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수도자 사명은 ‘인간다움’ 지키도록 돕는 일”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는 10월 9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에서 ‘AI 시대와 인간생명’을 주제로 ‘수도자들을 위한 생명문화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생명문화를 일궈 갈 사명을 지닌 수도자들이 새 과학기술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안의 가능성과 위험을 올바로 식별하며 인간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 갈 지혜를 함께 찾고자 마련됐다. 제3발표를 맡은 뇌과학 및 AI 연구자 윤 프레드릭 수녀(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AI 시대 수도자의 사명은 사람들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라며,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올바로 식별하고 선용하는 ‘인간 존엄성 지킴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수녀는 “AI에 끌려가지 않고 지혜와 창의성, 연대의 힘을 일깨우는 수도자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각을 질문으로 바꾸고 목적에 맞게 설계하는 기술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미래 사도직의 ‘선교 언어’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AI가 내놓은 답을 확인하고 숙고해야 정확한 진리를 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도자의 시대는 지났다”며 “창조적으로 변방을 향해, 성당 밖의 사람들을 찾아 떠나야 하며, 이것이 미래의 사도직”이라고 강조했다. 그 본보기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보여준 ‘비움’과 성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의 ‘연결’을 제시했다. 제1발표에서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백종호(요셉) 신부는 수도자가 식별해야 할 위기의 뿌리를 효율과 이윤의 논리가 모든 결정을 지배하는 ‘기술관료적 패러다임’에서 찾았다. 백 신부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정을 알고리즘에 맡기면 취약한 이들의 배제가 ‘중립성’이라는 겉 포장에 가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칙 「고귀한 인류」가 말하는 AI의 ‘무장해제’는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류를 지배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윤을 사람보다 앞세우는 ‘바벨탑’이 아닌, 대화와 경청, 공동 책임으로 함께 세우는 ‘느헤미야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제2발표에서 교황청 문헌 「옛것과 새것」을 들어 생명에 관한 결정의 책임은 언제나 인간에게 있으며 결코 AI에 넘길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신부는 트랜스휴머니즘, 의료 AI의 책임 공백, 돌봄 로봇이 낳는 정서적 고립 등이 기술로 인간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적 솔루션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대체’가 아닌 ‘인간적 동행’을 회복해야 한다며 “AI가 선한 힘으로 작동할지, 최악의 불의가 될지는 기술 자체가 아닌 우리의 윤리적 식별과 결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장 백남일(요셉) 신부는 축사에서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고 서로를 위한 봉사와 사랑의 도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2면

‘한센인 지켜 온 반세기’…산청 성심원 후원 ‘미라회’, 설립 50주년 맞아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가 운영하는 ‘산청 성심원’을 후원해 온 ‘미라회(美羅會)’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산청 성심원은 10월 1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12회 성심 어울림 축제’에서 미라회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작은 형제회는 1959년 한센인과 중증 장애인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아 주고 복지를 증진하고자 산청 성심원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운영을 주로 해외 원조에 의존했지만, 1970년대 국내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을 비롯한 한국교회 신자들도 점차 후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보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후원을 위해 신자들은 1976년 자발적으로 ‘미라회’를 설립했다. 이름에는 ‘후원자들의 마음이 나열되어(羅) 아름다움(美)을 만드는 모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렇게 시작된 미라회의 나눔은 반세기 동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국 2500여 명의 후원회원이 나눔에 동참하고 있으며,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미라회를 담당하는 작은 형제회 김정수(요한 세례자) 수사는 “미라회의 후원금은 한센인들의 의식주 개선부터 자녀 양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쓰였다”며 “회원들이 직접 시설을 찾아 한센인들을 만나고 위로하며 삶의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분에 산청 성심원 가족들은 마음의 위로까지 받으며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라회 설립 초기인 1978년경부터 후원을 이어온 권태봉(요안나·서울대교구 서초3동본당) 씨도 그 긴 시간을 함께해 온 회원 중 한 명이다. 권 씨는 “우연히 성당 교우가 추천한 미라회 안내 책자를 보고 고민하다 그해 주님 성탄 대축일에 용기를 내 후원을 시작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전에는 미라회가 어떤 곳인지도 몰랐는데 당시 성령께서 내게 ‘노크’를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 산청 성심원에는 새로 들어오는 한센인보다는 지체장애인이나 노인 등 소외된 형제·자매들이 주로 돌봄을 받고 있다”며 “점심 한 끼를 아끼자는 마음으로 더 많은 이가 후원에 동참해 사랑의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미라회 50주년 행사는 10월 10일 오후 3시 산청 성심원 대성당에서 열리는 사진 전시회를 시작으로 개회식, 음악회 등으로 진행된다. 11일 오전 10시에는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 김일득(모세) 신부 주례 감사미사가 봉헌된다.

발행일 2026-10-04 제3509호 5면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영성 담은 창작 뮤지컬 10월 첫선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을 기념해 성인이 가난과 평화를 위해 헌신한 생애를 조명하는 뮤지컬 <프란치스코, 맨발의 찬가>를 제작했다. 프란치스칸 수도자들이 직접 배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뮤지컬은 오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처음 선보인다. 1일과 2일은 오후 7시, 3일은 오후 7시30분 1층 성당에서 열린다. 이후 12월까지 대전교구 목동성당, 수원교구 세류동성당, 작은 형제회 강화 숨 영성센터 등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을 맞는 해다. 레오 14세 교황도 올해를 ‘성 프란치스코의 해’ 특별 희년으로 선포하고, 프란치스칸 가족을 넘어 교회 전체가 성인의 삶과 영성을 되새기도록 초대했다. 뮤지컬 공연팀 대표를 맡은 작은 형제회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는 “우리 수도회도 교황님의 뜻에 함께하며 성인을 알리는 뮤지컬을 준비했다”며 “올해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맞아 더욱 완성된 모습으로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작품은 방은미(요한 보스코) 연출가가 연출하고, 카푸친 작은 형제회 이우철(도미니코 사비오) 신부와 신오섭(요한 보스코) 수사, 작은 형제회 정민휘(미카엘) 수사를 비롯한 수도자들과 김제인(클라라), 김현준(요한 사도), 노지연, 오영미(스콜라스티카), 장대성(베드로) 등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한다. 성 프란치스코 역은 정민휘 수사가 맡는다. 뮤지컬은 성 프란치스코가 삶 속에서 마주했던 여러 선택의 순간에 주목한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성인이 선택했던 삶을 통해 오늘날 관객들이 진정한 평화와 가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 연출가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속박에서 어떻게 성인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를 그의 삶을 통해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다”며 “성직자나 수도자가 아닌 신자들에게는 성인의 영성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뮤지컬을 통해 성 프란치스코가 보여준 겸손과 가난, 평화의 영성이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작은 형제회는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을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2027 서울 WYD를 비롯한 향후 공연을 이어가기 위해 후원자들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김찬선 신부는 “많은 분이 공연을 보실 수 있도록 무료 공연을 계획하고 있어, 기업 협찬과 개인 성금으로 제작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후원 문의: 010-6464-9121 ※ 후원 계좌: 하나 158-910021-77004 (재단)프란치스꼬회

발행일 2026-09-20 제3508호 3면

‘2026 왜관 홀리페스티벌’…지역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 펼쳐

고요하고 거룩한 가톨릭 수도원이 축제의 장으로 활짝 열려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 경북 칠곡군은 가톨릭 문화유산과 관광을 접목한 ‘2026 왜관 홀리페스티벌’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왜관 수도원 일대에서 개최했다. 왜관 수도원이 지닌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열린 이번 축제는 누구나 찾아와서 즐기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신자가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대성당에서 울려 퍼져 관람객에게 깊이 있는 울림을 선사했다. 저녁에는 수도원 내 구(舊) 왜관성당이 빛으로 물든 가운데 가수 린(4일)과 안예은(6일)의 홀리콘서트, 아이돌을 꿈꿨던 이력으로 화제를 모은 살레시오회 이창민(마르치아노) 신부의 토크콘서트(5일)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이외에도 ▲인생사진 스튜디오 ▲수도복 복식 체험 ▲묵주 만들기 등 관람객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경숙(마리안나·의정부교구 남양주 별내본당) 씨는 “왜관 수도원에 처음 방문했는데 홀리페스티벌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대성당에서 들은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4일에는 개막식에 앞서 수도원 내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 4층 ‘하늘성당’에서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주례 특별미사가 봉헌됐다. 해가 지는 시간에 천장이 뚫린 공간에서 초를 켜고 봉헌한 미사 중 박 아빠스는 “거룩함을 체험하면서도 쉴 수 있는 시간, 또는 쉬러 왔는데 거룩함을 체험하게 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며 “숨겨진 명소를 찾아보고, 인생에서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3면

‘캄보디아 선교 25주년’ 한국외방선교회…“낯선 땅에 희망의 씨앗 심다”

한국외방선교회가 캄보디아 선교 25주년을 맞았다. 선교회는 오는 9월 19일 캄보디아 프놈펜교구 주교좌 프사또잇성당에서 대목구장 올리비에 슈미트하우슬러 주교 주례로 캄보디아 선교 25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미사에는 캄보디아 캄퐁창교구장 서리 수온 항리 피터 주교, 선교회 총장 정두영(보나벤투라) 신부를 비롯해 현지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참여한다. 선교회는 지난 25년간 단순한 본당 사목을 넘어 현지의 교육과 의료 여건을 개선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사목으로 선교를 확장했다. 2026년 현재 9명의 사제와 2명의 평신도 선교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선교는 2001년 3월 선교회 박서필(요한 사도) 신부와 곽석희(미카엘) 신부가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선교회는 사회사목 기반 마련을 위해 NGO를 설립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청년들의 자립을 위해 2007년 코미소 기술교육센터를 개소해 오토바이 수리, 이미용 기술, 재봉 기술 등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2016년에는 프놈펜 외곽 빈민 지역에 코미소클리닉을 열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프놈펜공항 외곽의 공장 밀집 지역으로 클리닉을 이전·확장해 빈민 지역 주민과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해오고 있다. 2022년부터는 김은경(도미니카) 선교사와 김상집(라파엘) 선교사 부부가 선교회의 첫 평신도 선교사로 파견돼 센터에서 제과제빵 교육을 하고 있다. 선교회는 여러 NGO 단체와 한국교회 사제들의 협력을 통해 선교 활동의 폭을 꾸준히 넓혀 왔다. 이런 노력으로 현지 대학생들이 치과의사로 교육받아 코미소클리닉의 의사로 활동하는 결실도 봤다. 선교회는 파견 25주년을 맞아, 캄보디아 사회와 교회 공동체에서 선교회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성찰하고, 앞으로도 더욱 가까이에서 현지인들의 삶을 살피고 복음을 살아가는 선교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지부장 김낙윤(요셉) 신부는 “지나온 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은총이자 이 땅의 이웃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만들어 낸 사랑의 기적이었다”며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맞닥뜨린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의 시선은 커다란 도전이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며, 한 걸음씩 이들과 삶을 나누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 지부는 교육, 의료 그리고 영적 돌봄을 통해 이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자 애써왔다”며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며, 캄보디아교회가 스스로 일어서고 복음의 기쁨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겸손함과 열정으로 이 거룩한 여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5면

남녀 수도회, 2027 서울 WYD 조직위에 1억원 기부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가 8월 14일 서울대교구청 조직위 회의실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에 성금 1억원을 기부했다. 전달식에는 남장협의회장 백남일(요셉) 신부와 사무국장 이영준(모이세) 신부, 여자 장상연합회장 나현오(현오 레지나) 수녀와 사무국장 정윤진(요한 세례자) 수녀 등이 참석했다. 2027 서울 WYD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남녀 수도회가 이렇게 정성을 모아 동참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내년에 열릴 서울 WYD는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인데, 그만큼 인간의 본성에 심어진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남일 신부는 “시노드 교회로 나아가는 데는 공동의 책임과 소속감을 구성원들이 함께 지니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회를 준비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모든 수도자가 기도 안에서 하나의 교회 구성원으로서 대회 준비에 함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나현오 수녀도 “이번 기부는 수도자들의 작은 마음이지만, 큰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력일 2026-08-18

세속화 시대 영적 쇄신, 십자가의 성 요한에게 길을 묻다

세속화와 영적 혼란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고, 참된 기도는 어떻게 식별할 수 있을까. 십자가의 성 요한 시성 300주년과 교회학자 선포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가르멜 학술대회에서는 성인이 가르친 ‘기도와 식별’을 비롯해 영혼의 정화와 믿음의 역할을 오늘의 신앙생활 안에서 새롭게 조명했다. 가르멜 수도회 한국관구는 8월 13일 서울 명륜동 가르멜 영성문화센터에서 제3회 가르멜 학술대회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오늘날 중요한 영성적 과제로 꼽히는 ‘기도와 식별’에 관한 성인의 가르침이 제시됐다. 수도회 최준석(이레네오) 신부는 발제에서 “성인은 그리스도를 바라봄, 그리스도를 사랑하기, 그리스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라는 세 가지를 기도의 과정으로 봤다”며 “성인은 이 역동을 기도 안에서의 영적 수련으로 이해하며, 이를 통해 인간이 하느님과의 일치를 향해 변형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은 영적인 인간이 영혼 안에 내주하시는 그리스도를 만나야 한다고 했다”며 “이러한 신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올바른 기도를 식별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식별 역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인격적 관계의 행위이자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스도교의 기도와 겉으로는 유사하지만 심신의 평화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등, 그리스도교 신앙과 구별되는 명상·묵상법이 확산되는 오늘날, 성인이 제시한 기도에 대한 ‘식별’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신부는 “현대 사회를 뒤덮고 있는 영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식별”이라며 “기도라는 행위가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의 ‘사랑의 관계’ 안에 있는가가 참된 기도를 가려내는 잣대”라고 했다. 이어 “기도의 주도권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으며, 모든 기도 행위는 하느님께서 먼저 베푸신 그 현존과 사랑의 시선에 자신을 여는 응답이라는 점에서, 성인의 가르침은 기도의 본질을 밝히는 신학이자 식별의 척도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날 김평만(유스티노·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부가 ‘십자가의 성 요한과 성 이냐시오의 영혼 정화에 대한 가르침 비교’를, 이경수(가밀로·인천 가르멜 수도원) 신부가 ‘십자가의 성 요한의 「가르멜의 산길」에서 본 믿음의 역할’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수도회 한국관구장 권영상(클레멘스) 신부는 개회사에서 “한국교회가 마주한 세속화와 공동체 의식의 약화, 청년의 이탈과 사목의 어려움 등에서 깊은 영적 쇄신이 요청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성인의 시성과 교회학자 선포의 의미를 감사로 기념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해석해 현재를 비추고 미래 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자리다”라고 전했다.

발행일 2026-08-18 제3504호 2면

예수회 한국관구, ‘마지스 2027 코리아’ D-365 발대식 개최

예수회 한국관구는 7월 25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학교 성 이냐시오 성당에서 ‘마지스(MAGIS) 2027 코리아 D-365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발대식을 열었다. 미사를 주례한 한국관구장 황정연(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는 강론에서 “이번 마지스의 주제는 ‘희망을 살아가며 평화의 불 지피기’”라며 “이는 단순한 대회 주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오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받아 그 생명으로 살아가자는 초대”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께서 빛을 비추시는 곳, 그 빛 안에서 청년들이 삶의 가장 귀한 보화인 생명과 믿음을 다시 발견하는 곳이 바로 이곳 서강대 캠퍼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예수회 공동체 순례를 시작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맞이하는 예식도 거행됐다. 미사 후 열린 발대식에서는 ‘마지스 2027 코리아 준비위원회’를 비롯해 참가자들이 서강대에 머무는 동안 안전과 생활 지원을 담당할 ‘빌라 마지스’ 봉사자, 전국 체험지에서 펼쳐질 활동을 이끌 체험 리더팀 봉사자들이 소개됐다. 예수회 회원들이 작사·작곡한 주제곡 <Living Hope, Igniting Peace>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김학준(라우렌시오) 신부는 “70여 개 나라에서 약 1000명의 청년이 모이는 만큼, 많은 봉사자의 참여와 관심, 후원이 절실하다”며 “신자가 아니더라도 가톨릭 전례에 열린 마음을 지닌 분이라면 누구나 봉사자로 환영한다”고 전했다. 마지스는 예수회가 이냐시오 영성에 바탕을 두고 세계청년대회(WYD) 본대회 직전 개최하는 사전대회로 1997년 파리 WYD를 계기로 시작됐다. ‘마지스 2027 코리아’는 2027 서울 WYD 본대회에 앞서 내년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서강대 일대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전국 곳곳에서 예술·문화, 생태·환경, 신앙·영성 등 여섯 분야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발행일 2026-08-02 제3502호 5면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은 여성 리더십 전환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와 우리신학연구소는 7월 22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소외의 시대, 새롭게 만나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은 외경인 「마리아 복음서」 등에 나타난 모습을 통해 성녀가 예수의 탁월한 제자로서 예수의 말씀을 깊이 이해하고 해석했으며, 실의에 빠진 제자들을 격려하고 가르치기도 한 여성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미국 홀리네임즈대학교 명예교수 박정은 수녀(소피아·홀리네임즈 수녀회)는 「마리아 복음서」에 대한 역사 비평적 접근을 소개하며, “복음서를 저술한 ‘마리아 공동체’는 리더의 권위를 ‘영성적 권위’로 본다”며 “이 공동체가 이해하는 그리스도교 영성은 곧 예수에 대한 깊은 사랑에 근원을 둔 성녀의 영적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녀는 또 “「마리아 복음서」는 ‘주변’이 될 수밖에 없었던 초대교회의 다양한 목소리, 거룩한 목소리를 대표한다”며 “상하로 구분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이자, 자신과 하느님을 아는 지식과 지혜에 몰두하는 공동체”라고 덧붙였다.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발비나) 선임연구원은 성녀의 리더십을 조명하며 “성녀는 교회의 역사 안에서 오해받고 왜곡됐지만 오히려 그 모습을 통해 세상에서 그와 같은 처지에 놓여 배제되고 모욕당하는 이들의 수호성인으로 함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2016년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이 축일로 승격된 것은 가톨릭 여성의 리더십을 북돋우는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정은 수녀와 이미영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조민아(마리아)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으며,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이현숙(아가다) 수녀는 기조강연을 맡았다.

발행일 2026-08-02 제350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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