기술을 민주주의와 호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세례를 통해 고유한 이름을 지녔고 거룩함으로의 부르심이 있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서 베난티 신부는 젊은이들에게 기술과 AI의 영향 속에서 어떻게 삶을 헤쳐 나가야 할지 조언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진리 안의 사랑」에서 가르치신 바와 같이, 기술은 인간의 정신이 만들어 낸 것이고 그 인간의 정신은 하느님과 긴밀히 일치된 것이기에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밝힌 베난티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분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신중함’을 가지고 AI와 기술의 양면성을 식별하며 비판적으로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강연은 인간 존엄성과 사회적 복지를 중심으로 한 기술 발전 필요성을 촉구하고 이에 대한 젊은이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책임을 상기시켜 주는 자리로 의미를 남겼다. ◆ 인터뷰 - 파올로 베난티 신부 "AI, 윤리적 발전과 성장 동반돼야 “윤리적 발전과 성장이 동반된 AI(인공지능) 기술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AI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되어 우리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를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AI가 미칠 전망과 부정적인 면에 대한 생각을 묻자 베난티 신부가 들려준 대답이었다. “원자폭탄이 모든 건물을 파괴할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와 걱정을 낳은 것처럼, AI 또한 인류 공동체를 파괴할 힘과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베난티 신부는 “양극화를 야기하고 가짜 뉴스를 유포해 우리 모두를 원수로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베난티 신부는 가장 우려되는 AI의 오용은 “‘범죄적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는 AI가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사람에게 있다”며 “운전면허증처럼 AI 이용이 가능한 증명서 발급이나 AI로 제작된 것을 명시하는 방안 등은 부정적 결과를 피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황청은 지난 2020년 ‘AI 윤리에 관한 로마 선언’을 통해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난티 신부는 이 선언의 의미를 “AI 윤리와 관련된 여러 논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6가지 주요 원칙을 제공한 것과 함께 여러 정부 기관뿐 아니라 21개 종교 대표단이 함께 서명하고 동참한 점”이라고 밝혔다. “AI는 매우 위대한 혁신입니다. 혁신이 성장을 동반할 때, 곧 공동선과 인류의 유익에 기여할 때 진정한 혁신이 됩니다. 인간이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과 성장의 도구로 사용할 줄 알게 될 때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이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베난티 신부는 지난 3월 7일 교황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AI가 ‘유사종교’로 기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서는 “당시 주제는 AI 답변을 신탁처럼 받아들이게 된다면, 즉 믿어야 할 무엇인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유사종교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며 “핵심은 인공지능이 생성해 낸 것을 분별할 수 있도록 훈련된 인식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제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교황청은 생명학술원 등을 통해 관련 연구와 성찰을 계속 진행 중이다. 생명학술원 위원인 베난티 신부는 “현재 ‘AI 윤리에 관한 로마 선언’을 토대로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모델 고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4-09-15

원주교구 순교자 발자취 생생하게 본다

원주교구 배론성지(주임 박동규 마르코 신부)가 원주교구 순교자들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우리 신앙의 밑거름 원주교구 관련 순교자들」(여진천 신부 엮음/134쪽/7000원/기쁜소식)을 발간했다. 이 책은 원주교구 순교자들을 조선 후기 97위, 근현대 신앙의 증인 11위로 구분하고 있으며 시기별, 본당별로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본당별 순교자는 원주교구 지도 안에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수록한 것도 특징이다. 현재 시복시성이 추진되고 있는 복자나 하느님의 종에 대해서는 시복시성 경과도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순교자들에 대해 출생부터 순교까지 삶과 신앙을 소개하는 간략한 전기를 실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이해하고 따라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순교자들 소개 자료에 원전이 되는 사료를 각주에 달아 자료의 신빙성을 높이는 동시에 원전을 찾아보기 원하는 독자들을 배려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발간 축사에서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을 조명하는 일은 교회 역사학자들에게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다”며 “원주교구에서 유일한 한국교회사 전공자인 여진천(폰시아노) 신부님 덕분에 원주교구와 관련된 순교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역사가들의 부단한 작업으로 인해 우리들의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반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2024-09-08

저자에게 직접 듣는 ‘자기 이해’와 ‘관계의 지혜’

생활성서사(대표 윤혜원 유타 수녀)가 2025년 희망의 순례 희년을 기념하며 8월 31일 서울 명동 주교좌명동대성당 1898 광장에서 ‘행복한 북콘서트 2024’를 열었다. ‘자신을 알고 다른 이와 함께 살아가기’를 주제로 마련된 북콘서트에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홍성남(마태오) 신부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 박재찬(안셀모) 신부가 초대됐다. 홍 신부는 가수 개미두마리(곽창선·진시몬)가 패널로 함께 한 가운데 ‘나도 모르는 내 마음 알아보기’를 제목으로 저서 「내 마음이 어때서」와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 나갔다. ‘양심’과 ‘욕망’ 등의 키워드를 통해 ‘나 자신을 바로 알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삶에서 자기 이해가 얼마나 필요한지 밝혔다. 홍 신부는 “‘행복 목록’ 등을 작성하며 오감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해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실질적인 팁을 나누기도 했다. 「주님, 당신 품 안에서」의 저자 박재찬 신부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주제로 북토크를 펼쳤다. 이 자리에는 소프라노 임선혜(아녜스) 씨가 패널로 참석해 공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신부는 휴식과 쉼, 특히 ‘영적인 쉼’과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등 두 가지 문제를 다뤘다. ‘쉼’을 육체적인 쉼, 심리적인 쉼, 영적인 쉼으로 구분한 박 신부는 “영적인 쉼은 하느님께 집중하는 것, 즉 ‘기도’를 뜻한다”고 말하고 세 가지 쉼을 함께하는 방안으로 피정을 권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 주신 선물’이라는 책 속 구절에 관해서는 “하느님은 고통을 도구 삼아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이끄신다”며 “흔히 ‘미숙한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그들에게 화살을 겨누기 전에 그들을 통해 나에게 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북콘서트 현장에서는 「주님, 당신 품 안에서」의 삽화를 그린 심순화(가타리나) 화백의 작품 전시회도 준비됐으며, 각종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이날 행사는 서울특별시 ‘2024년 종교계 주최 시민 참여 행사’와 가톨릭신문사·가톨릭평화신문 후원으로 이뤄졌다.

2024-09-08

“명동 찾은 아기 엄마들 마음 편히 쓰세요”

아기와 함께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과 명동거리를 찾은 엄마들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수유실이 생겼다. 서울대교구는 8월 31일 1898광장에 명동거리 유일의 수유실 축복식을 거행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수유정보알리미 사이트에 등록된 수유실 기준으로, 명동거리의 중심인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에서 반경 200m 이내 수유실은 교구 수유실이 유일하다. 큰길 건너로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동지하쇼핑센터에 수유실이 있지만 좁은 의미의 명동거리에는 하나밖에 없는 수유실인 것이다. 9월 1일 정식으로 문을 연 교구 수유실은 1898광장 안내데스크에서 열쇠를 받아 산모와 아기, 총 두 명이 사용 가능하며 1898광장의 오픈 시간인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수유실 내부에는 소파와 테이블, 기저귀교환대, 가림막, 손소독제 등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수유실 비치 필수 물품을 모두 갖췄다. 내부 환경 또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노란색, 하늘색 등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색채를 사용해 아기들의 정서 발달에도 신경 썼다. 착유를 위한 유축기 등은 이용객의 추이에 따라 추가로 구비 예정이다. 수유실은 이날 축복식을 거행한 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오 신부는 “이번 교구 수유실 개소는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한 교회의 작은 걸음”이라며 “신자분들뿐 아니라 관광객이나 외국인분들도 편하게 이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4-09-08

망향대 올라 북한 땅 바라보며 한반도 평화 기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가 세계 평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하는 ‘2024 세계 평화의 바람 DMZ 청년평화순례’를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했다. 올해 세계 평화의 바람 행사에는 외국인 참가자 3명을 포함해 청년 26명, 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이냐시오) 신부와 스텝 등 모두 38명이 참여했다. 세계 평화의 바람은 8월 29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층에서 참가자들을 소개하는 ‘환대의 시간’으로 시작했으며,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통일부 소속 한반도통일미래센터 방문이 이어졌다. 둘째 날에는 임진강변 평화누리길을 도보순례 한 뒤 파주 북한군 묘지와 연천 유엔군 화장장을 방문해 6·25전쟁의 비극과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참가자들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에서 둘째 날 일정을 마무리하며 청년 신자로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셋째 날에는 북녘이 바라다보이는 강화평화전망대와 실향민들의 애환이 남아 있는 교동도를 찾았다. 특히, 교동도에서는 교동망향대에 올라 북한 땅을 바라보며 한반도 통일을 염원했다. 의정부교구 남양주 별내본당 신자인 유용호(대건 안드레아) 씨는 “본당에서 민족화해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서울대교구 민화위 세계 평화의 바람 행사에는 처음 참가하게 됐다”며 “한국교회 안에 민족화해 활동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 중 한 사람인 떼제 공동체 소속 크라베크 다니엘 수사는 “DMZ 지역을 순례하면서 한국의 분단 현실을 체험할 수 있었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도드렸다”고 밝혔다.

202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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