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설립 30주년 기념학술회의 개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설립 30주년을 맞아 6월 22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기념학술회의를 개최하고, 30년 역사 속 남북 관계의 변화를 살펴보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과제를 모색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는 제1발표 ‘서울대교구 민화위 30년의 교회사적 의미’에서 “광복 50주년을 맞아 민족화해위원회를 결성한 서울대교구는 북한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나누고자 노력을 경주하는 등 남북 관계 악재 속에서도 기본적인 사업들을 꾸준히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조 신부는 서울 민화위가 3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더욱 많은 사제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하고, “연구와 교육 분야에 있어 현대의 사회학·통계학적 연구와 병행해 과거의 생각과 옛 연구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역사적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태균(가브리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제2발표 ‘지난 30년 남북 관계의 변화, 희망과 좌절: 교회의 고민과 과제’에서 “남북 관계는 국가적 차원과 민족적 차원이 공존하는 동시에 협력적·대결적 관계도 공존한다는 특징이 있어 진보와 보수 정부를 기준으로 남북 관계를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30년 동안 남북 관계가 변화하는 흐름에 작용한 동인과 관련해, “북한 내부 문제와 더불어 남한과 북한 사회가 통일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가 달라진 측면이 있다”면서 “북미 관계와 한중 관계 그리고 미국 내 공화당과 민주당 정책에도 남북 관계는 영향을 받아 왔다”고 분석했다.
단절된 남북 교류에 대해 ‘조급할 필요 없다’는 견해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견해가 모두 존재하는 상황을 언급한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라고 지적하면서 “남북 교류 재개를 위해서는 학술 단체들의 역할과 스포츠 행사 개최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변진흥(야고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자문위원은 제3발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우리 교회의 역할과 과제’에서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먼저 개괄한 뒤, 남북한 ‘두 국가론’이라는 잠정적 현실 앞에서 교회의 과제를 살폈다.
변 위원은 “2010년 5·24조치 이후 실질적인 대북 인도적 지원은 중단됐고, 북한도 이제는 인도적 지원 방식을 거부하고 있어 한반도 두 국가론에 맞는 접근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위원은 이어 “재북(在北) 교회의 교구장 서리 체제는 한반도 분단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한 한시적 조치이므로 한국교회는 긴 호흡으로 교황청과 북한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포함해 교구장 서리 체제를 진단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북미, 북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미국·일본 주교회의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