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대구 대명동총원 성당서 감사 미사 봉헌 설립자 델랑드 신부 정신 따라 사회복지 및 유아교육 등 분야에 헌신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전해온 예수성심시녀회(총원장 김윤희 이레네 수녀)가 6월 6일 오전 11시 대구 대명동 총원 성당에서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감사 미사에서 예수성심시녀회는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Louis Deslandes·한국명 남대영·1895~1972)의 정신을 굳게 간직하며 ‘주님 손안의 연장’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에서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 못지않을 정도로 놀랍게 성장했다”며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또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 수도자들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수도회를 시작한 여섯 동정녀 사진과 회헌 및 회칙, 90주년 기념 고리기도를 상징하는 묵주 등이 제대 앞에 봉헌됐다. 수도회는 지난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루이 델랑드 신부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던 의미를 기억하며 올 한 해 동안 공동체별 고리기도를 바치고 있다. 아울러 레오 14세 교황의 설립 90주년 기념 강복장도 이날 공개됐다.
예수성심시녀회는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를 원한 여섯 명의 동정녀가 당시 경북 영천 용평본당(현 화산공소) 주임 루이 델랑드 신부의 인도로 1935년 12월 8일 공동생활을 시작했던 ‘삼덕당’에서 비롯됐다. 수도회는 이후 1950년 3월 경북 포항 송정해변가(현 포스코 자리)로 이전해 전쟁 고아들과 노인, 장애인 등을 돌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따라 포항제철(포스코)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서 1969년 본원을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했다. 1992년에는 수녀원 본원이 현재의 대구 대명동에 자리하면서 포항에는 모원만 남게 됐다. 수도회는 2009년 대구·부산·서울 세 관구체제로 편성됐으나 2020년부터는 대구·서울 두 관구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수도회는 설립자 정신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을 설립하고 노숙인 요양시설 나자렛집, 청소년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루도비꼬집, 무료급식소 요셉의 집 등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여러 곳의 유아 교육기관에서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중심으로 유아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미얀마, 볼리비아,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도 선교하며 예수성심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