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이주민 위해 봉사하는 김미선씨

“제가 이주민을 위해 봉사를 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성모님이 계셨다면 그곳에 함께하셨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까리따스 이주민 초월센터(센터장 이정은 케빈 수녀·이하 이주민 초월센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미선(올리바·제2대리구 곤지암본당) 씨는 자신의 봉사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우연한 기회로 이주민 초월센터를 알게 된 김미선 씨는 수녀님 혼자 이주민들을 챙기는 게 안쓰러워 맺은 인연은 4년간 이어졌다. “이전 이주민 초월센터가 있던 건물 주인이 제 친척이라 우연한 기회로 센터를 알게 됐어요. 작고 허름한 공간에서 수녀님 한 분이 수많은 이주민들을 챙기는게 힘들어 보여 청소를 도와드리며 시작한 인연이 여기까지 왔네요.” 법무부 지정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and Integration Program; KIIP) 운영기관인 이주민 초월센터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활동은 한국어교육과 지게차 운전 기능사 필기 자격증 교육, 컴퓨터 교육 등이지만 요양원 공연 봉사, 쓰레기 줍기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교육활동은 전문 강사의 몫이지만 그 외에 모든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김미선 씨의 역할이다. “1년에 한 번 요양원 공연 봉사가 있고 어버이날에는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해요. 공연도 준비하고 음식도 마련하고, 행사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전반적인 사항을 센터장 수녀님과 의논해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민들이 공연에서 맛깔나게 한국 트로트를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김 씨의 지도 덕분이다. “센터에서 교육만 받을 게 아니라 한국 사회 안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녀님의 제안이 있었어요. 평소 본당 행사를 진행한 경험도 있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주민들이 한국인들을 위해 공연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돕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센터에서 하는 공연에서 이주민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며 제가 가진 소소한 탈렌트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행사 준비에 수업 보조 교사까지 하며 요즘 김미선 씨는 주말 대부분을 센터에서 보내고 있다. 무리한 일정이 힘들 법하지만 김 씨는 센터 일이 대단한 봉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안에서 늘 함께하셨어요. 저는 그저 그분들의 삶을 따라 살고자 노력했고 그 공동체가 이주민 초월센터였던 것뿐입니다.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발행일 2025-05-04 제3440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장애인선교연합회 권복섭 신임 회장

“비록 몸에는 장애가 있지만 신앙생활에는 장애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활동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권복섭(요한 사도·63·제1대리구 권선동본당) 씨는 2009년부터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6년이 지난 올해 그는 교구 장애인선교연합회 회장으로 임명됐다. 권 씨는 선천적 장애가 아니다. 1993년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해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없어 생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동안 집과 성당만을 오가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주보에서 장애인선교회 회원을 모집한다는 안내를 보고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지체장애인선교회 활동에 참여했을 때 사실 많이 놀랐어요. 저보다 장애가 심한 분들도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제 장애만 생각하며 침울한 삶을 살았는데 그분들을 통해 많은 걸 깨닫고 신앙도 더 깊어졌어요.” 권 씨는 “태어나서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는 게 소원이라는 분의 말을 듣고 부끄러웠다”며 “선교회 활동이 자신의 삶 전체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불만만 가득하고 소극적이었지만, 지금은 감사와 기쁨을 느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레지오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장애의 불편함을 이유로 신앙생활을 소극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어요. 회장으로서 회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꾸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에요.” 권 씨는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선교회 회원은 시각·청각·발달·지체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서로 장애 유형이 다르다 보니 함께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지체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회원이 많아 야외활동이나 성지순례에 제약이 크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해도 여전히 접근이 어렵고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성당도 적지 않다. “휠체어를 탄 채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곳은 아직 보지 못했어요. 장애인이 성당에 편하게 올 수 있는 환경을 교회가 먼저 만들어주고, 그들을 반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명의 장애인선교연합회 회원이자 신자로서 교회 공동체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 마련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사목 방침에도 변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지역 생태계 조사하는 생물학 박사 서인순 씨

“우리 공동의 집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기록할 거예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살아가며 잘 관리하는 것이 하느님 자녀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서인순(베로니카·60·수원교구 제1대리구 동천동본당) 씨는 퇴직 전부터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주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에서 시민 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시민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지면서 서 씨가 사는 지역의 손곡천, 동막천, 광교산 등에서 식물상과 조류상을 기록하며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과 환삼덩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 씨는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동식물 종의 다양성이 약화되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 사회, 환경의 조화를 강조하는 기존의 논의를 넘어, 지금과 같은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는 환경에 더욱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종이 사라진다고 우리 경제와 내 삶에 무슨 상관이냐고 묻곤 하죠. 물 부족, 대기와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우리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경제를 붕괴시키고 건강까지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서 씨는 또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가 모든 피조물을 수용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와 있다며 우려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약 81억6000만 명을 수용하려면 지구 3개가 있어야 해요. 물질만능주의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 위기감도 못 느끼고 변화하려는 시도도 없어 안타까워요.” 신자들이 생태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 교회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묻자, 서 씨는 ‘교회 공동체에서의 환경교육’을 제안했다. “생태적 회심은 동기부여와 교육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봐요. 이웃과의 친교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과 친교 안에서 생태환경이 삶에 미치는 영향,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고 관심을 갖는 게 생태적 감성을 키우는 출발점이자 지구시민으로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서 씨는 하느님의 피조물인 다양한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삶의 개선이 아닌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환은 모두가 함께 바뀌는 것이에요. 생활 속 착한 소비로 지구 환경을 회복하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과 인간이 형제자매로서 서로 도울 때, 지속 가능한 삶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어요.”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치과의사 권혁용 씨

“제가 초등부 복사단으로 활동하던 시절, 꽃동네 오웅진(요한 사도) 신부님이 본당 주임 신부님으로 오셨어요. 한창 꽃동네를 만들어가시던 시기여서 저도 자라면서 꽃동네가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죠. 그 덕에 자연스럽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에 관심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지역봉사단체 ‘나사오사’(나누며 사는 오산 사람들) 창립자이자 오산지구 루카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치과의사 권혁용(라파엘·제1대리구 오산본당) 씨는 봉사의 삶을 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봉사를 위해 권 씨는 2000년 즈음 본당 첫 활동으로 빈첸시오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입단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봉사보다 회합이 위주였던 빈첸시오회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 탈퇴하기로 마음먹었다. 권 씨는 “공교롭게도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나간 회합에서 내가 총무로 추천됐다”며 “그 때 무언가 나를 계속 활동하도록 이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권 씨는빈첸시오회 총무를, 이후에는 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을 이끌었다. 본당 활동을 시작으로 ‘봉사하는 삶’을 꽃피운 권 씨. 봉사할 수 있다면 수녀회, 지역의 단체를 가리지 않고 참여했다. 그중에는 가톨릭 의료인 봉사 단체인 ‘오산지구 루카회’도 있었다. 2012년부터 해외 의료봉사를 시작한 루카회에서 권 씨는 회원들과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요셉의원에서 매년 한 번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권 씨는 “의료보험체계가 한국보다 열악한 필리핀에는 치아가 상해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고, 무료 진료도 지속적인 치료가 아닌 단발성 치료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현지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권 씨는 봉사단체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에는 오산시 지역 이웃들을 다방면으로 돕는 봉사단체 ‘나사오사’도 창립했다. 그는 “뜻이 있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함께 시작했다”며 “어려운 가정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에서 시작해 무료 공부방 지원, 지역아동센터 지원, 연탄 나눔 등으로 활동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나사오사’는 오산을 대표하는 봉사단체로 자리 잡아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권 씨는 “봉사하며 신앙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를 망설이는 분들은 본당의 어떤 단체든 우선 참여해보길 권유한다”면서 “시작이 반이듯 막상 들어가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고, 봉사하며 이웃 사랑 실천이 몸에 익숙해져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 주변에도 봉사, 나눔에 관심을 가지는 신자들은 많은데 실천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첫걸음만 떼면 활동 자체가 자연스러워지죠.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답니다.”

발행일 2025-02-09 제3428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사진가회 이춘화 부회장

“저는 교구 주보 표지로 제주도에 방문해서 하얀 눈 속에 핀 동백꽃을 찍으려고 해요. 연약한 그 꽃이 차가운 눈 속을 비집고 피어있는 것에서 강인함을 느껴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어요. 그 모습에서 희년의 핵심 단어인 ‘희망’이 느껴지죠.” 교구 사진가회(회장 손위일 마태오, 영성지도 손용창 베드로 신부) 이춘화 부회장(아녜스·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의 말에서 사진과 신앙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교구 사진가회는 2025년 교구 주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는 손용창 신부가 아시시 풍경을, 1월 5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손위일 회장이 제주도 수월봉 해변로를 촬영한 작품을 실었고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에는 지한구(스테파노) 회원이 수원 화성 작품으로 주보 표지를 빛냈다. 이 부회장은 “희년 공식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을 큰 주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 명에 달하는 회원과 함께 올해 26주년을 맞는 사진가회는 출사 미션 주제 ‘외딴 곳’(마르 1,45 참조)이나 월 묵상 주제 ‘기쁜 소식’(루카 1,18 참조) 등을 정해 사진을 찍고 묵상 구절을 나누며 촬영 실력과 신앙심을 키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령이 함께하시는 ‘친교’가 사진가회의 자랑거리라고. “현재 21기까지 졸업했죠. 1년 과정을 수료하면 사진가회에 입회할 수 있어요. 출사도 나가고 캠프도 가요. 성인이 돼서 동기 동창을 갖는다는 건 큰 즐거움이랍니다.” 모든 종교와 비신자에게도 열려있고 연령대도 상관없는 사진가회에 들어온 한 비신자 회원은 스스로 회원들 간의 친교 속에서 하느님을 느껴 입교했다. 이 부회장은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닌, 스며드는 것이 전교라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신앙의 모범을 보인 이웃 덕분에 천주교 신자가 됐다”고 밝혔다. 큰 아픔을 겪은 후 주위의 추천으로 사진가회에 들어와 물빛에 반영된 상들을 찍고 회원들과 나눔을 하며 치유가 됐다는 이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사진가회를 통한 바람을 전했다. “창세기 1장 3절에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라고 하잖아요. 사진은 빛의 예술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 빛을 찾고 좇는 사람들이에요. 저희의 작품을 통해 예수님이 강조하신 사랑을 느끼고 나눴으면 좋겠어요”

발행일 2025-01-19 제3426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유아세례 부모교육 봉사자 윤지연 씨

“유아세례는 성가정의 시작이잖아요.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가정의 신앙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우리 가정 신앙생활의 중심을 잡아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윤지연(스텔라·43·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 씨는 2023년부터 본당 가정분과가 운영하는 유아세례 부모교육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아세례 부모교육은 유아세례를 신청한 유아의 부모들과 대부모들에게 실시하는 교육으로, 제1·2대리구 복음화국이 각 본당에서 활동하는 ‘유아세례 부모교육 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윤 씨가 활동하는 동탄영천동본당은 2021년부터 시범본당으로 선정돼 유아세례 부모교육을 비롯한 가정을 위한 다양한 사목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본당은 태중 아기 축복식에서부터 유아세례 부모교육과 유아세례, 지난해 유아세례를 받은 모든 가정을 초대하는 파티 등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성가정이 이뤄지도록 본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저희 아이 세례 받을 때는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하니 뭐가 뭔지 모르고 받았어요. 그런데 그때 저도 이런 교육을 받았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유아세례 부모교육으로 진행되는 시간은 1시간30분. 성사, 유아세례의 의미, 부모로서의 영성,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법 등 부모교육에 필요한 모든 것을 충분히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어쩌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될지도 모르는 시간이지만, 윤 씨는 봉사를 하면서 이 시간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무엇보다 “참된 부모의 길을 향한 방향을 잡아주는 시간”이라는 것이 윤 씨의 설명이다. 특히 윤 씨는 유아세례 부모교육을 진행하면서 고등학생이 대부로서 교육에 함께 참여해 자녀이자 부모로서의 연결고리가 돼준 일이나 외짝교우가 유아세례 부모교육을 받고 자녀를 위한 신앙의 중요성을 느끼고 세례를 받게 되는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윤 씨는 “그냥 유아세례 전에 하는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면서 “자녀들을 위한 일이라 그런지 부모님들이 진지하게 참여하시고, 그러면서 성가정의 시작을 잡아가시는 것 같다”고 교육에 참여한 부모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잖아요. 그럴 때 가족이 함께, 같은 신앙관 안에서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출발이 유아세례인 것 같아요.”

발행일 2025-01-12 제3425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WYD 상징물 순례 봉사자 정윤주 씨

“전 세계 청년들이 모여서 우리나라에서 우리말로 성가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뭉클합니다.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해 봉사하면서 제가 받은 힘을 다른 사람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2027WYD수원교구대회 준비위원회가 모집한 봉사단에서 청년기획협력단으로 활동하는 정윤주(소피아·24·제1대리구 정남본당) 씨는 12월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교구 순례에 청년대표로 참가했다. 정 씨는 12월 17일 교구에 처음으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도착했을 때 성모 성화를 모시고 오는 역할에서부터 청년대표로 보편지향기도를 바치고, 교구 주교단과 간담회에 청년대표로 참가하는 역할에 이르기까지 교구 청년대표로 동참했다. 또 20일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열린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교구 순례 일정 중에는 떼제기도를 선창하는 성가대로 봉사하며 기도를 이끌기도 했다. 정 씨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된 것 같아서 내가 이런 역할을 해도 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정말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한국에서 열리는 WYD에 직접 발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시작으로 3년 동안 냉담을 했어요. 하지만 힘든 순간 지인의 권유로 교구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냉담을 풀고 다시 봉사하게 됐어요.” 모태 신앙인 정 씨는 어려서부터 반주, 복사 등 다양한 봉사를 해오던 열심한 신자였다. 그러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를 다니던 중 코로나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냉담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이 힘들던 시기 정 씨는 청년도보성지순례를 계기로 하느님이 주시는 힘을 다시금 체험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본당 반주봉사와 청년 성가대를 비롯해 교구 청년단체에서도 봉사하기 시작했다. 3교대 업무에 사회초년생인 정 씨로서는 모든 개인 시간을 성당에서 보내는 셈이다. 정 씨는 “몸은 지치지만 정신은 지치지 않고 행복할 때가 많다”며 “제가 교구에서 마련한 행사와 피정을 통해 힘을 받았듯이, 저도 교구에서 봉사하면서 다른 청년들에게 힘을 주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를 떠난 청년들이 다시 교회를 통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 씨의 바람이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을 많이 보면서 교회의 어른들께서 청년들이 하고 싶은 것, 하고자 하는 것을 간섭하기보다 지켜봐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러면 그 청년들이 앞으로 교회를 이끌어갈 주축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앞으로도 하느님과의 끈을 놓지 않고 봉사해 나가려 해요.”

발행일 2025-01-01 제3423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전국 성지순례 함께한 김민주·연해성 씨 모자(母子)

“하느님은 성지순례를 도장찍기에서만 끝나지 않게 해주세요. 가다 보면 십자가의 길도 한 번 돌게 되고, 성체조배도 하면서 신앙을 키워나가게 되죠.” 2016년 6월 6일부터 2023년 12월 14일까지, 장장 7년 반 동안 전국 성지를 모두 순례한 뒤 완주 축복장을 받은 모자(母子)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휴일과 주말을 이용해 순례했기에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어머니 김민주(마리아·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씨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둔 게 아니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 갔다가 우연히 성지순례 도장을 찍는 분들을 접한 뒤 시작했다”고 말했다. MZ세대인 아들 연해성(이레네오) 씨도 “어머니께 드리는 여행 선물이라고 여기며 동행했는데 결국 신앙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너무 아름다워 일 년에 한두 번 따로 가는 대전교구 공세리성당 같은 곳처럼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서 접근이 용이한 곳부터 시작하면 좋다”고 귀띔했다. 짧지 않은 기간, 두 사람이 팀으로 다니다 보니 좌충우돌도 많았다. 코스의 우선순위를 두고 다투거나 장시간 순례로 인한 시장기로 힘들었던 적도 있고 성지에 지갑을 두고 오기도 했다. 또한 김 씨는 제주 추자도를 다녀와서 엄지발가락 발톱이 모두 빠졌다고. 코로나19 때는 힘들게 찾아간 성지가 문을 닫아 허탕을 친 적도 많았다. 이에 두 사람은 “다니다 보면 처음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럴 때마다 실망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온 김에 주변 맛집도 한 번 더 들르네’, ‘다음엔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볼 수 있겠네’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성지로는 “어머니 정난주를 그리워했을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졌다”는 제주 추자도의 황경한 묘를, 힘들었던 성지로는 왕복 경사로 6.4km의 울산 죽림굴을 꼽았다. 김 씨는 “아들이 순례 때 ‘여기에도 들어가 보자’, ‘설명문도 읽어 보자’며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줬다”며 “우리 모습을 본 한 어머니가 자신도 아들과 전국 성지순례를 완주하는 목표가 생겼다고 전해줘 뿌듯했다”고 밝혔다. 성지순례 때문에 연애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연 씨는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덧붙였다. “이제 엄마는 자꾸 해외 성지순례를 가자고 하시네요. 성지순례를 종교적으로 무겁게 접근하기보다 가볍게 다니다 보면 성지에서 한 글자라도 더 알게 되고, 그만큼 신앙적으로도 성숙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시면 좋겠어요.”

발행일 2024-12-08 제3420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김희영 용인시의원

성지 개발 위한 연구단체 발족 ‘청년 김대건 길’ 조성에도 앞장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는 그저 신앙인만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종교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입니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생애에 중요한 발자취가 남아 있는 수원교구 은이성지와 골배마실성지가 국제성지로 발돋움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용인시의회 김희영(루치아) 의원은 용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용인, 역사종교문화여행의 시작’(이하 의원연구단체)을 구성했다. 서울 WYD 성공적인 개최 지원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은이성지를 국제성지로 개발해 나가기 위한 토대를 닦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의원연구단체를 발족한 이래, 교구와 긴밀히 소통하고 현장을 답사하며 은이성지의 국제성지화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7년 WYD 개최지가 발표되고, 성 베드로 대성당에 김대건 신부님의 성상이 세워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신자로서 그리고 의원으로서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김 의원이 은이성지를 위해 활동한 것은 2014년 제7대 용인시의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은이성지는 은이공소 터를 확보하고 김대건 신부가 서품 받은 성당인 ‘김가항성당’을 복원하고자 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2021년에는 용인시 내 김대건 신부 관련 유적을 도보순례길로 잇는 ‘청년 김대건 길’ 조성에도 앞장섰다. 김 의원은 “천주교 성지는 단순히 신앙인들만의 장소가 아니라 역사·문화적 자산이 담긴 문화관광자원이기도 하다”면서 “성지가 지역 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자리한다면 선교 차원에서도 확장성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히 김 의원이 관심을 지니는 것은 젊은이들이다. 이미 ‘청년 김대건 길’ 사업이 그랬듯이 국내의 많은 젊은이, 세계의 젊은이가 성지를 통해 김대건 신부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김대건 신부를 알고 느끼면서 그가 바라봤던 하느님을 찾길 희망한다. 김 의원은 의원연구단체를 통해 은이성지에 국제교류센터를 마련하고, ‘청년 김대건 길’을 루미나리에로 꾸며 유학생들과 젊은이들의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의 인생 전체를 책임져 주지 못하죠. 하지만 신앙의 기틀을 만들어 준다면 인생이라는 장거리 경주에서 힘든 순간 하느님을 찾을 수 있는 밑바탕은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주님께서 주신 탈렌트로 시민을 위해, 교회를 위해 봉사해나가려 합니다.”

발행일 2024-12-01 제3419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오르가니스트연합회 이은주 회장

“악기가 화려하든 소박하든 저의 오르간 반주에 맞춰 신자분들이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때, 반대로 오롯이 십자가와 저만 있는 성당에서 하느님과의 교감 속에 제 오르간 연주를 기도로 봉헌할 때 벅찬 감동을 느껴요.” 교구 성음악위원회 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연합회(지도 이호재 베네딕토 신부) 이은주 회장(소화데레사·제1대리구 인계동본당)은 오르간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 회장에게 오르간은 하느님과의 중요한 소통 방법이 됐지만, 이화여대 종교음악과 오르간 전공으로 진학했던 처음엔 전례 속 오르간 음악이 신앙 안에서 충분히 녹아나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유학 후 서울대교구 혜화동본당에서 오르간 반주를 하며 깨달았어요. 전례와 관련된 오르간 음악은 직접 거행되는 전례 안에서 그 참 의미가 되살아난다는 것을요. 또 사순 시기, 부활 시기 등 각 전례력에 맞춰 만들어진 곡들의 제목과 작곡 의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먼저 그것을 잘 이해하고 묵상해야 하죠.” 이 회장은 미사 오르간 반주자들에게 그날의 말씀을 먼저 읽고 그에 따라 선곡된 곡을 살펴본 뒤 전례에 맞는 영성체 묵상곡과 파견 후속곡을 정할 것을 추천했다. “오르간 반주자와 연주자는 아주 다르다”는 이 회장은 “반주자는 연주자로서의 기교나 예술성을 발휘하기보다 미사 전례의 흐름에 맞춰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례 오르간 음악을 위한 단체가 2011년 교구에서 출범했다. 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연합회는 정기연주회와 분기마다 상설 오르간 교육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보통 매년 개최하는 정기연주회는 오르간 연주자로서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무대이다. 이 회장은 “교구에서 마련해주는 이 귀한 자리를 위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열심히 준비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대전가톨릭대학교 전례음악원 외래교수와 소화오르가니스트 지도교수로 있는 등 지도자의 길을 꾸준히 걷고 있는 이 회장은 “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연합회 교육에는 아주 기초 단계인 사람이 오르간 반주를 하고 싶다는 의지와 열정만으로 찾아오기도 한다”면서 “그분들과 함께 노력해서 반주를 시작하게 됐을 때가 제일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 오르간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자체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이 회장은 독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중요한 건 전례에 맞춰 작곡된 원곡의 의도를 잘 살려 연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연합회는 전례 오르간 음악을 위한 교육, 세미나, 음악회 등 많은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발행일 2024-09-01 제340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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