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 북콘서트 개최…“기도가 시, 시가 기도”

“민들레는 나의 자화상입니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생명력을 키워가는 수도자의 삶, 그 강인함의 상징이지요.”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가 4월 11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산문집 「해인의 바다」와 시집 「민들레의 영토」 출간 50주년 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가톨릭출판사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는 물론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에서 찾아온 독자들과 91세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수백 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1976년 출간된 「민들레의 영토」는 반세기 동안 수많은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 시집이다. 이 수녀는 “이 책은 딴마음 먹지 않고 50년을 걸어온 제 길”이라며 “‘일편단심 민들레로 살았구나’ 싶어서 스스로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또 “민들레 홀씨가 바다에 도착했듯, 오늘 제 앞에 있는 독자들이 바로 제가 바라보는 바다”라고 인사했다. 「민들레의 영토」 50주년을 축하하는 ‘생일 축하합니다’ 합창으로 막을 올린 행사는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의 축사와 시 낭독,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정 시인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순수하고 지고지순하며 맑고 깨끗하다”며 “그 순백한 정신을 늘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장미의 기도> 등 세 편의 시를 차례로 낭독하며 시집이 품어 온 반세기의 시간을 함께 되짚었다. <장미의 기도>에 대해 이 수녀는 “젊은 수녀였던 시절, 초심을 잃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으로 성소를 다잡으며, 자기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별을 보면>에서는 “우리가 모두 나름의 빛을 내는 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렸고, <바다여 당신은> 낭독 뒤에는 청원자 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바다를 보며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글쓰기를 50년간 놓지 않은 원동력으로 “모태 신앙과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을 꼽은 그는 수도자라는 정체성 속에서 “기도가 시이고, 시가 기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는 “하느님이 계시든 아니든 선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삶은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타적인 사랑을 연습하고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젊음을 투신하라고 당부했다. 남은 생의 소망을 묻자 이 수녀는 “노을빛 시기를 사는 지금, 순간 속에 영원을 사는 연습을 하면서 인내의 기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들려줬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5면

명화 속에서 되살아나는 복음의 증거자들…「성인전 - 미술관에서 삶의 길을 찾다」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리기를 자청한 베드로의 굳은 의지,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냉철한 지성, 세상과 단절된 동굴 속에서도 고요한 강인함을 잃지 않는 안토니오 성인의 모습. 조토의 〈성 베드로와 바오로의 순교〉, 리포 멤미의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승리〉, 다비트 테니르스의 〈성 안토니오 아빠스의 유혹〉 앞에 서면, 굳이 설명이 없어도 그 내면의 언어가 고스란히 전해온다. 수백 년 전 화가들이 붓으로 포착한 것은 성인의 외양이 아니라, 그 내면에서 타오르던 은총과 신앙의 깊이였다. 「성인전」은 그 언어를 읽어내는 책이다. ‘미술관에서 삶의 길을 찾다’를 부제로 한 책은 장대한 서양미술사 속에 숨겨진 성인들의 이야기를 예술가들의 조형적 감각과 신앙의 역사로 함께 펼쳐 보인다. 무엇보다 성화를 단순한 종교적 도상으로 읽지 않는다. 저자 윤인복 교수(아기 예수의 데레사·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는 “이미지란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잠재한 그리움을 자극하여 결국 사랑과 공경으로 이끄는 창(窓)이 된다”고 밝힌다. 성화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가 색채와 형태를 감상하는 미적 행위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마음을 여는 영적 행위라는 풀이다. 그림 앞에 선 관람자가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신앙의 응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순교와 증거’, ‘기도와 묵상’, ‘신비와 은총’, ‘회개와 봉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베드로와 바오로부터 안드레아, 마태오, 토마스, 마르코에 이르는 복음의 증인들로 문을 열고, 이집트의 안토니오, 파도바의 안토니오, 모니카, 아우구스티노, 베네딕토 등 기도와 묵상의 성인들이 이어진다. ‘신비와 은총’ 편에서는 성모 마리아, 요셉, 즈카르야, 엘리사벳, 미카엘과 라파엘, 가브리엘 대천사 등 구원의 역사를 함께 살아낸 이들을 조명하며, 마지막 ‘회개와 봉헌’ 편은 아가타와 루치아, 아녜스 등 헌신과 회개의 삶을 살아낸 성인들로 마무리된다. 시대와 문화를 달리하는 수십 명의 성인들이 각기 다른 명화 속에서 되살아나는 구성이다. 소개된 그림들 속에는 사도 요한의 비수 같은 날카로운 통찰, 아우구스티노의 지성적 광휘, 도미니코의 생동적인 미소, 프란치스코의 섬세한 감수성, 아녜스의 순수한 눈빛, 바르바라의 귀족적인 우아함 등 성인들의 개성과 기질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특징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 모두에게서 동일한 신앙의 빛을 찾을 수 있다. 그 빛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건네고자 하는 핵심이다. 가톨릭교회 역사에서 성인들은 단순한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각 시대 안에서 복음이 살아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들이다. 그 신앙의 흐름이 시대를 넘어 면면히 계승되어 온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에라스무스의 「콜로키움」을 인용, “성인들을 공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본받는 것”이라며 “그림을 읽는 눈이 ‘빛의 기도’로 전환되고,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으로 이어져, 명화 속 성인들과 함께 우리 자신도 ‘거룩한 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장을 넘기며 미술관이 단순한 감상의 공간을 넘어 신앙을 성찰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5면

조카에게 보내는 영성 편지 「예수, 내 인생의 의미」

영성 영역의 고전으로 불리는 헨리 나우웬의 「예수, 내 인생의 의미」가 새 판형으로 출간됐다. 분도출판사 소책으로 펴낸 기존 판을 새로이 다듬어, 변화된 맞춤법과 표기법에 맞게 본문을 정리했다. 나우웬이 인생과 신앙을 고민하는 스무 살 조카 마르크에게 보낸 편지 일곱 통을 엮은 이 책은 형식만큼이나 내용도 깊고 따뜻하다. 젊은 조카에게 보내는 다정한 편지라는 틀 안에 저자 자신의 영적 탐험기와 신앙 체험기가 오롯이 담겼다. 편지마다 나우웬은, 우리를 해방하시고 우리와 함께 고통받으시며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하신 겸손한 예수님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이 자기 인생의 의미라고 고백한다. 나우웬은 남미의 가난한 이들에게서 기쁨과 감사를 다시 배웠고, 그뤼네발트가 그린 이젠하임 제단화에서 인류와 함께 고통당하신 주님을 보았다. 또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내려오는 길’을 택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체감했다. 이처럼 그의 체험은 추상적 신학 논의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것들이다. 그 체험들이 고스란히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의 바탕이 되었다. 책은 영성 생활을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그분을 더 알아 가고 그분과 연대하여 사는 것’으로 정의한다. 나우웬은 영성 생활의 정의와 방식이 다양하여 타 종교인은 물론 무종교인조차 영성을 말하는 시대에, 가톨릭 전통과 맺어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한다. ‘예수님은 오늘날까지도 그 어떤 역사적 인물보다 훨씬 중요하며, 그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 사건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원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런 예수님은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신다. 나우웬은 루카복음의 엠마오 제자들 이야기와 마르트 로뱅의 삶을 통해 ‘예수님이 오늘도 우리 곁에 자신을 드러내신다’고 말한다. 특히 성체성사를 영성 생활의 중심으로 강조하며, 그 안에서 우리가 속박과 강압에서 해방된다고 역설한다. 마지막 편지에서 나우웬은 조카에게 세 가지 생활 양식을 당부한다. 미사와 전례를 통해 교회의 말씀을 듣는 것, 성경과 영적 독서를 이어 가는 것 그리고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다. 예수님 없이는 교회가 존재할 수 없고 교회 없이는 우리가 예수님과 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는 그의 말은 개인적 영성과 공동체적 신앙생활이 분리될 수 없음을 일깨운다. 그가 제시하는 이 ‘말씀 듣기의 삶’은 독자를 더 깊은 영성의 길로 이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15면

“예수는 OK 교회는 NO”라는 시대에 던지는 질문 「하느님을 잊은 그대에게」

“생의 마지막에서 하느님께서 삶을 평가하실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일 것이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신학자인 저자 파울 M. 쭐레너 신부가 이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핵심 물음이다. 하느님을 믿는 이가 줄고 교회를 향한 시선이 차가워진 시대, 저자는 세속화된 유럽 사회를 배경으로 하느님 망각, 교회 위기, 신앙의 공적 책임을 다루면서 답 대신 질문을 택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길잡이 삼아 교회 문헌과 복음을 끌어와 독자를 신앙과 교회를 새롭게 성찰하는 자리로 초대한다. 한편, 영적 에너지와 창조적 역동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 교회 현실을 직시하면서 교회를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응답하며 하나의 봉사를 수행하는 공동체”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머리말과 3개 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신학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의 교회와 신앙을 재점검한다. 1장 ‘열정의 하느님’은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이라는 말이 부정적 뉘앙스를 띠는 현상과, 자신을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이라고 규정하는 이들이 늘어난 상황을 다룬다. 무신론자, 실용주의자, 신앙인을 막론하고 각자가 삶 안에서 하느님을 얼마나 가까이 두고 있는지가 핵심 질문으로 제시된다. ‘사랑하는 연대야말로 인간다움으로 나아가는 왕도’라는 저자의 언급처럼, 이 장은 신앙을 추상적 교리가 아닌 삶의 구체적 실천으로 되묻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기도에는 열심이지만 세상과 피조물 보전을 위한 실천에는 무관심한 신앙 태도를 비판한 대목도 함께 인용한다. 2장 ‘무언가주의 세상’은 체코 신학자 토마시 할리크의 개념 ‘무언가주의자’를 소개한다. 하느님을 세상의 창조주이지만 역사에는 개입하지 않는 익명적 ‘무언가’로 이해하며, 하느님 없는 세계가 더 인간적이고 도덕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흐름이다. 저자는 근대 이후 유럽 역사를 자유·정의·공존·평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규정하고, 그 투쟁의 주체로 여전히 하느님과 교회를 지목한다. 신자들이 평화를 위한 투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교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는 대목은 이 장의 핵심을 이룬다. 3장 ‘앗숨(Adsum) 교회’는 교회 제도와 개혁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교회를 예수 사건을 기억하려는 모임에서 출발해 제도화된 공동체로 설명하면서, ‘예수는 OK, 교회는 NO’라는 문구로 표현된 제도 교회에 대한 불신을 마주한다. 울리히 벡과 위르겐 하버마스를 인용해 제도의 본래 목적이 자유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임을 상기시키고, 탈성직주의와 여성 성직자 임명, 평신도 역할 확대 등 교회 내 권력 구조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간다. 또 오늘의 교회가 겪는 현상을 몰락이 아닌 전환으로 규정한다. 콘스탄티누스 시대 유산으로서의 교회 형태가 저물고 새로운 형태의 교회가 태동하는 과도기라는 진단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글들은 단순한 단상이 아니라, 신학을 포함한 여러 학문 분야 간의 경계에서 생겨난 대화와 경청, 통찰의 산물”이라며, “이 미니어처들은 삶과 현실, 교회와 세상, 하느님과 인간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추며 독자 안에 새로운 질문과 해석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15면

“은밀한 교만이 부끄러워” 청년 이해인 수녀의 고백

1976년,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출간은 ‘시집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다’는 당대의 통념을 깼다. 수도자의 삶 속에서 길어 올린 기도와 성찰을 맑고 소박한 언어로 담아낸 이 시집은 출판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반세기 동안 수많은 독자의 책장에 꽂혀 위로와 희망을 전해 왔다. 이 수녀가 산문집 「해인의 바다」, 그리고 「민들레의 영토」 50주년 기념판 두 권의 책으로 그 세월을 되짚었다. 「해인의 바다」는 첫 시집이 세상에 나오던 1976년 무렵, 종신 서원 전후에 쓰인 일기와 피정 노트를 중심으로 엮은 산문집이다. 수도 공동체 안에서의 크고 작은 갈등, 피정 중에 정리한 묵상, 부산 광안리 바다와 골목을 오가며 남긴 메모들이 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수녀는 책머리에서 “예비 수녀 시절, 요한 23세 성인 교황의 「영혼의 일기」를 감명 깊게 읽으며 언젠가 제 수도원 일기의 일부가 공개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막연히 꿈꿔 왔다”고 밝혔다. 반세기를 간직해 온 그 바람이 이번 출간으로 비로소 결실을 본 셈이다. 형식 면에서 책은 1976년의 기록을 봄·여름·가을·겨울 네 부분으로 나누고, 5부에 2024~2025년의 짧은 글들을 덧붙였다. 20대의 기도문과 현재의 문장이 한 책 안에 나란히 놓이면서, 같은 작가의 어휘와 시선이 반세기를 사이에 두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부록에는 종신 서원을 앞두고 떠난 8일간의 피정에서 남긴 묵상 글이 실려 있다. 책 속에서 이 수녀는 스스로를 ‘벗기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느끼며, 느린 성격과 반복되는 실수, 공동체 안에서의 오해를 솔직하게 기록한다. “조그만 민들레가 되고 싶다 해 놓고도 장미의 화려함을 부러워하고, 남에게 필요 이상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은밀한 교만이 늘 부끄럽다”는 고백도 숨기지 않는다. 독자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위로의 시인 이해인’이 아니라, 여느 신앙인과 다르지 않은 내적 동요를 겪는 한 젊은 수도자를 만나게 된다. 수도 생활을 하며 시를 쓰던 첫 마음, 시의 언어 뒤편에 자리한 내면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의 배경이 된 ‘바다’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민들레’와 함께 가장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한다. 60여 년의 수도 생활 내내 곁을 지켜온 부산 광안리 바다는 시와 기도를 떠올리게 해 준 곳으로, 이 수녀에게 기도의 거울이자 하느님의 사랑이 들어오는 통로다. 표지도 이를 바탕으로 두 가지 디자인을 담았다. 반대로 접었을 때 이해인 수녀와 광안리 바다의 이미지가 함께 펼쳐진다. 이해인 수녀는 「민들레의 영토」 출간 5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수도원에 처음 들어와 살아 보려 했던 한 수도자 지망생의 내면 고백이며,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과 초심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인의 바다」가 그 초심이 어떤 흔들림 속에서 싹텄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이라면, 「민들레의 영토」 50주년 기념판은 그 씨앗이 반세기 동안 맺은 열매다. 두 책을 나란히 읽을 때, 비로소 한 수도자이자 시인의 여정이 온전히 드러난다. 기념판에는 이해인 수녀의 50주년 기념 인터뷰와 오랜 세월 간직해 온 애장품, 이 수녀가 특히 마음에 남는 시로 꼽은 ‘민들레의 영토’, ‘장미의 기도’ 두 편이 안선재 수사(Anthony Graham Teague·떼제공동체)의 영문 번역으로 실렸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19면

[이달의 잡지] 2026년 4월

■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에서는 50일의 부활 시기를 맞아 주님 부활의 전례적·성서적 의미를 살펴본다. 아울러 매일의 일상에서 부활을 증언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그에 대한 묵상을 나눴다. ‘바티칸 이모저모’는 ‘성좌의 외교, 또 다른 모습의 선교사’ 제목으로, 힘의 논리와 세속 권력, 첨단 무기의 유혹을 물리치고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증진하는 교황청의 외교 활동에 대해 살폈다. 이번 호 ‘교황님의 기도 지향’ 코너에서는 성소의 위기를 겪고 있는 사제들이 다시 일어나 ‘진짜’ 사제로 거듭나도록 돕는 묵상과 성찰문을 담았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900원> ■ 빛 ‘전례력 돋보기’에서는 부활 시기와 관련 있는 몇 가지 뜻깊은 전례 전통과 관습을 소개한다. ‘책 읽기, 삶 읽기’에서 이번 호에 소개하는 책은 구사카베 요의 「사람이 늙는다는 것」이다. ‘가 보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가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가야 했기에 입을 닫았고 희생된 이들은 말할 수 없었기에 잊힌 비극 4·3에 대해 말한다. <대구대교구/2500원> ■ 생활성서 이번 호에서는 ‘쓸모의 쓸모’를 특집 주제로 했다. 장애로 한계 지어진 삶을 뚫고 존재의 울림을 들려주는 임재원 작가의 이야기, 나이 많은 여자들을 어머니 대하듯 하라는 성경 가르침을 실천하려 노력하는 일본의 한국인 요양보호사 카이의 경험담 등이 소개됐다. 전쟁 폭력으로 무고한 이들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종교 본연의 쓸모는 무엇일지 정경일 박사에게서 들었다. ‘김민 신부의 낮은 목소리’는 ‘전쟁의 시대 속 교회’에 대해 나눴다. <생활성서/4800원> ■ 월간 꿈CUM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강석진 신부(요셉·최여겸 마티아 수도원장)가 「뮈텔 주교 일기」를 바탕으로 과거 한국교회의 시복시성을 위한 숨은 노력을 소개했다. 노성기 신부(루포·광주대교구 나주본당 주임)가 1700년 전 교부 대 바실리우스의 설교 ‘단식과 절제’를 번역해 실었다. 박현민 신부(베드로·수원교구 중견사제연수원)가 삶의 시련과 고통 그리고 극복과 관련한 내용을 심리학적 시각에서 다뤘다. <월간 꿈CUM/5000원> ■ 참 소중한 당신 ‘함께 걸어갑니다’를 특집으로, 각자의 신앙 여정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사실을 돌아봤다. ‘인터뷰-깨소금 신앙’에서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과 20년째 함께하는 ‘총각 엄마’ 김태훈 제랄드 씨를 만나 아이들과 기쁘게 동행하는 일상을 들었다. ‘마음의 정원에 불어오는 바람’은 분노에 더디신 하느님을 닮아 가는 호흡기도에 관해 설명했다. <미래사목연구소/4000원>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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