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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순례자’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6) 서울대교구 홍은동본당 ‘소외된 지역 주민과 함께’ 사업

박주현
입력일 2025-07-29 16:25:11 수정일 2025-07-29 16:25:11 발행일 2025-08-03 제 345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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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의 가치 실천…“조건 없이 돕고 응원합니다”
올해 27명 취약계층 발굴…따뜻한 위로와 정서적 돌봄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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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홍은동본당 사회복지 사업 봉사자들이 2021년 1월 복지 사각지대 노인의 집을 방문해 생필품 전달과 잠시 이야기 나눔을 마친 뒤 함께 기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은동본당 제공

서울대교구 홍은동본당(주임 이기성 에우세비오 신부)은 올해 1월부터 ‘어려운 신자와 함께, 소외된 지역 주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사회복지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본당과 지역 내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건강하게 먹고, 1년 중 하루라도 즐겁게 보내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인간다운 삶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본당 사회사목분과(분과장 서호성 라자로)와 ‘나눔의 묵상회’(회장 김미경 리디아)는 2021년부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지원을 받아 매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사회복지 활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본당은 서울 홍은동 지역 취약계층 가운데, 건강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1년에 한 번 외출조차 어려우며, 학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조차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이웃을 지역사회와 신자들을 통해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총 27명의 지원 대상자에게 두 달마다 쌀, 밑반찬, 과일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가정 방문을 통해 말벗이 되어주고 간단한 집수리도 함께 하며 물질적 지원을 넘어 따뜻한 위로와 정서적 돌봄을 함께 전하고 있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말에는 지원 대상자들과 함께하는 야유회 ‘힐링 나들이’가 예정돼 있다. 매년 성지순례를 겸해 떠나는 이 나들이에는 본당 노인 신자들도 함께 참여해, 대다수가 독거노인인 대상자들과 자연스럽게 유대를 맺으며 사회적 안전망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 바람 쐴 기회도, 동행할 사람도 없었던 대상자들은 모처럼의 여행에서 웃음을 되찾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며, 신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하느님 안에서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인간의 존엄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본당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 5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원하며, 현실의 제약 속에서도 아이들의 자존감이 꺾이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고 있다.

나눔의 묵상회 회원들은 해당 청소년들과 일대일 결연을 하고, 소정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김미경 회장은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내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며, 인간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행’의 가치를 실천해 온 본당은, 사회적 기여가 크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회복지시설에도 매달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인 서호성 분과장은 “희망의 순례자는 순례단이 될 때 더 빛난다”며 “후원금이 크지 않아도, 지역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교회·사회 기초 공동체들이 한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당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지원을 통해 해마다 장학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고, 대상 청소년의 학창 시절 동안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기성 신부는 “진정한 구원은 우리가 이웃의 결핍에 안타까워하며 그것을 채우기 위해 선을 실천할 때 비로소 주어지는 것”이라며 “봉사자들의 우군이 되어주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도 깊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