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의 목소리’ 푸치니 <미사 글로리아>…국립합창단 7월 4일 공연

황혜원
입력일 2025-06-25 08:31:13 수정일 2025-06-25 08:31:13 발행일 2025-06-29 제 3448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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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종교적 장엄성과 극적인 감정 돋보이는 미사곡
7월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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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공연 모습. 국립합창단 제공

국립합창단(단장 민인기)이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종교적 감수성이 담긴 미사곡 <미사 글로리아>(Messa di Gloria)를 7월 4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은 “<미사 글로리아>는 푸치니가 22세 때 작곡한 초기 작품으로, 오페라 작곡가로서 푸치니가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라며 “오페라처럼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감정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담아 ‘기도와 드라마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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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 ⓒ황필주

그의 말대로 모차르트, 베토벤, 브루크너 등의 미사곡이 구조적 완성과 신학적 깊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미사 글로리아>는 보다 인간적인 감정과 서사에 기반을 둔다. 전통적 미사곡 형식에 따른 장엄함과 푸치니 특유의 극적인 전개와 서정적인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하느님에게 바치는 찬양 ‘글로리아’(Gloria)와 신앙고백 ‘크레도’(Credo)는 작품의 핵심으로, 푸치니가 치밀하게 설계한 각 파트의 색채와 감정이 드러난다. 곡의 마지막 부분인 ‘아뉴스 데이’(Agnus Dei)에서는 섬세하고 고요한 영성이 극에 달하며 용서와 평화를 간청하는 기도를 바친다. 이처럼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신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 고백, 환희, 그리고 평화는 청중으로 하여금 종교적 감동을 넘어 삶의 깊은 감정에 다다르게 만든다.

연주는 민 단장의 지휘 하에 국립합창단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2023년 차이콥스키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인 테너 손지훈, 세계 유수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해 온 바리톤 사무엘 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민 단장은 “공연을 준비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음악을 통해 ‘어떤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면서 “<미사 글로리아>는 국내 무대에서 흔히 연주되지 않는 곡이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감동은 결코 다른 작품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교적 경외심과 기도, 찬미, 고백,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담긴 <미사 글로리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깊이 공감될 수 있는 음악”이라며 “새 정부가 출벌한 이 시점에서 이번 연주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공동체성과 연대, 그리고 겸허한 고백과 감사를 나누는 ‘희망’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6월 8일자 서울주보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주보(공연 소개 지면) 소지자는 신분증과 함께 제시하면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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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