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인류의 희망, 차별 없는 세상에서 자립할 역량 키워요”

학교에 다니고 사춘기를 겪는 평범한 우리 주변 청소년에 다들 익숙해졌다. 하지만 가깝게는 아시아, 멀게는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로 가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고통받는 아동·청소년들이 있다. 교육조차 못 받는 아이들은 자기 상황을 개선하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이다. 한국교회는 그런 지구촌 아동·청소년들을 어떻게 돕고 있을까.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국제협력센터는 올해 중점 사업 분야로 교육을 내세운다. 다양한 원인으로 충분히 배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센터의 아동 및 청소년 교육 분야 개발협력사업은 아프리카 및 아시아 최빈국과 개발도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존엄을 잃은 지구촌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해방’할 역량을 심어주는 센터의 활동을 알아본다. ■ 교육 소외의 원인 빈곤과 재해·재난은 아이들을 교육에서 소외시키는 대표적 원인이다. 마다가스카르 피아나란초아주에서는 빈부격차가 뚜렷하고 가뭄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 라우라 바꾸냐 학교 학생들은 지역에서도 최빈곤 가정의 자녀들이다. 대부분 영양실조를 앓고 고아와 장애 아동도 많은 현실에서 학습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지속적 교육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케냐에서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이시올로주도 마찬가지다. 만성적 빈곤, 높은 실업률, 부실한 지역 기반 시설로 인해 주민 71%가 극빈층이다. 이런 상황에 지속되는 가뭄은 식량 위기를 가중시킨다. 탄자니아 이링가주에서는 청년이 전체 인구 75%를 차지하며 인구 70%가 국제 빈곤선 이하 수준의 수입(하루 약 1.25달러)으로 생활한다. 대다수 주민의 생계 수단은 농업이지만,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배움은 꿈도 못 꾼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우기마다 농업이 타격을 받아 사람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는다. 캄보디아 푸삿주는 58%가 숲이고 다수 주민이 농민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경제적 불안정에서 아이들 학습에 우호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학습권, 성평등, 신체적 다름에 대한 인식 부족은 지구촌 아이들의 교육을 더욱 방해한다. 스리랑카 푸탈람구·라트나푸라구 차농장 및 해안 지역의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학교에 가지 말고 노동해 생계비를 벌도록 강권한다. 오랜 내전으로 전쟁 과부, 미혼모가 많은 우간다 오모로구에서는 여성 문맹률이 특히 높다. 여성들은 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하고 4~7명의 자녀를 키우며 가사와 농사를 병행한다. 읽고 쓰지 못해 교육 기회는 더 제한돼 자립적인 삶을 꾸리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탄자니아 므완자주 알비노 아이들은 신체적 다름 때문에 교육 기회를 뺏긴다. ‘선천성 색소결핍증’으로 알려진 알비노는 피부와 머리 색이 유독 밝아 아프리카 사람들 가운데 눈에 띈다. 아프리카에서 알비노가 가장 많은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지니고 있으면 부와 행운이 찾아온다는 미신이 존재한다. 알비노 아이들은 늘 외상이나 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어 정상적 학교생활이 불가능하다. ■ ‘해방’의 역량을 위하여 “한 자루의 연필, 한 권의 책, 그리고 헌신적인 교사가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성장 환경과 교육 수준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과 최빈국 아이들은 대물림되는 가난과 제한된 교육 기회로 인해 ‘한계지어진 삶’을 살아간다. 센터는 그들에게 변화를 만들어 갈 역량을 키울 기초를 마련해 주고자 교육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은 가난한 아동과 청소년이 전인적 발전을 이뤄 대물림되는 사슬을 끊고, 자신과 자기 공동체의 삶을 해방할 수 있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먼저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마련하고, 체감하는 경제적 불평등을 줄여주는 것이 목표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살레시오 수녀회와 협력해 라우라 비꾸냐 학교 빈곤층 학생들에게 급식과 학비를 지원한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급식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돈이 없어 학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취약계층 학생 130명에게는 1년치 학비를 지원한다. 케냐에서는 케냐 카리타스와 협력해 이시올로주 3개 농촌 초등학교에 교실 증축, 교실 내 개인 사물함 및 의자 구비, 학생 90명의 교복 구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다. 탄자니아 이링가주에서는 살레시오회와 협력해 돈보스코 직업 기술 학교(DBYTC, Don Bosco Youth Training Centre)를 통해 지역 청년 대상 농업 기술 교육을 제공한다. 학교에서는 농업 기술뿐 아니라 인쇄, 재봉, 전기공학, 용접 등 기술 교육도 이뤄진다. 농업 및 기술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캄보디아 푸삿주에서는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와 협력해 ‘안나스쿨’ 교직원 급여, 학생들의 급식 및 간식 구입비, 예체능 교육비, 문화 체험 활동비, 도서 구입비 등을 지원한다. 안나스쿨은 수녀회가 2013년부터 지역 성당에서 아이들의 방과 후 제공하는 학교다. 그 부근 깜뽕루엉 수상마을 언어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크메르어(캄보디아 국어)와 베트남어 수업이 진행된다. 도농 격차가 큰 스리랑카에서는 착한 목자 수녀회와 협력해 푸탈람구·라트나푸라구 차농장 및 해안 지역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교육적인 가정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아이들에게는 학습 동기 부여 프로그램과 리더십 강화 활동을 제공, 학부모에게는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성 불평등으로 제약받는 우간다 여성들도 존엄하고 자유로운 삶의 실현할 수 있도록 센터의 도움을 받는다. 센터는 올해부터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와 협력해 오모로 지역 여성들에게 문해·기술·위생 교육을 지원한다. 더 많은 여성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수녀회가 운영하는 여성센터의 시설 확장 공사 자금도 지원한다. 지역 여성들은 이곳에서 아촐리어(부족어)를 배우고 재봉, 미용, 요리와 같은 실용적인 기술을 익혀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 센터는 탄자니아에서는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폭력이 만연하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지역 주민과 아동 및 청소년의 ‘인식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알비노 인식 개선과 알비노 관련 미신의 타파가 핵심 목표다. 북동부 아루샤와 킬리만자로 지역에서는 아동 청소년들에게 알비노 인식 개선 교육을 펼치고, 정부 및 지역 행정 기관과 함께 ‘국제 알비노 인식 개선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므완자주에서는 아프리카 선교회(Society of African Missions, SMA)와 협력해 주민 인식 개선뿐 아니라 알비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준다. 선교회가 설립한 알비노 보호 시설 ‘탕가 하우스’의 교육 장비 구입 및 기숙사 내부 시설 구축, 알비노 아동 및 청소년 교육과 정기 건강 검진·치료 등을 지원한다. 센터 실무자 김다해(아녜스)씨는 “우리는 생각하지 못한 수많은 어려움을 가진 아동 청소년이 지구촌에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 가려진 청소년들 또한 인류의 희망이기에, 그들이 교육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기억해 달라”고 전했다.

2024-05-26

기회 간절했던 청년들, 짐바브웨에 ‘희망’ 선물

‘기회’를 박탈당한 시대에 청년들은 가장 어려움을 겪는 세대로 손꼽힌다. 언론에서는 ‘N포세대’ 등 동정 어린 키워드로 청년들의 메마른 현실을 조명하고, 사회에서는 각종 지원 제도와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청년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불쌍한 수혜자’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정착하고 말았다. 그 편견을 깨부수고자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이하 청년문간)은 지난해 ‘무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13명의 서포터즈를 모집, 올해 4월 16일~25일 짐바브웨에서 청년들의 손으로 희망을 전했다. 자립은커녕 생계유지조차 어려워하는 지구촌 이웃에게 청년의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희망을 안겨주고 돌아온 ‘무카나 서포터즈’의 현지 활동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회를 선물할 기회 청년문간은 청년들이 짐바브웨 고퀘 지역 주민에게 ‘무카나’(짐바브웨 공용어인 쇼나어로 ‘기회’)를 선물할 기회를 주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속적으로 노동할 수 있는 기반 없이 하루 두 끼, 옥수수죽으로 배고픔만 달래며 주저앉은 주민들이 자립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청년들은 현지에서 손수 미싱기, 태양광 패널, 각종 부자재를 구매해 봉제 시설(가칭 ‘희망 팩토리’) 설비를 지원했다. 또 현지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사업비 마련을 위한 모금 및 크라우드펀딩도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실행했다. “그분들이 그냥 밥만 먹고 사는 것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어요.” 청년들이 주민들에게 선물하려던 것은 피상적인 연민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의 삶이었다. 그들의 자립에 기여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뿐이 아니라, 동료 인간으로서 함께 누렸으면 하는 소소한 가치들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한 청년 비영리봉사단체로부터는 선글라스 100여 개를 기부받아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자외선이 강한 아프리카에 꼭 필요한 물건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생 가난에 내몰려 스스로 꾸며볼 기회조차 없었을 주민들의 사정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잘사는 나라 사람들의 전유물인 사치품이 아니라, 사람 누구나 자신을 보다 소중히 생각할 수 있는 선물로 마련했다. 또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청년들은 주민 200여 명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서 선물하기도 했다. 그곳 주민들은 살면서 자기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해 본 적이 없다는 말에 출국 전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챙겼다. ‘인생샷’(살면서 가장 잘 찍은 사진) 한 장씩 선사해 ‘아무리 힘든 삶이면 뭐 어때, 나는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인걸’ 하는 긍지를 심어주려는 마음이었다. 듬뿍 담긴 진심과는 달리 어려움도 따랐다. ‘희망 팩토리’ 설비 지원을 위해 수도 하라레에서 물건을 사서 공장이 있는 고퀘까지 이동하려면 차로만 9시간가량 걸렸다. 길도 거의 비포장도로라 많이 흔들리고 험했다. 선글라스를 챙겨 출국할 때는 공항에서 예상 못 한 관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하지만 기회 없이 놓인 이웃에게 기회를 선사하는 기쁨은 그 모든 힘겨움을 상쇄했다. 즉석에서 나온 폴라로이드 사진에 신기해하면서도 사진 속 자기 모습에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기뻐하던 주민들, 한순간 피어나는 꽃처럼 얼굴에 드리웠던 무기력함을 거둬버리는 웃음은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특히 살면서 처음 써보는 선글라스에 대해서도 주민들 호응은 예상외로 높았다.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곳곳에 있는 주민들 무리마다 적어도 2명씩은 선글라스를 낀 채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는 모습은 청년들에게 영화 속 명장면처럼 남았다. “저희도 소중한 기회를 선물 받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희망을 안겨줄 기회 말이에요.” 청년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을 내면에도 크나큰 긍지가 차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나 가졌고 성취했느냐와 상관없이, 또 도움의 크기가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나도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기쁨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 박재근(28·마티아)씨와 한은진(23)씨는 “우리가 가진 능력이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누군가를 활짝 웃게 해줄 수 있다는 체험은 지금도 가슴 벅찬 기억으로 남았다”며 “나아가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 메아리쳐 돌아온 희망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마음도 잘 돌볼 여유가 없었고, 내면의 이야기에도 귀를 닫고 있었죠.” 갈피가 잡히지 않는 진로, 거듭되는 실패, 그에 따라 커져만 가는 불안…. 서포터즈도 여느 청년들처럼 자립 성장통을 겪고 있다. “배운 것이 명확하게 없는 것 같고, 지금까지 닦아 온 스펙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는 공통된 호소대로다. 간절히 원하는 정답은 야속하게도 단서조차 보이지 않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내 잘못이구나” 하는 자책의 늪으로만 깊이 빠져든다. “나는 도움받기만 하는 무력한 존재인가 봐” 하며 자신의 가치에조차 회의적이 되는 청년들에게 서포터즈 활동은 ‘나는 청년인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이미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영화인을 꿈꾸는 권나영(26)씨는 짐바브웨 백수와 한국 백수가 만났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눌지를 초점으로 현지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 권씨는 “과정이 행복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연기 오디션 100회에 지원했을 때 한두 번 연락이 돌아오기도 힘든 현실에 떠밀렸던 권씨는 그간 결과에만 집착했다. 그런 그는 “짐바브웨 사람들을 피사체로 담고, 그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에서 치유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나의 작은 재능으로 누군가 좋은 경험을 하고, 행복해하고, 서로 섬기고 섬김받는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한 선물이었다”는 깨달음이다. “쓸 수 있는 글이 ‘영찍영’(영화 찍는 영화)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늘 고민이었다”는 영화감독 지망생 오승현(24)씨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청년들 내면에 잠재된, 외연을 넓혀 나가는 사랑에 눈떴다”는 오씨는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자체를 궁금해해야 하는 영화감독의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문수 신부(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청년들이 소유, 성취 등 조건과 상관없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과 능력을 표현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무카나 프로젝트의 뼈대”라고 전했다. 이어 “수혜의 대상처럼만 인식되는 청년 세대들이 사실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스스로도 자립 성장통을 이겨나가는 멋진 잠재력이 있음에 모두가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5-12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7) 부산가톨릭청년합창단 ‘첼레스티스’

부산가톨릭청년합창단 ‘첼레스티스’(단장 박수현 가브리엘라, 지도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는 부산교구를 대표하는 청년 합창단이다. 2022년 10월 첫 오디션을 진행한 이후 교구 젊은이의 날(Busan Youth Day, BYD) 등 행사 무대에 서며 꾸준히 인지도를 높인 끝에 지난해 12월 창단미사를 봉헌하며 데뷔했다. 20개 본당 23명의 단원들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모여 연습하는 등 꾸준한 노력 외에도 실력 향상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한 워크숍을 개최한다. 지금은 교구 및 교회 행사에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복지시설, 병원 등 기관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낮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태도는 단원들이 공유하는 마음가짐이다. 연습 중 간식을 먹을 때는 누가 말하기도 전에 쓰레기를 치우고 설거지하는 등 드러나지 않게 봉사한다. 장애인 단원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장난을 친다. “네가 없는 합창단이 상상이 안 된다”는 애정 표현 속 단원들의 우정은 돈독해진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께 나아가는 신앙심은 단원들이 바쁜 일상에도 활동할 힘을 준다. 창단미사를 준비할 때, 연습이 끝나는 늦은 밤도 예외 없이 100일간 매일 묵주기도, 미사 봉헌, 희생 봉사를 돌아가며 바쳤다. 박수현 단장은 “십자가에 매달리던 그 순간까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했던 예수님처럼 기도와 희생을 생활화하는 단원들 덕분”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사랑과 신앙으로 뭉친 공동체기에 단원들은 첼레스티스가 지친 일상의 ‘힐링’(치유)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새빛 단원(안드레아·토현본당)은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덧 웃음이 난다"며 “너무나 행복하고 소중한 회복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오수민 단원(마리아·양정본당)은 ”무너진 나를 일으켜주는 사람을 생각하며 노래하다가 옆 단원을 보며 함께 눈물 흘렸던 기억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밝혔다. 같은 하느님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기쁨은 단원들의 일상을 변화시킨다. 김미라 단원(세라피나·주교좌남천본당)은 “함께 성가를 부를 때 ‘주님께서 곁에 계시는구나’ 하고 실감한다”며 “하는 일에 용기가 생긴다”고 고백했다. 이상윤 단원(안드레아·모라성요한본당)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성가를 흥얼거리고 가사 뜻을 생각하는 가운데 신앙도 더더욱 자라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첼레스티스를 지도하는 이원용 신부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세상 복음화를 향해 나아가고 싶은 청년들 누구나 환영한다”며 “돌멩이처럼 한참 다듬어지고 있는 첼레스티스의 ‘조약돌의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4-04-28

청년의 열정 모아 ‘물 흐르듯’ 생태 영성 실천해요

인천교구 대야동본당(주임 한덕훈 스테파노 신부) 청년 하늘땅물벗 ‘도란도란벗’(반석벗 최진아 안젤라, 담당 한덕훈 신부)이 4월 7일 선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개울물이 잇따라 흘러가는 소리 또는 모양’이라는 뜻대로, 본당 청년·환경분과 회원 17명이 본디 ‘도란도란’ 모여 함께 신앙생활을 하자는 의미와 함께 환경 움직임에 물 흐르듯 일상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올해 1월부터 벗님(회원)들로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들은 하느님의 뜻 안에 하나 되어 생태환경을 지키고자 하늘땅물벗으로 발족했다. 일반 생태주의 단체가 아닌 평신도 생태 사도직 단체이기에, 본당 인근 환경 정화 활동 등 평범한 일상에서 창조 질서 수호를 실천할 방안들이 무엇이 있을지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손수 지으신 아름다운 자연…. 그것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망가지는 생태 현장을 마주했을 때 끓어오른 사명감이 활동 계기가 됐다. 지난해 지구 청년들과 다녀온 대부도 플로깅에서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쓰레기들이 봉투에 가득 찼다.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어요.” 벗님들은 “그날처럼 우리의 계속되는 작은 움직임으로 자연이 점점 정화된다면 공동의 집을 지켜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도란도란벗의 존재는 본당의 젊은 세대들에게 생태적 회심을 퍼뜨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뿐 아니라 주일학교 교사회 간부들도 도움벗(협력회원)으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교리교사들은 벗으로 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일학교 학생들에게도 환경에 대한 교리를 접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 도란도란벗 활동은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환경에 책임감을 지니고 조그마한 노력부터 실천에서 나설 수 있는 기회이기에 벗님들에게 호응이 높다. 김지유(스텔라) 벗님은 “주님께서 지어주신 환경 속에서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 “혼자라면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는 생태적 회심이지만, 함께이기에 일상에서도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하는 작은 실천들 속, 벗님들은 자신의 편리만을 추구하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환경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동찬(델피노) 벗님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시고, 손수 만드신 이 땅의 모든 것을 돌보라고 말씀하신 창세기 속뜻을 알게 됐다”며 “하늘땅물벗 활동을 통해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생태적인 말씀을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기에 직장, 학업에 집중하느라 주일 외에는 시간을 맞춰 활동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같은 본당 하늘땅물벗이기에 높은 단합력은 그를 극복할 원동력이 된다. 최진아 반석벗(회장)은 “현시점에서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는 본당의 공동체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여주기식이나 억지 활동이 아닌, 청년 스스로가 생태 영성의 중요성을 자각한 작은 발돋움이기에 본당 사목자들은 지지를 높은 지지를 보낸다. 주임 한덕훈 신부는 “청년들이 꾸준히 작은 결심과 실천을 통해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창조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주면 좋겠다”면서 “이들의 활동이 기성 신자들이나 비신자에게도 알려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2024-04-28

예수님은 청년 삶의 나침반, 그분과의 대화로 영적 갈증 채워요

대개 청년 신자들은 기도보다 생활성가 찬양과 같은 활동만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영성보다 활동 중심적인 본당 청년 활동, 표면적으로만 접하는 신앙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청년도 많다.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겠다”거나 “삶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만나는지 배운 적이 없다”며 교회에서 멀어지는 청년도 있다. 예수회가 전 세계에서 펼치는 평신도 영성 활동인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한국 책임자 손우배 요셉 신부, 이하 기도의 사도직)는 개인별 기도 교육, 영신 상담 등을 통해 청년들의 영적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예수회원들 도움으로 예수와의 인격적 만남으로 나아가는 기도의 사도직 청년 회원들은 그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나침반처럼 안내하시는 주님을 비로소 체험하고 있었다. ■ ‘그분과의 진지한 만남 추구’ 4월 5일 저녁 7시30분,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장엄한 미사가 봉헌됐다. 오르간 성가가 울려 펴지는 가운데 십자고상, 예수성심 상본, 성경을 치켜들고 입당한 건 다름 아닌 청년 복사단원들. 전례 중 제대와 복음서, 신자들을 향해 분향하는 것도 빠지지 않았다. 기도의 사도직은 매달 첫 금요일 바치는 예수 성심 신심 미사를 장엄미사로 봉헌한다. ‘전통 전례는 고리타분해서 싫어할 것’이라는 흔한 예상과 달리 청년 회원들의 호응이 높다. 전통 전례를 경험하기 힘든 청년 회원들은 “가톨릭교회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가치로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늘 말한다. “피어오르는 향을 보면 주님에게서 오는 크나큰 위로가 느껴져요. 한 달간 삶 속 힘들었던 것들이 주님께 봉헌돼 올라가는 기분이거든요.” 미사에 참례한 60명가량의 회원 중 청년은 무려 20여 명. 한창인 봄 날씨에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러 가기보다 성당으로 발걸음한 이유는 주님과의 진지한 만남을 추구해서다. 미사에 앞서 5시30분 시작된 기도 묵상과 성시간 전례 때부터 한 명 한 명 모여들었다. 신앙과 괴리되기 쉬운 분주한 삶…. 청년들은 성체 조배와 강복을 통해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예수님을 느끼고 그분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복사기를 돌리거나 상자를 옮기는 등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작업에서도 주님께서 자신에게 바라시는 뜻을 찾고, 일상을 예수성심에 봉헌하는 기도의 사도직 영성을 실천하면서 그분과의 인격적 만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관상기도에서 마주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답답함 가운데 예수님이 함께 계시니 어느 순간 괜찮아졌던 체험처럼 청년들은 예수님을 만나며 그간 느껴본 적 없던 근본적 안정감을 맛본다. 2016년부터 예수 성심 신심 미사에 참례해 온 이원준(유스티노·37·서울 도곡동본당)씨는 “예수님을 내 삶에서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내 삶에서 구체적으로 그분 뜻에 따라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조금씩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격적으로 오신 그분을 찾기 전의 삶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평화”라고 덧붙였다. ■ 기도하는 방법 “염경기도 외에 별다른 기도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청년 회원들은 레지오, 성서모임, 이런저런 봉사에 몸담았던 사람이 대다수다.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신앙 지식을 쌓아도 채워지지 않던 목마름은 바로 기도에 대한 갈구였다”는 말은 그들의 공통된 고백이다. 신앙인에게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청년들도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기도하는지는 잘 모른다. 기도의 사도직은 이렇듯 깊이 있는 기도와 친숙하지 않은 청년들을 위해 ‘기도 학교’ 등을 열고 있다. 기도 순서가 복잡하고 일반 청년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신수련을 가르쳐 주고 묵상과 성찰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장이다. 청년들은 예수회원들에게서 가장 기초적인 것들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침을 받는다. 본질적으로 예수님과의 대화인 기도를 위해 자신의 내면을 비우는 침묵, 영으로 깊이 침잠하게 하는 호흡법, 자세를 배운다. 그러다 보면 양심 및 자아 성찰, 향심기도, 렉시오 디비나 등 깊이 있는 기도법으로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아가게 된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식이 아니라 청년 개개인에게 영적 동반자로 함께하는 여정이다. 청년들은 예수회원들이 매번 내주는 기도 숙제를 받아 각자 수행하게 된다. 청년들을 위한 개인 면담도 이뤄진다. 면담에서는 막연한 체험을 듣기보다 청년들에게 기도 느낌이 어땠는지, 관상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도록 이끈다. 기도의 사도직 한국 부책임자 최준열(다미아노) 신부는 “늘 내면에 무언가 갈망이 있음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그 실체가 예수님임을 알려주는 것이 기도 교육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 지위 등 저마다 좇는 목적을 이뤄도 허전한 마음은 예수님과의 밀접한 대화로 비로소 채워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 나눌 수 있는 분위기 “‘펠릭스 쿨파’(Felix Culpa, 복된 죄)라고 하잖아. 어쩌면 우리가 죄인이기에 구원의 은총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닐까 싶어.” 학업, 취업, 직장생활…. 인생에서 유독 캄캄한 시련만 몰아치는 시기를 보내는 청년들은 언제나 마음속으로 “하느님, 함께 있어 주세요”하고 되뇐다. 하지만 그를 다른 청년들과 나누기는 쉽지 않다. 본당 청년 모임 뒤풀이 자리에서만 해도 신앙 이야기를 꺼내려다가도 “오글거리니 그만두자”하고 단념한다. 하지만 기도의 사도직 청년 회원들은 함께 자연스럽게 신앙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청년들에게 본인의 기도 체험을 나누는 예수회원들이 조성한 나눔의 문화다. 반응하는 삶과 응답하는 삶은 어떻게 다른지, 각자 어떻게 자기 삶에 응답하고 있는지 식사 자리, 술자리에서도 물꼬를 트는 예수회원들을 따라 청년들도 자유롭게 털어놓을 용기를 얻는다. 3년째 회원으로 함께하는 양은혜(그라시아·36·의정부교구 일산본당)씨는 “‘우리가 이렇게 서로 도와주라고 하느님이 만나도록 엮어주셨나 보다’라는 등 소소한 일상에서도 청년들이 하느님 현존을 함께 찾아내고 나눌 수 있어 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는 1844년 ‘기도의 사도직’(Apostleship of Pray)으로 출발한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는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일상에서 살아가며 예수성심과 일치하는 삶을 실천한다. 회원들은 ▲성체성사와 매일 봉헌기도 및 성찰기도 봉헌 ▲예수성심과 성모성심에 대한 믿음 ▲교황 매달 기도지향 동참 등 노력으로 평범한 일상을 예수에게 봉헌하고 신앙과 일상을 통합하는 평신도 영성을 살아내고 있다.

2024-04-14

이웃 돕는 청년들, “힘들어도 사랑 실천 뿌듯해요”

“매년 인원이 줄면서 활동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통받는 이웃에게 따뜻함을 안겨줄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유입 청년 부족, 결혼·출산 등으로 인한 인원 유출…. 여느 청년 단체가 그렇듯 서울 수유동본당 청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회장 윤강식 베드로·지도 신웅 바오로 신부, 이하 청년빈첸시오)도 코로나19 이후 운영난을 겪고 있다. 8명뿐인 활동 회원은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25일, 추위에 떠는 상계동 달동네 이웃을 위해 직접 구매한 연탄 1000장을 다른 단체 청년들의 동참으로 집집마다 배달했다. 본당 청년빈첸시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청년들만이 할 수 있는 헌신을 펼치고자 20여 년 전 결성됐다. 연탄 봉사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신자들을 위한 교중미사 전후 차량 지원, 자모회와 함께 김치를 담가 독거 신자들에게 배달하는 김장 봉사 등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 이후 인원이 10명 아래로 줄어 다른 활동은 중단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연탄 봉사만큼은 놓지 않고 있다. 한 장 3.5㎏ 남짓한 무거운 연탄을 한 사람당 수십 개씩 운반하는 헌신은 한창 생기 넘치는 청년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봉사기 때문이다. “옮길 때는 조금 힘들지만, 다 같이 ‘으쌰으쌰’ 웃으면서 힘을 내는 청년만의 활력이 있답니다.” 연탄을 살 기금도 땀 흘려 마련했다. 지난해 봄에는 본당 신자들에게 물품 기부를 받아 성당 마당 한편에서 바자회를 펼쳤다. 저녁 미사 후 열었던 일일 주점은 서빙과 주문, 계산, 음식 만들기, 주방 및 홀 세팅 등 8명 인원으로는 감당하기 빠듯한 큰 노력이 들었다. 여느 청년들처럼 회원들도 직장, 학업 등 사정으로 여유가 없고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지만, 위로가 필요한 이를 외면하지 않는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다. 겨울이면 당연한 듯 보일러를 켜는 시대, 말 못 할 사정으로 추위에 무방비하게 놓인 이들을 직접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회원들이 베푼 위로는 다시 회원들에게 돌아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루나(엘리사벳·22) 회원은 “각자 살아가기 바쁜 현실이지만, 사회는 아직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 나도 누군가와 웃음과 고마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하게 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긍정적이 된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윤강식 회장은 “우리가 베푼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음을 체험하기에 연탄 봉사 외 다양한 활동을 다시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하는 청년 누구나 청년빈첸시오 활동에 동참하며 조금이나마 주님 안에서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 2024 청년빈첸시오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https://open.kakao.com/o/sYCVBf3f)

2024-03-31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6) 대구대교구 세르비레 야구단

“‘주님 안에 일치를 이루자’는 마음 위에, 야구를 통한 선교와 봉사를 펼치는 청년 야구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구대교구 세르비레 야구단(단장 김완진 대건 안드레아·지도 이철희 요한 사도 신부)은 단순히 야구만 즐기는 모임이 아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신부와 청년 신자 20여 명이 모여 2014년 7월 창단된 이래 교구 주최 행사 참여, 봉사활동을 기회 닿는 대로 펼쳐왔다. 야구단은 매달 1~2회 정식 경기를 치르고, 매년 1회 열리는 ‘교구장기 야구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지만 특히 이웃을 섬기는 일에 앞장선다. 스페인어로 ‘봉사하다’(Serviré)라는 그 이름대로다. 교구 주최로 열리는 청년행사에 참여해 행사 준비, 주차 봉사 등에 적극 나선다. 교구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해 급식, 청소 봉사를 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활동의 핵심 목적인 ‘야구를 통한 선교’ 실천을 위해서다. 비신자들도 함께하는 등록 단원 51명은 모임과 기도를 언제나 기도로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또 비신자 청년들에게 가톨릭교회를 소개하고 신앙 체험 기회도 주고 있다. 청년들은 야구의 특성인 단합과 팀워크를 이루며 신앙을 넘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그리스도교적 일치, 형제애로 나아간다. 특히 여러 이유로 신앙생활을 쉬기 쉬운 청년기에 야구단은 청년들이 운동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 서로 신앙 고민을 나누며 극복할 힘을 준다. 김완진 단장은 “오랜 냉담으로 성당으로 돌아올 기회를 놓친 청년들이 야구단 활동으로 다시 신앙을 이어가면서 예전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진 단원(베드로·대구 성산본당)은 “직장 일로 힘들지만, 신앙을 넘어 한마음을 이룬 형·동생들이 운동뿐 아닌 봉사에도 함께하며 더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신부는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1베드 4,10)라는 말씀처럼 단원들은 신자와 비신자 간 친교 위에 많은 곳에서 봉사하며 선교하는 단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2024-03-31

[르포] 청소년 찾아다니는 이동형 쉼터 ‘서울A지T’

청소년들이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버스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 누구나 어른들의 보호 아래 미래의 꿈을 키워갈 권리가 있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 단위로 기초적인 보호를 제공한다. 가정이 보금자리로 온전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가출, 학업중단, 일탈 위험에 노출된 위기 청소년이 된다. 전국 청소년 쉼터는 138개소(지난해 12월 기준)나 되지만, 위기 청소년들 스스로 쉼터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들은 오늘도 보호 밖에 놓인 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담당 은성제 요셉 신부, 이하 아지트)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으로, 청소년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피난처가 되어주고 있다. 가정불화와 폭력, 학대 등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9~24세 청소년들을 지켜주고 치유하는 버스 현장을 찾아갔다.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3월 8일 퇴근 시각인 6시 무렵, 서울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앞 길목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금요일을 즐기고자 번화가로 향하는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저물녘 가로등이 켜지자,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어른들 틈으로 확연하게 앳된 얼굴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등에 멘 가방에는 캐릭터 인형을 매달았다. 체육복 바지나 교복 치마 차림까지 영락없는 10대들이었다. 서너 명씩 무리 지어 걸어오는 아이들이 멈춰 선 곳은 1번 출구 앞에 세워진 주황색 버스 앞. 버스 문을 두드리자 주황색 옷을 입은 활동가들이 나왔다. 서로 포옹의 인사를 나누는 사이 버스 옆면에 짙푸른 색으로 큼직하게 적힌 ‘서울A지T’ 글귀가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어서 와, 얘들아. 저녁은 먹었니? 노래도 부르고 간식도 먹고 놀다 가~” 버스로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노래방 리모컨부터 집어 들었다. 버스 안에는 노래방 기계와 TV 스크린, 등받이가 있는 좌식 의자, 품에 꼭 껴안을 만한 동물 인형들도 놓여있었다.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는 와중, 봉사자들이 마련한 오리 불고기와 잡곡밥으로 식사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동형 쉼터인 아지트는 생활보호 시설인 일반 쉼터와 달리 대상 청소년들이 있을 만한 장소로 찾아가는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이 주가 된다. 청소년 복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발굴한다’는 표현이 쓰일 만큼, 위기 청소년들을 실제로 만나고 시설로 오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번화가 등 아이들이 밀집한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아이들은 버스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봉사자들의 보호 안에 놓인다. 식사·간식뿐 아니라 생리대 등 긴급 생필품 제공, 치과 진료를 포함해 함께 병원에 가는 등 의료 지원도 받는다. 아린양(15·가명)은 “다른 쉼터와 달리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주니까 당장 도움이 절실할 때 받을 수 있어 안심되고 나쁜 어른들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처 입은 어린 마음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여느 친구들처럼 결 고운 아이들”이라고 봉사자들은 말하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수월하지만은 않다. 대여섯이 모여 버스 앞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세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고 나타난 아이들도 있었다. 치유되지 않고 방치된 내면의 상처 때문이다. 말 못 할 폭력 피해를 당한 자신에게 같은 편이 되어 싸워주지 않은 부모에게 절망해 극단적 선택을 누차 시도한 아이도 있다.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가출했다”는 사연은 자주 반복되는 대표적 사례다. “저는 엄마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어요.” 지우양(16·가명)은 어머니에게 대물림받은 상처를 고백했다. 지우양은 어머니의 강요로 학교를 자퇴했다. 어머니는 “집안이 어려우니 공부는 꿈도 꾸지 말고 돈이나 벌어 오라”며 지우양을 떠밀었다. 어머니 자신도 어린 시절 가난한 형편 때문에 억지로 자퇴하고 어머니를 모셨다. 누구도 상처를 보듬어 주지 않았기에, 위기 청소년들은 이전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어른들을 따라 하며 일탈로 치닫는다. 나쁜 영향을 준 것은 어른들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을 따라 해서 내가 날 지켜야 한다”는 잘못된 인지가 깔려 있는 것이다. 포용할 줄 모르는 사회의 냉대는 아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준다. 식당에서 청소년증을 내밀지 못할 때, 식당 주인이 큰소리로 “너 자퇴했냐?”라며 무안을 주는 건 다반사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난 사랑받을 수 없구나” 하는 절망감을 맛본다. “저희도 사랑받고 싶어요. 그런데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저희를 나쁘게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버스에 오르고 있다. 3월 8일 서울 성신여대입구역에 ‘아웃리칭’을 나온 서울A지T 활동가들이 버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믿음을 통해 치유되는 상처 “선생님은 널 믿어. 너도 언젠가는 네게 상처 준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게 될 거야.” 상처가 깊은 아이들은 가치 기준이 무너졌거나 죄의식에 무감각하기 쉬워 사회화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지트와 함께하는 위기 청소년들은 비교적 빨리 마음을 열고 변화한다. 아이들을 믿어주는 마음으로, 가족과 같은 ‘라포르’(Rapport, 공감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활동가들의 진심 덕분이다. 아지트는 ‘밥상머리 교육’처럼 아이들에게 가족처럼 다가가는 것을 지향하기에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펼치지 않는다. 가족생활이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이뤄지지 않듯, 그때그때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부모님처럼 함께한다. 함께 카드놀이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출출하면 라면을 끓여 먹기도, 아이들 성화에 못 이긴 척 늦은 밤 치킨을 시켜주기도 한다. 활동가들은 상담 시간과 횟수를 정해두는 타 시설의 상담과 달리 아이들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든 상담에 나선다. 아지트 활동을 마친 새벽에라도 “죽고 싶다,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다”는 청소년의 연락이 오면 이불에 누웠다가도 일어나 찾아간다. 활동가들 사랑에 힘입은 아이들이 가족과 세상을 용서하고, 원망에서 해방될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가 잘못 살았다고 어저께 신부님께 고백했어요. 성당에 가서 성사를 볼 거예요.” 트리(가명·20·루카)군은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으로 하느님을 등지고 있었다. 그런 트리군은 “천천히 용서로 다가가며 하느님과 화해하는 마음을 먹은 건 지금껏 많은 사람의 기도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부님과 선생님들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어요. 잘 준비해 고해성사도 하고 용서의 의미를 배워 나갈 거예요.” 은성제 신부는 “아지트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 입고 방치된 아이들을 찾아나서 가족 같은 피난처가 돼주고 용서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법인지원금만으로 운영되는 아지트가 위기 청소년들에게 참된 치유를 안겨줄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원 우리 1005-701-540128 예금주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문의 010-7655-9510 서울A지T 담당 은성제 신부 서울A지T 활동가들이 아지트 버스 안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은성제 신부 제공

2024-03-17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5)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

2월 3일 인천 학익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친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과 학생 및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톨릭대 까리따스 봉사단 제공 가톨릭대학교 까리따스 봉사단(단장 장지수, 지도 서한석 요한 사도 신부)은 복음적 가치에 따라 소외된 이웃에게 우선적으로 사랑을 실천하고자 2015년 11월 창단됐다. 단원들은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뿐 아니라 노숙인을 위한 의류 나눔 등 지역사회 가장 낮은 곳의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가톨릭대 교육이념인 ‘진리·사랑·봉사’에 공감하는 단원 60여 명이 종교와 상관없이 봉사단에 함께하고 있다. 신앙은 없어도 “이웃을 위해 내 삶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입한 학생도 많다. 매년 2월, 11월 펼쳐지는 연탄 나눔은 일반 학생, 교직원 등 더 많은 사람이 나눔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장이 된다. 올해 2월에는 방학임에도 100여 명이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연탄 4000장을 전달했다. 학기 중인 지난해 11월에는 두 배가량의 인원이 동참했다. ‘가장 낮은 곳으로 가자’는 복음적 가치가 바탕이기에 봉사단의 사랑 실천은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지역 사회 교육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학습 멘토링, 제주도와 한강 등지에서 펼친 환경 미화 봉사처럼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환경도 봉사단이 섬기는 이웃이 된다. 아동, 여성 등 대상을 특정해 활동하는 일반 자원봉사단과 달리 모두를 섬길 이웃으로 열어둔다. 피상적 봉사가 아닌 고민이 담긴 나눔이기에 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기도 한다. 의류 및 쌀 나눔을 할 때는 관련 복지 기관들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한다. 지난 학기 자선 바자에서 주어진 쓸만한 물건들은 경매에 부쳐 기부 수익금을 모으기도 했다. 지도 사제는 단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장지수(3학년) 단장은 “단원들에게 기획 아이디어를 던져 주거나 수혜 기관들을 알려주고, 필요한 물품 기부 등으로 단원들의 조력자가 되어줄 가톨릭신자들을 이어주시는 신부님이 있기에 봉사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는다”고 말했다. 사랑 없이 메말랐던 세상, 단원들은 봉사에 사랑으로 화답하는 이웃들에게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 정효리 봉사국장(리오바·3학년)은 “소박한 간식을 챙겨주는 이웃들의 선의가 돌아올 때 오히려 저희가 위안을 받는다”며 “그 충전된 마음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2024-03-03

인천 노동사목·정평위, ‘광주여행 가불게’ 참가자 모집

‘2023 광주여행 가불게’ 참가 청년들이 광주 남동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 정평위 제공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양성일 시메온 신부)가 광주의 민주화운동 현장을 찾아 민주주의 의미를 되새기는 5·18 평화순례 ‘2024 광주여행 가불게’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두 위원회는 청년들이 한국교회가 민주화에 공헌한 역사를 민주화운동의 대표 현장인 광주에서 느끼며 민주시민으로서 시각을 넓혀주고자 2021년부터 매해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청년들은 피상적으로 알던 ‘5·18민주화운동’ 역사를 현장에서 체험함으로써 현재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게 고민하며, 건전한 사회교리 의식 위에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2024 광주여행 가불게’는 청년들이 직접 여행 주제와 일정을 계획·실행하는 참여적 프로그램이다. 지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천주교인으로서 기억하고 실천할 것 알기’, ‘팬데믹에도 꺾이지 않은 우리 신앙심과 같은 5·18을 가슴에 새기기’ 등 청년의 관점에서 자유주제를 정했다. 광주시민들이 최후의 항전을 벌였던 전남도청, 광주 민주인사들이 시민 희생을 막고자 대책을 논의했던 남동성당 등 방문지도 직접 선정한다. 참가 대상은 인천교구 청년 신자(만 19~45세)로 신청 기한은 3월 7일까지다. 3~5명 인원으로 구성된 총 10팀을 선발해 팀당 순례비 50만 원을 지급한다. 오리엔테이션,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인원에 따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신청 방법 및 관련 자료는 링크(url.kr/cm5uyl)를 통해 알 수 있다. ※문의 032-765-6970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2024-03-03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