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4) 안동교구, 교구민 위한 영적독서 사목

안동교구가 교구민의 영적 성숙을 위한 좋은 씨 뿌리기에 한창이다. 좋은 씨는 바로 ‘영적독서’다. 많은 본당에서 사목에 독서를 접목하고 있지만 교구 차원의 영적독서 사목은 드문 일이다. 안동교구가 2010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영적독서 사목’을 소개한다.영적독서의 장점은 모든 이들이 공감한다. 더욱 역동적이고 기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 같은 존재다. 게다가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어 신자들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는 것은 물론 영적치유까지도 돕는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은 신앙적 동반자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신자들이 책을 읽느냐는 것이다.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생각은 무용지물이다.안동교구는 영적독서의 기쁨을 전 교구민에게 알리고자 직접 나섰다. 교구의 노력은 내실 있게 이뤄지고 있다. 교구는 지난해 영적도서 추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2007년부터 영적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교구 설정 40주년(2009년)을 준비하면서 3년 간 실천사항을 통해 영적독서에 대한 권고를 해왔다.교구장 권혁주 주교도 “훌륭한 영적 도서는 우리 신앙의 귀중한 보화”라며 “교구민들이 영적 도서를 읽어 신앙의 의미와 기쁨을 찾아 주님께는 더 깊은 사랑을, 형제들에게는 더 깊은 친교를 일구는 삶을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며 교구민들에게 영적독서를 독려했다.안동교구는 매년 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른 실천사항과 기도문을 담은 리플릿에 추천도서를 게재해 배포한다. 신자들이 성경, 성가책, 기도서에 휴대할 수 있는 사이즈로 제작했다. 또한 서원에서 직접 책을 살 수 없는 신자들을 위해 전화로 구입할 수 있도록 안동 바오로딸 서원 전화번호도 넣었다.물론 교구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목국이 주관하는 구역봉사자 교육, 사목임원 연수 등 신자 대상 교육 때마다 추천도서를 홍보하고, 판매까지 한다. 농촌 지역이다 보니 영적도서를 접하기 어려운 교구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다.영적독서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안상기 신부(교구 사목국장)는 “책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놓으니 교육을 받으면서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추천 영적도서를 구매하고, 읽고자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교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영적도서 선정에 많은 신경을 쓴다. 우선 교구장의 사목 방향에 의미를 더할 수 있는 도서와 영혼의 양식을 얻어 신앙 성숙에 도움이 되는 도서를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교구 사목국과 바오로딸 수도회가 협력한다는 점이다. 사목국이 전체적인 방향을 수립하면 바오로딸 수녀회 수녀들이 그와 관련된 도서들을 소개하고, 다시 사목국에서 최종적으로 추천도서를 선정한다. 그렇게 선정한 도서들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20여 권이다. 영적독서 사목의 시발점 단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책을 추천하고 신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볼 수 있도록 했다. 안동교구는 또 독후감 공모도 실시했다. 2010년 세 차례 진행했으며, 올해는 두 차례의 공모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은 교구 홍보매체인 ‘틔움(월간지)’과 ‘공소사목(주간지)’에 내용을 소개했다.신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영적독서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접하고 인생의 지혜를 얻었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공모에 많은 인원이 참여한 화령본당의 경우에는 교구의 영적독서 사목을 본당에도 접목해 활용했다. 화령본당 주임 김종길 신부는 교구가 선정한 도서들을 매달 한 권씩 홍보하며, 독서와 독후감 공모를 독려했다.김 신부는 “영적인 갈망이 강하지만 농촌지역 본당이라서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영적독서를 독려하고 저도 강론 때 책 내용을 인용하기도 하면서 신자들이 책을 영적인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영적독서 사목을 시작한 지 2년 째, 교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천천히 내실을 다져가며 영적 독서를 본당 사목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교구 사제들에게 영적독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고, 신자들이 영적독서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도록 독후감 공모와 함께 발표회, 독서포럼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안상기 신부는 “영적독서는 신앙인들에게 영적 자극을 주고 영적 양식과 길잡이 역할을 한다”며 “2년 동안은 책을 알리는 것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사제들이 영적독서를 사목에 접목할 수 있도록 돕고,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안동교구는 사목국에서 마련한 신자 대상 교육 때마다 추천 영적도서를 홍보하고, 판매의 장도 마련해 책을 구입하기 어려운 신자들에게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른 실천사항과 추천 영적도서가 담긴 리플릿을 매년 배포, 신자들이 영적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안동교구 2010·2011년 추천 영적독서 2010년 - 신앙의 성숙을 위하여영원토록 당신 사랑 노래하리다(스콧 한, 킴벌리 한/바오로딸)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송봉모/바오로딸)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우엔 반 투안/바오로딸) - 기도생활의 성장을 위하여가슴으로 드리는 기도 (정규한/성서와 함께)관상에 이르는 묵주기도(로버트 르웰린/바오로딸) - 성경 말씀에 맛들이기 위하여성경 여행 스케치1·2(김혜윤/바오로딸)순례자 아브라함1·2(송봉모/바오로딸) - 나눔과 섬김을 살기 위하여아름다운 향기(공선옥, 박범신, 박완서 외/바오로딸)생명을 돌보는 인간(송봉모/바오로딸)해처럼 빛나고(이경식/바오로딸) - 가족 관계의 성장을 위해먼지가 되어(손 엘디/엄마북)나를 웃게 하는 당신(안미경, 김재훈, 신성용/바오로딸)나이야 가라(원이숙/바오로딸) - 자녀교육의 성장을 위해상처주는 부모, 치유하는 부모(스즈키 히데코/생활성서사)그림이 있는 성경1·2·3(표동자/바오로딸) - 사제의 해를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주님의 사제들에게(엔조 비앙키 저, 권혁주 주교 역/바오로딸)추기경 김수환 이야기(김수환 추기경/평화방송·평화신문)그래도 못다 한 말(김병엽/바오로딸)지금 이 순간을 살며(우엔 반 투안/바오로딸) 2011년 - 인간의 생명을 살리고 돌보기 위하여생명운동 지침(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생명의 복음(교황 요한 바오로 2세/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생명, 인간의 도구인가(이동익/바오로딸)살아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이창영/가톨릭출판사)생명 윤리 교육 그리고 가정(마리아 루이자 디 피에트로/가톨릭출판사)낫기를 원하느냐(루돌프 슈테르텐브링크, 크리스타 바이저/바오로딸)마지막까지 그대곁에(알폰스 데켄/성서와 함께) -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하여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한국천주교 주교회의)평화 생태 이야기(정홍규/바오로딸)말씀과 실행4-환경을 보전하는 그리스도인(김춘호/가톨릭출판사)가톨릭교회의 생태복음화(황종렬/두물머리미디어)소농-누가 지구를 지켜왔는가(쓰노 유킨도/녹생평론사)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박승옥/녹색평론사)왜 지구촌 곳곳을 돕는가(소노 아야꼬/도서출판 리수) - 쉬는 교우들의 신앙 회복을 위하여멍에는 사라지고(이동익/성바오로)상처와 용서(송봉모/바오로딸)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송봉모/바오로딸)용서는 사람 사이에 물길을 튼다(박인숙/바오로딸)나가사키의 노래(폴 글린/바오로딸)믿음 희망 사랑(향주삼덕)(차동엽/위즈앤비즈)

발행일 2011-08-14 제2758호 20면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3) 그림책 활용한 교리교육 관련 논문 낸 김두심씨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4일 ‘초중등학교 독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대학입시와 연결돼 재미없는 독서로 여기지 않고, 학교생활 속에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다.국어교과의 읽기 영역을 실제 책을 읽고, 쓰고, 말하고, 토론하는 실천 중심의 독서활동을 지향할 뿐 아니라 다른 교과에서도 독서와 연계한 주제 탐구학습을 강화한 방안은 점차 확산되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알려준다.김두심씨는 그림책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사고력, 이해력, 집중력, 통찰력을 높일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교리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독서교육은 교회의 교리교육과도 접목이 가능하다. 최근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독서교육 전공 김두심(엘리사벳·서울 월계동본당)씨가 발표한 석사논문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 프로그램 모형 개발」이 주목되는 이유다. 논문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 교수법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김씨는 오랜 초등부 주일학교 교리교사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논문을 완성했다.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하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교리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예화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요.”예화를 활용한 교육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교리방식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교육에도 진화가 필요했다. CD를 이용하는 등 방법적인 면은 발전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김씨는 예화 교육에 대해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간혹 내용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억지스러운 부분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리교안 연구원들의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 자신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초등부 6학년 월례교육 교재연구원으로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교리교육의 현실을 잘 알 수 있었다.이런 배경에서 그가 주장하는 교리교육에의 그림책 적용은 설득력을 얻는다.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그림책을 교리에 활용하자는 것이다.“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은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고 양심이 발달해 옳고 그릇됨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책임의식도 느끼게 되죠. 따라서 그림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재해석을 할 수 있어요.”김씨는 이런 내용을 대학원 진학 초기부터 논문 주제로 생각했다. 하지만 선행 연구가 전혀 없었다.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연구한 개신교 신자들의 논문은 있었지만, 가톨릭에는 렉시오 디비나가 독서 관련된 논문의 전부였다. 그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했다.“어떤 그림책으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를 제일 많이 고민했어요. 주교회의 주일학교 교리교재 진도표와 서울대교구가 올해 새롭게 발간한 교재 내용을 분석해서 목록을 뽑았어요.”그는 교리내용을 ‘하느님, 예수님, 성월, 교회, 성경 인물, 사회’ 등 여섯 주제로 추려냈다. 다음은 그림책 선정이었다. 연구 과정에 신앙적으로 접근 가능한 일반 그림책과 종교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그림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실제로 이 작업은 굉장히 힘겨웠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그림책을 읽고, 주제에 맞는 책을 찾아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런 과정 끝에 28개 소주제에 적합한 35권의 그림책을 선정할 수 있었다.마지막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수법과 학습모형에 대한 연구가 남았다. 현재 살레시오회 사회교육문화원에서 독서전문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기존 교리교수법에 질문하기 전략을 사용해 교수법을 개발했다. 사실적 질문, 추론적 질문, 신앙 및 생활 적용적 질문 등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그림책 내용을 이해하고, 교리 내용과 연관지어 사고할 수 있게 했다.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그의 연구 내용이 교리교육 현장에서 실현 가능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의문 역시 김씨는 직접 돌파했다. 지난해 1년 동안 본당 초등부 저학년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집중력도 높았고 이해시키는 데 효과적이었죠. 기억에도 오래 남아서 아이들이 그림책 내용을 떠올리면 그 속에서 교리의 메시지도 함께 떠올리더군요.”학생들이 책은 물론 교리에도 흥미를 가졌다. 특히 2학년의 경우에는 그림책과 함께 성경책도 교리교재로 활용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성경도 읽고 배울 수 있었다. “독서교육은 가정에서 3번 읽고 현장에서 선생님과 읽으면서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같이 짚어봅니다. 이 모듈을 그대로 교리교육에 접목할 수 있어요. 학생들의 사고력과 통찰력, 참여도도 높아지고 효과적인 교육방법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장에 도입하는 문제는 어려움이 있습니다.”그는 독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예산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독서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리교사를 대상으로 한 독서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현장에서 활용하시다보면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 연구자들은 그림책을 활용한 교리교육의 효과를 연구하고, 새로운 모형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발행일 2011-07-24 제2756호 20면

주교회의 매스컴위, 문화의 복음화 포럼 ‘가톨릭 양서를 어떻게 읽고 알릴 것인가’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마련한 ‘가톨릭 양서를 어떻게 읽고 알릴 것인가’에 대한 문화의 복음화 포럼에서는 복음화와 인문고전·서적 간의 연관성을 알고, 책을 통해 앞으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책 읽는 교회, 책을 통한 교회’.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조환길 대주교)는 6월 2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가톨릭 양서(良書)를 어떻게 읽고 알릴 것인가?’를 주제로 ‘문화의 복음화 포럼’을 열고, 인문학과 그리스도교 바탕의 연관성과 실제 책을 통한 선교 활용방안 등을 찾아봤다.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그동안 매스컴위원회는 교회 안 독서문화 정착을 강조해왔고, 이에 많은 본당이 실천에 옮기고 있다”며 “오늘 포럼은 그 연장선상에서 복음화와 인문고전·서적 간의 연관성을 알고, 책을 통해 앞으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제31회 정기 심포지엄과 함께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이향만 박사가 ‘복음화를 위한 인문학적 성찰’,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이사 이연수 박사가 ‘가톨릭 명저(名著)를 활용한 선교 방안’ 등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이날 이향만 박사는 인문정신의 전통과 내적 복음화, 외적 복음화의 관점에서 복음화에 대한 인문학적인 성찰을 살펴보고 “외적인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적인 복음화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복음을 따르는 복된 삶이 내 안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면 복음말씀에 대한 확신 없이 복음을 선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 “복음화를 위해 우선 복음말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며 “신앙의 성숙에 따라 복음화의 단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 내·외적 복음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아울러 이연수 박사는 실제 책이 가진 영향력을 전제로 가톨릭 서적들을 영성, 문학, 교황, 실천적 삶, 학자 등 주제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선교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책이라는 매체가 종교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는 분명 요즘 교회 안에 불고 있는 문화사목, 특히 그 가운데 하나인 독서사목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선교의 측면에서 볼 때도 직접 거리로 나서서 하는 선교보다 그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 예상한다”며 “복음화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변화된 우리 삶을 보여주는 것, 굳이 말보다 진정한 삶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하기에 비신자도 함께 공감하고 읽을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교회 밖 출판사의 가톨릭 서적에 눈을 돌리는 일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발행일 2011-07-03 제2753호 19면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2) ‘영적독서 피정’ 추진하는 서울 연희동본당

영적독서 피정 참가자가 구역별 나눔을 정리해 발표하고 있다.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범위가 없다. 교육, 정서적 안정을 비롯해 책을 통해 인성을 형성하고, 직접 경험 못하는 것들을 배우곤 한다. 하지만 책으로 피정을 한다는 건 낯설기만 하다. 실제로 독서피정을 한다는 곳이 있어 찾아갔다. 서울 연희동본당(주임 서경룡 신부) 공동체다. 연희동본당은 6월 12일 ‘영적독서 피정’을 열었다. 책으로 하는 피정이 주는 신선함과 같이 방식도 새롭기만 하다. 신자들이 모두 피정 참가자이면서 동시에 피정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이기도 하다.이번 피정의 주제 책은 「오상의 비오 신부」. 신자들에게 비오 신부는 예수처럼 손과 발 등에 생긴 오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많은 고해성사를 베풀면서 신비한 기적을 많이 일으킨 성인이다. 본당이 비오 신부 책을 이번 피정 주제로 정한 이유는 고해성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연희동본당은 4월부터 주제 책과 피정 날짜를 주보에 공지하고 신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줬다. 그러고도 피정 당일, 책을 읽지 못한 신자들을 위해 나눔도 충분히 한다.피정은 구역별 나눔, 전체 발표시간으로 이어진다. 구역별 나눔 시간에는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그것을 종합해 시청각 자료를 만들어 전체 발표 때 활용한다. 한 권의 책을 읽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시청각 자료도 구역별 개성이 드러난다. 그림을 그리는 구역, 전체 의견을 글로 쓴 구역, 기도문을 쓴 구역 등 다양하다. 하지만 결론은 한 가지였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저의 신앙생활 전반이 기복신앙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성 비오 신부님의 책을 읽으면서 현존해 계시는 하느님과 예수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비오 신부님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서 우리에게 현존해 있는 주님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번 피정을 하면서 믿음의 뿌리가 견고해지고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기 위해 비오 신부님을 롤모델로 세울 계획입니다.”“희생과 봉사 없이 신앙의 열매만 취하려는 것은 거저 얻으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오상의 비오 신부’를 주제로 한 영적독서 피정은 지금까지의 신앙생활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영적독서 피정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됐다. 독특한 방식의 피정은 연희동본당 주임 서경룡 신부가 제안했다. 서 신부는 본당 일부의 신자들만이 아닌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피정을 준비하고 싶었다고 했다. 기도와 묵상뿐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신앙심을 고양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결과는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피정에 4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여했다. 전체 발표시간에는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발표자의 의견을 듣는다. 발표를 통해서 소통하고, 정리하는 사이에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송행숙(마리아·53)씨는 “성인전을 통해 사랑의 하느님을 올바르게 믿고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배울 수 있게 됐다”며 “기적은 충실히 살아가며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연희동본당의 독서사목은 영적독서 피정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1층에 작은 도서실을 마련했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구비하고 있기보다는 대부분 영적 서적을 소장하고 있는 특화된 도서실이다. 이곳에는 성인전을 비롯해 신심생활 입문서적, 성경해설집, 가톨릭문학, 영성신학, 어린이 신앙서적 등 영적 서적도 다채롭게 준비해 놓았다. 덕분에 신자들은 흔히 접할 수 없는 성인전을 자주 읽고, 접한다.또한 소공동체 모임에서도 영적독서는 빠지지 않는다. 구역반 모임과 레지오 주회마다 지난번 피정 주제 도서인 「연옥실화」를 반복해서 읽었다. 최근에는 「준주성범」으로 소공동체 모임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더불어 매달 ‘이달의 책’을 선정, 독후감을 제출한 신자들에게는 상을 준다. 될 수 있다면 많은 신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본당에서도 노력한다. 다행히 신자들의 반응도 좋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한 번 읽다보니 신자들은 어렵던 내용도 점점 머리와 마음에 쏙쏙 박힌다고 한다. 본당은 특히 ‘성인전’을 모든 신자들이 읽어야 할 서적으로 강조한다. 서 신부는 “세례성사를 받을 때 주보성인을 고르면서 본받고 싶은 성인이 아니라 예쁜 세례명 혹은 생일에 가까운 성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성인은 하느님께서 주신 복음의 내용을 실천한 모델이자 하느님의 조교로서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성인전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이 아니라 꼭 읽어야 하는 필수도서라는 설명을 덧붙였다.올해 본당은 새로운 시도를 준비한다. ‘성심묵상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첫영성체 어린이와 고3 수험생 어머니를 대상으로 예수와 성모성심을 주제로 한 책을 윤독(여러 사람이 같은 글이나 책을 돌려가며 읽는 방법)하는 모임이다. 또한 영적독서 피정도 일 년에 두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서경룡 신부는 “일부가 아니라 전체가 책을 읽고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며 “신자들의 교리재교육뿐 아니라 신앙심 고취 등 여러 가지 목적을 책을 통해서 이뤄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문을 연 도서실은 영적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특화된 도서실로써, 신자들이 다양한 영적도서를 접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행일 2011-07-03 제2753호 19면

주교회의 매스컴위 ‘문화의 복음화 포럼’

현재 교회 밖 독서 경향은 종교인들에게는 ‘시대의 징표’라는 의견이 나왔다.2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열린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문화의 복음화 포럼에서 박문수 박사(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는 “교회는 말뿐 아니라 실제로 세상과 대화해야 한다”며 “그 한 가지 방법이 책”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밖에서 출판된 가톨릭 서적을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의식’에 대해 발표한 박 박사는 ▲가톨릭 양서를 인문학 도서로 출판 ▲가톨릭 문인, 학자, 저술가 등이 신앙을 내면화해, 이를 소재로 집필 ▲독서경향을 선도하는 기획, 저자, 소재 발굴 등을 제안하면서 가톨릭 출판계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이에 앞서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는 ‘교회사를 빛낸 탁월한 독서가들’을 주제로, 성 안토니우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 이시도로, 성 이냐시오, 성녀 예수의 대 데레사의 영적 독서를 소개했다.김 신부는 “그리스도교 역사를 통해 영적 독서가 여러 성인·성녀에게 끼친 엄청난 영향력을 인식한다”면서 “우리 역시 그들이 남겨준 영성서적을 읽으며 그들을 만나 대화하고, 사귀며, 스승이요 부모로 존중하자”고 전했다.

발행일 2011-05-29 제2748호 19면

[주교회의 매스컴위 제공 - 독서사목을 위한 제언] (18) 가정에서의 독서교육 (9)

초등학교 5학년인 승훈이(가명)는 소아정신과에서 읽기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상담을 청해왔다. 5학년 읽기 교과서를 읽혀보니 심하게 더듬거리는가 하면 읽다가 조사를 빼먹고, 아예 한 줄을 건너뛰어 읽기도 했다. 게다가 글을 읽는데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정작 읽은 뒤엔 무엇을 읽었는지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승훈이는 초등학교 4학년 책도 유창하게 읽지 못했다. 승훈이 어머니는 “집에서 책을 읽혀보지 않아서 승훈이가 책을 이렇게까지 서툴게 읽는지 몰랐어요. 문제가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듣고서야 놀랐답니다”라고 한다. 승훈이의 지능검사결과는 정상보다 조금 높은 지수였다. 약간 산만하기는 해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소리 내어 읽은 적이 있었니?” 하고 물으니 선생님이 잘 안 시킨다고 말한다. “선생님이 시켰을 때 잘 못 읽어서 창피하고 속이 많이 상했겠는 걸”했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승훈이에게 이번에는 3학년 수준의 이야기 글을 들려주기로 했다. “기억하도록 애쓰면서 잘 들어라” 하고 말한 다음 정확한 발음으로 글을 읽어 주었다. 다 읽어준 다음 내용에 관한 질문을 해 보니 약 60퍼센트 정도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귀로 들어서 이해하는 수준은 3학년 수준에서 약간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많이 처지지는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승훈이는 그동안 수업 내용을 귀로 들어서 그럭저럭 이해해 왔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승훈이는 필기시험을 보면 평균 30점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 승훈이는 왜 글을 정확하게 낭독하는데 문제가 생겼을까? 승훈이는 대학생 큰형과 고등학생 누나가 있는 늦둥이로 태어났는데, 초등학교 입학 전 1년 동안 중국에 체류했다가 겨우 이름 석 자 쓸 줄 아는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승훈이 어머니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저절로 책을 잘 읽게 될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승훈이 같은 경우는 읽기 능력이 자기 학년보다 3년 정도 떨어진 상태이므로 매일 30분씩 꾸준히 3학년 수준의 책부터 소리 내어 읽어 주고 따라 읽기를 통해 낭독 훈련을 시켜야 한다. 3학년에 멈추어 있는 독서수준을 하루라도 빨리 끌어올려 주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이렇듯 지능지수나 사회성은 말짱한데 읽기 능력에 문제가 생겨 학교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예가 적지 않다. 읽기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수업 시간이 지루하고 힘들게 되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자꾸 꾸중을 듣게 되니 공부에 대한 동기나 의욕도 떨어진다. 결국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책을 읽어가면서 배우고 싶은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쉽고 재미있는 책부터 읽어서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부모가 하루 30분 정도라도 시간을 내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발행일 2011-05-29 제2748호 19면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1) 수원교구 동천성바오로본당 ‘엠마오 북카페’

동천성바오로본당 ‘엠마오 북카페’는 기존 성당 만남의 방을 개보수, 신자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찾아올 수 있도록 ‘열린 책방’으로 꾸몄다.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어릴 때 읽은 책 한 권은 삶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가 많다. 신앙생활에서도 책은 중요한 길라잡이가 된다. 그럼 다양한 영성서적들을 양껏 읽을 수 있는 곳이 어딜까? 나 자신에게,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권하면 좋을까?전국 각 신학대학 도서관 정도를 설핏 떠올려보지만, 일반신자들이 쉽사리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유명 서점에서도 영성서적들은 각종 자기계발서나 학습 참고서 등에 밀려 적극적인 홍보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서점 한 귀퉁이를 채우고 있다.수원교구 용인대리구 동천성바오로본당 ‘엠마오 북카페’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없이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작은 책방’이다.‘엠마오 북카페’는 종교만화에서부터 사회경제 부문 도서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책으로 꾸며져 누구에게나 한번쯤 들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신앙 관련 서적들을 다양하게 구비해놓은 면모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용자들의 다양한 연령층을 고려해 영성 관련 서적뿐 아니라 부부와 가족관계, 심리 치유 등 폭넓고 실용적인 책을 갖추는 데에도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이 북카페는 기존 성당 만남의 방을 리모델링해 꾸며졌다. 신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었다. 신자들은 만남의 방을 교리실로 개조하려던 계획을 변경, 신자들만이 아니라 인근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 성당 주변은 최근 개발, 건립된 아파트 단지여서,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만한 문화공간이 크게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낸 아이디어였다.또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주말뿐 아니라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도 문을 열어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오가도록 했다.북카페 책장은 집집마다 읽지 않고 구석에 넣어두던 중고서적들이 아니라, 분야별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대부분 최신 서적들로 채웠다. 본당 주임 김형준 신부가 새 책 300권을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신자들이 줄지어 새 책을 보내온 덕분이었다.현재 바코드 작업이 완료된 서적만도 2000여 권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새 책을 채워나갈 계획이다.본당 주임 김형준 신부는 “성인들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영적 지식을 한껏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북카페는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비신자들도 다양한 책을 만날 기회를 갖고, 가톨릭교회에 대한 작은 앎의 씨앗이라도 가져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또 하나, 엠마오 북카페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부분은 전문적인 도서 대출 시스템이다. 본당은 대출 프로그램과 바코드 등을 갖추고 무료로 책을 빌려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북카페 문을 연지 1주일 만에 100여 명 이상이 이용했고, 매주 이용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커피 등도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 인근 주민들도 들를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음료자동판매기도 빼놓지 않았다.앞으로 본당은 북카페를 구심점으로, 보다 많은 이들이 교회에 대해 알고 영성서적들을 접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백일장 등 다채로운 이벤트와 행사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본당 양정방(요한) 기획홍보분과장은 “북카페가 신자들의 친교와 영적 성화의 장으로서 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작은 도서관으로서도 탄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성심껏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일 2011-05-29 제2748호 19면

[주교회의 매스컴위 제공 - 독서사목을 위한 제언] (17) 가정에서의 독서교육 (8)

“저를 키운 것은 기도와 책이었습니다.”「크게 생각하라(Think Big)」는 책의 주인공 벤 카슨 박사는 역사상 최초로 샴 쌍둥이 분리 수술을 성공시킨 의사로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소아과 과장이다.그는 흑인빈민가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반에서 꼴찌였다. 그런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의사가 될 수 있었을까? 벤 카슨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었다. 벤 카슨 어머니의 남다른 교육은 ‘기도’와 ‘독서’였다. 벤 카슨이 학교에서 꼴찌 성적표를 가져오자 어머니는 하느님께 아들을 도울 지혜를 달라고 기도한다. 며칠 후 그녀는 “이 엄마가 기도의 응답으로 받은 지혜의 말씀은 바로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매주 도서관에서 2권의 책을 빌려 읽은 후 나에게 그것을 소개해야 한다. 그리고 매주 미리 선정한 두 개 프로그램 외에 텔레비전을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때까지 벤 카슨은 책 한 권을 전부 다 읽어본 적이 없었다.벤 카슨이 도서관에 가서 처음으로 빌린 책은 동물에 관한 책이었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끝까지 다 읽은 최초의 책이었다.이 책을 시작으로 동물에 관한 책들을 모두 읽게 되었고 식물에 관한 책, 암석에 관한 책으로 옮겨갔다. 책을 읽은 후에는 어머니 앞에서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일상의 습관이 되었다. 책을 읽을수록 어려운 단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벤 카슨은 점점 책 읽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의 삶을 변화시킨 사건은 5학년 2학기 과학시간에 일어났다. 선생님이 검은 돌조각 하나를 들고서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이것은 화산과 어떤 관계가 있지?”하고 물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벤 카슨이 손을 들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들을 줄줄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선생님은 “네 말이 맞다. 아주 놀라워. 네가 지금 이야기한 내용은 굉장한 지식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은 모두 “저 애가 우리 반 꼴찌 벤 카슨 맞아?”하고 속삭이면서 놀라워했다. 그러나 이날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벤 카슨 자신이었다고 한다. 벤 카슨이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의사로 우뚝 선 것이 단지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독서가 그의 삶을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책을 읽도록 한 어머니의 지혜가 오늘날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즐겨 읽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는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아주 중요하다. “책을 보더니 아는 게 많아졌구나!” “어디 무슨 내용인지 함께 볼까?”하는 말을 건네며 매일 20분이라도 조용한 시간을 내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자녀에게 책 읽어주기, 지금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

발행일 2011-04-10 제2741호 20면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톨릭신문 공동기획 - 책 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 (20) 대전교구 천안 모이세 북카페 ‘꿈.이.평화’

대전교구 이주노동사목 천안 모이세 소속 북카페 ‘꿈.이.평화’는 다문화를 체험하고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다채로운 문화마당을 마련하고 있다.이주민 100만 명 시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뒤에는 이주민 200만 명이 한국에서 생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이들은 더 이상 이주민이 아니다. 우리의 이웃이며, 공동체다. 대전교구 이주노동자사목(전담 맹상학 신부) 천안 모이세 북카페 ‘꿈.이.평화’는 이들이 단순한 이주민이 아닌 가까운 이웃임을 알려주는 공간이다. ■ 꿈꾸는 모이세타국살이를 하면서 가장 반가운 것은 당연히 자국민, 자국어다. 이야기가 통하고, 같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은 고된 노동 후 찾아오는 피로감도 잊게 한다. 북카페 ‘꿈.이.평화’는 이주민들에게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주노동자 사이에서 이곳 북카페는 ‘사랑방’으로 통한다.꿈.이.평화는 2009년 천안 오룡동에 처음 생겼다. 이주여성들의 자립과 한국에서의 적응을 돕기 위해 발족한 꿈.이.평화 사업단은 건물 1층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주민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책은 아름다운재단 ‘책날개를 단 아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후원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천안 모이세의 여러 공동체가 북카페 완성에 많은 도움을 줬다. 덕분에 꿈.이.평화는 포근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이곳의 책은 찾아오는 공동체만큼이나 다양하다. 한글로 된 책은 물론 영어, 인도어, 방글라데시어 등 다양한 언어의 책들을 준비했다. 또한 자국에서 발매하는 잡지나 신문도 갖췄다. 일주일에 60~70시간 이상을 일하면서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이주민들에게 책을 읽는 것조차 쉽게 허락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자국어에 힘이 생긴다는 이주민들도 많이 생겼다. 북카페 ‘꿈.이.평화’에는 다양한 언어로 쓰여진 책들이 구비돼 있어 이주민들에게 위안을 준다.■ 이주민과 함께하는 지역사회북카페 꿈.이.평화는 단순히 북카페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다.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문화마당’. 한 달에 한 번 정도 인근 본당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몽골, 네팔, 인도 등 각 나라의 다채로운 문화를 소개한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평소에 접할 수 없는 나라, 잘 알지 못했던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했다. 또한 직접 그 나라의 전통춤과 문화를 익힐 수 있어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 여행하는 기분을 살릴 수 있었다.꿈.이.평화를 담당하고 있는 박노희(헬레나)씨는 “참가자들이 타 종교에 대한 존경심과 이해심이 생겼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종교들을 접할 수 있는 문화마당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작은 공간이지만 다문화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꿈.이.평화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다른 신앙으로 사는 사람들과도 어울리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곳이다. 또한 가끔은 이곳에서 이주민 공동체가 기도모임을 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 복합 공간’이다. 북카페 ‘꿈.이.평화’는 도서실의 역할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과 이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소통의 장으로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화로운 지구촌꿈꾸는 모이세, 이주민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평화로운 지구촌을 지향하는 꿈.이.평화 사업단은 2009년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마련됐다. 지역주민들이 다문화를 체험하고 상담 및 통·번역을 통해 이주민과 나눌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 체험여행 등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북카페는 이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때문에 북카페에는 책 외에도 이주여성들이 직접 제작한 다문화 용품과 성물, 다양한 나라의 차를 만날 수 있다. 수공예품은 카페 한쪽에 전시돼 있어 구입할 수 있고, 주문판매도 가능하다.올해 꿈.이.평화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북카페 공간을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공간이 넓어지게 되면 다양한 공간 활용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북카페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여경순(프란체스카) 천안 모이세 소장은 “힌두교, 이슬람국가의 이주여성들이 현재 꿈.이.평화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종교는 다르지만 이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신비스러운 경험”이라고 말했다.여 소장은 또 “북카페 꿈.이.평화는 고급스러운 것보다 제3세계 문화를 알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신자와 이주민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문의 041-523-2667

발행일 2011-04-10 제2741호 20면

[주교회의 매스컴위 제공 - 독서사목을 위한 제언] (16) 가정에서의 독서교육 (7)

대형서점의 어린이 책 코너에 가면 만화 삼매경에 빠진 초등학생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맘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그렇긴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이 못마땅하다. 책을 살 때에도 가끔 아이와 부모가 실랑이를 벌인다. 아이는 한창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만화책을 사고 싶어 하고, 엄마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권장 도서를 사고 싶어 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책 빌리는 문제로 부모와 자녀가 다투다 울고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요즘은 공부에 바쁜 자녀들을 대신하여 부모가 책을 빌려가는 일이 많은데, 가족 카드를 이용하여 한꺼번에 20권씩 빌려가는 부모도 있다고 한다. 자녀가 그 많은 책을 다 읽기 때문이 아니라 일단 여러 권을 빌려간 뒤 그중에서 맘에 드는 책을 골라 읽히려는 의도다.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려는 열성은 높이 살만 하지만 자녀의 독서습관 형성에는 별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자녀와 서점이나 도서관에 들르는 것은 자녀로 하여금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바람직한 방법이다. 하지만 서점이나 도서관 나들이가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야 책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사전에 대화를 통해 자녀가 좋아하는 책과 부모가 원하는 책을 각각 몇 권씩 사기로 약속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비록 부모가 보기에 질이 낮아 보이는 만화책이라 할 지라도 아이가 원하면 일단 사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에게 왜 그 책을 사고 싶은지 어떤 점이 좋은지 물어보고, 부모 역시 그 책을 읽어보고 나서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할 때에는 자녀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존중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다음, 부모의 생각을 차분하게 들려준다.이렇듯 부모가 보기에 불량스럽다고 여기는 책을 아이가 읽고 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일방적으로 빼앗거나 훈계하는 것보다 그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는 좋은 책, 안 좋은 책을 선별할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다.더 나은 방법은 부모가 좋은 책을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다. 좋은 책을 계속 접하고 그 가치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자라게 된다. 바쁜 자녀를 대신할때는 자녀와 함께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 독서 계획을 세운 다음에 빌리는 것이 좋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 읽어야 책을 읽는 게 즐겁고 책임감도 느낄 것이다.아이와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는 것 외에도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아주 많다. 아침마다 아이에게 큰소리로 신문의 일기예보를 읽어보게 하거나, 그리 어렵지 않은 신문 기사를 읽어주는 것도 좋다. 또 요리할 때 레시피를 읽게 하기, 과자 상자에 적힌 글을 읽게 하기, 아침마다 시 한 편 읽어주기, 동화를 녹음하여 이동하는 차 안에서 들려주기, 도서관이나 지역 센터에서 실시하는 책 행사에 참여하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발행일 2011-03-20 제2738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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