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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일본 관동대지진 비극 그린 <안녕 간토> 개막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일본 관동대지진의 비극을 재조명하는 연극 <안녕 간토>가 무대에 오른다. 구럼비유랑단, 제주교구 사회사목위원회(위원장 양용석 바오로 신부),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이사장 문창우 비오 주교)가 주최하는 공연은 오는 8월 15과 16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다리소극장, 24일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안녕 간토>는 1923년 일본 관동지방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학살된 조선인들의 아픔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당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5만 명에 이르렀고,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사태 진압에 나섰다. 국민적 불안과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자 일본 정부는 혼란을 무마시키기 위해 조선인들의 폭동으로 몰아갔다. 이에 따라 약 6000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 서귀포 대정읍 출생으로 가난을 탈피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간 조묘송 씨 일가족 6명도 이때 몰살당했다. <안녕 간토>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희생된 아들이 되살아나 사건을 세상에 전하고, 배경은 2025년으로 옮겨와 도쿄의 한 평범한 가정집에서 과거의 숨겨진 아픔이 드러나게 된다. 연극은 이를 통해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다음 세대의 삶, 그리고 용서와 화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배우 이영주, 김미영, 김신용, 장대성, 방호병 등이 출연하며, 방은미(요한 보스코) 감독이 연출을, 박수환 작곡가가 처음으로 극작을 맡았다. 방 감독은 “‘안녕’이라는 말에 담긴 헤어짐과 만남의 중의적인 의미처럼, 이 작품이 과거의 아픔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입력일 2025-08-08

광복 80주년…무대 위에서 되살아나는 ‘조국 독립의 꿈’

해방을 위해 투신한 독립운동가 박차정과 안중근(토마스), 이육사, 윤동주 등의 삶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대한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는 음악회,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전국 곳곳에서 개최된다. 부산콘서트홀에서는 8월 15일과 16일 오후 5시 부산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1910~1944)의 생애를 담은 국악 칸타타 <흘; 들풀처럼, 불꽃처럼>이 공연된다. 박차정은 들풀처럼 꺾이지 않는 의지로 여성해방과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인물로, 조선의용대 부녀복무단장으로 항일 무장투쟁에서 총상을 입고 후유증을 앓다 34세 나이로 서거했다. 작품은 <희망가>, <만세의 노래>, <불꽃이 되리라> 등 총 15곡으로 구성됐으며, 국립부산국악원 국악연주단 기악단과 클래식부산 합창단·오케스트라, 부산시립합창단,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이 함께한다. 국립합창단은 8월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 영웅, 국립합창단과 만나다’를 통해 안중근(토마스, 1879~1910) 의사의 삶을 노래한다. 국립합창단은 2009년 초연 이래 <십자가 앞에서>, <누가 죄인인가>, <장부가> 등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은 뮤지컬 <영웅>을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새롭게 편곡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영웅>의 주역 뮤지컬 배우 양준모와 소프라노 김명희, 알토 최윤정, 테너 박의준(바오로), 베이스 유지훈, 라퓨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국립합창단 단장 민인기의 지휘로 호흡을 맞춘다. 공연 30분 전에는 안중근의사기념관 학예사가 들려주는 안 의사의 생애, 유묵 <눅죽(綠竹)>을 국내 최초로 만날 수 있는 프리렉쳐 ‘하얼빈을 향한 총성: 안중근의 길’도 열린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민족시인이자 독립투사 이육사(본명 이원록, 1904~1944)의 생애와 문학적 업적 등을 풀어낸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이 공연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창작 오페라로, ‘투쟁 이육사’, ‘문학·남편 이육사’, ‘청년 이원록’ 등 여러 시선으로 이육사를 재조명한다. 이육사 역은 테너 권재희, 노성훈과 바리톤 김승철, 제상철 등이 맡았으며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 극단 늘해랑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김해문화의전당에서는 8월 23일 오후 3시 서울예술단이 창작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를 선보인다. 광복 80주년과 윤동주(1917~1945) 시인 서거 80주기를 기념하는 공연으로,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청년 윤동주의 시를 통해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표현한다.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14면

도가헌미술관, 신앙의 향기 전하는 전시회 마련

경기도 용인시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도가헌미술관이 치유와 신앙의 향기를 전하는 전시들을 마련했다. 예수회 호주관구 김성기(안드레아) 신부, 김동준(요셉) 조각가, 황석선(루치아) 사진가가 각자의 삶과 신앙을 예술 작품으로 전한다. 김성기 신부는 기나긴 인생에서 수없이 만나는 ‘문’에 대한 성찰을 담은 전시 ‘The DOOR’를 선보인다.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문은 새로운 시작과 변화, 신앙의 여정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서 어떤 문을 만나고 통과할지에 대한 질문을 갖게 한다. 그간 사목 활동을 하며 거쳐 온 호주 시드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메주고리예 등에서의 기억을 <부활>, <기도>, <성소를 가는 사람들> 등 수채화 30점에 담았다. 김 신부는 “모든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작업 과정과 결과물에 좌절하며 그만두려고 할 때 하느님은 늘 응답을 주셨다”면서 “이번 전시는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갈라 5,25)라는 말씀처럼 주님을 따라 20년간 돌아온 삶을 반추하는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김동준 작가는 ‘두드리다’ 전시를 통해 철과 동으로 빚은 조각품 40점을 선보인다. 망치질 하나하나에 존재의 이유를 담아 교회의 상징인 십자가를 희생과 구원, 신앙 등 다양한 의미로 풀어냈다. <광명>, <성자>, <위로> 등의 작품들에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고난, 개인적인 고통 등에 대한 묵상이 담겨 있다. 김 작가는 “철을 두드리는 일은 언제가 닿을, 누군가를 향한 희망을 건네는 몸짓”이라며 “작품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향해 ‘두드리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십자가 위에 새겨진 여러 개의 표정과 기록을 통해 우리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전시는 8월 13일까지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황석선 작가는 ‘고도를 기다리며’ 전시를 연다. 일상에서 바라보는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기도>, <새벽 성당> 등 25점을 관람할 수 있다. 황 작가의 전시는 8월 16일부터 9월 13일까지.

발행일 2025-08-03 제3453호 14면

“여름철 피서, 음악 축제로 떠나요”

무더운 여름밤을 아름다운 연주로 물들일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 축제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원도 일원과 평창 알펜시아에서는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제22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린다. 첼리스트 양성원(요셉)이 음악감독으로 ‘인터 하모니(Inter Harmony)’ 주제의 음악제를 이끈다. ‘조화의 나눔: 경계를 넘는 음악적 영감’을 부제로 다양한 국가, 지역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곡가들의 명곡을 소개한다. 양성원과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트로세 등 ‘트리오 오원’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생상스, 라벨의 <피아노 삼중주> 등을 들려준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미카엘)은 플루티스트 김유빈 등과 함께 덴마크 작곡가 닐센의 <목관 오중주>를 연주한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8월 5일부터 10일까지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가 개최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과 <영웅의 생애>, 바흐의 칸타타 <예수는 나의 기쁨> 등이 연주된다. 또한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리나 뚜르 보네트, 바로크 첼리스트 홍승아, 쳄발리스트 아렌트 흐로스펠트는 비버의 <로사리오 소나타 1번 수태고지>와 헨델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 고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 서울 워커힐호텔 빛의 시어터에서는 8월 8일부터 24일까지 ‘CLASSIC WEEKENDS’(클래식 위크엔즈)를 만날 수 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빛과 소리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예술로 꾸며진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부터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고잉홈프로젝트가 꾸미는 클로드 볼링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의 <미션>, <쉰들러 리스트> 등 친숙한 영화 사운드트랙과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까지 오페라와 실내악,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끝으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는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클래식 레볼루션 2025’가 열린다. ‘스펙트럼’을 주제로 특히 바로크와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바흐와 쇼스타코비치를 집중 조명한다. 바흐의 대표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다윗)가 연주하는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3번>을 비롯해 모테트 <새 노래로 주께 노래하라>, <예수, 내 기쁨>, 이외에도 <인류의 기쁨이 되신 예수>, <시온은 파수꾼의 노래를 듣고> 등이 연주된다. 또한 쇼스타코비치의 <비올라 소나타>, <피아노 5중주>, <교향곡 15번> 등도 연주된다.

발행일 2025-07-27 제3452호 14면

한국 천주교 주교단,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강력 반대”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7월 23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 권력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를 동시에 존중하고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교단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회에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법안은 기존의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인공 임신 중지’로 변경해 낙태 행위를 더욱 중립적 용어로 재정의하려 한다”며 “이는 생명의 본질을 모호하게 만들고, 생명 가치를 희석해 윤리적 인식을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교단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권리가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위에 놓일 수는 없다”면서 “교회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정당화할 수 없으며, 생명은 임신 단계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질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앞으로 가톨릭 교회는 생명의 지킴이로서, 생명을 위한 기도와 교육, 실천과 정책 참여를 끊임없이 이어나갈 것”이라며 “모든 인간 생명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국 천주교 주교단 성명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211448호)의 입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2019년 헌법 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 찬반이 야기한 분열과 갈등에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헌법 재판소 판결 이후, 법률적 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회에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211448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견해를 천명하고자 합니다. 1. 법안은 기존의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인공 임신 중지’로 변경하여 낙태 행위를 더욱 중립적 용어로 재정의하려 하고 있습니다. ‘중절’ 대신 ‘중지’라는 중립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생명의 본질을 모호하게 만들고, 생명 가치를 희석하여 낙태 행위에 대한 윤리적 인식을 흐리게 합니다. 이는 언어의 수사적 전환을 통하여 낙태 행위를 생명을 ‘종결하는 선택’이 아닌 ‘치료적 결정’으로 인식하게 만들며, 생명을 제거하는 중대한 행위를 일상적 의료 행위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문화적 전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법안대로 낙태를 수술뿐 아니라 약물적 방법까지 포괄하여 모든 방식의 낙태를 제도화한다면, 실제 낙태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여성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 행위에 대해서 건강 보험 급여를 적용함으로써, 국가가 공적 재정을 통하여 낙태 시술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생명권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조치로서, 낙태를 단순한 의료적 선택으로 통념화하고, 결국 생명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무너뜨릴 우려가 매우 큽니다. 3. 법안은 헌법 제10조가 명시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생명의 권리, 그리고 국가의 보호 의무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태아는 생명의 주체이며, 그 생명권은 임신 단계와 무관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헌법 재판소가 2019년 4월 11일 형법상 낙태죄에 대하여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취지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 간의 입법적 균형과 조화를 요구한 것이지, 생명 보호의 책임을 사실상 국가가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 개정안은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 결정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낙태를 정상적 의료 서비스로 제도화하고, 공적 자금을 동원하여 낙태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생명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태아 생명을 도외시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4.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권리가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위에 놓일 수는 없습니다. 교회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정당화할 수 없으며, 생명은 임신 단계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질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70항 참조). 또한 한국 사회가 여성이 자유롭게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보다, 여성이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지원 속에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출산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국가 권력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를 동시에 존중하고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합니다. 그러한 법과 제도는 무엇보다도 임신과 출산이 여성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태아와 여성을 서로 대립되는 존재로 보지 않고, 양자의 권리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참된 공동선을 향하여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한 생명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생명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에 맡겨질 사안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거룩한 선물이기에, 우리가 모두 함께 지키고 보호해야 할 공동의 책임입니다. 다시 한번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211448호)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 안의 입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저출산 시대에 여성이 안심하고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는 정책과 입법 활동, 낙태의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상담 지원, 환자와 의사의 양심적인 낙태 거부 권리의 인정, 사회 문화를 개선하는 활동, 사회 복지의 지원 활동 등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앞으로 가톨릭 교회는 생명의 지킴이로서, 생명을 위한 기도와 교육, 실천과 정책 참여를 끊임없이 이어 나갈 것이며, 모든 인간 생명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태중의 생명들, 임신 중인 여성들과 생명을 지키고자 헌신하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총과 축복, 지혜와 용기를 자비로이 내려 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2025년 7월 23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

입력일 2025-07-23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개봉…그리스도 생애 담아

그리스도의 생애와 복음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King of Kings)>가 7월 16일 개봉했다. 개신교 신자인 장성호 감독 등 한국 제작진이 약 10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으로,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쓴 성경 동화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는 디킨스가 아서왕을 동경하는 아들 월터에게 진정한 왕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이다. 월터는 아빠가 전해 주는 이야기를 타고 오래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을 지켜본다. 그 과정에서 월터는 그리스도의 수많은 기적과 시련 그리고 끝없는 사랑의 여정을 함께하며, 참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영화는 지난 4월 부활 시기 미국에서 먼저 개봉해 6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국 가톨릭 매체 ‘가톨릭 리뷰’(Catholic Review)는 “어린이들에게 그리스도 복음의 핵심을 시청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탁월한 도구”라며 “신학적 복잡함 없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국내 개봉에 앞서 7월 2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장 감독은 미국 흥행의 비결로 “종교를 떠나 전 인류의 보편적 주제인 ‘사랑’과 ‘가족’ 등을 다루기 때문”이라며 “누구나 재밌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예수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킨스 부자의 시선을 통해 예수님의 메시지가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나타내고 싶었다”면서 “가장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실제로 어렵고 복잡한 교리보다 사랑과 용서, 희망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종교와 나이를 불문하고 관객들은 오직 사랑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관객은 이 체험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영화는 세상에 복음을 전파한다. 다만 삼위일체, 성사와 성모님에 관한 내용이 생략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영화는 전쟁과 분열 등으로 혼란한 시대에 변하지 않는 그리스도의 사랑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복음임을 전한다. 전체 관람가. 상영 시간 101분.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14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한 ‘루카복음’…서울 전·진·상 갤러리 전시

예술로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복음통독프로젝트Ⅴ 루카 : 인(仁)-어(語)-예(禮)’ 전시가 서울 명동 전·진·상 영성센터 갤러리 쉼에서 7월 31일까지 열린다. 복음통독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은 매년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통해 전시회를 준비했다. 프로젝트 5년 차를 맞은 이들은 지난 2024년 4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조인기 신부(암브로시오, 서울대교구 천호동본당 부주임) 신부의 지도로 루카복음 통독을 마쳤다. 박소영(사비나)·박재희·이아름(유스티나)·조수선(수산나)·황규숙·황태하 등 6명의 작가는 각자의 예술 세계와 소명 의식을 토대로 인간의 실존과 영성, 복음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박소영 작가는 복음 속 ‘믿음과 함께’라는 열매(Peace), ‘가리고 숨어 버리는’ 가라지의 모호함(Chaos)이 우리 안에 공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으며, 이아름 작가는 종교와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을, 조수선 작가는 복음을 읽어 나가며 마주한 감정을 표현했다. 프로젝트 기록과 진행을 맡은 조성지(마리아 막달레나) 씨는 “루카복음 한 장 한 장을 따라가며 예수님의 행적을 닮기 위해 노력한 아름답고 값진 시간이었다”며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이들의 삶이 복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 신부는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2,40)는 말씀처럼 작가들 마음에 말씀이 머무르고 자랄 수 있기를 바라고 함께 성경을 읽었다”면서 “복음통독프로젝트를 만나는 모든 분이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목격하고, 말씀에 이끌려 더욱 힘차게 신앙생활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5회에 걸쳐 복음통독프로젝트를 마친 이들은 향후 ‘시편통독프로젝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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