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회, 성주간 맞아 ‘정쟁’ 중단 호소

5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점차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필리핀 정치계가 성주간을 맞아 냉각기를 가졌다. 필리핀교회와 시민단체들은 5월 12일 열리는 중간선거 후보자들에게 성주간 동안만큼은 정쟁을 멈추고 묵상의 시간을 갖자고 호소했다. 상원과 하원 의원, 주지사와 시장 등을 선출하는 필리핀 중간선거는 향후 필리핀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거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분위기가 과열되고 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특히 올해 필리핀 중간선거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필리핀 카리타스 의장 호세 콜린 바가포로 주교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인 13일 성명을 내고 “모든 후보자들이 성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 후보자를 포용하고 분별과 숙고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며 “성주간은 단지 영적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시기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의미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후보자들이 국가를 위해 어떤 선익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필리핀 국민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타적인 봉사에 나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바가포로 주교는 또한 “선거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5월 중간선거가 필리핀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정의의 축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부정선거 방지단체 출범을 제안한 다닐로 아라오 씨 역시 “성주간 동안 선거운동을 중단함으로써 후보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부정 선거운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선거에 참여하는 이들은 깨끗한 선거를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은 물론 선거 부정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중간선거 운동과 관련해 2월 11일 이후 다수의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폭력 사건을 비롯해 반대 후보자에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4월 11일 기준 필리핀 전역에서는 733건의 선거법 위반행위가 신고됐다. 진보 성향 청년단체 ‘스파크’(Spark)의 알시어 마태오 대변인은 14일 “중간선거가 여성과 청년들을 차별하지 않고 폭력을 배제한 상황에서 치러져야 한다”며 “어떤 후보라도 여성 노동자들의 지위를 낮추기 위해 이번 선거를 활용한다면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학생과 청년의 권익을 높이는 논의의 장이 돼야 하고, 이에 반하는 사고를 가진 후보자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반드시 반대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주님 부활 대축일’ 폭탄 테러 조사 6년째 제자리

스리랑카 교회가 올해 주님 부활 대축일을 보내며 정부에 6년 전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의 진상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2019년 4월 21일 주님 부활 대축일 스리랑카 이슬람 극단주의 소속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교회와 호텔 등을 공격해 270여 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참극이 발생했지만 아직까지도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콜롬보에 소재한 ‘사회와 종교를 위한 오블라띠 센터’(The Oblate Centre for Society and Religion) 대표 로한 실바 신부는 4월 16일 “그동안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가족들은 지금도 정의가 실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는 조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실바 신부는 이어 “간과된 증거를 자세히 다룬 13쪽 분량 서류가 공공안전부에 접수됐고, 그 복사본이 경찰청과 법무부에도 제출됐다”면서 “지체 없이 희생자들을 위한 정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은 최근 “주님 부활 대축일 폭탄테러 사건 조사는 체계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면서 “범죄 수사 당국에서 주동자를 특정하려고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사건 연루자들 일부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보대교구 공보 담당 치릴로 가미니 신부는 이에 대해 “정부의 약속을 믿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6면

교황, 주님 부활 대축일 ‘우르비 엣 오르비’ 발표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부활 대축일인 4월 20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부활 담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발표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지닌 희망은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이 확실히 보여 주듯이 죄와 죽음을 물리치는 하느님의 권능을 신뢰하는 표지가 된다”며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은 자신의 약한 손을 그분의 강한 손 위에 놓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미사에는 참례하지 않고 정오가 조금 지나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군중들을 축복한 뒤 부활 담화를 발표했다. 부활 담화를 발표하는 교황의 목소리는 약했고 손을 들어 십자를 그을 때에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는 수만 명의 군중들은 교황의 육성을 들으며 “아멘”으로 응답했고,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교황은 군중들에게 “행복한 주님 부활 대축일 보내기를 바랍니다”라고 인사한 후 전례 담당자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에게 부활 담화 대독을 부탁했다. 교황은 부활 담화에서 “주님의 부활은 생명의 축제이듯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위해 우리를 창조하셨고, 인간 공동체가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신다”며 “하느님의 눈에는 어머니 자궁 안에 있는 태아는 물론,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버려져도 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노인 등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전쟁 중에 서로 죽이려는 욕망, 무기력하고 소외된 이들 그리고 이주민들을 무시하는 경멸적 태도를 비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전 여러 담화에서 반복해 온 것처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예멘, 수단, 남수단, 콩고, 미얀마 등을 언급한 뒤 “죽음과 파괴를 야기하는 끔찍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과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청했다. 교황은 또한 “전쟁 당사자들은 무기 사용을 중단하고 포로를 석방하며 평화로운 미래를 바라면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부활 담화를 발표한 뒤 성 베드로 광장으로 내려와 교황 전용 차량을 타고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전하거나 아기들을 축복했다. 한편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는 전 성 베드로 대성당 수석 사제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주례했으며, 네덜란드에서 가져온 약 5만 송이의 튤립과 수선화 등이 대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장식했다. 교황청은 올해 주님 부활 대축일을 가톨릭과 정교회가 같은 날 지내는 것을 기념해 미사 전례에 비잔틴 성가를 포함시켰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7면

푸에르토리코, 교회 재건 사업 닻 올려

[산 후안, 푸에르토리코 OSV] 카리브해 북동부 섬나라 푸에르토리코교회가 최근 수년간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성당과 학교, 교회기관 건물을 복구하는 프로젝트를 3월 31일 시작했다.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대교구장 로베르토 곤잘레스 니베스 대주교는 이날 미국 시카고대교구장이면서 ‘가톨릭 확장협회’(Catholic Extention Society) 대표인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 푸에르토리코교회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드 산 후안(Old San Juan) 성 요한 세례자 대성당에서 교회 재건 프로젝트 공식 출범식을 개최했다. 가톨릭 확장협회는 시카고대교구에 기반을 둔 비영리 기관이다. 시카고대교구와 산 후안대교구는 교구 간 협업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5개 교구에서 그동안 자연재해로 파손됐지만 보수하지 못했던 성당 600여 곳과 학교 25개, 다른 교회 기관들을 재건축하게 된다. 프로젝트는 가톨릭 확장협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향후 5년에서 7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 재정과 민간 후원금 4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공공과 민간 협력사업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사목적으로나 인도적으로 교회의 토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8면

‘건강 회복세’ 프란치스코 교황, 외부 활동 서서히 재개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23일 퇴원한 뒤 교황청에서 요양하며 외부 인사 만남을 재개하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가 4월 9일 교황청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찰스 3세 부부는 본래 교황청을 국빈 방문해 4월 8일 교황을 알현할 계획이었지만 교황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교황청 방문을 연기한다고 3월 25일 발표했었다. 그러나 본래 계획보다 하루 늦게 교황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교황은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찰스 3세 부부를 만나 이들의 결혼 20주년을 축하했다. 또한 이날은 찰스 3세의 부친인 에든버러 필립 공 별세 4주기이기도 해서 이들의 만남은 더욱 뜻깊었다. 교황은 로마 제멜리병원에서 퇴원하고 2주일이 지난 4월 6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병자와 의료인들을 위한 희년 폐막미사에 예고 없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코에 호흡용 튜브를 낀 모습이었지만 찰스 3세 부부를 만날 때는 호흡용 튜브를 끼지 않았다. 교황은 찰스 3세 부부가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하자 고마움을 표현했다. 영국 버킹엄궁은 발표문을 통해 “찰스 3세는 교황께서 찰스 3세 부부를 맞이할 수 있는 정도로 건강하셔서 기뻐했고, 부부가 교황을 개인적으로 알현해 소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에 감사했다”고 전했다. 버킹엄궁은 이어 “찰스 3세와 교황의 만남은 20분 정도 이뤄졌고,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고도 덧붙였다. 찰스 3세는 2019년 10월 13일 교황청에서 열린 성 존 헨리 뉴먼 추기경 시성식에 참석했을 때 교황을 알현한 적이 있고, 2017년 4월 4일에는 교황청에서 교황을 개인알현하기도 했다. 찰스 3세 부부의 교황청 방문은 화해와 기도, 희망의 순례자로서 함께 걷기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2025년 희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뤄졌다. 교황청 공보실은 4월 8일 교황의 건강 상태와 일상에 대해 “교황님은 개인 비서들이나 의료진들과만 시간을 보내시지 않고 이제 몇몇 손님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해 교황의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음을 밝혔다. 제멜리병원 의료진들은 교황이 3월 23일 퇴원할 당시 “교황청에서 요양하는 기간 동안은 외부인 만남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었다. 교황은 4월 10일 오후 휠체어를 타고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해 대성당 보수 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성 베드로, 성 비오 10세 교황, 베네딕토 15세 교황 무덤에서 기도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11일 “교황님이 조력자들에게 성 베드로 대성당에 가자고 요청하셨고, 대성당에서 기도를 바친 후 사람들을 만난 것을 기뻐하셨다”며 “대성당 순례자들과 사제들이 교황님과 마주치자 놀라워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1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가 끝날 무렵 예고 없이 등장해 제단에서 약한 목소리로 군중들에게 “좋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보내고, 은혜로운 성주간을 가지라”고 말했다. 역시 코에는 호흡용 튜브를 끼지 않은 모습이었다. 교황청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해 전임 교황들 무덤에서 기도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8면

美 교회, 청각장애인 첫 성체대회 개최

[에미츠버그, 메릴랜드 OSV]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전국 성체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4월 4일부터 6일까지 미국 메릴랜드주 에미츠버그에 위치한 성 엘리자베스 앤 시튼 성지 대성당에서 개최된 제1회 미국 청각장애인 성체대회에는 미국 전역 25개 주와 캐나다 청각장애인 신자 2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서로 나란히 서서 손을 올려 기도하고 합창을 하기도 했다. 볼티모어대교구 청각장애인 사목 담당 마이클 데프시크 신부(성 프란치스코 드 살레시오 오블라띠 수도회)는 청각장애인 신자들을 환영하면서 “예수님께서는 여러분들을 사랑하시고 주일마다 여러분들을 만나기 원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와서 예수님을 만나면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시자”고 격려했다.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처음으로 열린 청각장애인 성체대회는 그동안 여러 제약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성사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제1회 청각장애인 성체대회에 참석한 신자들은 가톨리교회 전례에 완전히 참여하고 싶어도 장벽에 부딪혀 왔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데프시크 신부는 “제1회 미국 청각장애인 성체대회는 2024년 7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전국 성체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기부여가 돼 최소 2년 이상 추진돼 왔다”며 “인디애나폴리스 전국 성체대회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청각장애인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고, 청각장애인 사목을 위한 재정 지원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각장애인들이 해 온 모든 일들과 계획들이 오늘에야 성취됐다”면서 “이 성스러운 장소에 온 청각장애인 신자들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8면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 설계한 가우디, 가경자로 선포

[마드리드 OSV]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로 바르셀로나 성가정 성당(Sagrada Familia)을 설계한 안토니오 가우디가 가경자(Venerable)가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4일 가우디를 가경자로 선포하는 교령에서 그의 영웅적 덕행을 인정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 시성부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을 만나 교령을 승인했다. 가우디는 40년 넘게 건축가로 활동하며 신앙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걸작들을 만드는 데 매진했다. 그는 1852년에 태어나 31세 때부터 건축을 시작해 1926년에 선종했다. 가우디가 교황에 의해 가경자로 선포됐다는 소식에 특히 스페인 바르셀로나대교구는 크게 기뻐하고 있다. 성가정 성당은 바르셀로나대교구의 대성당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대교구는 가우디가 가경자로 선포되면서 그의 시복도 앞당겨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우디 연구 전문가이면서 예술사 학자인 키아라 쿠르티는 “가우디와 그의 걸작들은 현대 세계에도 전하는 이야기들이 있다”며 “성주간에 가우디가 가경자로 선포된 사실은 하느님의 섭리이고, 가우디에게는 모든 것이 섭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우디가 신앙을 실천했던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고, 가우디를 알게 되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이들에게는 가우디의 삶은 찬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가정 성당은 수년 안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책임자를 정하지 못한 ‘영광의 파사드’(Glory Facade)를 누가 설계할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다. 본래 영광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1882년에 건축을 시작했지만 미완성인 채로 지금까지 남겨져 있다. 현재 예수 그리스도에게 헌정된 탑은 건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은 가우디 선종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유명 주택인 ‘카사 바트요’(Casa Batllo)를 비롯해 독특한 건축물들을 설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속 건축은 포기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면의 여행을 거치며 단순하고 본질적인 신앙을 지닌 인물로 변해 갔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신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달았다. 쿠르티는 “성가정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초월성을 표현하고 있는 성당 건축에 깊은 감동을 받는데, 영원성과 자신을 연결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가우디의 작품들은 인간은 언제나 초월성을 지향하는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고 설명했다.

발행일 2025-04-16 제3439호 7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