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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2027 서울 WYD’ 교구대회 일정도 확정…7월 29일부터 4박5일

레오 14세 교황이 3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본대회가 8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본대회에 앞서 열리는 교구대회 일정도 확정됐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구대회는 본대회에 앞서 각 교구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으로, 본대회 시작 전 목요일부터 4박 5일인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린다”고 밝혔다. 교구대회는 본대회를 개최하는 서울대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에서 열린다. 청년 순례자들은 교구대회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문화 그리고 교구별 특색에 따른 신앙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2027 서울 WYD 교구대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종강 시몬 주교)는 6월 17일 열린 제4차 회의에서 본대회 참가 인원의 이동과 등록 과정에서의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구대회를 본대회에 앞서 4박5일 일정으로 치르기로 했다. 서울 WYD를 2년 앞둔 현재 대부분 교구가 교구대회 조직위원회(Diocese Organizing Committee, DOC)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주교회의는 “본대회 신청은 8월 2일부터 가능하다”며 “교구대회부터 본대회까지 모든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청년 순례자의 경우 월요일부터 이동해 숙소 배정과 기념품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입력일 2025-08-04

‘200년 만의 폭우’로 일부 성당 침수

지난 16일과 17일 충청남북도와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쏟아진 ‘200년 만의 폭우’로 인해 성당과 교회 기관 등도 피해를 봤다. 각 교구는 응급 복구에 착수하는 한편, 소속 기관과 신자들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17일 하루 동안 426.2mm의 비가 내린 광주광역시 내 일부 성당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광주대교구 문흥동성당 지하 전기실과 기계실, 오치동성당 지하 복지관이 폭우로 침수됐다. 두 성당은 신속한 배수 작업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인근 하천이 범람하며 유촌동성당 1층 주차장도 물에 잠겼으며 성당 인근에 거주하는 신자 주택과 본당 사목협의회 총무의 차량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광주대교구는 현재 각 성당과 교구 기관 등을 대상으로 이번 호우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극한 호우가 쏟아진 충청 지역을 관할하는 대전교구와 청주교구에서도 일부 교회 시설과 성지 등이 피해를 봤다. 청주교구 충주 성심 학교 건물은 낙뢰를 맞아 소방 시스템 일부가 파손됐으나 현재는 복구됐다. 청주교구 양업고등학교는 하천 수위가 오르며 교량이 통제돼 학생과 교직원 155명이 한때 고립됐다. 학교 측은 18일로 예정돼 있던 방학을 하루 앞당긴 17일로 조정했다. 청주교구청도 일부 사무실이 침수됐다. 대전교구 신리성지의 경우, 주변 농지가 완전히 침수된 상황에서도 성지 마당과 경당, 성 다블뤼 주교관, 지하 순교미술관 등은 피해를 피했다. 다만 도로 침수로 성지 진입이 어려워 19일과 20일 성지 방문이 예정된 단체 순례자들에게 인근 다른 성지를 방문해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대전교구는 비가 그친 후 각 본당과 성지에 공문을 보내 피해 상황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 마포 예수회센터도 침수 피해를 입어 전화와 강의 문의, 미사 신청, 후원정보 변경 등의 업무가 중단됐다. 센터는 17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알리고, 급한 용무는 후원회 SNS(카카오톡 친구검색 ‘예수회후원회’)를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입력일 2025-07-18

[순례, 걷고 기도하고] 대전교구 합덕성당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을 나와 충남 내포(內浦)의 너른 평야를 달린다. 11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솔뫼성지 방문 이후, 이곳 내포는 교황 방문 성지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솔뫼와 신리, 여사울 등 천주교 성지를 알리는 입간판들이 교차로마다 세워져 있는 걸 봐도 짐작할 수 있다. 18세기 말 내포의 사도 이존창의 전교로 싹튼 ‘내포교회’는 한국 천주교의 중심지이자 신앙 못자리라 불린다. 초기 조선교회 어느 곳보다 많은 신자가 공동체를 이뤄 신앙생활을 했고 때문에 신해박해(1791년) 이후 무진박해(1868년)까지 크고 작은 박해마다 수많은 순교자가 나왔다. 교회사에 등장하는 성직자 대부분도 이곳 내포를 터전으로 활동했다. 합덕삼거리에서 신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농촌의 여느 풍경과 전혀 다른 이국적인 모습. 대전교구 합덕성당이다. 내포가 한국교회 신앙 못자리라면 합덕성당은 내포교회의 중심이다. 그 수식어를 대변하듯 성당은 내포의 너른 평야를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아담한 성모동산이 ‘주님,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요한 6,68)라 새겨진 비석과 어우러져 순례자를 맞이한다. 합덕본당의 역사는 1890년 충남 예산 고덕면 상궁리에 ‘양촌본당’(현 예산 양촌공소)이 설립되며 시작됐다. 이후 1899년 현재 자리로 성당을 옮기면서 본당 이름을 합덕으로 바꿨다. 현재 성당은 제7대 주임인 필립 페랭(Philippe Perrin, 백문필 필립보) 신부가 1929년 세운 것이다. 계단 맨 위 예수성심상과 하늘 높이 뻗은 두 개의 첨탑이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아름답다. 두 첨탑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한다. 한 순례자는 두 첨탑이 마치 하늘 향해 두 손 뻗은 기도 손이라 표현했는데 직접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성당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탈출 3,5)라는 말씀 그대로다. 제대까지 줄지어 선 회색 기둥이 아치형 천장을 떠받치고 있다. 성가정을 주보로 모신 성당답게 제대 뒤에는 ‘성가정화’가 십자고상을 대신해 걸려 있다. 1930년대 당시 본당 주임이던 페랭 신부의 사촌이 그린 것이다. 좌우 스테인드글라스의 은은한 빛 머금은 성화를 마주하며 자리에 앉는다. 제대 우측으로는 성 김대건 신부,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의 유해와 페랭 신부의 유품인 십자가가 모셔져 있다. 성당을 나서 골고타 십자가의 길을 따라 옛 사제관 건물 뒤로 돌아가면 황석두(루카) 성인, 그리고 한국전쟁 때 순교한 페랭 신부, 총회장 윤복수(라이문도), 복사 송상원(요한)의 순교비와 봉분이 14처 곁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합덕에서 30년째 사목하던 페랭 신부는 신자들의 피난 권유에도 “내 양들을 위해 내 목숨을 버리겠다”며 성당에 남아 있다가 8월 14일 고해성사 중 인민군에 체포됐다. 그때 곁에 있던 윤복수와 송상원 또한 자신들은 신부님을 모시는 사람들이니 “신부님과 함께 갈 것”이라며 페랭 신부를 따랐다. 체포 한 달 후 페랭 신부는 대전 목동에서 두 평신도는 당진에서 순교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에 속해 있다. 넓은 잔디마당의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성당의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푸르름을 뽐낸다. 고목(古木)만큼이나 오랜 세월, 합덕성당은 이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해 냈다. 본당 출신 사제·수도자만 100명을 넘는다. 내포 순교자들의 신앙 열정이 이곳 합덕 사람들의 면면으로 이어져 결실을 이룬 것이다. 본당이 한국교회 ‘성소의 못자리’라 불리는 이유다. 미사를 마친 할머니들이 하나둘 교리실로 모인다. 레지오 회합을 위해서다. 지팡이와 보행기에 의지하는 불편함도 마다하지 않고 하나둘 모인 할머니들이 성모님 곁에 촛불 밝히고 묵주기도를 봉헌한다. 할머니 한분 한분의 정성 담긴 기도가 하늘에 닿아 합덕성당의 지금, 한국교회의 오늘이 있게 했음을 마음에 새긴다. 성가정의 어머니 성모상 바라보며, 할머니들처럼, 성모송을 봉헌한다. ◆ 대전교구 합덕성당 - 주소 : 충남 당진시 합덕읍 합덕성당2길 22 - 미사 : 주일 미사(오전 6시·10시, 토요일 오후 5시) 화 오후 5시, 수~금 오전 10시 - 문의 : 041-363-1061

발행일 2025-06-22 제3447호 13면

주교회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에게 드리는 축하와 당부’ 발표(전문)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6월 4일 새벽 1시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에게 드리는 축하와 당부’를 발표했다. 다음은 발표 전문.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에게 드리는 축하와 당부]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되신 민주당 이재명 후보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조기 대선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비상계엄 속에서 헌법의 뿌리가 흔들리는 경험과 대통령의 구속, 탄핵 과정에서 국가 권력의 올바른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한 표 한 표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며 정의와 참평화의 길을 걸어갈 믿음직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국민이 주인이 되고,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엄과 품위를 누릴 수 있는 나라, 자신의 뜻을 당당히 표현할 권리를 보장받는 나라가 되도록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남북이 화해하며 세계 정세 속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정을 살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곧바로 직무를 시작하는 당선인과 협조자들에게 하느님께서 지혜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며,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하나 되고 참다운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드리며, 새 대통령과 정부에 하느님의 축복과 은혜가 가득히 내리기를 빕니다. 2025년 6월 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입력일 2025-06-04

새 교황 레오 14세, 18일 즉위 미사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교황은 미사 중 목자를 상징하는 ‘팔리움’과 교황 권위의 상징인 ‘어부의 반지’를 받고 로마의 주교이자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공식 직무를 시작한다. 전례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시작된다. 교황은 동방 가톨릭 교회 총대주교들과 함께 성 베드로 무덤에서 기도하고 분향하며, 로마 주교와 사도 베드로 사이의 깊은 연결을 강조한다. 이곳에서 순교한 사도들과 신자들이 흘린 피로 교회가 세워졌음을 기리는 것이다. 이어 두 명의 부제가 팔리움, 어부의 반지, 복음서를 들고 성전 앞 광장의 제대를 향해 행렬하며 교황도 이에 합류한다. 대성당 정문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베드로의 대화를 묘사한 ‘기적의 고기잡이’ 태피스트리가 걸린다. 제대 가까이에는 로마 외곽 제나차노에서 모셔온 ‘착한 의견의 성모’ 성화가 놓인다. 미사 말씀의 전례 독서는 스페인어, 화답송은 이탈리아어로 봉독되며, 복음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선포된다. 복음 선포 후 각기 다른 대륙을 대표하는 세 명의 추기경이 교황에게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를 수여하고 하느님의 현존과 도우심을 기원하는 특별기도를 봉헌한다. 팔리움은 어깨에 걸치는 흰색 양털 띠로 여섯 개의 붉은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양 떼를 지키는 목자의 사명을 상징한다.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가 낚시하는 모습 혹은 열쇠를 든 모습과 교황의 라틴어 이름이 새겨진 반지이다. 즉위 미사에서 교황 오른손 약지에 끼워지는데, 초대 교황인 베드로가 “사람 낚는 어부”(마태 4,19)로 부름 받은 것을 계승한다는 의미이다. 전례는 상징적 순명 예식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12명의 신자들이 교황에게 순명 서약을 바친다. 이후 교황의 강론이 이어진다. 보편 지향 기도는 새 교황의 직무 시작과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지향 등으로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아랍어, 폴란드어, 중국어로 봉헌된다. 성찬의 전례와 영성체 예식에 이어 교황은 교회를 사랑과 일치 안에 굳건히 하시고, 교황 자신과 맡겨진 양 떼를 구원과 보호 안에 두시길 하느님께 청하며 기도하고 로마와 온 세계에(우르비 엣 오르비, Urbi et Orbi)에 강복을 내린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에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 등이 한국교회 대표로 참석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현주 주교황청대사도 한국 정부의 경축사절단으로 함께한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에 25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력일 2025-05-17

[새 교황 레오 14세] 첫 공식 연설…"AI는 인류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

레오 14세 교황은 5월 10일 추기경단 대상 첫 공식 연설에서 자신의 비전을 밝히며, 인공지능(AI)을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또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시했던 핵심 과제들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발표한 권고 「복음의 기쁨」의 핵심 가치들인 그리스도의 주도성, 시노달리타스, 신자의 감각(sensus fidei), 민중 신심,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 세상과의 용기 있는 대화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하느님의 자비로운 얼굴이 그리스도 안에서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혁 노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하며, AI가 인간 존엄성, 정의, 노동을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자신의 교황명이 이러한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음을 설명했다. 교황은 “레오 13세 교황이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통해 당대의 사회 문제에 응답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교회도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 존엄과 정의, 노동을 지키는 데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3세 교황은 1878년부터 1903년까지 재위하며 현대 가톨릭 사회사상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로, 특히 「새로운 사태」를통해 노동자 권리와 자본주의 문제를 조명했다. 당시 그는 방임적 자본주의와 국가주의적 사회주의 모두를 비판하며, 가톨릭 고유의 사회경제적 시각을 정립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러한 사회교리의 흐름을 AI 시대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교회는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을 위한 복음의 원칙을 변함없이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모든 추기경과 교회를 향해 “기도와 헌신으로 이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요청하며, 교황 바오로 6세의 즉위 초 연설을 인용했다. “신앙과 사랑의 불길이 온 세상에 다시 타오르기를, 모든 선의의 이들에게 길을 비추기를 기도합니다.”

입력일 2025-05-11

[새 교황 레오 14세] 프란치스코 교황 묘소 참배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첫 외부 방문지로 로마 인근 제나차노의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를 찾았다. 아울러 로마 성모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에 들러 프란치스코 교황의 묘소를 참배하고 ‘로마 백성의 구원 성모성화’앞에서 기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묘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인 부활 제2주일 오후 추기경단과 함께 묘소를 찾아 기도를 바친 바 있다. 첫 외부 방문지는 아우구스띠노회 관할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 교황으로 선출된 지 불과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10일 오후 4시경, 레오 14세 교황은 로마 외곽 제나차노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를 비공식 방문했다. 교황은 “교회가 나에게 맡긴 새로운 사명의 첫날에 이곳을 꼭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 첫 교황이다. 1977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착한 의견의 성모 관구의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에서 수련기를 시작했으며 1978년 9월 첫 서원, 1981년 8월 29일 장엄 서원을 했다. 이곳 성지는 1200년부터 아우구스띠노회가 관할하고 있으며, 알바니아 슈코더에서 전래된 고대 성모 성화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레오 13세 교황이 특히 사랑한 장소이기도 하다. 레오 14세 교황은 폭스바겐 미니밴을 타고 도착했으며, 광장과 창가, 발코니에서 수백 명의 신자들이 환호로 맞이했다. “레오네! 레오네!(Leone! Leone!)”라는 외침이 이어졌고 인근 거리에는 인파가 가득 찼다. 교황은 성당에 입장해 아우구스띠노 수도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제대 앞과 성모 성화 앞에서 차례로 기도했다. 이어 성당에 모인 신자들과 함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바친 ‘착한 의견의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를 봉헌했고, 성모송과 ‘살베 레지나’를 부르며 전례를 마쳤다. “그분이 시키는 대로 하여라” 교황은 아우구스티노회 총장으로 선출된 직후 이곳을 방문했던 일을 회상하며, 그때 이미 자신의 삶을 교회에 봉헌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착한 의견의 성모’에 대한 신뢰를 재차 강조하며,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성모님이 하신 말씀처럼 ‘그분이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말씀이 저의 길잡이”라고 덧붙였다. 방문을 마친 뒤 교황은 아우구스띠노 수도자들과 비공개로 만남을 가졌다. 레오 13세 교황은 1903년 이곳을 소바실리카(minor basilica) 지위로 승격시킨 바 있다. 이후 요한 23세 교황(195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1993년) 등 여러 교황이 이곳을 방문했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추기경 시절이던 2024년 4월 25일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으며, 당시 강론에서 성모 마리아께 대한 깊은 신심을 표현하고 신자들에게 “세상에 평화와 화해를 전파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입력일 20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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