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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청계본당 부부전례단, “함께 봉사하며 부부 사이 더 돈독해졌죠”

박효주
입력일 2025-07-29 16:22:39 수정일 2025-07-29 16:22:39 발행일 2025-08-03 제 345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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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일 오전 8시 미사 담당…'성가정' 모범으로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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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수원교구 청계본당 부부전례단 안광수·정영미 씨 부부가 주일 오전 8시 미사 전 제대 초에 점화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제대에 올라 복사를 서거나 말씀을 봉독할 때, 옆에서 눈빛으로 응원해 주는 배우자가 함께 있으니 정말 든든해요.”

부부가 함께 미사에서 복사와 말씀 봉독 등 전례 봉사를 하며 가정 성화를 이루는 본당이 있다. 수원교구 청계본당(주임 황선기 마티아 신부)의 주일 오전 8시 미사는 부부전례단이 봉사를 맡는다.

부부전례단 단원 이은규(쿠네군다) 씨는 “전례 봉사를 준비할 때 하나 돼 서로 도울 수 있어서 기쁘고, 제대 위에서 실수해도 받쳐주는 ‘내 편’이 있으니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남편 박한준(요셉·제분과위원장)  씨가 관면혼배 후 12년 만에 세례를 받고, ME 주말 프로그램에 다녀온 뒤 대표를 맡는 등 부부 성화에 힘써 왔다. 박 씨는 “부부전례단이라는 좋은 기회를 만나 입단했다”며 “복사 경험을 살려 아내에게 조언하고 격려해 주며 대화가 늘었고, 부부 사이가 돈독해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말씀 봉사는 처음인 안광수(대건 안드레아·성인복사단장)·정영미(베로니카) 부부는 서로의 발음과 속도 등을 체크해 주며, 행여 실수가 있어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배우자 덕분에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부부는 “봉사 당일을 앞두고는 특히 다투거나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하고, 평소에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고 노력한다”며 "이전에는 배우자와 함께 본당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부부들의 도움도 받으며 서로뿐 아니라 공동체와도 깊은 친교를 나누게 되어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부전례단은 올해 6월 본당 주임 황선기 신부의 제안으로 창단했다. 황 신부는 부부전례단이 성가정과 봉사자의 모범으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황 신부는 “본당의 매일 미사에 많은 부부가 함께 참례하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말씀 봉독과 복사를 통해 제대를 섬기는 모습이 신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성가정의 의미가 흐려지고 있는 오늘날, 부부가 함께 전례 봉사에 나서는 모습은 자녀와 이웃에게 신앙의 본보기가 되며, 가정이 곧 ‘작은 교회’임을 드러내는 살아있는 표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 전례위원회 김신애(글로리아) 위원장도 부부가 일치돼 하느님의 거룩함과 사랑을 드러내는 통로인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모습을 응원했다. 김 위원장은 “하느님의 섭리대로 부부가 한마음으로 주님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감동과 존경심을 느낀다”며 “가정이 와해되고 봉사자가 감소하는 시대에 부부전례단이 긍정적 변화를 선사하며 미사 전례에 생동감을 주는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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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수원교구 청계본당 부부전례단 안광수·정영미 씨 부부(앞줄)가 주일 오전 8시 미사에서 퇴장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