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로마서 가톨릭·정교회 공동 콘퍼런스 열려

박지순
입력일 2025-06-10 16:58:26 수정일 2025-06-10 16:58:26 발행일 2025-06-15 제 344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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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일치 당위성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통해 모색
“모든 종파가 같은 날에 부활 대축일 지낼 수 있기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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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한 주교들과 학자들이 6월 7일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CNS

[바티칸 CNS]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을 맞아 가톨릭과 정교회 주교들과 신학자들이 6월 4일부터 7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콘퍼런스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톨릭과 정교회가 갈라지게 된 원인을 되돌아보고 교회 일치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325년 열린 니케아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종파와 교단의 분열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이 하나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초를 지켜낸 뜻깊은 공의회로 평가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6월 7일 교황청 사도궁에서 참석자들을 만나 “가톨릭과 정교회가 공유하는 신앙의 원칙을 인식함으로써 지금도 두 교회를 계속 갈라놓고 있는 현안들을 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의 도움을 얻어 신학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를 일치시키는 신비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니케아공의회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여전히 모든 교회가 인정하는 공의회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그 정신이 오늘날 교회 일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교황은 특히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기념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이 신경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고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니케아공의회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의 가시적 일치를 향해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니케아공의회가 오늘날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갖는 의미와 관련해, “니케아공의회로 표현되는 신앙을 지키고 함께 선포하면서 우리 안에서 완전한 일치를 찾아가는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며 “니케아공의회 정신으로 돌아가면 우리를 여전히 갈라놓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교황은 니케아공의회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날짜에 지내도록 정했지만, 전례력에서 가장 중요한 날을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더 이상 같은 날에 지내고 있지 않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가톨릭 국제신학위원회가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에 대해 다룬 문헌을 인용한 뒤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것들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더없이 값진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함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진실로 인간이면서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믿는다”며 “이것은 교회 안에서 읽는 성경에 기록돼 있고,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을 비롯한 여러 교황들이 원했던 것처럼 자신도 가톨릭교회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들과 같은 날에 지내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교황은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한 주교들과 학자들에게 일어나 달라고 요청한 뒤 정교회가 전통적으로 성령께 일치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