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통해 “하느님 사랑은 경계를 열고, 증오를 몰아낸다”는 메시지 전해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6월 8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고 “하느님의 사랑은 벽을 허물고 경계를 열며, 증오를 몰아낸다”고 강조했다.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는 사도직 단체를 위한 희년 행사 폐막미사를 겸해 봉헌됐다.
교황은 이날 미사 중 전쟁으로 상처받고, 무관심으로 사람들이 서로 갈라지고 감각이 마비된 세상에서 성령께서 경계를 열고, 벽을 허물고, 증오를 녹여 모든 이가 같은 가족의 어린이처럼 살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이어진 강론에서 “사랑이 있는 곳에는 편견이 있을 공간도, 우리의 이웃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하는 지대도, 배타적인 사고방식도 있을 수 없지만, 비극적으로 우리는 지금도 정치적인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황은 건전하지 못한 지배 욕구, 사람들과의 관계성에서 벌어지는 폭력, 최근 이탈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 살해(femicide)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리아 언론 보도에 의하면 6월 7일까지 이틀 사이에 남편이나 연인에게 3명의 여성이 살해당했고, 올해 들어 최소 22명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교황은 “성령께서는 선하고 건강한 관계성을 발전시킬 열매를 우리 안에 가져다주신다”면서 “성령께서는 먼저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경계를 열어 주시고, 이어 우리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 안에서의 경계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인들 사이에 있는 경계도 열어 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 후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평화의 은총이 사람들 마음에 깃들기를 바라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이 전쟁이 있는 곳마다 화해의 길을 열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성령 강림 대축일 하루 전 교황은 사도직 단체를 위한 희년 행사에 참석한 신자 7만여 명과 함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철야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사도직 단체 회원들에게 “성령의 도움으로 복음을 선포하기 전에 먼저 복음을 살아가고, 갈라지고 고통스런 세상과 교회에서 평신도들이 일치를 위한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