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연령회연합회 김태은 회장

“입관할 때 저는 돌아가신 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눠요. 고인이지만 꼭 제 얘기를 듣고 계신 것 같거든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연도를 하고, 또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여정을 제 손으로 정성껏 도와드릴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죠. 고인을 깨끗이 닦고 남자는 양복, 여자는 한복을 입혀 하느님께 ‘예쁘게 봐주십시오’ 하고 보내드릴 때, 그때가 제일 행복한 순간이에요.” 수원교구 연령회연합회 김태은 회장(안셀모·수원교구 안산 대학동본당)은 20년 전 세례를 받은 동시에 본당 연령회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본당 신자 150여 명의 입관과 사제 39명의 염을 직접 했다. 염을 하려면 장사법상 장례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한데 김 회장이 처음부터 이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선종한 신자들을 직접 깨끗하게 닦아드리고 손에 묵주를 쥐여 드려 하느님께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저는 죽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 나라에 가지 못할까 봐 두렵죠. 우리가 죽으면 스스로 기도할 수 없어요. 그때부터는 지상 교회의 순례자들이, 곧 우리 형제자매들이 대신 기도해 주는 것밖에 없어요. 그래서 연도가 중요한 겁니다. 우리가 고인을 위해 연도를 할 때, 그 기도가 연옥 영혼을 하느님 나라로 이끄는 힘이 되니까요.” 연령회는 교구와 본당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본당 주보 어디에나 연령회장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언제든 부르면 달려가겠다’는 약속과도 같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은 교회 안에서 가장 먼저 슬픔의 자리에 찾아가는 신앙인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장례 문화가 가족 중심으로 바뀌고, 본당 연령회도 많이 위축됐어요. 예전엔 모르는 신자라도 돌아가시면 함께 연도 바치러 갔는데, 이제는 그런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죽음을 ‘하느님 나라로 가는 여정’으로 보지 않고 일종의 비즈니스처럼 여기는 분위기도 아쉽습니다.” 김 회장은 한국교회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단체 가운데 하나인 연령회가 주교회의 산하 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19세기 박해시기부터 신자들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며 연도를 바쳐 왔지만, 정작 교회 제도 안에서는 그 전통이 공식 단체 형태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다. “불교의 범패(梵唄)는 이미 40년 전에 무형문화재로 등재됐는데, 연도는 1860년대부터 이어져 온 고유한 신앙 전통임에도 아직 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연령회가 주교회의 단체로 등록이 되면 문화재 등재 신청도 가능해진다고 해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꼭 그 일을 마무리해 보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WYD 수원교구대회 봉사자 의왕시의회 박현호 의원

“정치인은 시민들의 ‘목자’라고 생각해요. 사제가 영혼을 돌보는 목자라면, 정치인은 삶의 환경을 돌보는 목자죠. 결국 둘 다 하느님 앞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의왕시의회 박현호 의원(지그문트 고라즈도프스키·수원교구 의왕 왕곡본당)은 자신을 ‘청년 정치인’이자 ‘신앙인’으로 소개한다. 2022년 의왕시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가톨릭 청년으로서는 드문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박 의원의 신앙생활은 대학 시절 시작됐다. 가톨릭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살, 우연히 학교 행사에서 세례반 모집 안내를 보고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입교했다. 그 만남은 그의 인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세례받고 나니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였어요. 하느님께서 제게 어떤 사명을 맡기시려는 걸까 하는 물음이 생기기 시작했죠.” 대학을 옮기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삶의 중심에는 늘 신앙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때는 예비신학생으로 반년간 지내며 사제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현재 박 의원은 성당에서 해설과 독서 봉사를 이어가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수원교구대회 매뉴얼팀 1차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WYD 로프업(Rope-Up)’ 행사에도 꾸준히 나서며 청년 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의원으로서가 아니라, 신앙을 가진 한 명의 청년으로 함께하고 싶었어요. 봉사자들이 신부님과 함께 짐을 나르고,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예수님이 불러주신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박 의원은 WYD가 단지 가톨릭만의 행사가 아니라, 모든 청년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WYD가 세계 모든 청년이라면 누구든 편하게 함께할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해요. 신앙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삶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진짜 진짜 복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시의원으로서 그는 WYD에 대한 지원 의지도 분명히 했다. 교구대회나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교통과 행정 지원에 적극 협력하고 실행 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평소에도 미사와 성체조배를 꾸준히 하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언제나 예수님께 의탁하고 묻는다. “성체조배는 제게 쉼의 시간이에요. 기도 안에서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일했나’를 돌아보게 되죠. 기도하지 않으면 금방 교만하고 흔들리거든요.” 그는 정치의 현장에서 ‘기도가 자신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 역시 하느님이 맡기신 ‘소명’이라 믿는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잖아요.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주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일을 제 자리에서 하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닥종이 성상 만드는 위례성데레사본당 박미경 작가

“제가 만든 닥종이 성상 앞에서 기도하는 신자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주님의 선한 능력 안에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박미경 작가(요안나· 수원교구 제2대리구 위례성데레사본당)는 닥종이로 성상을 만든다. 닥종이를 시작하고 조소 공부까지 하며 15년 동안 완성한 작품은 90여 점. 그중 성상은 두 점뿐이지만, 세례를 받은 지 불과 2년 된 새 신자가 만든 작품이라 더욱 놀랍다. 그 작품은 4개월에 걸쳐 제작한 높이 175cm의 한복 입은 성모상과, 본당 주임 안형노(야고보) 신부의 요청으로 제작해 기증한 1m 크기의 자비의 예수상이다. “성상은 강론이나 성경 공부 중 받은 영감을 기억했다가 스케치를 하고, 이를 놓고 기도하며 구체적으로 다듬어 갑니다." 박 작가는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대형 성모상을 제작했다. 무더운 여름, 자기 키보다 큰 작품을 건조하고 다듬느라 팔다리며 허리까지 성치 않은 곳이 없었다. 선풍기를 하루 종일 가동하며 세심하게 관리해야 했고, 완성된 성모상은 본당에 봉헌하려 했지만 크기가 너무 커 개인 작업실에 모시게 됐다. 본당에 기증한 자비의 예수상은 잘 알려진 기존 성화를 바탕으로 ‘말씀 위에 계신 그리스도님’이라는 상징을 더했다. 이를 위해 「매일 미사」 책에서 성부·성자·성령 삼위가 나오는 부분을 선별해 수백 개의 구슬을 만들어 바닥에 깔았다. 박 작가는 팬데믹 시기에 신앙의 위기를 겪었다. 다니던 개신교회가 감염병 진원지로 지목돼 문을 닫으면서 방황했고, 불교 콘텐츠를 접하기도 했다. “좋은 말씀은 많았지만 ‘하느님’에 대한 갈망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황창연 베네딕토 신부님의 강연을 보며 마음의 안식을 얻게 됐습니다.” 그 무렵 성화뿐 아니라 성상에 대한 제작 열망이 샘솟던 시기였기에, 천주교 콘텐츠에서 “천주교는 성상과 성화 제작을 존중하고 장려한다”는 말을 듣고 입교를 결심했다. 비록 개신교와는 다른 전례와 문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박 작가는 종교와 예술에 대한 갈망, 레지오마리애 등 단체 활동, 본당 신부와 신자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신앙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 물론 자신과 달리 적응에 어려워하는 새 신자들도 이해한다. 박 작가는 “천주교가 개신교에 비해 자유로운 점이 좋아 오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새 신자의 특성에 따라 필요하다면 마니또로서 적극적으로 끌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 만드는 닥종이 성상도 모두 교회에 기증할 예정이에요. 믿음도 능력도 부족한 저를 도구로 써주시니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쁩니다.”

발행일 2025-09-28 제3460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미리내성지 문화관광해설사 김미남 씨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삶이 녹아있는 미리내성지는 제게 천국과 같은 장소입니다. 많은 분이 오셔서 신심을 굳건히 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 안성 미리내성지 문화관광해설사 김미남(베로니카·75·제1대리구 대천동본당) 씨는 18년째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 해설을 전하며, 지금도 성지를 향하는 길이 늘 설레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깊은 산골에 자리한 미리내 교우촌은 낮에는 자취를 찾기 어려웠지만 밤이면 은하수처럼 빛나, 그 모습이 은하수를 닮았다 해 ‘미리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랜 세월을 지나 신앙 선조들의 흔적을 간직한 성지가 되었고, 오늘날도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김 씨 역시 성지의 자연과 김 신부의 고귀한 신앙심에 이끌려 안성에 정착, 해설사로 봉사하며 삶을 이어오고 있다. “전원생활을 위해 안성으로 이사 왔을 무렵, 성지 해설사를 모집하고 있었어요. 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싶었기에 지원했고, 안성시청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미리내성지에서 들을 수 있는 '베로니카 해설사'의 해설은 생생한 감동을 전하기로 유명하다. “김대건 신부님 묘지 앞 공터에서 20분 남짓 해설을 진행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신부님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에 집중합니다. 신부님과 또래였던 청년이 고문을 받는 모습을 묘사하며,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잃지 않았던 신부님의 신앙을 전하고자 노력합니다.” 18년 동안 같은 내용을 전해왔지만, 마음은 처음과 같다. 진심이 담긴 해설에 순례자들이 눈시울을 붉히거나, 다시 성지를 찾아 같은 해설을 듣고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번은 해설 중 김대건 신부 역할을 맡았던 청년이 캐나다에서 메일을 보내온 적이 있어요. 제 해설을 듣고 감동해 전공을 교회사로 바꿨다며 관련 서적을 추천해 달라고 하더군요. 아주 잠깐의 해설이지만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김대건 신부의 삶과 신앙을 짧은 시간 동안 해설하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을 압축적으로 전하면서도 오류가 없어야 한다. 그가 교회사 공부를 쉬지 않는 이유다. “페레올 주교님이 김대건 신부에 대해 ‘훌륭한 사고력, 깊은 신앙심, 순수하고 진지한 신앙생활, 뛰어난 웅변력과 어휘력으로 김대건을 한번 본 사람은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신 내용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래서 예비신자들이 오시면 꼭 이 모습을 따라 신앙생활을 하시라고 조언해 드리곤 합니다." 김 씨는 성지에서 기도할 때마다 순교 성인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기도하다 보면, 김대건 신부님이 제 곁에서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듯한 체험을 합니다. 순교 성인들의 삶이 녹아 있고, 그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이곳에서 우리의 신앙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행일 2025-09-21 제3459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제18회 수원교구 창작성가제 최우수상 수상, ‘솔대 향기’

“어른들은 종종 외적인 조건만 보고 청소년들을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시는 분이에요. 친구들이 그런 하느님을 알고 그분께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8월 30일 열린 ‘제18회 수원교구 창작성가제’에서 <다시 주님께 돌아갈 이 노래>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듀엣 ‘솔대 향기’의 김우빈(안드레아·15·수원교구 조원솔대본당) 군은 이렇게 곡의 의도를 설명했다. 올해 창작성가제의 주제 ‘회복’을 접하고 김 군은 학업으로 인해 성당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을 떠올렸다. “공부가 인생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삶에서 힘들고 지친 순간에 우리 손을 잡아주는 것은 하느님이라고 생각해요. 당장은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삶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하느님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케이팝(K-POP)에 익숙한 또래들에게 성가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길 바란 김 군은 출품곡을 대중가요 스타일로 완성했다.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성가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발라드 분위기의 곡을 만들게 됐어요. 하지만 가사에는 하느님이 어떤 존재인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는지 담고자 했습니다.” 솔대 향기 팀의 보컬은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한시연(루치아·16·수원교구 조원솔대본당) 양이 맡았다. 주님을 찬미하는 가사는 한 양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와 만나 더욱 깊은 울림을 전했다. 한 양은 “가요를 부를 때는 목소리의 기교 등 아무래도 보이는 것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데, <다시 주님께 돌아갈 이 노래>를 연습하면서는 기교보다는 노래를 부르는 마음가짐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 양에게 하느님은 ‘언제나 든든하게 내 옆을 지켜주는 존재’다. 그런 마음을 꾸밈없이 노래에 담고자 했다. 한 양은 “언제나 저를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저를 아껴주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서 성당에 가는 게 제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잘 표현하고자 솔직하고 맑은 소리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노래는 가사와 음으로 하느님을 더 깊이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느끼는 하느님을 마음껏 담아낼 수 있었기에 창작성가제를 준비하는 시간이 참 행복했습니다. 게다가 최우수상까지 받게 되어 더없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성가를 통해 친구들의 마음이 늘 하느님께 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5-09-07 제3457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분당구미동본당 가톨릭 스카우트 김영찬 대장

“8월 23~24일에 ‘숲 체험’이 있는 야영을 했어요. 우리 가톨릭 스카우트는 이 밖에도 모기 구제를 위한 탄천에 미꾸라지 풀어주기, 쓰레기 분리배출 체험 등 다양한 생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수원교구 분당구미동본당(주임 한승주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 스카우트 ‘성마리아대’ 김영찬(베드로) 대장은 다양한 생태 보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원들은 환경의 중요성을 알아간다. “이번 야영에서는 숲속에서 잠시 명상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이들은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 스카우트 활동의 한가운데는 항상 신앙이 자리한다. 김 대장은 “3박 4일 도보 성지순례 때는 함께 묵주기도를 하며 걸었다”며 “현장 활동은 변수가 많은데, 항상 하느님이 잘 풀어주시고 마련해주신다는 것을 매번 깨닫고 감사한다”고 말했다. 성마리아대는 지역사회와 연대해 본당 바자를 통한 기금으로 마련한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도와 이끎’보다는 ‘동기부여와 뒷받침’이라는 대장의 고유 역할 속에서 피어난다. 김 대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카우트 선서 ‘항상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습니다’를 봉사활동과 연결해 아이들에게 설명하니,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기부 실천 계획을 직접 세우고 야영 때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 과정을 통해 자기 대원들이 주도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때 당시 본당에서 가톨릭 스카우트 대원 활동을 한 그는 2015년부터 대장으로 봉사해 오고 있다. 대장을 시작한 계기는 아이들이 ‘꿈’을 찾길 바라서였다. 김 대장은 “봉사 시간을 채우려고 온 학생들에게 꿈을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스카우트 대원들은 곧바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며 "대자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사고력을 기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카우트는 국제 행사와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연합 행사로 인해 다른 단·대와의 교류가 잦다. 김 대장은 교구 가톨릭 스카우트도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며 포부를 밝혔다. “지금은 교구 가톨릭 스카우트가 두 본당만 남는 등 축소돼 안타깝지만,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다시 발전해 나가기를 기도하고 희망합니다.”

발행일 2025-08-31 제3456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마라톤 선교연합회 정수옥 회장

“신앙인 4명이 한 팀이 돼 기도하며 달리다 보면, 지나가는 분들도 함께 기도하거나 응원해주세요.” 수원교구 마라톤 선교연합회 정수옥(마르코·제1대리구 권선동본당) 회장은 2003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래 풀코스만 무려 152회를 완주한 ‘마라톤 장인’이다. 정 회장은 4년 전부터 <옥스팜 트레일워커 산악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는 4인이 한 팀을 이뤄 출발부터 100km 완주까지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 회장의 팀은 시각장애인 김미순(아녜스) 씨와 김 씨의 남편 김효근(필립보) 씨, 그리고 김선태(요셉) 씨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정 회장과 김 씨 부부는 <2013년 대한민국 종단 622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전남 해남 땅끝기념탑을 출발해 강원도 고성 출입국관리소까지 148시간 15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달린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옥스팜 팀은 주로 산길을 걸을 때 기도 부장인 김선태 씨를 시작으로 돌아가며 주모경이나 삼종기도를 바치며 힘을 북돋는다. 정 회장이 마라톤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2003년, 우연히 참가한 <제1회 경기 마라톤대회>에서였다. 하지만 달릴수록 그는 마라톤이 신앙생활과 많이 닮아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마라톤을 할 때 평탄하고 좋은 곳만 뛸 수 없고, 뛰면서도 어려움과 유혹이 있듯이 신앙생활에도 굴곡이 있습니다. 힘들어도 기도하며 묵묵히 공동체와 함께 가다 보면 어느새 골인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회장은 평소 혼자 마라톤을 뛸 때도 선교에 적극적이다. 유니폼 뒷면에 세례명 ‘마르코’를 뜻하는 ‘말구’를 새겨서 달리면 ‘아는 사람은’ 신자냐며 반가워하고, 모르는 이들도 호기심을 갖고 물어온다. 빨간색 십자가와 ‘가톨릭’이 새겨진 모자도 쓰고 주모경도 바치며 달린다. 으레 나가는 대회들에서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다 보면 늘상 만나던 사람들과 같은 무리에서 뛰고는 하는데, 세례는 받았지만 쉬고 있다는 이들을 몇 번 만나면 “너무 오래 쉬지 말고 다음엔 좋은 소식 들려달라”며 권면도 한다. 정 회장이 활동하는 교구 마라톤 선교연합회는 매년 10월 9일 한글날 교구 미리내성지에서 열리는 <생명사랑 마라톤·걷기 대회>를 주관한다. 올해는 8월 24일까지 신자와 일반 경기도민 참가를 받고 있으며, 대회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걷기와 마라톤에 성인들은 물론이고 어린이와 청소년, 특히 청년들이 동참해 영육간에 건강해지고 신앙심도 기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발행일 2025-08-24 제3455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섭리 나눔의 집’ 봉사자 김유순 씨

“노숙인 식사 봉사를 할 수 있는 건강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천주의 섭리 수녀회가 운영하는 ‘섭리 나눔의 집’에서 봉사하는 김유순(소화데레사, 수원교구 제1대리구 서둔동본당) 씨는 노숙인 급식 봉사를 통해 신앙과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말한다. 2023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찾은 성당에서 김 씨는 섭리 나눔의 집에서 봉사 중인 지인을 우연히 만났다. “몇 년 만에 미사에 갔던 날이었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자매님이 노숙인 식사 봉사에 인원이 부족하다며 하루만 도와달라고 부탁하셨죠. 그게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첫날, 정신없이 음식을 만들고 돌아온 김 씨에게 한 수녀가 다음 주에 열리는 봉사자 피정을 권했다. “정식 봉사자가 아니라 망설였는데, 수녀님께서 기도도 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산책도 하자며 권유하셨어요. 피정 중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이 주신 사랑을 나누는 길이 봉사’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죠. 그 은혜를 충만히 받고 정식 봉사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김 씨는 격주 금요일마다 다섯에서 여섯 명의 봉사자와 함께 섭리 나눔의 집에서 음식을 준비한 뒤, 수원역으로 이동해 배식한다. 하루 약 160명의 노숙인이 급식소를 찾기 때문에 180인분가량을 넉넉히 준비한다. “오전 9시부터 요리를 시작해 배식하고 돌아와 정리까지 마치면 오후 3시가 훌쩍 넘을 때도 있어요. 여름에는 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지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하루를 보냈다는 뿌듯함이 큽니다.” 노숙인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일은 길거리, 가장 낮은 자리의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다.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자연스레 안부를 묻게 되고, 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도를 올리게 된다. 그렇게 김 씨는 노숙인들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배식을 시작하기 전, 봉사자들이 모여 함께 기도합니다. ‘오늘도 노숙인분들이 한 끼 배불리 드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기도로 시작하죠. 그래서 저희 봉사자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불편함 없이 식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김 씨에게 급식 봉사가 있는 날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특별한 하루’다.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삶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는, 은총 가득한 시간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을 나누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실천하기란 쉽지 않지요. 좋은 기회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었고, 그럴 수 있는 건강과 시간 또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하느님의 은총 덕분에 감사한 일들이 많았기에, 신앙생활도 늘 행복하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범계본당 민화동아리 유병주·김경신 부부

“우리 민화에 신앙적인 글씨를 함께 넣으며 예수님을 더욱 생각하고 묵상해요.” 수원교구 제2대리구 범계본당(주임 정성진 요한 세례자 신부)은 8월 9일까지 성당 1층 갤러리에서 ‘유병주 니콜라오&김경신 스텔라 부부 초대전’을 개최한다. 2017년 ‘대한민국 전통미술 대전’ 민화 부문 대상 수상자인 유병주 씨는 현재 본당 민화동아리에서 강사로 봉사하고 있으며, 그보다 먼저 민화를 시작한 아내 김경신 씨도 이번 전시에 작품을 출품했다. 부부는 “민화 작업이 신심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예수’, ‘JHS’ 등 신앙적 문구를 작품에 직접 담으며 믿음을 표현하고, 유 씨는 “서양의 이콘(icon)을 한국 전통 민화로 재해석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며 관련 자료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대전 시작일에는 유 씨의 그림을 활용해 만든 편지봉투, 자석 등 소품도 판매했고, 판매금 전액은 민화동아리 이름으로 본당 환경개선 사업에 봉헌했다. 멋진 작품에 좋은 취지가 더해져 신자들의 호응은 높았다. 유 씨는 문화 사목을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평신도의 모범 사례다. 한때는 미사 외에 본당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당 활성화를 위한 ‘코로나 극복 교우 작가 초대전’에 그림을 출품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후 설립 25주년을 앞둔 본당의 리모델링 준비에 건축학 전공을 살려 환경개선 사업 총무를 맡았고, 지금은 민화동아리 지도뿐 아니라 성체 분배 사도직까지 맡고 있다. 부부가 함께하는 모습은 가정 성화가 절실한 오늘날 특히 귀감이 된다. 유 씨는 “수강생 중에도 부부가 있는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서로 알려주고 논의하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씨는 “우리도 서울 인사동으로 민화 전시를 함께 보러 가거나 준비물도 같이 준비하는 등 취미를 공유하며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부의 희망은 민화를 통한 문화 선교다. 유 씨는 “수강생들이 숙련돼 강사 활동이 가능해지면 지역 주민들의 신청도 받아 문화 선교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유 씨도 예전에는 관면혼배만 받은 뒤 김 씨를 성당에 바래다주며 어느새 성당이 익숙해졌고, 그러다 성당 안으로 들어와 세례를 받고 미사를 봉헌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성당’이라는 공간에 발을 들이는 것입니다. 저희 민화가 누군가에게 그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행일 2025-07-27 제3452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동판교본당 가정생명생태분과장 권새봄 씨

“딥페이크 성범죄나 N번방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 전반에 성과 생명에 대한 기준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상황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졌죠.” 수원교구 동판교본당(주임 이상용 크리소스토모 신부) 가정생명생태분과 권새봄(아녜스) 분과장은 생명에 관심을 갖고 본당에서 생명 교육을 확산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궁금증에 그치지 않고 생명 관련 교육을 찾아보던 권 씨는 지난해 ‘한국틴스타 워크숍’에 참여했다. 성, 사랑,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고, 건강한 관계 맺음과 책임 있는 결정을 돕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권 씨는 더 많은 신자가 이런 교육을 쉽게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임신부에게 본당에서 워크숍을 열자고 제안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교리교사뿐만 아니라, 자기 성(性)에 대한 바른 인식을 세우는 일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이에요.” 권 씨의 제안은 결실로 이어졌다. 동판교본당은 오는 8월 23일부터 6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권 씨는 전체 신자 5198명 중 60세 이상이 약 30%를 차지하는 본당 특성과 자주 장례미사를 접하는 현실 속에서 ‘생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죽음’을 주제로 한 생명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고, 교구에서 연 2회 운영하는 생명학교의 지원을 받아 6월 본당에서 생명 교육을 마련했다. 권 씨는 앞으로 본당에서 생명 관련 독서회도 열고 싶다고 밝혔다. “교회가 생명에 대해 어떤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지를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교황님의 회칙이나 교황청 문헌들은 혼자 읽기에는 어렵거든요. 독서회를 통해 함께 읽고 나누면 교회의 가르침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권 씨는 낙태의 현실과 생명의 가치를 정면으로 다룬 책 「언플랜드」 번역에도 참여했다. 낙태에 대해 특별한 인식을 가졌던 것도 아니지만, 단지 “교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었다”는 마음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느님이 주신 생명은 결국 ‘사랑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혜숙 막시마 선교사의 「그대, 나의 얼굴」이라는 책을 통해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결심’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랑은 하느님이 개입하셔서 맺어주신 관계이고, 혼인은 평생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것에서 출발하죠. 결국 모든 것은 사랑 이야기이고, 생명의 이야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신도의 관심과 참여라고 권 씨는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떤 견해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요. 성숙한 평신도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교리를 잘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죠.”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화성순교성지 순례해설단장 이창원 씨

“성지 해설사는 오래전 돌아가신 순교자와 현재의 순례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지 해설을 할 때면 늘 설레고 기쁩니다.” 이창원(바오로·수원교구 지동성당) 수원화성순교성지 순례해설단 단장은 성지 해설을 통해 순교자들의 영성을 전하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3년째 해설 봉사를 하고 있다. “부인 직장과 가까워 7년 전에 수원화성순교성지에서 미사를 드리고는 순교자 영성이 깃든 성지에 매료돼 매주 미사 참례를 왔어요. 저를 눈여겨보신 성지위원장 자매님이 독서를 권했고, 그 인연이 성지 해설까지 이어졌죠.” 수원화성순교성지는 수원유수부의 토포청(중영)이 있던 곳으로, 80여 명이 순교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서울과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관광하며 성지순례를 할 수 있다는 특색도 있다. “5월 한 달 동안 1200여 명의 순례객이 수원화성순교성지에 오셨어요. 바쁠 때는 하루에 5번 해설을 한 적도 있죠.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달빛 순례는 밤 10시에 끝나는 강행군이지만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순례자와 순교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죠.” 순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성지인 만큼 이 단장은 양질의 해설을 위해 교회사 공부에도 열심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 동인회와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주관 교육에 참여하며 순교사와 신앙 선조들에 관해 배우고 있다. “순교자에 대한 지식을 전하기보다는 그 영성을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꾸준히 교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순례 해설을 하며 중간중간 순교자와 관련된 시나 노래를 함께 불러보기도 하죠. 고령 신자나 어린이, 예비신자 등 순례객에 맞춘 해설을 제공한다는 점도 차별점입니다.” 순례객들은 해설사의 입을 통해 신앙 선조의 신앙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단장은 해설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고 무게감 있게 뱉어낸다. 좋은 해설을 하기 위해 그가 빼놓지 않는 것은 기도다. “해설을 하고 1년이 지났을 때 제가 잘한다는 자만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 한 신부님께 해설을 더 잘할 방법을 묻자 ‘기도하라’는 조언을 들었죠. 그때부터 순례 해설은 제 힘이 아닌 영성의 힘으로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순례 전 꼭 기도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 성모님이 함께해주시길 청하면서요.” 순교자를 순례객들과 함께 기억하는 여정은 이창원 단장에게는 기쁨이다. 그래서 그의 매일은 신앙의 기쁨으로 가득하다. “예수님을 기억하고 기도해야 우리 안에 현존하시듯 순교자들의 신앙도 우리가 절대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순례객들이 순교자의 신앙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저는 겸손하게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5-07-13 제345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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