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서울 구로3동본당 ‘영화와 함께하는 피정’ 호응

박지순
입력일 2025-07-22 17:23:26 수정일 2025-07-22 17:23:26 발행일 2025-07-27 제 3452호 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영화 감상 앞서 성경말씀 묵상…감상 후 함께 이야기 나눠
Second alt text
서울대교구 구로3동본당 신자들이 7월 19일 교육관에서 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감상한 후 주임 백승준 신부와 감상평을 나누고 있다. 박지순 기자

서울대교구 구로3동본당(주임 백승준 시몬 신부)이 영화 감상과 신앙 성찰을 접목한 ‘영화와 함께하는 피정’을 열어 신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본당은 신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신앙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올해 6월 ‘영화와 함께하는 피정’을 처음 시작해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피정’ 두 번째 순서는 7월 19일 본당 교육관에서 1999년 작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를 주제로 진행됐다. 영화는 앨빈 스트레이트라는 70대 노인의 실화다. 오랜 세월 연락을 끊고 살던 친형을 만나기 위해 잔디 깎는 기계를 개조한 차를 운전해 미국 대륙을 횡단한 끝에 형과 화해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영화 감상에 앞서 신자들은 백승준 신부의 안내로 에사우와 야곱이 만나는 장면을 그린 창세기 33장 4절, 사람이 하는 일을 주님께 맡길 것을 권고하는 잠언 16장 1~3절, 인내와 용서를 강조한 콜로새서 3장 13절을 묵상했다.

침묵 속에 120분 동안 영화를 감상한 신자들은 교육관 조명이 켜졌을 때 대부분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백 신부가 신자들에게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과 감상 소감을 묻자 “마지막에 동생과 형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저도 동생하고 인연을 끊고 살다가 서로 오해를 풀고 다시 만나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동생 생각이 난다”, “지금까지 살아온 칠십 평생을 되돌아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등 신자들의 감상평이 쏟아져 나왔다.

백 신부는 “현대의 빠른 속도와 대조되는 느린 속도로 형과 화해하는 동생의 모습에서 하느님을 따르려면 철저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내 상처를 직면하는 용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내 마음에 박혀 있는 독화살을 뽑아낼 수 있는 용기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출발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본당 사목회 박용환(안토니오) 총회장은 “‘영화와 함께하는 피정’에 신자들 반응이 좋아 8월에는 더 많은 신자를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