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잡지] 2025년 5월

■ 경향잡지 이번호 ‘경향 돋보기’에서는 5월 성모 성월을 맞아 ‘다시 보는 성모 신심’ 주제로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잘 모를 수도 있는 성모 신심 교리를 살폈다. ‘교구의 재발견’에서는 대구대교구 설정 120주년을 준비하는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만났다. ‘마음을 드높이 주님께’는 성모 호칭 기도의 유래와 변천사, 성모님의 호칭 54가지를 소개했다. ‘숨은 교회 찾기’는 춘천교구 화현이벽성지에서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의 자취를 찾았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900원> ■ 빛 ‘묵시사회를 살아가는 신앙인’에서는 일곱째 나팔의 시간에서야 재앙의 의미가 드러나는 요한묵시록 11장 내용을 설명한다. ‘전례력 돋보기’에서는 많은 본당에서 매월 첫 토요일에 봉헌하는 성모 신심 미사에 대해 알아본다. 표정훈(요한 사도) 평론가는 우리나라 최대 인구 집단인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구술생애사가 담긴 책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대구대교구/1800원> ■ 생활성서 은총 가득한 성모 성월이 되기를 기도하며, 성모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소중한 이야기를 특집으로 했다. ‘폭싹 속았수다, 성모님’을 주제로 한 특집에서는 김석주 신부(베드로· 제주교구 주교좌중앙성당 주임)가 삶의 자리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하신 성모님의 감동적인 일화를 밝혔다. 또 성미술 복원가 고승용(루카) 작가는 평생을 성모님 바라기로 살아온 이야기를 전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한국적인 성모님을 화폭에 담아 온 심순화(가타리나) 화백을 만나, 주님의 부르심을 느끼며 작품 활동을 하는 그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소개했다. <생활성서/4800원> ■ 월간 꿈CUM 강석진 신부(요셉·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가 ‘교회사의 숨겨진 한 페이지’에서 한센인의 몸으로 평생 참 사제의 길을 걸었던 장순도(바르나바) 신부의 삶을 묵상했다. ‘영성의 길’에서 수원가톨릭대학교 하상신학원 영성신학 이수완(로마노) 교수는 캔터베리의 대주교 토마스 베케트의 영성을 편지 형식으로 담았다. 소설가 안영(실비아)의 신앙수필은 ‘말씀의 힘’에 대한 체험을 나눴다. 박정배 신부(베네딕토·수원교구 용인본당 주임)가 ‘교회의 제사인 미사성제’에 대해 기고했다. <월간 꿈CUM/5000원> ■ 참 소중한 당신 ‘어린이와 함께’를 특집으로 했다. 조그만 것에도 기뻐하고 편견 없이 바라보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어린이의 모습들을 담았다.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강혁진(토마스 아퀴나스) 씨, 인천교구 서창2동본당 김은정(마리아) 씨, 수원교구 광교1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감 조윤정(스텔라) 씨의 이야기를 실었다. ‘인터뷰-깨소금 신앙’에서는 아빠와 함께 찬양 사도로 활동 중인 제리아(안나) 양을 소개했다. 찬양 사도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와 싱글 앨범 탄생 이야기, 아빠와 함께했던 찬양 공연 등의 사연이 소개됐다. <미래사목연구소/4000원> ■ 사목정보 ‘2025년 축성 생활의 해를 보내며’를 주제로,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유덕현(야고보) 아빠스를 인터뷰했다. 2025년 현재 수도자들이 ‘축성 생활의 해’를 어떻게 지내고 있고 또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들었다. 특집에서는 나현오(현오 레지나) 수녀, 박주영(체칠리아) 수녀 등 축성 생활의 해 행사위원회의 글을 통해 축성 생활의 기쁨과 행복, 축성 생활의 해를 보내며 준비하는 다양한 행사와 움직임 등을 살폈다. ‘내가 바라는 세상’에서는 산불로 피해를 당한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15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저서에서 찾는 영적 유산

4월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또 환경과 평화 등 인류 공동의 과제 앞에서 어떤 행동을 지녀야 할지 꾸준히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제 소중한 영적 유산으로 남은 교황의 주요 말들을 저서들 안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 희망 “희망을 품는다는 것은 인류가 겪는 악의 비극을 외면하는 순진한 낙관론과는 다릅니다. 진정한 희망이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밝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힘입니다.” (「희망」 510쪽) 최근 출간한 자서전 「희망」(2025, 가톨릭출판사)에서 교황은 절망이 만연한 시대 속에서 끝까지 희망을 선택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묻고, 자신의 생애 전체를 통해 그 답을 보여준다. ‘희망은 멈춰 서지 않는 것이다’는 신념이 삶 전체에서 증명되는 듯하다. 그는 희망을 막연한 낙관이나 위로의 말이 아니라, 두려움과 절망을 뚫고 나아가는 내면의 힘으로 보았다. 「그래도 희망」(2019, 가톨릭출판사)에서는 그리스도인이 바라고 지향해야 할 진정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은 우리로 하여금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한다”고 역설한 교황은 “이 희망은 현재를 위한 원대한 목표, 즉 인류를 위한 구원, 자비하신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 맡기는 사람을 위한 지복을 제공해 준다”고 강조한다.(55쪽) 또 교황은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이미 이루어진 어떤 것에 대한 기다림”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바로 거기에 문이 있고, 그 문에 이르는 것을 희망하며 문을 향해 걷는 것 즉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어떤 것을 향해 걷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 데 있다”고 풀이했다.(148~149쪽) ■ 자비·믿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2016년을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할 만큼 교황직에 머무는 동안, 이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자비의 마음과 실천을 필요로 하는 시대임을 수시로 상기시켰다.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자비의 삶을 호소한 「아버지처럼 자비로워지십시오-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찰」(2015, 생활성서사)에서 교황은 “그리스도적 시간은 사랑의 시간이자, 사람들 사이를 결속하는 시간”이자 “그것은 또한 서로 간에 벽을 세우는 시간이 아니라 세대 간에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마음의 다리를 이어주는 시간”(149~150쪽)이라며 자비의 정신을 강조한다. 또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신다는 것은 빵을 나누는 행위를 모든 형제를 비롯한 삶의 모든 차원으로 넓혀가기 위해 책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빵을 나눌 준비를 당부한다.(163쪽) ‘믿음’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촉구한다. 「하느님과 다가올 세계」(2020, 가톨릭출판사)에서 “선포되지 않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다”고 말하고 “믿음은 설득을 통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보물을 전달하듯이 전해져야 하고, 교회는 ‘밖으로 나가는 공동체’이기에 우리는 문을 활짝 열어 놓는 신앙을 살아가자”고 밝힌다.(70쪽) 또 예수님이 하셨듯이 믿음을 전하자고 청한다.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는 이렇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전합시다.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모든 이를 위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났듯이 말입니다. 선동하려는 목적이나 공격적으로 반박하려는 완고함을 버린 삶의 양식과 선포 방식을 채택해야 합니다.”(148쪽)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15면

주교회의, 교황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발간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5월 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 160쪽/8000원)를 발행했다. 5개 장, 220항으로 이뤄진 회칙은 예수 그리스도 성심의 인간적이고 신적인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음(심장)’이라는 상징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자주 사용됐다. 교황은 책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그 마음 안에서 건전하고 행복한 방법으로 서로 관계를 맺고 이 세상에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 나라를 이룩하는 법을 배우도록 전한다. 회칙은 또한 성경과 이전의 교도권 문서들, 성인과 예수회원 등의 저술에서 발췌한 묵상에 비춰 전통적인 예수 성심 신심을 교회 전체에 재차 제안하고 있다. 회칙 217항은 “새 회칙이 사회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의 가르침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만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바로 그 사랑의 물을 마심으로써 우리는 형제애의 유대를 이루고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하며, 공동의 집을 함께 돌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칙 220항은 “당신 성심에서 생수의 강들이 계속 흘러나오게 해 주시기를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간청드린다”며 “생수의 강들은 우리가 입힌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우리의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며, 정의롭고 연대하며 형제적인 세상을 향한 여정에 우리가 함께 나아가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현재까지 「신앙의 빛」(Lumen Fidei, 2013),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015),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 2020)에 이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2024) 까지 총 네 편의 회칙을 발표했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2면

교황청-평양 오간 은밀한 신호들…「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 나는 갈 것이다).” 2018년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하자, 이에 대한 승낙으로 밝힌 교황의 일성(一聲)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교황 발언 이후 바티칸 교황청 내부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황 방북을 성사하기 위한 은밀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교황 방북은 성사되지 못했다. 2019년 트럼프와 김정은의 ‘하노이 노 딜’로 방북 프로젝트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왜 끝내 성공하지 못했을까. 트럼프 2기로 미-북 화해 모드가 조성된 지금, 교황 방북은 재개될 수 있을 것인가?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가 펴낸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는 교황 방북 프로젝트의 진실을 풀어놓은 책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를 지낸 이 대사는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그는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 ‘소노 디스포니빌레’의 배경과 전후 진행 과정을 기록해 두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들려준다. 공직자로서의 의무감에서 기록을 정리했다는 이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바티칸으로 출발하는 순간부터 긴박했던 교황청과 평양, 그 사이를 오간 은밀한 신호들을 전해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심으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고, 북한 방문이 교회법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사제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북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에 공식적인 가톨릭 사제가 없어 교황을 누가 맞이할 것인지도 문제가 됐지만, 교황은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다.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없다가 아니라,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책은 바티칸에서 긴밀히 진행된 교황 방북 협상의 비화를 담은 한편, 잘 알 수 없었던 교황청과 주교황청 대사의 세계를 소개한다. 교황청 내부는 어떤 모습이며, 각국 주교황청 대사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이 대사가 지켜본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다른 한국 사랑과 에피소드들을 사진과 함께 엿볼 수 있다. 이 대사는 책을 펴내는 말에서 “언젠가 교황 방북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될 때, 바티칸 3년을 기록한 이 책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15면

“산티아고 순례길, 서로 존중하며 걷는 인생 축소판”

예수회 김용해(요셉) 신부는 지난 2018년 안식년을 맞아 800킬로미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당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그는 사제나 교수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배낭 하나 메고 홀로 걷고 싶은 마음에 길을 떠났다. 한 인간으로, 그보다도 자연 안의 한 존재로, 또 다른 타자 즉 자연과 소위 정신적 존재라 불리는 이들과도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지’를 더 깊이 알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의 가장 깊은 곳의 갈망은 무엇인지, 어떤 동기에서 오늘도 살아가는지 체험하고 싶었다. 「비아토르」는 김 신부가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자연과 사람, 삶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서는 기존의 산티아고 순례를 다룬 이야기에서처럼, 풍경을 담은 화려한 컬러 사진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심한 듯 하지만, 담담하게 펼쳐지는 저자의 글은 모노톤의 선율처럼 담백하면서도 소박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제목 ‘비아토르’는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를 축약한 것이다. ‘참 자신이 되기 위해 길을 걷는 인간의 자각’을 드러낸다. ‘Homo’는 인간을, ‘Viator’는 여행자를 의미한다. 즉 ‘길 위의 인간’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생 장 피에 드 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프랑스 길’이라 불리는 순례길을 걸으며 자신과 대면한다. 그리고 참자아를 찾기 위한 과정이 일생의 순례라는 것을 깨닫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바로 그 인생의 축약이 아닐 수 없었다. “산티아고 길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순례길처럼 인생에서도 사람들과 서로 힘을 얻기도 하고, 서로 관대하게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갈등과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빨리 걸을 수 있는 사람과 느리게 꾸준히 걷는 사람이 있듯이 각자의 속도가 있어서 스스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걸어야 한다.”(145쪽) 그는 하루 20~30킬로미터의 길을 걸으며 기도와 묵상을 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불쑥불쑥 찾아오는 추억과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에 대해 숙고했다. 개인 차원의 슬픔의 근원을 들여다보고, 공동체라는 집단의 기억 안에 내재한 슬픔의 근원도 추적해 갔다. 저자의 감정과 영혼을 정화하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매일 새로운 사건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 울리는 소리를 적었다. 점점 많은 걸음이 축적되고 의식이 침잠하자 잠을 자다가 꿈에서 그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때는 머리맡 노트에 메모하고 걸음을 옮기며 되새김했다. 이 과정은 자신과 하느님을 더 잘 깨닫는 계기가 됐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아가고자 했던 걸음은 저자에게 그가 속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소명 의식을 다시 불러일으켰으며, 길 위의 인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환경에도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었다. 책은 그 시간 그 자리에 대한 영혼의 기록들이다. “슬픈 감정이 가시자 들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게 눈에 들어왔다. 불현듯이 온 세상이 아름다웠다. 이름이 있든, 이름을 모르든, 꽃과 나무와 사물 하나하나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138쪽)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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