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경청하는 새 교황님…한반도 평화 위한 역할 기대”

휴가차 한국을 찾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이 7월 3일 주교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황 선종과 콘클라베, 새 교황 즉위 등 중대한 교회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분주한 나날을 보낸 유 추기경은 이날 잠시 숨을 고르며, 레오 14세 교황과의 일화를 비롯해 교황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개인적인 소회와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Q.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서 현재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은? 2021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돼 올해로 4년째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직자부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모든 사제와 부제를 관할하며, 사제 양성을 위한 교육과 예비신학생들의 준비 과정 역시 성직자부의 책임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직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장관 임명 당시, 한 주교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신부 하나라도 기쁘지 못한 모습으로 있다면 그것은 네 책임이라는 걸 명심해라.” 그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아, 그때부터 ‘세상 어떤 신부님도 슬픈 모습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품게 됐습니다. 지난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로마에서는 전 세계 신학생과 사제, 주교님들이 함께하는 희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제는 ‘행복한 신부들’이었습니다. 사제가 행복할 때 많은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고, 젊은이들도 그 모습에 매력을 느껴 사제성소가 늘어날 것입니다. 성직자부 장관으로서의 제 직무도 행복하게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저를 ‘웃는 추기경’이라 부르셨습니다. 교황청 안에서 저는 아주 잘 웃는 사람이고 모든 이들과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Q. 가까이에서 본 레오 14세 교황은 어떤 분인가? 교황님은 저보다 1년 뒤에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부임했습니다. 주교 직무와 사제 직무는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공식 회의 외에도 자주 가까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교황님이 추기경이었을 때 교황님은 3층, 저는 바로 위 4층에 살았습니다. 제 방 바로 아래가 교황님 방이라 승강기에서도 자주 만났습니다. 제가 윗방에 사니까 “층간소음 괜찮냐”고 물으니 교황님은 “걱정하지 말라”면서 “한국 사람은 방에 들어가면 구두를 벗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농담을 건넨 기억이 납니다. 콘클라베 후 많은 이가 ‘어떻게 미국 사람이 교황이 되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님들은 교황님을 단순히 ‘미국인’으로 보지 않고, ‘선교사’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교황님이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선교사로 헌신한 그 삶을 높이 평가해 교황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진취적인 면이 강했다면, 레오 교황님은 조용하고 특별히 잘 경청하는 분입니다. 무언가를 앞서 주도하거나 자신의 뜻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되도록 많은 이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성직자부 장관으로서 교황님과 독대할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마주 앉아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고, 필요하다 싶으면 직접 메모까지 하며 기억하려 합니다.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진심 어린 만남입니다. Q. 한국·한국교회와 관련해 교황과 나눈 대화가 있다면? 휴가 전, 교황님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2027년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기까지의 과정과, 그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나눴던 대화를 전했습니다. 한국은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이고, 그런 만큼 평화가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신앙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이 순교 정신을 세계 젊은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WYD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가 모이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한국이 그 무대를 맡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도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여 들으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과 대통령에 취임한 후 두 차례 교황님께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제가 직접 교황님께 전달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 한국과 교황청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고, 교황님은 우리나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현 상황을 이야기하자 교황님은 진지하게 경청했습니다. 사실 레오 14세 교황님이 선출됐을 당시, 제 마음속에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분이라면 남북관계에 있어 뭔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하는 직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교황님께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증진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Q. 국민 통합과 갈등 치유를 위해 필요한 자세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레오 14세 교황님도 말씀하셨듯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고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마음이 닫혀 있고, 관계에 있어 경직된 태도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로마에서 지내다 보면 많은 한국 분을 만납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다가가 먼저 인사하면 어떤 분들은 이상한 사람을 보듯 합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추기경님이세요’라고 소개하면 얼굴이 180도 바뀝니다. 그럴때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추기경, 주교, 신부니까 잘 대해야 하고, 아니면 아무렇게 대하는 것은 그리스도 정신이 아닙니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조금만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며,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성경 말씀 중 하나가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19)입니다. 내가 먼저 거룩해질 때, 다른 사람에게도 거룩해지게 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우선 자신부터 거룩해져서 가능하면 모범을 보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가톨릭신자가 600만 명 가까이 됩니다.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을 믿고 이웃을 신뢰하면서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정치인은 누구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대화로 마음을 잇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 준다면,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 통합, 사회 통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 있는 분들이 지혜를 모아 우리 사회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Q. 특별히 마음에 두고 기도하는 지향이 있다면? 가장 먼저는 교황님을 위한 기도입니다. 제가 가까이에서 교황님을 모시는 만큼, 교황님이 성령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교회뿐 아니라 온 인류를 이끌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7일 전 세계 추기경들이 로마에 모인 자리에서 정말 많은 분이 제게 ‘한국은 괜찮은가?’라고 물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어떻게 한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냐’며 ‘한국이 (이 위기를) 잘 벗어나길 나도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솔직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고, 이제 저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위기를 이겨 낸 나라’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부끄러움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잠재력도 있고, 세상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참 많은 나라입니다. 저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함께 잘 사는 나라, 그런 한국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성당 스케치] 미켈란젤로의 성 베드로 대성당

새로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설계는 안토니오 다 상갈로 일 조바네의 사망으로 1547년 칠순을 넘긴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에게 맡겨졌습니다. 브라만테의 중앙집중형 그릭 크로스 평면과 라파엘로의 바실리카형 라틴 크로스 평면을 무리하게 조합한 상갈로의 설계를 보고 미켈란젤로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습니다. 평면만이 아니라 입면에서도 중앙 돔과 거의 같은 높이의 종탑을 파사드 양쪽에 배치한 상갈로의 계획은 미켈란젤로의 관점에서 로마에는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브라만테 이후의 건축가들 모두 성 베드로 대성당의 중심은 당연히 돔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에게 중앙의 돔은 단순히 건물의 중심이 아니라 로마 교회의 중심으로서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돔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미켈란젤로는 브라만테와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그의 중앙집중형 그릭 크로스 평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브라만테의 원안을 훼손시킨 상갈로의 계획 중 이미 시공된 외벽은 허물어야 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이미 전성기 르네상스를 넘어 후기 르네상스를 향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매너리즘(Mannerism)의 시각으로 브라만테의 평면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브라만테의 평면이 복잡하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평면을 더욱 단순한 형태로 재구성하기로 하고, 다섯 겹의 동심원으로 구성된 평면과 복잡하게 들어선 기둥들 그리고 다양한 두께의 벽체를 세 겹의 공간과 단일한 두께의 벽체로 정리하였습니다. 브라만테의 고전적 평면을 미켈란젤로만의 간단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브라만테의 평면은 사각형과 마름모가 겹쳐 있는 형태인데 크기로 보면 사각형이 조금 더 크게 계획되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브라만테의 평면에서 마름모의 크기를 유지하면서 사각형의 크기를 줄여서 기둥과 외벽 사이의 거리를 좁혔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설계 의도는 중앙 돔의 안정성 확보가 우선이었기에, 돔의 하중을 받는 기둥의 단면을 확대하고 외벽을 기둥 가까이 붙인 것입니다. 이미 돔을 받치는 기초가 브라만테의 계획대로 크로싱의 네 모서리에 시공되었는데 미켈란젤로는 그 크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미켈란젤로는 기둥 보강에 더하여 브라만테의 돔을 포기하고 지금의 상황에 맞는 돔을 새로 설계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 설계를 자신에게 맡겨진 마지막 소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미켈란젤로도 처음에는 브라만테의 매끈한 반구형 돔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반구형 돔의 원형은 1500년 전에 세워진 판테온인데, 로마에서 그보다 아름다운 돔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가 계획한 돔은 상부가 뾰족하고 리브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판테온이 아니라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대성당 돔과 유사합니다. 건축 구조에서 끝이 뾰족한 포인티드 아치는 반원 아치보다 하중을 더 분산시켜 기둥에 부담을 덜 주고, 리브 역시 돔의 두께를 감소시켜 하중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고딕 성당의 구조 원리인데, 르네상스 시대에 대형 돔을 건설하기 위해서 구조적 목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리브가 달린 뾰족한 돔은 표면이 매끈한 반원형 돔보다 수직성이 강조되어 훨씬 역동적으로 보입니다. 두 돔의 느낌이 다른 것은, 미켈란젤로와 브라만테의 성향 차이도 있지만 50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입면의 구성은 마름모의 네 모서리 중 한 곳을 평평하게 만들어 파사드로 계획하고, 그곳에 거대한 포르티코(건물 정면에 기둥과 지붕으로 구성된 공간)를 설치하였습니다. 외벽은 거대한 쌍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기둥의 돌출 부분이 시간대에 따라 번갈아 음영을 만들면서 조각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조형성을 보입니다. 이 쌍기둥이 돔의 드럼으로 이어지면서, 16쌍의 코린트식 원형 기둥들이 드럼의 외벽을 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돔을 받치는 기둥은 돔 표면의 리브와 이어지는데, 이러한 연속성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외관이 구조 면에서나 조형 면에서 통일성을 갖게 합니다. 마치 교회의 믿음이 지상 외벽의 쌍기둥에서 출발하여 드럼의 쌍기둥으로 이어지고 이것을 돔의 리브가 받아 하늘로 솟아오르는 느낌을 줍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이 전반적으로 수평성에 집중하였다면, 외벽의 연속적인 기둥 배치는 수직성을 증대시켜 건물 전체에 균형감을 줍니다. 미켈란젤로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계획을 전체적으로 확정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만들어가며 공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오랜 기간 공사가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경우, 건축가는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설계가 수정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또한 설계 전체를 공개할 때 다른 건축가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미켈란젤로 역시 이전의 브라만테, 라파엘로, 상갈로의 계획안을 상당 부분 수정하고 실제로 철거도 감수하였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천재성을 믿고 후계자들이 그의 설계에 따라 공사를 하도록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대성당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미켈란젤로는 1564년 돔의 상부가 지어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를 이어서 자코모 델라 포르타(Giacomo della Porta, 1533~1602)가 돔의 끝을 뾰족한 형태로 올리면서 돔 공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1603년 클레멘스 8세 교황은 미켈란젤로의 중앙집중형 평면과 옛 성 베드로 대성당의 네이브를 모두 살리는 것을 조건으로 건축가 카를로 마데르노(Carlo Maderno, 1556~1629)에게 대성당 완공을 지시하였습니다. 하지만 1605년 바오로 5세 교황이 새로 선출되자 미켈란젤로의 중앙집중형 평면을 새로운 네이브로 교체하는 의견이 우세하였고, 마데르노는 그에 따라 다음 해부터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마데르노의 설계는 미켈란젤로의 계획을 상당 부분 바꾸어 놓았습니다. 계단식으로 줄어드는 형태의 3랑식 네이브가 3베이 추가되면서, 평면은 신자들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라틴 크로스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제 성 베드로 대성당은 로마의 주교좌성당을 능가하는 세계 교회의 중심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글 _ 강한수 가롤로 신부(의정부교구 건축신학연구소 소장)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0면

“AI가 소개하는 불교 콘텐츠 어때요?”

재가불교단체 ‘한국불교 하이붓다’(대표 지공선사, 이하 하이붓다)가 MZ세대를 겨냥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불교문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뉴진스님 등 ‘힙불’(힙한 불교)의 등장으로 전통 불교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 MZ세대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이붓다는 지난 5월 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AI 기술을 적용한 공식 홈페이지(https://hibuddha.co.kr)를 개설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교 교육과 경전 강의, 법회 활동 등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하이붓다 뮤직’과 염불 수행을 통해 불교의 지혜를 쉽게 전달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주요 온라인 프로그램 중 하나인 ‘D-100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기도문을 작성하고 100일 동안 기도를 실천하며 삶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이붓다 뮤직’은 불교 경전을 현대적 감성의 음악으로 재해석해 어려운 불교 교리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병으로 지친 이들에게 치유의 에너지를 전하는 ‘감로수 캠페인’, 삶의 고통 속에서 희망을 전하는 ‘힐링터치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공선사 대표는 “불교라는 종교를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실천하고 성장할 수 있는 ‘디지털 도량’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불교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젊은 세대는 물론 일반 시민과 불자들에게 한층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공선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공선사TV’는 구독자 3만 명을 넘겼다. 하이붓다는 신라 원효 스님의 정신을 계승해, 중생 구제의 뜻을 현대적으로 실현하고 불교 중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3면

[창간 100주년 특별기획 – 교회와 함께 민족과 함께] (12) JOC와 레지오 마리애

6·25전쟁 후 한국 천주교회는 민족의 아픔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을 통해 겪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교회도 자신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들끼리의 다툼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고 온 나라를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분단된 조국에서 더 이상 형제들이 서로 오갈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쟁의 와중에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가 희생됐고 교회 시설들도 파괴됐습니다. 북한 지역의 교회는 침묵의 교회가 되어 신앙의 자유를 빼앗겼고, 찾아가지도 못하는 곳이 됐습니다. 전쟁의 뼈아픈 체험을 통해, 교회는 민족적 고통이 곧 교회의 고통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후 스스로 민족사의 일부가 된 교회는 이후 시대와 역사 안에서 자신의 소명을 인식하고 부조리한 국내 정치 상황 속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한국교회 안에는 복음 선포와 예언자적 소명 실천에 크게 기여할 두 가지 단체가 조직됩니다. 하나는 ‘가톨릭노동청년회’(JOC)라는 이름의 사회적 신앙 실천 단체고, 다른 하나는 가장 대표적인 신심 단체 중 하나인 레지오 마리애입니다. 이 두 단체는 장차 한국교회와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울타리 안에 소극적으로 머물지 않고, 세상을 향해 복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1953년 도입 ‘레지오 마리애’, 기도·봉사로 고통 가득한 사회 치유 나서 1958년 창립 가톨릭노동청년회, 사회교리 바탕으로 노동·인권 수호 한국교회 대표하는 신심 단체 레지오 마리애는 1921년 9월 7일 아일랜드에서 프랭크 더프와 20대의 젊은 여성 15명이 가난한 환자들에 대한 방문 봉사를 위해 만든 ‘자비의 모후회’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53년 도입됐습니다. 당시 광주지목구장 현 하롤드 대주교는 전쟁의 상처로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던 한국 사회의 내적 치유를 위해 기도와 봉사를 위한 신심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그 계기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그해 5월 31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본당에 ‘치명자의 모후’,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이, 경동본당에 ‘죄인의 의탁’ 쁘레시디움이 설립됐습니다. 단원들은 목포를 중심으로 광주지목구 관할 거의 전 지역에서 활동했는데, 가정 방문을 통한 입교 권면과 공소 교리 지도, 냉담자 방문, 혼인 장애 해소 권면, 환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창설 3년 만에 광주, 청주, 춘천, 원주, 전주, 제주, 서울 순으로 빠르게 확장됐고, 25주년을 맞은 1978년에는 1830개 쁘레시디움에 7만여 명의 단원을 보유한 큰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2003년, 50주년을 맞아서는 「한국 레지오 마리애 오십년사」를 편찬하고 전국 단위 심포지엄을 통해 내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가톨릭신문은 레지오 마리애 한국 도입 50주년을 맞은 2003년 5월 18일자 1면에서 50주년 기념 신앙대회 소식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한국 세나뚜스협의회는 레지오 마리애 한국 도입 50주년을 맞아 5월 8일 오후 1시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기념 신앙대회를 개최하고 성모님의 군사로서 복음화에 앞장서는 도구가 될 것을 새롭게 다짐했다.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경축 메시지를 통해 ‘성모님의 거룩한 모범이 항상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을 비추고 있다’며 ‘적극적이고 기쁨에 가득 찬 마음으로 삼위일체 하느님과 복음의 힘을 증거하는 증인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가톨릭신문, 2003년 5월 18일자 1면)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자 인권 수호 레지오 마리애가 한국교회의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서 한국 교회의 성장과 신자들의 신심 성숙에 기여했다면, JOC는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노동과 인권 수호에 교회가 적극 참여하는 수많은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JOC는 1927년 벨기에의 조셉 카르딘 추기경이 설립한 가톨릭 노동운동 단체로, 한국에서는 카르딘 추기경의 방한을 계기로 1958년 조직됐습니다. 가톨릭시보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20개국 노동자들의 실태를 시찰하기 위해 각국을 방문 중이던 JOC 운동의 창시자 조셉 카르딘 몬시뇰은 11월 14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서울에서 4일간 머물면서 한국의 사회 실태와 노동 운동 현황, JOC 운동 진출에 대한 정세 시찰을 했다. …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에 시작된 이 운동은 현재 9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5백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으며, 작년 8월 말 로마에서 87개국 대표 3만 명의 청년들이 모인 성대한 세계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 운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유물론에 기반한 노동운동에 대응하기 위하여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노동운동을 하는 것’으로서, 노동이란 예수님이 몸소 모범으로 보여주신 것처럼 신성한 것이며 천주의 천지만물 창조의 목적에 협력하여 이를 계속되게 하는 것이다.”(가톨릭시보, 1958년 12월 8일자 6면) 카르딘 추기경의 방한 직전인 1958년 6월 JOC 관련 책자를 연구하던 서울대 부속병원 간호사 10여 명은 당시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인 박성종(프란치스코) 신부 지도로 첫 회합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카르딘 추기경 방한에 맞춰 같은 해 11월 1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9명이 선서식과 미사에 참례함으로써 JOC가 공식 발족됐습니다. JOC는 이후 각 본당과 직장에서 조직을 확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1960년 서울교구연합회가 결성됐습니다. 1961년부터 지방 교구로 조직이 확산돼 10월 21일 전국연합회가 발족됐고, 11월에는 주교회의에서 가톨릭 평신도 단체로 정식 인준을 받아,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에 정식 가입했습니다. JOC는 전체주의적인 정치 상황과 개발독재의 와중에 억압받는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의 신성함을 수호하기 위해 조직됐습니다.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늘어나는 노동 청년들을 활동 대상으로, 각 산업체의 노조 결성과 임금 인상, 근로 조건 개선, 노동 강좌 개설, 직업여성 실태 조사 등 노동자의 인권 신장과 복지 향상을 위해 힘썼습니다. 특히 JOC는 인권 의식이 결여된 기업들과 정부의 탄압 속에서 1968년 강화도 심도직물 사건, 1970년 전태일 분신 사건 등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은 독재 정치에 대한 저항과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과 맥을 같이 하면서 교회의 사회교리 실천의 대표적인 사례들로 자리 잡게 됩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0면

‘청설모’, 주변인 아닌 ‘주체자’로 교회에 목소리 내는 청년들

청년들은 ‘질문하는 신앙’을 존중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교회를 꿈꾼다. 하지만 청년들은 현실 속 교회가 세상과 신앙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들을 봉사자나 마스코트로만 여긴다고 생각하며 교회에서 멀어진다. 젊은이들이 교회와 사회, 신앙과 일상의 경계에서 떠오르는 질문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질문을 거리낌 없이 던지고 답을 모색하며 교회 안에서 ‘말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해 가는 ‘청설모’(청년들이 설치는 모임)를 대안으로 소개한다. 목소리 내는 청년들 청설모는 오랜 기간 평신도 청년 신학운동에 헌신한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발비나) 선임연구원이 2024년 5월에 모집한 신학하는 청년 모임, ‘신청모’에서 출발했다. 신청모는 청년들이 신학이라는 학문적 틀을 벗어나 신앙과 이어진 관심사를 자유롭게 나누고 토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몇몇 회원이 “신학을 더욱 삶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더 자주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로 올해 청설모를 결성했고, 2월 첫 모임을 열었다. 이후 청설모는 매달 회원 한 명이 자유 주제를 정해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청설모는 노동과 생태, 정치 비평, 여성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 있는 회원들이 소그룹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주제를 정하고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는 단체 채팅방에서는 어려운 신학 개념을 함께 풀어가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교회 내 성평등과 여성의 역할 문제 ▲청년 세대의 신앙 이탈과 그 배경에 대한 분석 ▲전례와 미사에서 경험하는 소외감 ▲기후위기와 불평등, 젠더폭력 등 사회문제에 교회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가 ▲청년들이 마주한 노동 불안정성과 영성의 접점 등의 다양한 주제를 시공간의 제약 없이 토론하고 있다. 청설모는 이처럼 만남과 친교를 통해 믿음과 질문을 나누는 신앙 공동체의 성격을 띤다.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청년 회원들은 교회가 전례 중심의 신앙 외에는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회와 단절된 공간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신앙과 사회적 삶을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회원 노랑이(별칭, 로사리아)는 “지난겨울 12·3 계엄이 선포됐을 때 교회도 성명을 내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질적 신앙생활이 펼쳐지는 본당과 청년회 등 기초단위 공동체에서는 언급조차 꺼리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 속의 분리를 넘어 우리의 선택이 무엇보다 사회 주변부에 속한 이들을 위한 것임을 인식하고, 이를 고유한 신앙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다 청설모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느껴온 피로감을 고백하는 공간이자, 그 마음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로 기능하고 있다. 신청모 때부터 회원들은 청년들이 주로 전례 보조나 행사 진행 등 실무 중심 봉사자, 혹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 머무르며 신학적 사유나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배제돼 왔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청년들을 초대해 경청하는 자리도 종종 있었지만, ‘열심히 이야기했는데 정작 중요한 자리에서는 발언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허탈감이 쌓여 온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청설모는, 단순히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임을 넘어, 스스로 ‘연구’하고 ‘실천’하며 목소리를 내는 주체적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 4월 19일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가 주최한 ‘다시 만날 세계’ 집담회에서도 청설모 회원 3명이 발제자와 논찬자로 나서 여성,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 경험을 나눴다. 이들은 신학자 케네스 리치 신부의 「영혼의 친구」를 인용해 “진정한 의미의 우리는 거침없이 경계를 건너 ‘변두리’로 나아가는 것, 그로써 서로 기댈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때 형성된다”고 입을 모았다. 회원 주황이(별칭, 루치아)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단지 봉사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탐색하고 행동하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상징적 선언으로 청설모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청설모 결성 주도한 청년 평화학자 이보나 씨, “불편한 침묵으로 유지된 평화 넘어 갈등 풀어내는 교회 되길” 강원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평화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보나(보나) 씨는 청설모 결성을 주도한 신청모의 구성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교회가 진정한 평화의 공동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설모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30대의 청년 평화학자인 그는 평화를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갈등을 통해 드러난 부조리들을 고치며 공동체가 정의를 향해 한층 성장해 나가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의견을 내기를 두려워해 갈등조차 없는 교회가 더 비평화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 사이에서도 ‘신부님 말씀이 맞겠지’라며 무조건 따라가고, 소신을 말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일방적으로 신부님에게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스스로 취하기도 하죠. 이는 교회가 청년들을 수동적인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겉으로는 고요해 보여도 정작 서로 마음의 문을 닫는 공동체로 변질할 수 있는 거죠.” 청설모는 청년들이 서로 동등한 발언권을 지니고 교회와 사회에 대한 의문을 주고받으며 함께 목소리를 내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시노달리타스’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문을 제기하는 것보다 침묵을 지키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이 씨는 “교회 구성원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오히려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환대하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은 모두가 같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잖아요. 그 다양성 때문에 교회 안에서 서로가 아직 조심스러워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로는 모순처럼 느껴지는 교회의 가르침들에 의문을 제기하더라도 돌아오는 건 마치 자동응답기 같은 해명뿐일 때가 있어요. 하지만 ‘태아도 여성도, 그 어떤 생명도 차별 없이 존엄하다’는 신념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잖아요.” 이 씨는 “우리 모두가 교회의 협력자이듯 청년은 이미 교회의 협력자”라며 “가르쳐야 할 미성숙한 성인으로 보기보다 동반자로 대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제게 하느님은 모두를 환대하시는 분이세요. 저는 그런 하느님을 믿어왔고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싶어, 신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스스로 신학을 알아나가고 있어요. 그 누구도 자신이 교회에 오기 마땅치 않다고 느껴 배제되지 않도록, 교회가 실제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반영해 줬으면 합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6면

[가톨릭 POLL] ‘식사 전 기도’ 대부분 성실히 바쳐

가톨릭 POLL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87%)은 식사 전에 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종기도를 바치는 신자는 10명 중 4명이 채 되지 않았다. 가톨릭신문과 서울대교구 가톨릭굿뉴스는 6월 11일부터 25일까지 ‘식사할 때 기도하시나요?’를 주제로 가톨릭 POLL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는 1196명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이 ▲식사 전 기도 ▲식사 후 기도 ▲아침/저녁기도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 중 가장 성실하게 바치는 기도는 ‘식사 전 기도’였다. 다른 기도의 경우 모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성실히 바치고 있었지만,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는 매일 바치는 이보다 바치지 않는 신자가 더 많았다. 각 기도를 식사 때마다, 혹은 매일 ‘대체로 바친다’고 응답한 이는 식사 전 기도 1038명(87%), 식사 후 기도 677명(57%), 아침/저녁기도 740명(62%),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 425명(36%)이었다. 식사 전·후 기도에 비하면 매일 꾸준히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를 바치는 이의 비율은 낮았지만, 많은 응답자는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가 ‘신앙인의 의무’(24%)이며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전례’(20%)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할 수 있어서 좋다’(17%), ‘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일과다’(10%) 등 응답자 다수가 아침/저녁/삼종(부활삼종)기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치면 좋겠지만, 안 바쳐도 괜찮다’(13%),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하는 것은 현대인의 생활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10%), ‘너무 의무적으로 기도하는 것 같아 선호하지 않는다’(6%)는 응답도 있었다. 집이나 성당 밖에서 기도하는 데 대해서는 ‘신자라면 장소에 관계없이 당당하게 기도해야 한다’(37%)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내가 기도하는 모습은 선교가 된다’(26%), ‘밖에서는 티 나지 않게 속으로 기도하는 게 좋다’(14%),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 기도도 밖에서 더 많이 바치는 것이 당연하다’(8%), ‘주변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불편해할 것 같다’(8%), ‘기도는 좋지만 밖에서 기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7%) 순으로 답했다. 집/성당 밖에서 기도할 때 성호를 어떻게 긋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성호를 긋는다’(971명, 81%)고 응답했다. 95명은 ‘다른 사람 몰래 긋는다’고 답했다. 성호 대신 엄지로 작게 십자가를 긋거나(54명), 성호는 긋지 않고 속으로 기도하거나(56명), 밖에서는 기도하지 않아서 성호경을 바칠 일이 없다(20명)는 등 집이나 성당 밖에서는 성호를 긋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2면

커피 한 잔에 친교 한 모금…‘교구청 카페는 진화 중’

“커피 나왔습니다.” 카페에 퍼지는 향긋한 커피 내음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그 향기만큼이나,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도 사람들을 이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이 ‘교구청’ 안에도 마련돼 있다. 교구청은 교구장 주교를 보좌해 교구의 행정, 교회법 관련 사법 업무, 사목계획 수립과 실행 등 교구 전반을 담당하는 중심 기구다. 이러한 성격 탓에 교구청은 신자들에게 다소 엄격하고 딱딱한 곳으로 느껴지기 쉽다. 이에 여러 교구에서는 교구청 내에 카페를 마련해, 신자와 주민들이 편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장애인·이주민·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대교구청 ‘카페 카리타스’(Caritas)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동굴을 재현한 ‘성모당’을 비롯해 넓은 부지를 갖춘 대구대교구청은 신자들에게는 순례지로, 시민들에게는 산책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 교구청 부지 안에는 방문객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카페 ‘카리타스’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카페 카리타스는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 용기만 사용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매장에서는 유리컵을 사용하며, 포장 시에는 다회용 용기에 보증금을 포함해 제공하고, 빈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카페 한편에서는 제로웨이스트숍 ‘카리타스 라운지’도 함께 운영 중이다. 2017년부터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학산보호작업장에서 운영하는 카페 카리타스는 중증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현재 4명의 중증장애인이 근무하고 있고, 그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다 자립에 성공한 장애인도 여럿이다. 카페 수익 대부분은 바리스타들의 인건비로 사용되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4길 112 - 영업시간: 매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공휴일 휴무) 대전교구청 ‘대건을 그리다’ 카페 ‘대건을 그리다’는 모두에게 열린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하는 대전교구청의 비전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다. 2021년 세종시에 새롭게 들어선 대전교구청은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조화롭게 담은 화려한 외관 속에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품고 있다. 교구청 1층에 자리한 전시관과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함께 자리한 카페는 이러한 열린 교구청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 같은 존재다. 세종성요한바오로2세 성당과 교구청, 성모당을 찾는 신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도 이곳을 편안한 쉼과 만남의 공간으로 즐겨 찾고 있다. 대건을 그리다는 교구청과 함께 설립된 세종성요한바오로2세 본당에서 운영하며, 40여 명의 본당 신자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원두와 드립백 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담근 수제차 역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주소: 세종 국책연구원5로 12 -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주일 오전 11시~오후 2시 전주교구청 ‘부에나까사'(Buenacasa) 전주교구청 건너편에는 카페 ‘부에나까사’가 있다. 스페인어로 ‘좋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 공간은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한다. 교구청 부지 안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구청을 방문하는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구청이 전동성당과 치명자산성지 등 교회 사적지는 물론 지역의 유명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과도 가까이 있다 보니 부에나까사는 교구청 방문객과 성지순례자만이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음악회나 전시회, 특강 등도 열려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카페 직원들은 이주민 여성들로,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도 힘이 되고 있다.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20 -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9시 인천교구청 ‘카페립(立)’ 인천교구청 내에 자리한 ‘카페립(立)’은 청소년들이 자립의 꿈을 키우며 스스로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공간이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 운영하는 카페는 취업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직업훈련을 하고 중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사회 청소년 기관을 이용하는 만 15부터 24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자립의 꿈을 키워나간다. 현재 3명의 청소년 바리스타가 카페립에서 근무 중이다. 교구청은 교구의 다양한 교육과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이자,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상을 모신 성모당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카페립은 교구청 방문객과 성모당을 찾는 순례자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착한 가격으로 운영되는 점 또한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주소: 인천 동구 박문로 1 청소년센터 3층(지상층) -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2면

그리스도인은 전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정당한 전쟁은 없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불씨로 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중에 일부 전쟁을 옹호하는 이들은 성경의 말씀이나 종교적인 언급을 통해 전쟁이 마치 종교적으로 정당한 듯 꾸미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교적으로 정당한 전쟁도 있을까?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이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월 12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해 자신이 적은 쪽지를 벽 틈새에 끼워 넣었다. 통곡의 벽을 성스럽게 여기는 유다인들은 이 벽 틈새에 바람을 적은 쪽지를 끼워 넣으면 하느님께서 그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여긴다. 네타냐후 총리가 쪽지에 적은 문장은 “보라, 백성이 큰 사자처럼 일어설 것이다”였다. 이 문장은 민수기 23장 24절 “보라, 암사자처럼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서는 백성을. 짐승을 잡아먹지 않고서는, 잡은 짐승의 피를 마시지 않고서는 눕지 않는다”에서 따온 것이다. 다음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과 핵심 군지휘관을 공습했다. 작전의 이름은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였다. 네타냐후 총리의 쪽지 내용이 반영된 작전명이었다. 성경 구절에서 따온 작전명은 민간인 피해까지 일으킨 대대적인 공습에 종교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작전명을 성경에서 따온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종종 성경으로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곤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시리아에서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바산 화살 작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민수기와 신명기에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산 임금 옥의 왕국을 정복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바산은 오늘날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의 골란고원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의 이란 공습에 관련해 ‘하느님’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1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직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고, 이어 휴전 합의 중인 24일에는 “하느님이 이스라엘과 이란, 중동, 미국, 전 세계를 축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한 시도라는 비판을 낳았다. ‘정당한 전쟁’은 없다 종교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침략 행위인 전쟁은 결코 정당할 수 없다. 모든 전쟁은 십계명 중 다섯째 계명,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정면으로 반한다. 교회는 “도시 전체나 광범위한 주민들에게 무차별 파괴를 자행하는 모든 전쟁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 자신을 거스르는 범죄”이며 “이는 확고히 또 단호히 단죄 받아야 한다”고 전쟁을 강력히 반대한다.(「사목헌장」 80항) “침략 전쟁은 본질적으로 비도덕적”(「간추린 사회 교리」 500항)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성경이나 ‘하느님’에서 명분을 찾는다 해도 전쟁이 정당화될 수 없다. 교회는 나아가 “어떠한 전쟁이든 완전히 금지할 수 있는 시대를 온 힘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사목헌장」 82항) 특히 “군비 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군비 증강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개인들과 국가들 사이에 만연한 불의와, 경제 사회 분야의 지나친 불공정과 불평등, 시기, 불신과 교만은 끊임없이 평화를 위협하며 전쟁의 원인이 된다”며 전쟁 억제를 위한 정의 실현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15항, 2317항) 그렇기 때문에 역대 교황들은 끊임없이 전쟁에 반대하며 평화를 호소해 왔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전날인 4월 20일 ‘로마와 온 세상에’(Urbi et Orbi) 보내는 부활 메시지를 통해 강력하게 평화를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 속에서 우리는 죽음이 활개 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느냐”고 개탄하면서 교전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선언하고, 인질들을 석방하며, 굶주림 속에서 평화로운 미래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길” 당부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군비 축소 없이는 참된 평화가 꽃 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6월 14일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충돌 확대를 우려하며, “그 누구도 타인의 존재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되고, 모든 이의 존엄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해결책을 증진하고 화해의 길을 찾으며 평화의 사명을 지키는 것은 모든 나라의 의무”라고 전하며 전쟁의 중단과 중동 지역의 평화를 호소했다. 그리스도인에게 ‘전쟁’이란 ‘정당한 전쟁’이 없다면, 성경에 등장하는 전쟁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성경, 특히 구약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했던 일화들이 등장한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전쟁을 수행했고, 전쟁을 종교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구약성경의 이 전쟁들을 두고 ‘윤리적 정당성’을 따지기는 어렵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의 전쟁이라는 보편적인 체험에서 출발해, 모든 인류의 구원이 달려있는 영적인 전쟁의 본질적 측면을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의 율법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것처럼, 전쟁에 관한 가르침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완성된다. 예수님이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18,36)고 말했듯이, 우리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수행해야 할 진정한 전쟁은 지상의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전쟁은 사탄과 악에 대항하는 영적인 전쟁이다.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주원준(토마스 아퀴나스) 박사는 “일부 유다교도들은 구약성경을 민족주의적이고 실정법적이고 율법적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 해석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해석이 아니다”라며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이라는 한 혈연 집단에게 특정 땅을 주신 것이 아니라 믿음의 백성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신다는 종말론적이고 신앙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1면

비혼·저출생 시대…종교계, 맞선 프로그램 운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2018년부터 ‘합계출산율 1.0명 이하’를 의미하는 초저출산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 결혼을 기피하는 분위기 역시 심화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2014년 6.0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비혼·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종교계가 미혼 남녀를 위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사장 진우 스님, 이하 재단)은 2023년 11월부터 미혼 남녀를 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나는 절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2008년부터 이어져 온 ‘만남 템플스테이’를 잇는 행사로, 지난 4월 열린 ‘나는 절로, 쌍계사’는 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재단은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7월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만 6차례 열린 ‘나는 절로’는 실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재단에 따르면, 2024년 11월 ‘나는 절로, 백양사’에 참가한 두 커플이 각각 올해 11월과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요청이 있을 경우 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주례를 맡을 계획이다. 다음 프로그램은 7월 19일부터 1박2일간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원불교(종법사 왕산 성도종)도 청년들을 위한 만남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다붓다붓 맞선 캠프’는 올해 세 차례 열린다. 오는 8월 23일부터 이틀간 전남 영광 국제마음 훈련원, 8월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봉도청소년수련원,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배내청소년수련원에서 각각 개최된다. 이 캠프는 종교와 상관없이 20·30대 미혼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자들의 자기 존중감 향상과 건강한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해 집단상담, 명상, 역할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개신교도 크리스천 청년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 전국연합회(회장 이중지)는 6월 6일 경상북도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포항노회 청년회 연합회·에이랩아카데미 선교회 포항경북지부·포항성시화운동본부와 함께 ‘청년이여 결혼하라’ 행사를 열었다. 80여 명의 청년이 참가한 가운데 성경적 결혼관 교육, 소그룹 활동, 식탁 교제, 매칭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총 여섯 쌍이 서로 호감을 확인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들에게는 진솔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만남의 기회도 제공됐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3면

‘한일 수교 60년’…개신교-불교, ‘평화·연대’ 촉구

한일 양국 개신교·불교계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평화와 화합을 촉구하는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총간사 오시마 가오리 목사)는 6월 11일부터 6월 13일까지 서울에서 제11회 한일NCC양국협의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 체제 정착과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를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NCC는 “동북아시아는 ‘확장억제’와 ‘억지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양국 교회는 시민사회와 연대해 한반도의 정전 체제를 끝내고,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교전권 불인정 등을 담은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전쟁 폭력을 성찰하고, 오늘날 벌어지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구조적 폭력 해결에도 힘쓸 것을 촉구했다. 불교계도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민간 교류의 ‘가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회장 진우 스님)와 일한불교교류협의회(회장 후지타 류조 스님)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범어사에서 제42차 한일불교문화교류 범어사대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양국 협의회는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지만 양국 간에는 외교만으로 풀기 어려운 감정의 벽과 인식 차이가 여전하다”며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불교계가 다양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은 1965년 6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양국 국교 정상화와 전후 보상 문제 등을 담은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한 뒤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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