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수도회 장상들, ‘시노달리타스 경청 피정’ 개최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고 있는 한국교회 남녀 수도회 장상들이 처음으로 함께 피정을 열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도 피정에 동행하며 강의를 진행했고, ‘경청’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남녀 장상들은 7월 21일부터 22일까지 수원교구 양지 영성교육원에서 ‘축성생활의 해 시노달리타스 경청 피정’을 열었다. 올해 전반기 동안 교회 안팎 청년들과의 소통과 선교에 집중했다면, 축성생활의 해가 반환점을 지난 지금은 각 수도회 ‘리더’인 장상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쇄신하는 시간을 갖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피정 중 열린 두 차례 강의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의 중요성을 짚으며, 축성생활의 해가 시노드 여정을 걷는 교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깊이 있게 다뤘다. 유흥식 추기경은 “초기 수도생활에서부터 오늘날 축성생활로 불리는 다양한 형태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며, 이는 인간 존재 전체가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는 것을 향한 순례의 표징”이라며 “축성생활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구체적 측면들을 성찰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추기경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구체적인 실천 방향으로 ▲여정의 목표에 대한 자각 ▲함께 걷는 것 ▲결코 멈추지 않기 등을 제시하며, “함께 걷는다는 것은 소속 수도회 회원들뿐 아니라 전체 카리스마 가족 구성원, 다양한 카리스마들과의 친교, 그리고 전체 교회와의 동행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청 외교관으로 아이티와 캐나다 등 6개국에서 교황대사로 활동한 루이지 보나치 대주교도 강사로 나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시선에 갇힌 ‘외눈 증후군’에서 벗어나, 형제·자매들의 다양한 시선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 출발점은 무엇보다 경청의 태도를 배우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 후에는 그룹별 나눔도 열렸다. 첫 나눔 주제는 ‘수도회가 한국교회 내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데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극복 방안’이었다. 유 추기경도 각 그룹에 직접 들어가 수도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수도자들이 행정적 ‘문서’에 갇히지 않고, 실제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의 필요성과, 비록 더디더라도 수도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인격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 회장 유덕현(야고보) 아빠스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장상들이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 기회가 적었던 게 사실”이라며 “남녀 수도회가 함께 피정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피정 자체가 큰 기쁨이자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4면

한복 입은 동티모르 학생들, “한국 유학생으로 돌아올래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머리도 한복에 어울리게 단정히 땋은 동티모르 리퀴도이 가르멜 성모 고등학교 학생들이 7월 24일 서울 경복궁을 찾았다. 이들은 33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광화문과 경복궁의 전통 건축물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살펴보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동티모르 학생들의 경복궁 나들이에는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이형우(루카) 신부가 동행했다. 동티모르 순교 복자 수도원에서 선교 활동 중인 이 신부는 학생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일정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날씨가 무척 더웠지만, 학생들이 한복만큼은 꼭 입고 싶어했다”며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들의 열정을 전했다. 학생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이 신부가 설명을 시작하면 귀를 기울이며 집중했다. 광화문을 시작으로 근정전, 경회루, 강녕전, 향원정 등 경복궁의 주요 건물들을 차례로 둘러봤다. 한국을 방문한 학생은 고3 셀레스티나(Celestina), 주비타(Juvita), 베로니카(Veronika), 고2 로지타(Rosita) 등 4명이다. 이들은 지난 7월 20일부터 한 달간 어학연수를 겸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한국교회의 다양한 활동을 견학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티모르 청소년들에게 질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한국-동티모르 청소년 글로벌 문화 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동티모르 순교 복자 수도원(원장 김민조 하상 바오로 신부)이 올해 처음 기획한 것으로, 교내 활동에 적극적이며 신앙생활에 성실한 학생들이 선발됐다. 학생들은 7월 중 수도회 한국지부를 비롯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한강, 인사동 전통시장, 남산 서울타워 등을 둘러봤다. 8월부터는 수원·안동·부산교구를 차례로 방문해 한국교회의 활동을 직접 살펴보고,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 4일 일정으로 한국어 실용 회화, 기초 문법, 말하기 수업을 듣고, 국내 고등학생·대학생과도 교류한다. 문화 교류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학생들이 한국 유학을 통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민조 신부는 “2022년 5월부터 수도원이 운영하는 가르멜 성모 고등학교와 부산가톨릭대학교 간의 교육 및 교류 협력이 이어져 왔으며, 현재 동티모르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졸업생 2명이 부산가톨릭대에 입학해 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특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동티모르 현실을 고려해, 국제 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학생들이 한국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고 꿈을 키운 뒤, 고향으로 돌아가 지역 사회에 봉사하며 자신의 미래도 함께 설계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선진 문화 체험을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깊이 있게 배우고 교류하는 경험도 큰 의미로 다가왔다. 셀레스티나 양은 “온돌과 아궁이, 궁궐의 문 구조 등을 직접 보고 한국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느낄 수 있어, 그동안의 일정 중 경복궁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유학생으로 다시 한국에 오게 된다면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해,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동티모르의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문화 교류 프로젝트는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지에서의 복음 전파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데 기여하는 사례로 눈길을 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는 문화 체험과 고등 교육의 기회를 연결고리로 삼아, 동티모르 청소년들이 고국에 돌아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선한 영향력’의 주체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1면

성심수녀회 한화관구, ‘네안즈관구’로 새 출범

성심수녀회 한화관구(한국·중국인·대만, 관구장 최혜영 엘리사벳 수녀)가 일본, 호주·뉴질랜드 관구와 통합돼 9월 1일부터 ‘네안즈(NEANZ, NorthEast Asia, Australia, NewZealand)관구’로 새롭게 출범한다. 네안즈관구장에는 뉴질랜드의 앤코리(Anne Corry) 수녀, 네안즈관구 한국 대표에는 장경아(마리안나) 수녀가 선출됐다. 현재 40개국에 퍼져있는 성심수녀회는 기존 27개 관구에서 8개 관구 체제로 재편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수도 성소의 감소와 회원 고령화에 따라 수도회 조직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수녀회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수도회의 은사와 사명을 공동체 안에서 계속 실현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새로운 구조 방향성 논의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에 입각해 이뤄졌다. 수녀회는 2016년 세계총회를 시작으로, 2021년 특별총회와 2024년 세계총회를 통해 구조 개편을 확정했다. 장경아 수녀는 “통합된 네안즈관구에서 변화의 시기를 잘 아우르며 모든 수녀님과 한마음이 되려 노력할 것”이라며 “수녀회의 은사와 사명을 더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성령께 귀 기울이며 새로운 부르심에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1800년 프랑스 아미앵에서 성녀 마들렌 소피 바라(1779~1865)가 창립한 수녀회는 교육적 봉사를 통해 예수 성심의 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2면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 레오 14세 교황 알현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지부장 조우형 마태오 신부) 수도자와 신자들로 구성된 한국 순례단이 유럽 성지순례 중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했다. 28명의 순례단은 7월 7일부터 17일까지 벨기에 동부의 바뇌, 프랑스 파리와 루르드, 스페인 로욜라, 포르투갈 파티마 등 유럽 주요 성모 발현지와 이탈리아 로마를 순례하고, 순례 마지막 날 로마 카스텔 간돌포에서 교황을 만났다. 수도회에 따르면, 이번 알현은 교황이 한국 순례단을 자신의 휴가지로 직접 초대해 성사됐다. 교황은 순례단과의 만남에서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들이 세운 교회라는 것을 안다”며 “그 믿음을 이어받아 선교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한 “4월 수도회의 초대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며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 2027년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전했다. 교황이 수도회 총장이던 시절 인연이 있는 이기훈(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수사가 순례단 한 명 한 명을 교황에게 소개했다. 교황은 부산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봉사자 부부와 어린이, 성소자 자매 등 순례단원들의 사연을 듣고, 한 부부가 쓴 손편지를 직접 받았다.

발행일 2025-07-27 제3452호 5면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청순나이트’로 무더운 여름밤 보내요

6월 26일 오후 7시 서울 마포 합정역 7번 출구. 직장인들은 퇴근을 재촉하고, 젊은이들도 저마다의 약속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저녁 시간. 음식점과 술집이 줄지어 선 거리 한편에 선 수녀들 주위로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같은 본당에서 온 세 명의 청년은 수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한 청년은 “다행히 야근하지 않게 돼 참석할 수 있었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참가자들은 수녀들을 따라 양화대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서울대교구 절두산 순교성지로 향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 이지현(마리아)·최수지(세라피나)·권소희(가브리엘라) 수녀는 6월 26일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새남터 순교 성지까지 한강 변을 따라 청년들과 함께 걸으며 신앙과 일상을 나누는 ‘청순나이트’를 처음 열었다. 청순나이트는 ‘청년 순례자들이 세상과는 다르게 하루를 거룩한 밤으로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주말 하루를 온전히 내야 하는 기존 성지순례의 부담을 덜고, 청년들이 일상에서 더 가볍게 순례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프로그램은 ‘순례를 떠나며 바치는 기도’로 시작해, 약 20분간의 침묵 도보 후 고해성사를 원하는 참가자는 김강룡 신부(프란치스코, 서울대교구 옥수동본당 부주임)와 함께 걸으며 성사를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순례의 마지막은 성지에서의 강복으로 마무리됐다. 최수지 수녀는 “성지순례는 여전히 장년층 중심이고 청년들에게 신앙은 주일을 지키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지향했던 순교자 중 많은 이가 10~20대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지순례도 멀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청년 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 담당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관심사와 지향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밝힌 이지현 수녀는 “청년들이 있는 자리로 수도자와 사제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며 “가톨릭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청년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창구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양천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인 박가현(글로리아) 씨와 박동리(릴리안) 씨는 “최 수녀님이 본당에 계실 때 함께했던 활동들이 좋아서 큰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됐다”며 “청년들은 취업 준비 등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도심에서 부담 없이 순례에 동참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한편, 청순나이트 외에도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는 지난해 한국 순교자 시복 10주년 및 시성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동행순례피정: 청년, 순교자의 길을 걷다! 청순길’도 계속 마련하고 있다. 청순나이트는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두 번째 일정은 7월 15일 명동성당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종로성당까지 걷는 코스로 진행된다. 신청과 문의는 인스타그램 DM(@sr.fina, @martyrs.ct_sbmc, @sbmc_lamps)을 통해 가능하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3면

수도자 위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모임…“기쁨의 본질 재발견”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남녀 수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과의 깊은 관계 안에서 소명을 되새기며 고통마저 은총이 되는 ‘기쁨의 본질’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을 함께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는 6월 21일부터 이틀간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워크숍을 개최했다. 종신서원 1~10년 차 수도자 30여 명은 워크숍에서 ‘과거’ 속 은총과 그 안의 고통과 기쁨, ‘현재’의 기쁨과 어려움, ‘미래’에 펼쳐질 여정을 하느님과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특히, 힘들었던 시간조차 하느님이 함께 계셨음을 깨달은 뒤 고통은 바로 은총을 체험한 진정한 기쁨이었음을 재발견한 시간이었다는 것과, 공동체 자체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가장 큰 기쁨과 원동력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류지민(아녜스) 수녀는 “이곳에서 동료 수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가는 길이 교회와 수도 공동체, 내 개인의 삶 안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금 깨달아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작은 형제회 이상학(힐라리오) 수사는 “‘미래 지도 그리기’를 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기쁨과 일상에서의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발견하는 힘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인보 성체 수도회 노윤희(마리아) 수녀는 “세상에서 조금 지쳐있었는데 ‘고민 적어 물에 녹이기’를 통해 나의 어려움이 가벼워짐을 느꼈고, 생활 안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법을 일깨우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워크숍에는 유덕현 아빠스가 참석해 수도자들과 1박2일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유 아빠스는 “수도자들의 밝고 기쁜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많은 수도자가 ‘과거와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안에서 온전히 기쁨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나눔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파견 미사 강론에서 유 아빠스는 “축성된 빵과 포도주처럼, 서원한 우리들은 겉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본질은 그리스도의 것으로 변화됐다”며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의탁하며 기쁘게 살자”고 당부했다. 전지적 기쁨 시점은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4)를 주제로, 전능하신 하느님의 기쁨 시점에서 수도자들에게 기쁨의 원천인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를 주는 워크숍으로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9월 30일까지 총 여덟 차례 마련된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3면

‘수도자·청년’ 함께하는 시간…“오세요”(OSEYO) 개최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고 있는 남·녀 수도회가 청년 세대와 친교를 나누고 신앙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는 오는 9월 20·21일 양일간 충청남도 천안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오세요’(OSEYO)를 개최한다. 대상은 비신자를 포함해 39세 이하 미혼 청년 200명, 축성생활자 200명 총 400명이다. ‘오세요’는 ‘Open Space Every YOuth’의 줄임말로, ‘교회 청년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축성생활자들의 마음 자리’를 의미한다. 의미에 걸맞게 청년과 수도자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숨을 고르며 이야기를 나누고 하느님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세부 일정은 ▲토크콘서트 ▲수도자 빌리지 ▲성시간과 고해성사 ▲함께 걷는 엠마오 ▲미사 등으로 구성됐다. ‘축성생활의 해 청년위원회’는 “축성생활자들과 청년들이 ‘숨’을 고르고 신앙생활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겨 이들이 주님을 향해 함께 걷는 동반자로서 서로 관심과 사랑을 나누도록 주제와 일정을 정했다”며 “삶의 방향을 묻는 이들, 신앙 안에서 쉼을 찾고픈 이들이 길을 찾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모집 기간은 6월 30일까지며, 축성생활자 모집은 오는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선착순으로 받는다. 참가비는 7만 원.

입력일 2025-06-17

‘소외된 이들과 함께해 온 시간’…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전해온 예수성심시녀회(총원장 김윤희 이레네 수녀)가 6월 6일 오전 11시 대구 대명동 총원 성당에서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감사 미사에서 예수성심시녀회는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Louis Deslandes·한국명 남대영·1895~1972)의 정신을 굳게 간직하며 ‘주님 손안의 연장’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에서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 못지않을 정도로 놀랍게 성장했다”며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또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 수도자들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수도회를 시작한 여섯 동정녀 사진과 회헌 및 회칙, 90주년 기념 고리기도를 상징하는 묵주 등이 제대 앞에 봉헌됐다. 수도회는 지난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루이 델랑드 신부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던 의미를 기억하며 올 한 해 동안 공동체별 고리기도를 바치고 있다. 아울러 레오 14세 교황의 설립 90주년 기념 강복장도 이날 공개됐다. 예수성심시녀회는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를 원한 여섯 명의 동정녀가 당시 경북 영천 용평본당(현 화산공소) 주임 루이 델랑드 신부의 인도로 1935년 12월 8일 공동생활을 시작했던 ‘삼덕당’에서 비롯됐다. 수도회는 이후 1950년 3월 경북 포항 송정해변가(현 포스코 자리)로 이전해 전쟁 고아들과 노인, 장애인 등을 돌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따라 포항제철(포스코)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서 1969년 본원을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했다. 1992년에는 수녀원 본원이 현재의 대구 대명동에 자리하면서 포항에는 모원만 남게 됐다. 수도회는 2009년 대구·부산·서울 세 관구체제로 편성됐으나 2020년부터는 대구·서울 두 관구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수도회는 설립자 정신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을 설립하고 노숙인 요양시설 나자렛집, 청소년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루도비꼬집, 무료급식소 요셉의 집 등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여러 곳의 유아 교육기관에서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중심으로 유아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미얀마, 볼리비아,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도 선교하며 예수성심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15 제3446호 2면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프라도 사제회, 1856년 프랑스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 위해 설립 서울대교구 고(故) 이용유 신부, 1976년 프라도 유기서약으로 ‘한국 프라도’ 역사 시작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사명으로 하는 한국 프라도 사제회가 프라도 수녀회, 프라도 여성 재속회와 함께 ‘프라도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아 5월 2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프라도 사제회는 1856년 프랑스 리옹교구의 사제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Antoine Chevrier) 신부가 설립한 축성생활회로,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해 가난한 삶을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따르는 것’을 근본정신으로 삼아 활동한다. 한국에서는 프라도 사제회, 프라도 수녀회, 프라도 여성 재속회가 영적인 가족을 이룬다. 서울대교구 고(故) 이용유(베네딕도) 신부가 1975년 9월 16일 사제품을 받음과 동시에 프라도 유기서약을 하며 한국 프라도의 역사가 시작됐다. 기념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강론에서 “1970년대 산업화와 급격한 경제 발전 속 소외되고 있던 도시 노동자들과 빈곤층 문제가 대두되던 때 한국 프라도회가 시작됐다”며 “프라도회 소속 사제들과 수녀님들, 재속회원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또 가난한 그리스도를 본받으려는 그 창립자의 정신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청한다”고 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도 대독된 축사에서 “지난 50년간 여러분은 프라도회의 고유한 영성과 특별한 은사의 사도적 차원을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교구 사제이자 수녀회, 여성 재속회원들인 여러분은 거룩한 부르심 안에서 일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슈브리에 신부의 편지와 「한국 프라도 50년사」가 봉헌됐다. 축하식에서는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장년회 양미자(젬마) 씨가 노동장년회 활동에 도움을 준 프라도 사제·수도자와의 만남을 소개했다. 미사에는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와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와 프라도 사제회 국제총장 아르만도 파스콸로토 신부(Armando Pasqualotto), 프라도 수녀회 전 국제총장 마리조 수녀(Marie Josephe Madeleine) 등이 함께했다. 기념 미사에 앞서 5월 26일에는 서울 한남동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전국 프라도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프라도 한국 진출 50주년 연수회’가 열렸다. 회원들은 연수회에서 지난 50년 역사를 돌아보고, 특히 1970년대 프라도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프랑스 리옹 프라도 신학교를 방문하는 등 프라도회가 한국에 진출하는 데 기여한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노력을 되새겼다. 현재 한국에는 프라도 사제회 166명, 프라도 수녀회 8명, 프라도 여성 재속회 3명이 활동 중이다. 한국 프라도 사제회는 한국 진출 40주년이던 2015년 ‘자립프라도’로 승격됐다. 전 세계 사제회 중 자체 양성과 서약을 하는 자립프라도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이다.

발행일 2025-06-08 제344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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