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美교회, ‘위기의 이주민’ 지원 나선다

박지순
입력일 2025-07-29 16:24:33 수정일 2025-07-29 16:24:33 발행일 2025-08-03 제 345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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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대교구장 호세 고메즈 대주교, 이주민 돕는 본당 지원 방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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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들이 6월 7일 이주민 단속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을 체포하고 있다. OSV 자료사진

[외신종합] 미국 로스앤젤레스(LA)대교구장 호세 고메즈 대주교가 위기에 처한 이주민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당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7월 23일 발표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이주민들에게 강압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이주민들을 돕기 위한 조치다.

LA대교구는 ‘가족 지원 프로그램’(Family Assistance Program)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 봉사조직, 자선 활동가와 협력할 계획이다. ‘가족 지원 프로그램’은 식료품과 식사, 의약품 등이 위기에 처한 이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도록 재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고메즈 대주교는 23일 LA 남부에 있는 성 파트리치오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우리 친구와 가족, 이웃 그리고 본당 신자들이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있다”며 “착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이들, 신앙을 지키는 이들, 오랫동안 미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이들이 지금은 일하러 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구속돼 추방될까 봐 거리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메즈 대주교는 기자회견에서 “LA 카렌 바스 시장 그리고 연방 당국자들과 실질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LA 거주 이주민들은 몇 주 동안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을 받으면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LA 지역 지도자들과 시민단체, 이주민 권리단체 등이 7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이주민 정책에 법에 따른 제재를 요청한 뒤, LA 연방판사가 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 행위를 임시로 중단시켰다.

‘가족 지원 프로그램’에 후원하고 있는 ‘라틴계 지도자 가톨릭협의회’(The Catholic Association for Latino Leadership) 마이클 몰리나 이사장은 “내 인생에서 가톨릭신자가 성당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날이 올 줄은 전혀 몰랐다”며 “우리 회원들에게도 이주민 후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 가톨릭 본당들은 미국 정부의 이주민 단속 결과로 부모가 구금되고 수입이 끊겨 가족이 해체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샌버나디노교구장 알베르토 로하스 주교는 구금될 위험이 있는 이주민 신자들에게 주일미사 참례 의무를 관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