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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이런 신앙 명소가?”…「독일 간 김에 순례」

이주연
입력일 2025-06-25 08:33:24 수정일 2025-06-25 08:33:24 발행일 2025-06-29 제 344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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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윤석 지음/김인섭·오승욱 구성/200쪽/1만8000원/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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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스며든 유럽은 대도시의 중심지는 물론 근교에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순례지가 많다. 특별히 뮌헨을 중심으로 한 남부 독일, 바이에른 지방은 독일에서 가톨릭 신앙을 고수한 곳으로, 그림을 보는 듯한 수려한 경치 속에 유서깊은 수도원 등 신앙의 명소가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관광 명소로 알려진 경우가 많다 보니, 순례지임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다. 저자는 그런 숨은 순례지를 소개하며, 독일 여행 속에서 뜻밖의 순례 시간을 갖도록 한다. 

‘간 김에 순례’ 시리즈의 첫 번째인 이 책은 ‘뮌헨과 남부 독일’의 수도원과 성당들 또 한국교회와 인연이 깊은 곳을 정치·문화사적인 관점에서 소개하며 순례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한다. 

성모 신심의 도시인 뮌헨과 검은 성모자상으로 유명한 알퇴팅, 도나우강 신앙의 요람 레겐스부르크, 또 유럽 초창기 복음의 선구자로서 각 지역 신앙의 보금자리가 됐던 베네딕도회 수도원들을 소개한다. 

뮌헨에서 멀지 않은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은 20세기부터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신앙의 결실을 보고 있다. 이 수도원은 1909년 한국에 진출해 서울 혜화동에 한국교회 최초의 남자 수도원을 세우고 북녘땅 선교에 나섰다. 오늘날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한국전쟁 이후 독일 선교사들이 뿌린 겨자씨가 맺은 열매다.

책은 개인의 감상은 절제하고, 신비롭지만 낯선 유럽 성당과 수도원 공간에서 독자가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지 보여 준다. 특히 저자가 독자와 함께 순례지를 찾아가는 것처럼 서술한 형식은 생생한 현장감을 안겨준다. 

책이 안내하는 장소는 각 도시의 중앙역에서 출발해 도착할 수 있도록 경로를 지도와 함께 제시하고, 보다 정확한 안내를 위해 QR 코드도 함께 수록했다. 독자들이 읽다가 궁금할 만한 내용은 문답 형식으로 쉽게 풀어주었으며, 순례지까지의 교통편과 미사 시간, 순례자 숙소 등 실용적인 정보도 함께 담았다. 

도심 속에서 들러볼 만한 성당이나 수도원은 그래픽으로 정리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한 걸음 더’ 코너를 통해 대성당 등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포인트들을 다시 한번 짚어주고 있다.

‘간 김에 순례’ 시리즈는 유럽 수도원 순례와 성지 순례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많은 각국의 전문가들이, 누구나 유럽에서 혼자서라도 쉽게 하느님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만든 순례 가이드이다. 프랑스, 스위스·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역별로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