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청인들과 소통이 어려운 농인들에게 소통의 중재자뿐 아니라 웃음을 전파하는 ‘해피바이러스’가 되어주는 것이 꿈이죠.” 농(聾)통역사 정원철(레오·45·서울 개봉동본당)씨는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문 레크리에이션 지도사로 20년째 활동하고 있다. 건청인들과 아무 차이 없이 수강하고 시험을 치러 레크리에이션 지도사 1급 자격을 따낸 정씨는 지난 2일 한국가톨릭 농아인의 날 행사에서처럼, 교회 안팎으로 전국 농인 관련 행사와 모임에서 농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농인을 위한 전문 레크리에이션 지도사가 없었기 때문”에 정씨는 꿈을 꾸게 됐다. 실제 농인이면서 자격증을 지닌 사람이 극히 드물었고, 건청인 지도사들이 펼치는 레크리에이션은 농인들과의 웃음 코드에 맞지 않아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시각적 언어인 수어를 모어로 해 눈에 보이는 정보에 크게 의존하는 농인들의 특성을 건청인들은 충분히 헤아리기 어렵다. 정씨는 “이처럼 웃을 기회에서 소외된 농인들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웃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고 밝혔다. “문맹이거나 표준 수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등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농인들의 말을 알아듣고 표준 수어로 바꿔 수어통역사에게 전달하는 농통역사의 ‘중개자’ 역할과 상통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한 진심과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레크리에이션 관련 자료는 건청인 중심으로 마련돼 있었고, 한국어를 제2언어로 하는 농인의 높지 않은 문해력은 학습에 발목을 잡았다. “농인에 맞는 콘텐츠와 게임을 연구할 때도 혼자서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씨의 회상대로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성격과 재능을 다른 농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극복의 힘이 됐다. “원래 위트를 즐기고 유머러스한 성격이에요. 그러한 탈렌트도 봉헌하고 농인들만의 문화와 방식에 맞게 나름대로 연구한 걸 바탕으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니까 다들 ‘너무 속 시원하고 좋다’고 반응해 주시더라고요. 하느님께서 저를 이렇게 쓰시려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빚으셨나 싶어요.” 고령이 무색하게 앞으로 뛰어나와 즐겁게 참여하던 어르신들, 지적장애까지 있음에도 프로그램을 열심히 따라와 주던 젊은 친구들…. “우울했던 분위기가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되자 신나게 흔드는 몸동작과 환호로 밝아지는 걸 보면 나도 생명의 기운을 함께 느끼고 힘을 얻는다”고 정씨는 고백했다. 이렇듯 충만한 보람이 주어지기에 그만의 노하우도 쌓였다. 관중이 프로그램을 건조하게 느끼지 않도록 제스처와 표정에 익살을 싣는 법,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쉽게 흥미를 끌 수 있는지 등 건청인 지도사는 알 수 없는 독자적 요령이 자연스레 터득됐다. “레크리에이션은 성당에서 하느님, 교우들과 대화하며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신앙생활과도 같다”는 정씨. 그는 “레크리에이션의 진정한 목적은 우리가 함께 웃음으로써 한 공동체에 있음을 느끼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와 교회도 레크리에이션처럼 다름과 차별을 딛고 함께 웃으며 연결감을 느끼는 터전이 되길” 희망했다. “비장애인 중에도 여러 형태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차별 없이 서로 어울리며 함께 ‘하하’하고 웃는 공동체를 이뤄 살았으면 좋겠어요.”

6월 15일은 한국교회가 시복 시성을 추진하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토마스·1821~1861년)의 선종 163주년 기념일이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올해 3월 열린 춘계 정기총회에서 최양업 신부의 선종일을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기원하는 ‘전구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했다. 그동안 시복 시성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가경자의 신앙과 영성을 오롯이 따르며 살지 못했다는 반성 그리고 시복을 위한 전구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성찰에 따른 것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종강(시몬) 주교는 전구 기도의 날을 맞아 발표한 담화를 통해, “전구 기도를 바치는 오늘이,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자 온 힘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온 삶을 길 위에 쏟아부으신 최양업 신부님의 숭고한 신앙을 깊이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 담화 바로가기) 주교회의가 발행한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 안내서」를 바탕으로 ‘길 위의 목자’이자 ‘땀의 순교자’였던 최양업 신부의 생애와 시복 절차, 전구 기도 방법, 최양업 신부 관련 성지를 소개한다. ■ 최양업 신부의 생애 최양업 신부는 1821년 3월 충남 청양 다락골의 새터 교우촌에서 최경환(프란치스코) 성인과 이성례(마리아) 복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5세 때인 1836년 김대건(안드레아), 최방제(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함께 조선 교회 첫 신학생으로 선발돼 그해 12월 마카오로 유학을 떠났고, 1844년 12월 김대건 신학생과 함께 페레올 주교로부터 부제품을 받았다. 먼저 사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조선에 입국한 지 1년 만인 1846년 병오박해로 순교하자, 최양업 부제는 김대건 신부를 포함한 ‘조선 순교자들의 행적’을 라틴어로 번역했다. 이후 최양업 부제도 1849년 4월 15일 중국 상해 성당에서 사제품을 받고 같은 해 12월 고국 땅을 밟았다. 최양업 신부는 귀국하자마자 흩어지고 길 잃은 양들을 찾아 전국 120여 개의 교우촌 순방을 시작했다. 12년 동안 해마다 7천 리(2,800km)가 넘는 길을 쉼 없이 걸으며 사목했고, 휴식 기간에는 한문 교리서와 기도서를 한글로 옮기고 순교자들에 대한 기록을 수집했다. 최양업 신부는 1861년 여느 때처럼 사목 방문을 다 마친 다음 서울에 있는 베르뇌 주교에게 성무 집행 결과를 보고하고자 길을 나섰다. 그러나 계속된 과로에 장티푸스까지 겹쳐 1861년 6월 15일 40세의 나이로 선종했고, 그해 11월 제천 배론에 안장됐다. ■ 최양업 신부의 시복 절차는 지금 어느 단계인가 최양업 신부의 시복 안건은 2001년 시작돼 2016년 교황청 시성부의 성덕 심사를 마쳤다. 2016년 4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양업 신부를 가경자(可敬者, Venerable, 복자 전 단계)로 선포했다. 현재는 기적 심사 단계에 있다. 순교자의 경우에는 성덕 심사를 통과하면 복자로 선포되지만, 최양업 신부처럼 증거자인 경우에는 성덕 심사 이후에 기적 심사를 거쳐야 한다. ■ 기적 심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최양업 신부에게 전구(轉求, Intercession)를 청해 얻은 다양한 은총 체험 중 특히 기적적으로 치유된 사례를 수집하고 입증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적 치유라는 사실의 입증을 위해서는 질병의 심각성과 치료 이력에 대한 의학 자료가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초자연적인 치유라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 전구 기도가 필요한 이유는 ‘전구 기도’는 그리스도의 기도에 참여하는 행위이며 ‘모든 성인의 통공’을 표현하는 탁월한 기도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635항 참조). 우리가 바라는 바를 성모님과 성인, 복자 등을 통해 하느님께 전달하는 전구 기도는 ‘중재 기도’라고도 한다. 교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구 기도는 성모님께 청하는 기도(“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다. 전구 기도는 우리가 사도신경으로 고백하는 ‘모든 성인의 통공’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전승이며 선물이다. 전구 기도를 통해 지상의 순례자인 우리, 죄의 용서와 정화가 필요한 죽은 이들, 하늘에 있는 복된 분들이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결합돼 하나의 교회를 이루면서 자신의 선행과 공로를 나누고 기도 안에서 영적 도움을 주고 받게 된다. 교회를 ‘친교와 일치의 공동체’로 이해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는 공동체의 기도로 전구 기도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회와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전구 기도를 바치고 다른 이를 위해 청원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2020년 12월 16일, 수요 일반 알현 말씀 참조). ■ 최양업 신부에게 청하는 전구 기도는 어떻게 바치나 특별히 위중한 질병을 앓고 있는 본인, 가족, 친구, 지인 등의 기적적 치유를 위해 기도해 주시도록 최양업 신부께 전구를 청하면 된다. 간절한 마음으로 바치는 항구한 기도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도 가능하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신부님 관련 성지에서, 구체적인 사람의 치유를 지향으로 주모경, 묵주기도 등과 함께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 기도문’을 바치는 것이 좋다.(▷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 기도문’ 바로가기) ■ 최양업 신부의 전구로 인한 치유의 은총 체험이 있다면 관련 성지 담당 신부나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02-460-7665·7669)로 연락하면 된다. < 최양업 신부 관련 성지는 > ※ 각 성지를 클릭하면 성지 홈페이지 또는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대전교구 다락골성지 ▷ 안동교구 진안리성지 ▷ 원주교구 배론성지 ▷ 청주교구 배티성지 ▷ 청주교구 멍에목성지 ▷ 최양업 신부 관련 수원교구 성지 안내 기사 바로가기

한국교회는 지난 5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제2회기 준비를 위한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를 교황청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1회기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에 비춰 ‘어떻게 우리는 사명 안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다. 주요 국가의 종합 의견서를 살펴본다. 미국 - 믿는 이들의 ‘피난처’ 되면서 열정적 소통하는 교회 제안 미국교회는 2~4월 1000회 이상의 경청 모임을 통해 총 3만5000여 명의 의견을 취합했다. 미국 주교회의 종합 의견서는 시노드의 희망적 표징을 ‘피난처’(safe harbor)와 ‘열렬한 소통’(fiery communion)으로 요약했다. 즉, 교회는 믿는 이들이 서로 ‘포용하고 지지하며 사랑하는’ 안전한 장소가 돼야 한다는 확신이다. 동시에 교회는 시노드 과정을 통해 드러나듯, 수많은 긴장과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강렬하고 열정적인 소통, 친교와 나눔이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 장소다. 분명 교회 안에는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으로 인한 긴장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교회가 올바른 전통을 훼손하고 있다며 더욱 확고하게 교회 가르침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이들은 소외된 이들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변화를 요청한다. 따라서 교회는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필요로 한다고 미국교회는 의견서를 통해 전했다. 그 외에도 ‘복음화를 위한 양성’의 노력을 강화할 것, 성령의 활동을 저해하고 하느님 백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성직주의에 대한 경고, 성소 부족에 대한 깊은 우려,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강조했다. 또한 성 추문과 인종 차별 등 교회 안의 악을 소홀히 여기게 만드는 무사안일한 태도를 시노드 교회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독일 - 여성 사제·부제 논의 필요성과 지역교회의 더 큰 자율성 요청 독일 주교회의 의견서에는 오늘날 교회가 외면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독일 주교회의는 의견서에서 “독일 가톨릭신자 96%는 교회가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단언했다. 독일교회는 세계주교시노드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시노드의 길’(Synodal Way)을 통해 급진적인 개혁 조치를 추진, 교황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노드의 길’을 통해 독일교회는 평신도와 주교가 똑같은 권리와 투표권을 행사하는 새로운 기구로서 ‘시노드 위원회’를 설립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영적 모임이라기보다는 의회주의에 가까운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다. 독일교회는 그러나 이번 의견서에 대립적인 논조를 누그러뜨리고 성평등과 평신도의 교회 운영 참여 문제를 중심으로 폭넓은 제안을 담고 있다. 의견서에서 독일교회는 “부제직을 여성에게도 개방하려는 열망”을 지니고 있고 나아가 여성사제직에 대한 논의 역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성평등은 이미 오래전에 실현됐어야 하며 여성이 더 이상 배제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의견서에서는 또한 지역교회의 더 큰 자율성을 요청했다. 즉 모든 의사결정이 보편교회 차원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으며 “선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지역교회가 더 활성화되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 시노달리타스의 경험과 이해, 여성의 교구 운영 참여 강조 홍콩교구는 교구민들의 경청 모임 제안들을 취합, 식별 과정을 거친 종합 의견서를 5월 5일 교황청에 제출했다. 모임들을 통해서 시노달리타스의 경험과 이해,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의 여성, 시노달리타스 방식의 양성 등 3가지의 우선적 과제 및 주제들이 선정됐다. 교구는 의견서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위한 시노달리타스의 체험과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구 운영에 있어서 여성의 참여가 절실하며 교회는 여성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 두 가지 우선적 과제들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노달리타스 방식의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콩교구장 초우사오얀 추기경은 5월 14일 홍콩교구가 발행하는 ‘선데이 이그제미너’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오는 10월 시노드 제2회기 후 ‘극적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아마도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속 문헌이 발표되면 구체적인 쇄신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우 추기경은 시노드 여정은 이미 지난 2021년 시작됐기에 훗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보편교회가 어떤 결정을 하든, 지역교회는 자기 자신의 맥락과 필요에 따라 과업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며 “시노드 교회는 획일화된 교회가 아니므로 우리는 차이와 다원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 시노드의 핫이슈들 - 교회 개혁 초점 맞추며 여성부제 가능성 숙고 대상으로 세계주교시노드의 핵심은 몇 가지 뜨거운 주제들에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시노드 여정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슈들이 있다. 여성부제와 기혼사제, 탈중앙집권화, 평신도의 위상, 성소수자와 생명윤리 등의 문제는 종종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 된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여성의 참여 문제는 교회법과 교회 제도와 구조의 변화와 연관되고, 지역에 따라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잠재력을 갖고 있다. 여성에게 사제품을 주는 문제는 서유럽 각국 교회에서도 의견서의 주요 주제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여성부제의 경우에는 핵심적인 숙고의 대상으로 다뤄졌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교구 및 본당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차별화된 공동책임성’에 주목했다. 구체적인 제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주교회의는 의견서에서 여성 사제직을 전제로 하지는 않되 교회의 모든 직분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요청했다. 벨기에교회는 의견서에서 여성 부제직이나 기혼 사제직을 “보편적으로 의무로 정하거나 금지해서는 안된다”고 제안했다. 4개 언어를 공적 언어로 사용하는 스위스는 일치의 중요성 만큼이나 다양성을 수용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스위스교회는 의견서에서 “시노드적이기 위해서, 교리나 훈육의 획일적 일치보다는 사목적 다양성이 교회의 사명 수행에서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여성 사제직에 대한 언급은 적은 대신 여성 부제직은 대다수가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주님의 포도밭에서 일하는 이들은 성사적 직무의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성직자와 평신도의 평등성, 사제직에 관한 규율에 있어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호주 주교회의는 의견서에서 많은 이들이 여성 부제직 가능성을 희망의 징표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견서의 대부분은 각 교구의 시노달리타스 체험과 교회의 구조적 개혁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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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소에너지 계획에 ‘핵’ 포함? “약자 희생으로 얻는 전기는 그만!”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했다. 향후 15년(2024~2038년)의 전력 수요 전망과 발전소 건설 계획 등을 담고 있는 실무안은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129.3GW로 전망하면서 설비를 157.8GW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안에는 대형 원전 3기·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등 4기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실무안이 발표된 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사회교리실천네트워크 등이 포함된 223개 시민·환경단체는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아 지난 6월 8일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를 출발시켰다. 행사에 모인 1500명의 시민들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석탄화력발전소 등 초고압 송전탑을 확대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폐기’를 촉구했다. 전기를 전달하기 위한 송전탑 건설로 희생된 밀양주민들을 아픔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 무탄소에너지 70% 달성의 이면 전기본은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반도체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전기화 수요 등의 증가 요인을 반영해 129.3GW로 산정하고 있다. 설비는 157.8GW까지 늘리겠다는 게 실무안의 요지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8년 추산되는 확정설비 147.2GW에 10.6GW가 추가로 필요하다. 전기본 실무안에는 “첨단산업,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변화요인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검증 가능한 수요관리 수단을 도입함으로써 미래 수요를 최대한 과학적으로 전망했다”며 “공급에 있어서는 무탄소전원의 큰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 있는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늘린다고 밝힌 가운데, 구체적으로 태양광은 2022년 21.1GW에서 2038년 74.8GW로, 풍력은 1.9GW에서 40.7GW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석탄 발전량은 2030년 111.9TWh(17.4%)에서 2038년 72TWh(10.3%)로 줄어든다. 전기본은 “2038년에는 신규원전이 진입하고 수소발전이 보다 확대되는 한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도 대폭 증가하면서 23년 40%에 못 미쳤던 무탄소에너지(CFE)의 비중이 70%에 달하여 본격적인 무탄소에너지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석탄 줄이고 재생에너지 늘려 무탄소에너지 70% 약속했지만 핵발전소 확대도 포함돼 논란 무탄소에너지가 확대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 핵발전소가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에 환경시민단체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핵발전은 이미 건설계획이 확정된 4기(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외에 SMR 실증 원전(0.7GW) 1기와 최대 3기(4.2GW)의 대형 핵발전소 건설이 제시됐다. 계획대로라면 핵발전 비중은 2030년 31.8%에서 2038년 35.6%로 상승한다. 이밖에 2038년에는 신재생 32.9%, LNG 11.1%, 석탄 10.3%, 수소·암모니아 4.4% 등의 전력믹스를 예상하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 “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무탄소 전원 중 가장 경제적이라고 평가되는 대형 핵발전으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개된 실무안을 바탕으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포함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하고, 전기사업법에 따른 공청회, 국회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진행한 후 전력정책심의회의 심의를 통해 제11차 전기본을 확정할 계획이다. ■ 누군가의 눈물로 만들어진 전기 제11차 전기본을 규탄하는 밀양희망버스는 송전탑이 줄지어 있는 밀양과 청도 일대를 달렸다. 이들은 “국가폭력에 대한 반성 없이 핵발전소와 초고압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계속해서 강요하는 전력수급 시스템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에너지 생산, 수송, 소비에 걸친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핵발전소 확대로 무탄소에너지 70%를 달성한다는 계획의 이면에는 과연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일까? 주교회의가 발간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에서는 핵기술이 생명권과 환경권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 특히 핵연료 냉각을 위한 온배수 다량 방출, 남는 전기 발생으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와 낭비, 대형 송전탑 세우는 과정에서의 환경훼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환경유해물질 등이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핵발전소를 세우고 전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구조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양산한다고 지적한다. 핵기술, 생명권과 환경권 침해 핵연료 처리 과정서 공해 발생 외곽서 도심으로 전기 옮기며 가난한 이들 오롯이 피해 입어 “핵발전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 그 풍요로움이 자본과 결합한 일부 사람들의 권리를 실현시켜 줄지 모르지만, 대다수의 인류와 더 나아가 미래의 세대는 그 풍요로움에서 배제돼 있다.”(120항) “핵산업과 관련된 법률은 발전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시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독점 사업에 가까우며 사법 체계는 이익과 공통의 공정한 분배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죄의 구조로 전환될 위험성이 높다”(141항) 월성핵발전소 제한구역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주민 황분희씨는 “피해를 주는 사람도 피해를 주는 회사도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도 책임지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 쓸 전기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희생과 우리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황망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정일우 신부 선종 10주기,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물렀던 영성 그리며

‘빈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예수회의 고(故) 정일우 신부(John Vincent Daly·1935~2014)의 선종 10주기를 기리며 빈민사목의 역사와 현재를 되짚는 자리가 마련됐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는 6월 8일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정 신부 10주기 추모행사 ‘정일우의 시간, 정일우의 자리’를 열었다. 행사 초대손님으로는 정 신부의 동료였던 고(故) 제정구(바오로) 의원의 부인 신명자(베로니카) 복음자리 이사장, 서강대 명예교수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 예수회 재무담당 전주희(바오로) 수사가 함께했다. 행사 진행은 센터 소장 박상훈 신부가 맡았다. 또 예수회 박문수 (프란치스코) 신부를 비롯한 성직자·수도자와 평신도들이 정 신부가 빈민들과 함께한 시간을 되새기기 위해 함께했다. 추모행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정일우의 시간, 정일우의 자리’를 상영하고, 정 신부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정 신부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신명자 이사장은 나눔에서 “정 신부님은 어떤 사람이든지 사랑으로 대하셨다”면서 “신부님의 영성은 빈민들과 ‘함께’하시며 빈민의 삶에 직접 녹아 들어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 빈민사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조현철 신부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 자본·개발 중심의 사회 구조 자체가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일우 신부님이 그랬듯 빈민이 공동체를 만들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연대해 빈민 문제를 세상에 알리며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일우 신부는 예수회 소속으로 1960년 한국에 입국, 서강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1973년 청계천 판자촌을 시작으로 서울 양평동, 상계동 등 판자촌에서 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단순한 사목을 넘어 빈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국가와 지자체의 개발 중심 도시운영에 대항해 왔다. 특히 쫓겨날 처지에 놓인 빈민들의 이주를 주도해 복음자리마을, 목화마을 등을 건립했다. 정일우 신부는 2014년 6월 2일 선종했다.

예수 수도회 한국관구, 한국 진출 60주년 기념 미사

예수 수도회 한국관구(관구장 장영선 힐데가르트 수녀)가 한국 진출 60주년을 기념하며 6월 6일 대전 예수 수도회 교육센터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와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 메리놀 외방 전교회 함제도(제라르도) 신부를 비롯해 30여 명의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으며 예수 수도회 회원과 수도회 은인, 예수수도회 협력회‧벗회 회원 등 450여 명이 함께했다. 미사 전, ‘여성 교육의 선구자이자 예수수도회 창립자인 가경자 메리 워드’의 동상 제막식도 대전 성모여자고등학교 정원에서 진행했다. 미사를 주례한 김종수 주교는 “하느님 아버지 나라의 구현과 각 수도회의 카리스마의 실현은 수녀님들이 만나는 이들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진다”며 “우리가 카리스마를 충실하게 잘 살면 우리의 연약함을 채워주시고 성소자의 부족함도 하느님께서 아주 분명하게 맞갖은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로마 총원에서 베로니카 푸만 총원장 수녀와 강진희 참사 수녀가 참석했으며 60년 전 한국 땅에 수도회가 정착하도록 도운 독일 중유럽 관구 수녀들과 호주인 로레토 수녀도 한국 진출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총원장 베로니카 수녀는 “한국 수녀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제는 한국 관구가 전체 예수 수도회 중 두 번째로 크게 성장했다”면서 “오늘의 이런 기쁨과 감사가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 이에 따라 하느님의 도우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 전적인 투신과 사도적 열정으로 우리의 미래를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예수 수도회는 1609년 영국인 가경자 메리 워드가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 창립한 최초의 여성 활동수도회로 성 이냐시오가 설립한 예수회 행동양식과 영성에서 수도회 비전의 영감을 받았다. 예수 수도회 한국진출은 예수회 고(故) 박고영(토마스) 신부가 1955년 독일 수녀들의 교육사업을 보고 돌아와 교량 역할을 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교구장 고(故) 노기남(바오로) 대주교의 공식적인 초대로 한국에 진출한 예수 수도회는 1966년 가톨릭 학교가 없었던 대전 지역에 성모초등학교와 성모여자중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 사도직으로 활동 문을 열었다. 1969년에는 성모여자고등학교를 개교해 지역사회 여성 교육에 주력했다. 예수 수도회 한국관구는 교육과 선교, 의료복지, 영성에 집중해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외 교포사목을 비롯해서 중국, 몽골, 필리핀, 미얀마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종합

대구 내당본당, 공의회 정신 담긴 옛 성당 복원

성당 한가운데에 낮게 위치한 제대, 천창(天窓)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 제대를 비추면서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구 내당본당(주임 박장근 베드로 신부)의 옛 성당 모습이 다시 복원됐다. 내당본당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사제단과 신자들의 축복 속에 6월 8일 오전 10시 복원성당 봉헌미사를 거행했다. 1966년 처음 세워졌던 내당성당은 신자들이 정사각 형태로 제대를 둘러서서 미사를 드리는 구조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독창적으로 표현했던 옛 성당은 부득이하게 1988년 신자들이 제대를 바라보고 미사에 참례하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옛 성당에 대한 공동체의 그리움으로, 2022년 박장근 신부가 조환길 대주교에게 청원하고 교구가 승인하면서 건립 58년, 리모델링 36년 만인 올해 성당을 복원할 수 있었다. 복원성당 봉헌예식은 머릿돌 축복과 성당 열쇠 전달 및 개문(開門)으로 시작됐다. 문이 열리며 복원성당으로 들어간 사제단과 신자들은 성찬 전례 전까지는 불이 꺼진 채 예식에 참례했다. 천창으로 내려오는 빛 아래 조환길 대주교는 본당 주보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유해를 안치했다. 이어 제대와 성전 벽, 기둥에 성수를 뿌리고 도유와 분향을 했다. 축성된 제대 위에 제대포를 깔고 제구와 초 등을 놓으면서 성당에도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조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1코린 3,16)라는 바오로 사도의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이 성당에서 늘 기도드리고, 신앙을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여러분들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조 대주교는 이어 “본당 주보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중재에 따라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내당성당을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성인의 정신으로 살 수 있도록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1962년 준본당으로 시작한 내당공동체는 당시 주임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출신 서기호 신부(루디·Rudolf Karanewitter)의 모금 노력으로 1966년 본당 설립 후 새 성당을 완공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후원으로 지어진 내당성당은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 울(Ottokar Uhl·1931~2011)의 설계로도 국내외 건축학자들에게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6·25전쟁 직후 가난에 허덕였고, 한센인들이 밀집해 있었던 당시 지역 상황을 고려한다면 1966년 내당성당 건축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내당성당은 불편한 냉난방 시설과 조명, 늘어난 신자들 수용 문제로 1988년 리모델링하게 됐다. 이후에도 노후화로 대대적인 공사가 불가피했던 공동체는 본래 성당 모습으로의 복원을 숙원사업으로 정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이번에 복원성당을 봉헌할 수 있었다.

서울 여의도동본당, 카메룬교회와 ‘나눔’으로 50주년 기념

서울 여의도동본당(주임 주경수 세바스티아노 신부)은 본당 설립 50주년을 맞아 6월 9일 성당에서 카메룬 바피아교구장 에마뉘엘 다시 유팡(Emmanuel Dassi Youfang) 주교와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초청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구 주교의 초대로 방한한 유팡 주교에게 본당 신자들이 모은 후원금을 전하는 자리로 열렸다. 본당은 도움이 필요한 세계교회를 위한 사랑나눔으로 50주년을 뜻깊게 축하하고자 유팡 주교가 추진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목센터(Le Centre Pastoral Saint Andrea Kim) 건립 후원금을 올해 4월부터 모았다. 인구 40%가 가톨릭신자이지만 열악한 경제로 선교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카메룬교회, 사제관도 없이 매일 10개 넘는 공소를 오토바이를 타며 돌보는 바피아교구의 사제·수도자들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미사 중 거행된 환영식에서 유팡 주교에게 전달된 후원금은 8만 유로(한화 1억2114만8000원가량)다. 본당은 또한 바피아교구 신자들을 위해 쓰지 않고 남는 묵주를 모으거나 손수 묵주를 만들어 선물하는 ‘사랑의 묵주 나누기’도 펼쳤다. 이웃 본당 신자들도 동참해 모인 2458개 묵주는 이날 유팡 주교에게 후원금과 함께 전달됐다. 유팡 주교는 환영식에서 “50주년 생일 축하의 뜻을 지구 반대편 교회를 위한 더 큰 사랑으로 나눠주신 본당 신자들의 열정이 크나큰 도움이 됐다”며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구 주교는 “이날 미사로 피부색과 언어를 초월한 보편적 인류애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소중한 인연”이라며 “오히려 본당 신자들이 선물을 받은 기분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대전 삽교본당, 앙드레 부통 신부 제단화 복원

대전교구 삽교본당(주임 최일현 루카 신부)이 예술 선교에 매진했던 앙드레 부통 신부의 제단화에 복원 작업을 6월 10일 시작했다. 삽교본당 제단화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앙드레 부통(Andre Bouton·1914~1980) 신부가 1968년경 그린 것으로 희귀성과 예술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삽교본당은 지난해 9월 성당 벽면 페인트 작업을 위해 도색을 제거하던 중 성화를 발견했다. 이에 내포교회사연구소와 인천가톨릭대학교 정수경(가타리나) 교수에게 조언을 받아 복원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복원 비용은 예산군이 지원하며 복원이 완료된 후 제단화를 보존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앙드레 부통 신부는 1960년대부터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화가로 활동했던 프랑스인 사제다. 1970년대 중반 한국을 떠날 때까지 10여 년간 전국 각지의 성당에 벽화를 제작했으며 판화, 도자기 작품도 남겼다. 특히 한국인과 한국의 풍습 등을 담은 그의 작품을 통해 선교지에 대한 애정과 한국 고유의 색채를 담아내고자 했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앙드레 부통 신부의 작품은 전국에 20여 점이 남아있으며 2020년 5월 대전 주교좌대흥동본당은 성당 안에 있는 부통 신부 벽화 8점을 복원해 총 10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