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젊은이들의 희년] “2027년 서울에서 다시 만나요”…폐막미사로 여정 마무리

이형준
입력일 2025-08-04 06:30:48 수정일 2025-08-04 09: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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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 2027 서울 WYD 본대회 8월 3~8일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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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희년 폐막미사 후 포프모빌에 오른 레오 14세 교황이 젊은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에게 환호하는 순례자들 사이로 한국 국기가 눈에 띈다.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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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희년 폐막미사에 앞서 레오 14세 교황이 젊은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미사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100만 명이 넘는 청년 순례자들이 참석했다. CNS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기쁨 속에 걸어가십시오. 좋은 여정 되시길!(Buon cammino!)”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들의 희년’이 8월 3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 평원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주례로 거행된 폐막미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폐막미사는 교황을 비롯해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서울대교구 이경상(바오로) 주교, 최광희(마태오) 주교 등 세계 각국 주교단이 공동 집전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개최국인 한국교회 순례단은 전날 열린 밤샘기도회부터 제대와 가장 가까운 구역을 배정받았다.

미사 중에는 한국 대표 안지원(미카엘라, 서울대교구 천호동) 씨 등 각국의 청년 대표들이 보편지향기도를 봉헌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미사에서 청년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공감하며 동시에 그들이 가진 깊은 고민과 불안이 그 자체로 고결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삶의 의미, 미래, 진리에 대한 갈망 속에 있으며 불안정하고 미완성된 마음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며 “하지만 이는 병든 마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여러분은 삶에 대한 뜨거운 질문들을 안고 이 자리에 왔고, 지난 며칠간 놀라운 체험을 했다”며 “그 체험은 우리 존재의 충만함이 세상의 것을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나누는 삶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제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구세주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기쁨 속에 걸어가며 만나는 모든 이에게 여러분의 믿음과 열정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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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순례자들이 8월 2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 평원에 자리를 잡고 노래에 맞춰 팔을 흔들고 있다. 이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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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 순례자들이 8월 2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 평원에 자리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미사 후 교황은 다시 제대에 올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8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며, “서울에서 만납시다”라고 외쳤다. 한국 청년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폐막미사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교회 순례자들은 교황이 전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품고 돌아오게 됐다. 정민영(데레사, 의정부교구 남양주 다산본당) 씨는 “대회 기간 내내 주님의 사랑과 은총 속에 보낸 것 같아 기쁘다”며 “힘든 순간마다 신부님과 봉사자들, 함께한 청년들이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줘서 대회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재원(리디아,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 씨는 “밤샘기도회 후 야외에서 취침하다 보니 당연히 힘들었지만, 이것 또한 주님을 만나기 위한 순례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전 세계의 다양한 청년들이 하느님을 믿는다는 공통점 속에 하나로 모여 친교를 나눈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이자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폐막 미사 전날인 2일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교황과 함께하는 밤샘기도회’(Vigil)가 열렸다. 레오 14세 교황은 100만 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모인 현장을 한 바퀴 돌고, 중앙 통로에 이르러 포프모빌에서 내려 희년 십자가를 들어 올린 뒤 각국 대표 청년들과 함께 제대까지 행진했다. 밤샘기도회는 ▲청년들과의 문답 ▲성체 현시와 강복 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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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 평원에서 레오 14세 교황 주례로 봉헌된 ‘젊은이들의 희년’ 폐막미사 전경. 이형준 기자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