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돕고 벅찬 감동 느끼면, 봉사 계속하게 되죠”

“신부님들이 영혼의 아픔을 치료하듯, 육신의 병을 치료하는 게 의료인의 소명이잖아요. 하느님께서 저를 그렇게 부르셨다는 또렷한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돕지 못하는 사람들을 낫게 하는 일에 열정적이 된 것 같아요.” 무료병원 요셉의원 고영초(가시미로) 병원장은 저소득 주민, 노숙인, 이주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해 지난 51년간 의료봉사를 계속해 온 공로로 제36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돼 11월 25일 수상을 앞두고 있다. 고 병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며 주말, 밤까지 틈나는 대로 의료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그간 돌본 의료 사각지대 환자만 해도 3만여 명이다. 반 백년을 넘는 시간 자신을 내던지듯 봉사에 임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혹자들은 특권처럼 휘두르는 의료인의 탤런트를 어떻게 오롯이 나눔에 바칠 수 있었을까. 고 병원장은 “내가 먼저 조건 없이 섬김받아 보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기꺼이 섬기는 기쁨에 눈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꼬마 시절 시위대에 휩쓸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어요. 고립무원한 제게 한 낯선 분이 다가와 자기 하숙방에 데려가 씻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아침에 집에까지 데려다주셨죠. ‘수호천사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저도 꼭 어떤 모습이든 수호천사 같은 삶을 살겠다는 열망이 그때 움튼 것 같아요.” 고 병원장의 의료봉사는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1973년 시작한 가톨릭학생회 활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졸업 후에는 지난해 2월 대학병원 교수직에서 은퇴할 때까지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 요셉의원에서까지 정기적으로 봉사했다. “소신학교에 다니며 영을 치유하는 사제 성소를 키웠다”는 그의 고백대로, 버림받은 이들의 고통받는 영육을 어루만지고 싶은 진심은 의사의 길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가치였다. 대학병원 의사는 반나절 넘는 수술 등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마저 불사하고 긴 세월 투신했다면 황혼기에는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지난해 3월 요셉의원 병원장으로 취임해 유일한 상주 의사로 1주일에 4일 신경과·신경외과 환자들을 진료하고 10월에는 쪽방촌 방문 진료도 시작했다. 고 병원장은 “주는 사랑만이 가능케 하는 감동은 역설적이게도 그 모든 기쁨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나의 조그마한 희생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구나’ 하는 벅찬 감동에 길들여지면, 고갈됐던 내면은 물론 녹초가 된 몸까지 촉촉해지는 걸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아산상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이념으로 세워진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나눔과 봉사문화를 확산시키는 취지로 수여하는 상이다. 고 병원장은 “나보다도 상을 받을 훌륭한 자격을 갖춘 의료인과 봉사자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대신해 수상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가 이번 기회로 꼭 전하고 싶은 건 “이번 수상을 통해 요셉의원의 존재가 다시 한번 부각되고,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다시 한번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는 희망이다. “저는 비교적 많이 알려졌기에 상을 받게 되는 것뿐이에요. 그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뜨겁게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들께서 더욱 힘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10-13

“먼저 마음 열면 수형자들에 주님 전할 수 있어”

“24세에 무기징역형을 받은 한 조직폭력배는 저희와 교류하며 교도소에서 세례를 받은 뒤 레지오 단장도 하며 신구약 성경 필사도 세 번씩이나 했어요.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 후 방통대도 졸업했죠.” 1999년 청송교도소를 시작으로 매월 9개의 교도소를 방문 봉사하는 천주교 교정위원이자 수형자 50여 명의 대부인 사단법인 국제구호기구 꿈나눔재단의 신원건(대건 안드레아·수원교구 미리내본당) 이사장. 당시 교정 사목을 하던 한 수녀님의 부탁으로 말썽이던 수형자와 인연을 맺은 게 교정 봉사의 시작이었다. “교도소에서 포승줄에 묶인 그 수형자를 처음 만났을 땐 무섭고 두려웠죠. 하지만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며 줄을 풀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제게 마음을 열더군요.” 결국 수형자와 형님, 동생 사이가 된 신 이사장은 “그가 자신보다 더 불쌍한 수형자를 15명이나 소개해 줬다”며 “보육원에서 자라 전과 7~8범이었던 그 수형자는 영세 후 모범수로 지내다가 가석방도 됐다”고 전했다. 현재 결연한 42명의 수형자에게 한 달에 2만 원의 영치금과 공부를 위한 교재 제공, 치료비·약값 송금, 한 달에 한 번 방문해 갖는 음식 나눔과 소공동체 모임 등의 활동은 2018년 꿈나눔재단 설립 후 본격화됐다. 신 이사장은 100여 국 여행을 목표로 전 세계를 누비던 젊은 시절, 여러 나라에서 불쌍한 어린이들을 보며 재단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생겨난 꿈나눔재단은 해외 구호와 교육 지원 및 자원봉사, 국내 노숙인 쉼터 등 소외지역과 난민 지원, 교정 봉사 등을 하고 있는 NGO 단체다. 꿈나눔재단 이사인 서상진 신부(바오로·수원교구 광교1동본당 주임)가 주축이 돼 현재 네팔에 ‘바오로 네팔 직업기술학교’도 짓고 있다. 석방된 수형자 10여 명도 사회 적응 후 꿈나눔재단에 매달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아무것도 못 했을 거라는 신 이사장의 삶은 ‘선교’라는 하나의 바늘로 꿰어진다. “고3 땐 목사가 되려고 3일간 금식 기도도 했었죠. 29세 때 처남의 권유로 천주교 세례를 받고 성가정을 이뤘지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싶어요. 그래서 열심히 선교하고 있습니다.”

2024-10-06

“신노년층 특성에 맞는 사목적 지원 필요”

노인 1000만 시대다. 2025년이 되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교회는 전 교구가 2021년에 이미 초고령사회 지수에 진입했다. 노인 사목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좀 더 전문화되고 커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앞두고 만난 서울특별시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박진리 수녀(베리타스·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이른바 ‘베이비 부머’ 세대가 신노년층(1955~1964년생)으로 대거 편입되는 현실에서, 구노년층과 신노년층 특성에 맞는 사목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로 인해 신노년층이 노인 세대로 영입되면서 사회복지적 접근도 시혜적 측면이 아닌 공존의 측면으로 바뀌어 가야 함을 느낀다”는 박 수녀는 “구노년층은 자녀들을 성장시키는데 모든 자원을 투입하느라 자기실현 기회가 적었고 급변하는 사회적 속도에 적응하기 매우 어려운 경향이 있지만, 신노년층은 비교적 교육 수준이 높고 자신의 전문성을 실현하며 살아온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노년층에게는 그들이 지닌 전문성을 청소년이나 구노년층에게 나눌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 사별이나 애도적인 측면에서 신앙적 경험이 많은 구노년층은 심리적 안정감을 불어넣어 주는 위로와 격려의 역할이 맡겨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신·구노년층 각자에게 맞는 방안이 배려된다면 노년 사목이 주는 의미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노인 문제와 관련해 “노인 부양 문제로 가족들 간 갈등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으며, 노인학대와 자살률은 해마다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박 수녀는 “나이에 따른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차별하는 ‘연령 차별주의’(ageism)가 세대 간 갈등으로 번져 노인을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분위기로 확산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의 존엄과 가치가 지켜지도록, 노인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체계가 준비돼야 하고, 이에 앞서 노인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인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 수녀는 “교회 안에서 노인 신자 비중이 매우 커지고 있음에도 사목적 배려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박 수녀는 “시간과 기도 자원이 풍요로운 노인들이 기도를 필요로 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구심점이 되어주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 신체적으로 청력과 관절 상태가 약해진 면을 감안할 때 노인 신자들을 위한 미사 전례 공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소임을 맡다 보니 박 수녀에게는 ‘노년 준비’에 대한 문의가 많다. “경제적인 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노년기에는 가지지 못한 것을 채우려고 애쓰기보다는 가진 것에 감사하며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노년 준비인 것 같다”고 조언한 박 수녀는 “나이 듦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발달 과정으로 여기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사는 자세가 노인 시기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기는 인생의 완성기입니다. 모든 인생 고락을 온몸으로 경험한 노년이기에 이를 기념하는 ‘노인의 날’은 매우 뜻깊습니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됩니다.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통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09-29

헌혈유공장 금장 받은 군종교구 이현선 신부

“대가 없는 나눔의 기쁨을 느껴보면, 분명 그 따뜻한 나눔은 더 많은 사람에게 기쁨이 되어 전해질 것입니다.” 이렇듯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나눔이 사람들에게 더 큰 기쁨으로 울려 퍼지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무려 50회 헌혈해 온 군종교구 해군 동해본당 주임 이현선(데니스) 신부는 9월 2일 그 공로로 대한적십자사 헌혈유공장 금장을 받았다. 이런저런 조건 때문에 생각보다 헌혈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 이 신부는 “꾸준히 헌혈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많은 손길 덕분에 많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따뜻한 나눔을 할 기회가 주어졌음에 자신이 오히려 특별한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고등학생 시절 헌혈 버스를 통해 헌헐을 시작했다. 체중 및 건강 상태 때문에 헌혈하고 싶어도 못 하는 친구가 많았지만, 당시 건강했던 이 신부는 헌혈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첫 헌혈을 했다. 실천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등학교 졸업 후 신학교에 입학했을 무렵 이 신부에게 피를 나누는 것이란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가는 실천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매일 바치는 미사 속에서 당신 몸과 피를 나눠 주시는 주님을 어떻게 닮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러다 외출 중 우연히 헌혈의 집을 발견해 헌혈하게 됐고, 그 실천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예수님처럼 ‘나눠지는’ 실천은 이 신부를 더욱 열의로 불타오르게 했다. 언제든 피를 내어줄 수 있도록 몸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신경 쓰게 됐다. 그 노력으로 2017년에는 조혈모세포 기증을 할 수 있었다. “기증받는 사람과 기증자가 극적으로 이어지더라도 기증자의 건강이 허락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된다는 걸 알게 돼 더욱 몸과 마음을 다잡았다”고 이 신부는 고백했다. 이 신부는 “헌혈뿐 아니라 나눔은 그 무엇이든 실천하는 데 본질이 있다”고 말했다. “머리숱이 많고 모발이 굵은 편”이라는 그는 “상황이 허락된다면 소아함 환자를 위한 모발 기부도 실천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같은 의미에서 군종사제가 되기 전 기증을 위해 머리를 조금 기르던 때도 있었다. “나눔은 실천과 함께 물꼬를 튼다”는 이 신부. 그는 끝으로 “대가를 바라며 나눔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 괜찮다”며 “그 실천이 씨앗이 되어 삶에서 앞으로도 자신도 모르게 기쁜 마음으로 나누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가를 받기 위해 헌혈하는 장병도 있을 테지만, 그 시작이 어떻든 영혼은 나눔을 행했을 때의 기쁨을 기억한답니다. 그 기억이 전역 후에도 헌혈 등 여러 나눔에 기꺼이 나설 원동력이 되리라고 믿어요.”

2024-09-15

“어린이들도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어요”

아이돌 가수 ‘스트레이 키즈’의 노래를 듣고 춤을 따라 추며 친구들과 노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는 12살 한제아(클라라) 양. 여느 초등학생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던 제아 양은 아기기후소송 청구인으로 참여해 지난 5월 기후 헌법소원 최후진술문을 들고 헌법재판소 앞에 섰다. 친구들과 노는 대신 헌법재판소와 기자회견을 쫓아다녀야 했던 시간이 12살 아이에게 버겁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제아 양은 “사촌동생 아윤이가 나중에 컸을 때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기후변화를 겪으며 어른들은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손을 놓고 있을 때, 제아 양은 자신보다 더 작고 어린 동생을 위해 실천하길 택했다.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 청소년 19명에서 시작된 기후소송에는 시민단체, 정당을 비롯해 2017년 이후 출생한 아기와 20주차 태아, 6~10세 어린이로 구성된 아기기후소송단도 함께했다. 이들은 정부의 탄소중립기본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청소년, 어린이의 생명권과 환경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2022년 당시 10살이었던 제아 양은 아기기후소송단의 맏이로 동생들을 대신해 탄소중립기본법이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알렸다. “저는 10살 때 기후변화로 봄과 가을이 줄어들고 동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제 미래가 위험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이 소송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른들은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수 있지만 어린이들은 그럴 기회가 없습니다. 이 소송에 참여한 것이 미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또 해야만 하는 유일한 행동이었습니다.” 기후대응에 있어서 나 하나의 노력은 무의미하다는 비관적인 목소리 속에서 제아 양은 희망을 찾고자 노력했다. 희망이 있다는 믿음은 아이가 “함께 지구를 살리자”고 세상에 나오는 원동력이 됐다. “한 영화제에서 ‘기후재판 3.0’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힘을 모아 탄소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면 지구 온도를 천천히 올라가게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두면 7℃가 더 올라간다는 내용이었어요. 함께 노력하면 될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어요. 그래서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8월 29일 헌법재판소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8조 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은 제아양 을 비롯해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탄이 됐다. “판결을 듣고 제일 먼저 사촌동생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여태까지 노력했던 게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후소송을 청구한 뒤, 매일 밤 성호경을 긋고 “기후소송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는 제아 양은 “하느님이 소송에서 이기도록 도와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가족, 친구, 동물 등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15

“나를 내어줌, 군인이자 사제라는 사명감으로 한 일”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를 위해 나를 조금이라도 내어줄 수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군종교구 화랑본당 주임 박현진(마르코) 신부는 이렇듯 “자신의 건강을 나눠줌으로써 생명이 위태로운 이웃이 희망을 찾게 된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축복”이라는 마음을 고백하며 8월 22일 한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5월 유전자 형질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는데 그에게 기증하겠느냐는 연락을 받았을 때 박 신부는 주저하지 않고 응낙했다. 박 신부는 신학생이었던 2015년 일찍이 서울대교구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동참해 기증을 서약했다. 그동안 헌혈에도 30회 이상 동참했다. 현재의 박 신부는 군인의 일과에 따라 매일 체력 단련을 하는 건강한 군종사제이지만, 건강하지 못한 어려움이 어떤 건지 알기 때문에 기꺼이 마음이 움직였다. “입학 후 꾸준히 운동하며 지금처럼 건강해지기 전에는 나도 큰 키에 비해 적은 체중, 갑상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박 신부는 고백했다. 다른 기증자가 나타나길 바라며 손을 뿌리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채취 과정에 대해 퍼져 있는 부정적 선입견에 대해 박 신부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전자 형질이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날 확률이 대략 2만분의 1에 남짓함을 알기에 그는 용감해졌다. “그 환자분은 하느님께서 제가 도와줄 수 있도록 보내 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인이자 사제로서의 사명감이었습니다.” 먼저 기증을 위해 4일간 하루 한 차례씩 두 팔에 조혈모세포 증식 주사를 맞아야 했다. 그에 따라 몸살 비슷한 증상이 와 불편감에 진통제를 먹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1주일 후 병원 침상에 5시간30분가량 꼬박 누워 채혈해야 했다. “제 경우에는 피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해 계속 팔에 힘을 줬다가 쉬었다가를 반복해야 했는데,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박 신부는 말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 그렇게 힘든 노력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또 사활의 문제 앞에 절박한 누군가를 때마침 내가 도울 수 있는 경우를 우리가 과연 살면서 얼마나 마주치겠어요. 나의 믿음이 곧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는 기쁨만으로도 감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말이 아닌 몸으로 실천해 보일 수 있었던 이 경험은 박 신부에게 성장을 안겨주기도 했다. “어떤 삶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묻어나는 삶인지, 장병과 신자들에게 실천의 용기를 줄 수 있는 사제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지 가슴에 와닿았다”는 고백대로다. 사람들에게 ‘영’(마음)을 나눠주는 군종사제의 역할을 넘어 ‘육’(건강)까지 나눠준 박 신부. 그는 끝으로 “다음에도 기증 기회가 있으면 기꺼이 화답할 것”이라며 “건강한 사람이라면 편견을 버리고 기증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제로서 보여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모범이 됐길 바랄 뿐입니다. 크든 작든 희생으로써 누군가에게 생명을 주는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희망으로 울려 퍼지는지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2024-09-08

“한국의 시(詩)에 매료…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죠”

“처음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님을 뵌 건 1973년경 추기경님께서 프랑스 떼제공동체를 방문하셨을 때입니다. 성당 뒤에 가만히 앉아계셨는데 사실 처음엔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다음 날 당시 한국 상황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신 정권에 대한 말씀이었죠.”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번역가 안선재 수사(Anthony Graham Teague·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떼제공동체)는 김 추기경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 안 수사가 홍콩에 있을 때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됐는데, 그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다. 안 수사는 영국에서 중세문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떼제공동체에 들어갔다. 한국 땅을 밟은 건 1980년 5월. 안 수사는 “떼제공동체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땐 자리 잡을 기반이 없어 수입을 얻기 위해 직접 일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추천을 받아 프랑스어 강사로 일하다가 1985년에는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어릴 적부터 홀로 조용히 앉아 책 읽기를 즐겼던 그는 한국문학, 특히 한국 시 번역에도 관심을 가졌다. “한국 시에 대해 알고 싶어 동료 교수에게 번역할 만한 시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예전부터 아는 시인이 있다며 구상(요한 세례자) 시인을 알려주더라고요. 시가 읽기에 쉽고 재밌는데다가 어떤 면에선 굉장히 인간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번역가로서 삶을 시작했다. 구상 시인을 시작으로 서정주, 김광규 등 많은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쳐 영어로 번역됐다. 번역본 대부분은 영국의 한 자그마한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안 수사는 “영국 일간지 한쪽 구석 출판사 광고를 보고 연락해서 한국 시 번역본을 출판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첫 출판은 1990년이었다. 최근에는 박노해(가스파르) 시인의 「노동의 새벽」을 번역해 출간했다. 번역 중에서도 왜 시를 특히 좋아했을까. 안 수사는 “시에는 시인의 마음, 시인의 세계관이 간결하고 아름답게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불의와 부조리에 저항하던 그들의 비판 어린 시선은 시 한 편 속에도 온전히 담겨 있어 한국 사회 현실을 알 수 있게 해줬다. 그런 시인들의 세계관을 해외에 맛깔나게 전달하는 건 온전히 안 수사의 몫이었다. 물론 시만 번역하는 건 아니다. 안 수사는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와 최양업(토마스) 신부의 서한집 번역을 하기도 했고, 지금은 「한국천주교회사」를 영어로 새롭게 번역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코리아타임즈 번역상과 대산번역상 등을, 영국에선 대영 제국 훈장까지 받았다. 또 최근 제28회 만해대상에선 문예대상을 수상했다. 안 수사는 “상을 받은 건 당연히 기쁘지만, 내가 아니라 직접 쓴 원 작가들이 받아야 할 상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상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번역작업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번역하는 일이 정말 좋습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훌륭한 작품을 번역할 때는 정말 행복하죠. 그러기에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모든 기억을 소중히 여기며 번역가로서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2024-09-01

[인터뷰] 가정폭력 피해 여성 쉼터 ‘등대의 집’ 돌보는 이준희 신부

“‘등대의 집’은 언제나 열려 있답니다. 은퇴 사제로서 삶을 바쳐,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보살피고 성가정을 지켜주고자 늘 이곳을 지킬 거예요.” 강화도 어느 산자락, 아파 흘린 눈물만큼 짠 바닷바람이 나부끼는 이곳에 자리한 30여 평의 2층 주택은 여느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이준희 신부(마르코·인천교구 성사 전담)가 보살피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 쉼터 ‘등대의 집’이다. 이 신부는 쉼터가 2010년 개원한 이래 15년 세월을 한결같이 쉼터 담당 사제로서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금경축을 맞은 이 신부는 2013년 사목 일선에서 은퇴했지만, “고립무원한 피해 여성들에게 몸 누일 곳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기에 은퇴 이후의 삶을 봉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1979년부터 ME 팀 사제로, 또 지금은 ‘르트루바이’(결혼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팀 사제로도 봉사하며 가정폭력 문제를 호소하는 내담자를 숱하게 만나 왔다. 이 신부는 “겉으로는 멀쩡해도 폭력으로 영육이 멍들 대로 멍든 여성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당장 피신해야 하는데 그들은 막상 집을 나오면 갈 데가 없다. 잠깐이라도 피신처를 마련해 주고 싶어도 신부 개인으로서는 뾰족한 사목적 대책이 없었다. 이 신부는 “성당에 머물게 할 수도 없으니 갑갑할 따름이었다”고 회상했다. “기회가 되면 쉼터를 꼭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젊었을 때부터 했어요. 마침 부모님 덕에 집이 마련돼 하느님께 얼마나 감사를 드렸던지요.” 이 신부는 국적, 나이, 종교, 지역, 자녀 유무 등 어떤 제한도 없이 여성들을 쉼터로 받아들여 휴식 속 치유를 선사한다. 지금까지 40여 명 입소자가 쉼터를 거쳐 갔다. 부모에게 맞아 팔이 부러진 채 찾아온 아가씨, 한국인 신랑의 주먹을 피해 무작정 거리에 나온 외국인 색시, 자식에게 두들겨 맞고 쫓겨난 노인…. 언어, 심리, 육체를 가리지 않은 폭력에 다친 그들은 꽃과 채소가 심어진 텃밭을 가꾸고, 가을이면 산에서 밤을 따고, 매일 이 신부가 주례하는 새벽미사에 참례하며 ‘평범해서 오히려 절실했던’ 위로를 얻었다. “고혈압, 심지어는 당뇨가 나았다며 좋아하는 입소자도 있었어요. 폭력 스트레스가 그렇게나 그들을 병들게 했던 거예요.” 이 신부는 입소자의 가족이 마침내 화해하고 스스로 폭력을 끊어낼 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느낀다. 진정 선사하려는 것은 ‘가정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지만, 퇴소 여성들이 남편과 함께 인사를 올 때 하느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이 신부는 미소 지었다. 쉼터는 폭력 가해자로부터 숨어야 해 공개적 홍보가 어렵다. 이 신부는 “코로나 이후 각 본당을 다니며 홍보하는 길도 끊어져 난처하다”고 호소했다. 그런 이 신부는 선종의 그날까지 쉼터를 지켜 가려고 한다. 쉼터는 그의 표현대로 “갈 길 잃은 쪽배 같은 피해 여성들이 홀로 표류하지 않도록, 언제든 정박할 수 있는 성가정 회복의 거처”기 때문이다. “성가정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모두가 간직하게 하려는 열망뿐입니다. 쉼터를 몰라서 못 오는 피해자가 없도록 많이들 알려주세요.” ※ 문의 032-937-7019 등대의 집

2024-08-25

‘숲 해설사’로 제2의 사목인생 살고 있는 신성근 신부

37년 동안 로만칼라를 하고 성당에서 신자들과 만났던 사제의 목에 새로운 이름표가 걸렸다. ‘산림교육전문가 신성근’. 경건한 성당이 일터였던 청주교구 신성근(야고보) 신부는 이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숲에서 일한다. 등산화에 등산가방, 챙이 넓은 모자를 갖춘 신 신부는 일하는 장소도, 복장도 예전과 달라졌지만 “장소만 달라졌을 뿐, 숲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자연을 좋아했던 신 신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은퇴 후 의미있는 삶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숲 해설사는 숲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의 이야기뿐 아니라, 숲과 인간과의 관계 등을 알려주는 교육전문가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회복을 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과 연결될 뿐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피조물과 공존할 수 있는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줄 수 있기에 숲 해설사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나무, 곤충, 환경, 의사소통과 관련된 강의 170시간에 현장 실습과 해설 시연까지 자격증을 따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신 신부는 “내가 받았던 것을 돌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공부하는 시간이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가 첫 해설 장소로 선택한 곳은 배티성지와 연풍성지다. 청주교구 안에 있는 성지기도 하지만, 풍성한 순교자와 숲의 이야기를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두 곳을 선택했다. “나무와 숲에 관해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자연은 욕심내지 않고 인간에게 한없이 베푸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닮아있는 이곳에서 신앙인들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지에서 숲 해설을 하는 사제’라는 특별한 타이틀에 걸맞게 신 신부의 해설은 남다르다. 배티성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를 통해 많은 사람을 품고 그늘이 돼 주는 신앙인이 될 것을 제안하기도 하고, 오로지 해만 바라보고 자라는 소나무를 통해 우리의 신앙도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성당 밖을 나온 강론 아닌 강론에 신자들은 “주님의 이야기를 생생한 현장에서 듣게 돼 마치 살아있는 강론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신부는 “은퇴 후 시간을 정성스럽고 귀하게 보내고 싶어 숲 해설사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신자들과 만나는 모든 순간이 그에게는 참으로 귀한 시간인 것이다.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 발 아래로 밟히는 흙과 풀, 시원한 그늘이 돼 주는 나무, 하느님의 선물인 자연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인간과 함께 살아가자고 말을 건네고 있었다. 신 신부는 그 귀한 이야기들을 꺼내 성지를 찾는 이들의 영성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도록 돕고 있었다. 신 신부는 “성지에서 숲 해설을 듣는 분들이 숲 향기와 더불어 신앙의 향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숲체험 신청 문의: 010-5248-5504

2024-08-18

"젊은이에게 필요한 건 ‘반쪽짜리’ 아닌 ‘온전한 경청’

‘재단법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가 7월 13일 창립됐다. 모든 사람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를 위해 법적, 행정적, 재정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구체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이런 배경을 아우르듯 선임된 12명 이사진은 교회 내외와 종교계, 세대를 합한 모습이었다. 김수지(가브리엘라·서울대교구 발산동본당) 씨는 이사진 중 유일한 청년이다. “이사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김씨는 “WYD가 청년들을 위한 축제인 만큼 청년대표로서 그들 목소리를 대변하며 교회가 더 잘 경청하고 들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9년 서울에 WYD를 유치하기 위해 구성된 ‘WYD 유치 준비위원회’ 직원으로 활동하며 서울 WYD와 연을 맺었다. 이렇게 유치 준비의 첫 시작을 함께 한 그는 올해 1월 발족해 6개월 동안 WYD 준비와 젊은이 사목 방향 및 핵심 가치를 제안한 기초연구팀에서도 활동했고 계속 후속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7월 28일 열린 2027 서울 WYD 발대식에서는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청년 대표로 발대 선언을 했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으로서 바라보는 WYD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씨는 “일회적 성격을 띈 대회라기보다 결국 청소년, 청년 사목 여정 중 하나이며 젊은이 사목을 위해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에 더 뜻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많은 청년이 교회를 떠나고 젊은이 숫자가 계속 줄어드는 시대입니다. WYD가 교회를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계기가 되고, 또 희망을 잃어버린 한국 사회에 젊음의 용기와 활력을 다시 북돋워 주는 경험의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청년들에게는 “교회 안에서 행사나 일을 하다가 갈등이 생겼을 때는 숨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비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가지고 앞에 놓인 장애물과 장벽을 헤쳐 나가기 위한 비판적 시선이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서울 WYD와 관련해서 교육영성팀에서 봉사를 이어간다. “결국 ‘본당이 살아나야 지구, 교구, 세계 차원의 행사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기에, 본당에서 젊은이 양성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교회에 바라는 점으로는 “본당, 지구, 교구에서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이들에게 관심과 예산 지원, 젊은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향성을 제시해 주시는 어른들 역할도 부탁드리고 싶다”는 김 씨는 “위로가 되는 말들과 더불어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반쪽짜리 경청’이 아닌 온전히 젊은이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귀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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