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발대식이 7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대회를 3년여 앞두고 열리는 발대식은 대한민국 국민과 세계교회에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 준비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행사로 의미를 갖는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서울 WYD 지역조직위, 주한 교황대사관이 공동 주최하는 발대식 주제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희망이 시작됩니다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기원합니다’이다. 과도한 경쟁사회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와 나날이 깊어져 가는 수많은 갈등에 지친 청소년·청년들에게 보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이 희망을 서울 WYD 준비 여정을 통해 실현해 나가겠다’라는 의지를 담고 있다. 행사는 ▲194개국 국기 기수단 입장 ▲퍼즐 세리머니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청년대표의 발대 선언 ▲축사 ▲영상 브리핑 ▲미사 순으로 진행된다. 미사는 서울대교구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 구요비(욥) 주교, 서울 WYD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다. 영상 브리핑에서는 서울 WYD 지역조직위 의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경제적 가치 평가 및 사업개발 연구’ 중 ‘경제성 평가 – 경제적 파급효과’ 내용이 공개된다. 발대식에는 장애·북한이탈 청소년, 육·해·공군 소속 장병 등 청소년·청년 800여 명이 함께한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Gleison De Paula Souza) 차관,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오스트리아·멕시코·케냐·르완다 등 8개국 외교사절,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부 대표, 가톨릭신도의원회장 김병기(이냐시오)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서울시의원 등이 참석한다. 서울 WYD 준비 여정은 발대식을 시작으로 계속 이어진다. 올해 9월에는 서울 WYD 주제 성구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발표되며, 11월에는 WYD 상징물인 나무십자가와 성화 인계 행사가 열린다.

의정부교구는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요양 사목’을 시작했다. 다니던 본당마저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제에게 축복을 청하고 성체도 모시길 염원하는 요양시설 내 어르신 신자들에게 요양 사목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고령 인구로 인해 본당 사목자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모두 감당하기엔 힘든 경우가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우리 주변 어르신 중에서도 각별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의 사목이 필요할지 올해 첫걸음을 뗀 의정부교구 요양 사목을 통해 짚어본다. 의정부교구에 요양 사목이 더 절실했던 이유 의정부교구 관할지역은 전체 인구 대비 노인 인구 비율, 특히 요양이 필요한 노인 인구 비율이 다른 교구의 관할지역에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의정부교구 2지구 요양 사목을 담당하는 홍기환(베르나르도) 신부는 “서울은 임대료가 비싸고 시설이 들어설 물리적 공간도 부족하다 보니, 요양시설들이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의정부교구 관할지역 안에 노인 요양 시설이 월등히 많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미 많은 본당 사제가 지역 내 어르신 신자들을 직접 찾아가며 병자 영성체를 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본당에 교적을 둔 어르신들만 돌보기에도 벅찬 게 사실이다. 홍 신부는 “일반 요양원이 자체적으로 어르신들의 종교를 파악해 본당에 알려주진 않기 때문에 결국 사제가 직접 가서 신자인 어르신이 있는지, 신자라면 교적이 어딘지, 가족과 연락이 닿는지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본당 사제가 모든 요양원을 돌며 어르신들을 돌보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다. 요양시설이 많은 의정부교구는 이런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노인 인구 비율 높은 의정부교구, 2월 요양 사목 신설 4개 지구 파견된 사제들 요양시설 전담…소통과 돌봄 실천 병환으로 평소 신앙생활 힘들었던 어르신 신자들 호응 커져 신부들의 자원으로 시작된 요양 사목 홍 신부는 “본당 사목 시절 교구 차원의 요양 사목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교구에 요양 사목 신설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제안을 교구가 수용했다. 올해 2월 의정부교구는 요양원이 많거나 넓은 지역에 분포돼 본당 사목자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네 개 지구(1지구, 2지구, 4지구, 8지구)를 선정한 뒤, 지구별로 사제 한 명씩을 선교사목국 병원사목위원회(위원장 고종향 가롤로 신부) 소속 요양 사목 담당으로 파견했다. 홍 신부가 포함된 네 명의 신부는 모두 요양 사목의 필요성에 공감해 자원했다. 큰 틀에선 사제가 본당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지구 내 요양시설을 전담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병자 영성체를 주거나 어르신들을 돌보는 게 공통된 역할이지만, 더 세밀한 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담당 사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중 2지구를 담당하는 홍기환 신부는 의정부교구 광릉본당(주임 나준홍 바오로 신부)을 거점으로 총 3개 본당 관할지역의 요양원 어르신들을 돌본다. 수요일과 금요일 홍 신부가 봉사자들과 함께 요양원 등을 직접 방문하며, 워낙 요양원 수가 많다 보니 한 요양원당 방문 빈도는 한 달에 한 번꼴이다. 봉사자는 각 본당 소속으로, 담당 사제와 동행해 어르신들을 돌본다. 사제가 병자 영성체를 주는 동안 요양원 담당자와 소통하며 교적을 모르는 신자를 파악하거나, 요양원 내 알려지지 않은 신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신부님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 신자임에도 신부 한 번 만나기도 힘든 어르신들에게 요양 사목은 큰 힘이 된다. 7월 17일 홍기환 신부는 광릉본당 관할 네 개의 요양시설을 방문했는데, 시설들은 비교적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곳부터 뇌경색, 사지 마비 등을 겪는 중증 어르신들이 있는 곳까지 다양했다. 홍 신부는 어르신들에게 병자 영성체를 주고 한 명 한 명에게 축복한 뒤 덕담을 건네며 소통한다. 예식을 마치고 나서려는 홍 신부의 뒤에다 한 어르신은 “신부님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홍 신부는 “요양원에서 말도 못 하고 누워 계신 분들도 과거 어떤 본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교우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타지 요양원에서 교회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기에, 요양 사목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원 담당자들은 우리가 방문하는 날만 되면 신자 어르신들 얼굴이 활짝 핀다고 하는데, 그분들께 교회 손길이 얼마나 필요하셨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광릉본당 관할 구역 네 곳의 요양원 중 한 곳인 성모요양원에선 새 영세자도 나왔다. 이날 병자 영성체에 참례한 15명의 어르신 중 한 명인 우원동(막시모·75)씨는 딸과 손자가 보는 앞에서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 요양 사목이 없었다면 놓쳤을 수도 있는 소중한 교회 식구다. 이제 막 첫걸음이지만 교구 내 요양 사목 전담 사제 유무의 차이는 상당해 보인다. 광릉본당 봉사자 전용희(클라라)씨는 “전에도 본당 사목회가 어르신들을 찾아가긴 했지만, 관련 시설과 어르신 신자 수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 제대로 된 파악이 어려웠다”면서 “올해 담당 신부님이 오시면서 특히 신자 파악과 관련해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왜 변화하는 누군가를 볼 때 느껴지는 감동이 유독 잔물결처럼 짙고 긴 여운으로 다가올까. 혼자서는 풀어내지 못하는 굴레에 사로잡힌 누군가를 마침내 해방시키는 데서 기쁨을 느끼도록 우리가 태초에 빚어졌기 때문일까. 이렇듯 가난과 아픔 속 소외된 지구촌 이웃에게 기적을 안겨주고자 세계 곳곳을 누비는 국제협력 활동가들은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순수한 열망을 고백한다. 사시사철 불볕더위인 동남아시아에서 올 상반기에도 한결같이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변화’를 선사하고 온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국제협력센터, 사단법인 평화3000(상임대표 곽동철 요한 신부) 국제협력 활동가들이 편지를 보내 왔다.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협력센터 박지영(소화 데레사) 활동가 4월 캄보디아와 필리핀 지원 사업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왔어요. 저희 활동가들은 세계 각국으로 매년 1~2회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옵니다. 본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국가 및 협력기관과의 사업을 최대한으로 모니터링하고자 매년 다른 대륙과 나라를 방문하죠. 몸도 가슴도 가장 뜨거웠던 캄보디아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캄보디아에서는 농촌 빈농들을 위한 농업 사업, 아동·청소년 교육 지원 사업 현장을 찾았어요. 본부는 현지 단체와 협력해 캄보디아 6개 주의 가난한 농촌 지역 발전과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농민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농업 생산량을 늘리고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교육·보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민들과 농지를 방문해 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지 점검하고, 가계가 나아지고 농업 기술이 향상되는 등 주민들의 변화를 직접 듣고 목격할 수 있었어요. 또 본부는 푸삿주에서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가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 ‘안나스쿨’과 8개의 마을 공부방을 통해 교사 급여 지원, 영양 급식 및 간식 제공, 영어·미술·음악 등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마을 공부방에 가서 열악한 교육 시설, 부족한 교사, 학습 기자재 부재 등 취약한 교육 현실을 파악했어요. 그곳에서 수업하는 교사들도 인터뷰했죠. 가난한 형편에서도 계속해서 배우려는 의지를 갖게 된 아이들의 변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량 증가 질 좋은 교육으로 인재 양성 작은 도움으로 희망 선사한 일에 보람 바싹 익어버릴 정도로 작열하는 더위가 가장 힘들었어요. 캄보디아의 4월은 건기인 데다가 40℃를 넘고, 엘니뇨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지역에 비가 한 번도 안 와 폭염이 계속됐어요. 얼굴은 빨갛게 익고 온몸에서는 땀이 줄줄 흐르는데, 농민분들이 주시는 물 한 병이 어찌나 달던지요. 하지만 변화를 목격할 때의 보람은 그 모든 어려움을 상쇄해 버리죠. 이번에는 농업 사업에 3년 이상 참여하는 현지 농민을 만나 기적 같은 변화를 전해 들었어요. 처음에 이 사업이 시작될 때는 아무래도 주민들의 신뢰가 형성되기 전이라 그분 마을에서는 5가구만 참여했대요. 하지만 그분이 친환경 농법을 배워 실제로 농사에 적용하며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그 덕에 지금은 55가구가 농업 사업에 참여하고 있죠. 변화가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온 셈이에요. 저희 도움으로 질 좋은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지역사회 일원으로 잘 자라나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요. 안나스쿨의 한 선생님은 어린 시절 안나스쿨 학생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고 어른이 돼서는 안나스쿨 영어 교사가 됐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혼자만의 힘이 아닌 후원자, 현지 활동가들, 주민들 등 모두의 참여와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식량난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난민 등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의 일이 ‘우리 모두의 일’임을 기억해 주시고, ‘한집에 사는 한 가족’으로서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 어떠세요? ■ 평화3000 해외사업팀 정다와 팀장 6월 필리핀 산마태오시에서 치과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왔어요. 평화3000은 필리핀 치과의료 봉사활동을 사업을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물이 탄산음료보다 비싸서 설탕 섭취량이 많아 주민들 치아 상태가 처참해요. 그런데 치아 관리 인식도 부재하고 진료 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서, 다들 머리가 깨지듯 아파도 통증을 버틴대요. 진료자 중 90%는 발치를 원하죠. 관리를 할 자신이 없기에 근원을 없애 달라는 거예요. 하지만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건 희망이거든요. 주민들에게 충치 치료 방법 중 하나인 레진(Resin)을 통해 치아 홈을 메꾸고, 충치로 구멍이 뚫린 앞니를 예쁘게 다시 만들어 줍니다. 진료 전후의 분명한 차이 사례를 접한 주민들은 무조건적 발치가 아니라 관리만으로도 치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음에 눈떠요. 저희는 한 지역에서 최소 3년은 진료를 해야 변화가 있음을 경험하고 2018년부터 지금까지 산마태오시에서 매년 1회 봉사를 하고 있어요. 올해는 3일간 484명을 진료하며 그 어느 때보다 주민들 치아 상태가 많이 개선됐음을 확인했습니다. 무작정 발치보다 레진을 택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제는 주민들이 먼저 레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인식의 변화가 이뤄진 거죠! 현지에서 치아 치료 봉사활동 이 썩어 식사 못하던 분들이 완쾌 후 미소지을 때 큰 보람 봉사활동을 위해서는 2~3달 전부터 준비해야 해요. 한국의 사무국과 현지 코디네이터가 함께 봉사활동을 꾸립니다. 필리핀 의료허가서를 발급받고 현지 의사 선생님을 꼭 동반해야 해 동사무소(바랑가이), 보건소와 협조합니다. 한국에서도 봉사단을 꾸려요. 치과의 1명과 치위생사 2명을 1조로 해 올해는 의료진 3조를 구성했어요. 안내, 의약품 배부, 설문조사 등을 맡을 일반 봉사자 18명도 함께요. 준비 기간에는 양국 실무자 단톡방에 불이 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현지 상황을 공유하느라요. 특히 한국에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버벅대기 일쑤니 더욱 긴장해야죠. 보람은 엄청나요. 앞니가 썩어 음식을 씹어 삼키지 못하던 사람이 마침내 활짝 웃으며 지어 보인 미소가 얼마나 찬란하던지요. 또 의료진과 봉사자들처럼 저희를 감동시키는 분들이 없어요. 사흘간 치아 200~300개를 뽑고 종일 마취 주사를 놓는다면 팔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그런데 봉사자들은 치료를 애타게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제 한 몸 부서지게 투신합니다. 활동가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사명감보다 ‘일’로 접근하게 돼요. 반면 봉사자들은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가치’를 실현하고 계시죠. 조건 없이 섬기시는 주님 사랑을 배우게 돼요. 치과의료 봉사의 최고 장점은 주민들 건강 상태가 즉시 개선된다는 점이에요. 충치가 즉시 메워지고, 부었던 잇몸이 가라앉죠. 작은 정성으로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데 정부는 도시빈민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대요. 가려진 이웃부터 섬기라고 하신 주님 말씀대로, 저희와 함께하실 분은 누구든 환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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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몰아쳐도 ‘멈출 권리’ 없는 노동자들…"생명권 보장하라"

7월 9일 경북 경산에서 쿠팡 새벽 배송을 하던 40대 여성 노동자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폭우로 자동차가 물에 잠기자 급히 탈출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이다. 쿠팡의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이와 관련해 “기상악화로 인해 배송되지 않거나 지연되는 경우 배송 기사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기 때문에 배송 기사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박상호 서비스연맹 택배노조 롯데본부 본부장은 7월 17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기자회견에서 “기록적인 폭우에도 쿠팡은 배송을 중단시키지 않았고 해당 노동자에겐 업무인 배송을 중단할 권리인 작업중지권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기후위기로 한반도의 날씨가 달라지고 있다. 여름철 비의 양은 많아졌고 기온은 올라가고 있다. 이는 폭우로 인해 더 많은 배송 기사가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폭염으로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기후재난은 뿌리 깊은 불평등의 경계선을 따라 약한 생명부터 무너뜨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생각보다 가까이 와닿고 있는 기후재난. 매일 생명을 걸고 일하는 이들은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기후재난이 무너뜨린 가장 약한 생명 기상청에 따르면 2020년 7.7일이던 폭염일수는 지난해 14.2일로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강수량 또한 평년 평균 보다 124.3% 증가해 재해의 횟수도 늘어났다. 단순한 기상이변으로 여기기엔 꾸준히 증가하는 수치가 공통적인 원인이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2020년 ‘재난의 인적 비용: 지난 20년(2000~2019년)의 개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7348건의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홍수 3254건, 태풍 2043건, 지진 552건으로 전체의 90.9%가 기후와 관련된 재난이었다. 이는 20세기 말(1980~1999년)에 발생한 재난(4212건)의 1.7배에 이르는 수치다. UNDRR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1℃ 올랐고, 그 영향으로 폭염·홍수·산불 등의 극한기후 현상의 빈도수가 증가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미 올라간 지구 온도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뜨거워진 지구가 내 가족과 이웃의 목숨을 위협한다면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7월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재난 속에서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배달플랫폼 노동자, 에어컨 서비스 노동자, 건설노동자, 가스점검원, 오송참사유가족 등 기후재난을 겪는 시민과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폭염과 폭우로 위험이 닥칠 때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작업을 멈출 권리, 참사의 피해자가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고 실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하며 시간에 쫓기고 인원이 부족해서 위험한 노동환경을 감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기후재난 앞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고 국가가 응답해야 할 시민들의 권리”라고 밝혔다. 배달플랫폼과 건설 노동자 등 폭염·폭설 등 노출 환경에서 안전권조차 보장 못 받아 인간 누구나 지닌 생명·행복권 위험앞에서 일 멈출 수 있고 생계 위협 없는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 기후위기 속,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생명 여름철 건설 현장은 한증막 안에 있는 것과 같다. 건설기계를 비롯한 장비, 철근, 망치 등 햇빛에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들이 건설노동자의 손에 쥐어진다.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박세중 노동안전보건국장은 “고용노동부는 물, 그늘, 휴식 3대 원칙을 잘 지키면 폭염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휴식도, 작업 중지도 지켜지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작업중지, 제대로 된 휴게시설 설치, 제대로 된 세척시설이 현장에 시급히 필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파와 폭우에 속수무책인 것은 배달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김지수 사무국장은 “극한의 기후일수록 추가 배달 운임과 프로모션을 통해 우리를 재해의 위험으로 유인하는 배달플랫폼 기업의 정책, 안전하게 일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AI 알고리즘,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과 제도의 부재로 우리는 매일 생명을 걸고 일하고 있다”며 “기후재난으로 인해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호할 수 있는 기후실업급여 제도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방문노동자인 가스점검원의 시름도 기후변화와 함께 깊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울도시가스분회 허보기 분회장은 “가스 안전 점검원들은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시가스 사고 예방을 위해 가가호호 가스 누출 여부 등을 점검한다”면서 “그런데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폭설, 한파, 장마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점검원들의 안전은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후위기 속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 폭염, 폭우, 한랭, 한파 시 작업 중지 실질화를 위한 법제화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제한적인 고열작업 기준 확대 ▲ 악천후가 발생해 건설노동자가 일하지 못해 소득이 감소할 경우 건설노동자 생계 보장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 인간의 존엄성을 기억하다 헌법 제34조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국민의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되지 못하는 가운데,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에서 병합 심리 중인 기후 헌법 소원의 판결을 촉구했다. 기후헌법소송 청구인인 기후위기 비상행동 김은정 공동운영위원장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들 그 어느 하나, 기후위기로 인해 온전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로 더 이상 아까운 삶들이 스러지지 않도록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의 기본권 보호책무를 인정하는 기후헌법소원 판결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인간 기본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에 교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인간도 생명권과 행복권을 누리며 고유한 존엄성을 지닌 이 세상의 피조물”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환경 훼손, 현재의 개발 방식, 버리는 문화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4~5월 청소년 환경 단체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의 생명권과 환경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낸 헌법소원의 공개 변론을 두 차례 진행했으며 2020년 3월 청소년 환경 단체 ‘청소년 기후 행동’이 낸 사건과 시민, 영유아 부모 등이 낸 비슷한 사건 3건을 합쳐 한꺼번에 심리 중이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젊은이, 서로의 생각 나누며 형제적 일치

“이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자매결연 교구의 젊은이들이 만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서로 간의 경계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7월 19일 대구 내당성당을 찾은 22명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을 대표해 마르쿠스 요한네스 로스코프(Markus Johannes Rosskopf·잘츠부르크대교구 세계교회 담당)씨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들과 청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56년 동안 자매결연 관계를 맺고 있는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청년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24일까지 5박6일 동안 대구에서 교류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내당성당에서 환영미사를 주례한 조환길 대주교는 “2005년 독일 쾰른 세계청년대회 참가로 시작된 두 교구의 청년 교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고,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를 언급하며 “하느님 안에 사는 여러분들의 삶의 모범이 교회를 넘어 혼란한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두 교구 청년들은 대구 신자 가정에서 숙박하는 홈스테이와 지역명소 관광,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특강 등에 참여했다. 특히 청년들은 2년 만에 시노드 과정을 재개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경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지난 2022년 모임에서도 세계주교시노드 기간인 점을 감안해 시노드 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조 대주교는 미사를 봉헌하는 장소인 내당성당을 소개하면서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 사이에 가장 두드러지고 상징적인 장소”라며 “이곳에서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 환영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당성당은 두 교구가 자매결연을 맺기 이전인 1966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후원으로 지어졌다. 건축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 울(Ottokar Uhl·1931~2011)은 신자들이 성당 중앙 정사각 형태의 제대를 둘러서서 미사를 드리는 구조로 내당성당을 지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는 1968년 자매결연 관계를 맺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 자체적으로 시노드를 개최한 잘츠부르크대교구는 그 결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각각 한 곳 지역교회와 유대를 맺게 되는데, 아시아 지역교회가 바로 대구대교구였다. 2018년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한 두 교구는 ‘서로 경청하며 형제적 일치를 이루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공동 사목교서를 발표한 바 있다.

“신앙 경험과 연륜은 현역!” 당당히 나선 노인들

집회서에는 노인들을 “노인들의 지혜와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성과 의견은 얼마나 좋은가! 풍부한 경험은 노인들의 화관이고 그들의 자랑거리는 주님을 경외함이다”(25,5-6)라고 설명한다. 지혜와 경험이 있는 노인의 모습은 탈출기에도 등장한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민족 해방자로 사명을 받은 나이는 80세. 육체적인 쇠퇴로 돌봄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노인들에게서 젊은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65세 이상 신자가 26.1%에 달한다. 초고령공동체가 된 한국교회에서 노인사목은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어떤 노인사목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받는 시니어에서 주는 시니어로’ 변하고 있는 노인사목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전례 안에서 음악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나이와 상관없다. 하지만 ‘나이’라는 편견 때문에 기쁨의 순간에서 물러났던 노인들이 ‘시니어 합창단’으로 다시 목소리를 찾았다. 2009년 창단한 서울대교구 ‘오라시오 합창단’을 시작으로 청주교구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 수원교구 ‘베아띠’ 등이 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각 본당 성가대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췄지만, 나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젊은 단원들에게 자리를 내준 60~80대 시니어들이 모인 합창단의 소리는 연륜이 더해져 안정감과 깊이가 있다. 노래뿐 아니라 악기연주로 선교에 기여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단체도 있다. 대구대교구 영천본당 자천공소의 샛별밴드 단원의 평균나이는 70세. 사람들이 점점 떠나는 공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었고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활동도 몇몇 교구와 본당에서 시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은 가톨릭조부모 신앙학교를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손자녀를 둔 50세 이상 조부모를 대상으로 가톨릭 신앙을 올바르게 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노인사목팀은 조부모들이 손자녀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신앙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책 「할머니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예수님 이야기」 1, 2편도 발간했다. 대전교구 노인사목부는 지난해 10월 제1차 ‘이야기 할머니+할아버지’ 단원을 모집했다. 할머니 무릎에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동심을 키웠던 기억을 떠올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신앙 이야기를 해주는 자리를 마련코자 한 것이다. 수원교구 죽전1동본당에서도 지난 2022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할머니, 할아버지를 통해 전수되는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의 신앙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성경 구절을 읽어주고 삶에서 느낀 짧은 묵상을 나누는 자리에 함께한 어린이는 “할머니가 들려주신 성경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교리 선생님이 들려주실 때 보다 귀에 잘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시 낭독에 참여한 김정희(가타리나·80) 씨는 “어린이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생겨 선물을 받은 듯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교구 해양사목, 울산항 선원복지센터 재개장 공동 추진

부산교구 해양사목(담당 맹진학 라파엘 신부, 이하 해양사목)이 울산항만공사(UPA, 사장 김재균)와 업무협약을 맺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이 중단됐던 울산항 선원복지센터 재개장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부산 해양사목은 7월 17일 오전 울산항만공사 사옥에서 울산항만공사와 ‘울산항 선원복지센터 재개장을 위한 운영위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해양사목은 울산항을 방문하는 외국인 선원들을 위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울산항 선원복지센터를 위탁 운영하게 된다. 울산항 선원복지센터는 지난 2016년 9월 울산본항에 조성돼 오랜 항해에 지친 외국인 선원들에게 스낵바, 화상통화, 체육시설 등을 제공해 울산항의 선원 복지 수준을 높여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법무부가 외국인 선원 상륙허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고, 최근에야 울산항이 평년 수준 물동량과 선박 입출항을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재개장이 추진됐다. 울산항 선원복지센터 위탁 운영을 맡게 된 부산 해양사목은 식음료 판매나 물품 구매 등 외국인 선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울산항만공사 측은 울산항 선원복지센터 전체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이달 중 마치는 등 재개장을 위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종합

“찰칵~” 어르신 장수사진 찍어드려요

“어르신들 선종하실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겨 드리는 봉사잖아요. 가치 있는 일에 각자 재능을 모아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저희에게도 은혜였어요.” 7월 20일 오전 인천 고잔성당(주임 유승학 마티아 신부) 1층 홀과 미디어실이 본당 어르신 인생사진(장수사진) 촬영에 나선 봉사자들로 분주하다. 봉사자 15명은 최고의 모습을 담고자 메이크업, 헤어 세팅, 액세서리 코디, 안마, ‘분위기 메이킹’(웃게 해 드리기)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촬영 환경을 가꿨다. 그들은 “우리의 작은 도움으로 어르신들의 선한 인생이 사진에 더 듬뿍 묻어날 수 있다는 게 보람차다”며 웃었다. 본당은 어르신 100여 명에게 ‘하느님께 선물받은 삶을 기쁘게 살아갔다’는 환희 가득한 모습의 영정사진을 남겨 드리고자 7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인생사진을 찍었다. 소성당에 납골당(몽은당)이 있어 늘 삶과 죽음을 가까이하며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게 되는 본당 특성을 생각한 사목이다. 홍명숙(아녜스) 선교분과장은 “선종 어르신 영정이 너무 어두워 장례식장 분위기가 무거울 때가 많았다”며 “유가족과 조문객에게 ‘저 환한 모습으로 하느님께 가셨구나’ 하는 부활의 희망을 전해 주려는 마음에서 공동체가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신자들은 자진해 재능기부를 할 만큼 적극적으로 함께했다. 사진가로 8년째 활동 중인 교우, 메이크업 및 눈썹 관리 전문 자격이 있는 교우, ‘누군가를 웃게 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는 교우 등 각자 다양한 탤런트를 봉헌했다. 두 사진가가 각각 홀에서 자연스러운 연출의 스냅사진을, 미디어실에서 밝고 차분한 장수사진을 촬영했다. 또 익살맞은 닭 인형을 들고 “웃어 보셔요~” 하는 분위기 메이킹 봉사자의 아낌없는 헌신에는 평소 무뚝뚝했던 어르신도 씩 웃으며 따뜻한 내면을 표정에 띄워 올렸다. 메이크업 봉사자 신옥(안젤라)씨는 “머리만 가볍게 드라이해 드려도 어르신들이 긴장이 풀리며 ‘덕분에 오늘 너무 예쁘게 나올 것 같아~’ 하시던 말씀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며 미소 지었다. 8년 경력 사진가 이재영(세실리아)씨는 “취미 삼아 배운 사진이 이렇듯 누군가를 사랑으로 섬기는 데 쓰인다는 게 얼마나 가슴 뛰는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본당 주임 유승학 신부는 “교회는 지역 주민 센터 프로그램과 달리 어르신들이 교회 안에서 영성을 바탕으로 기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노인들의 정체성과 삶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주는 사목에 신자들과 늘 한마음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36주 낙태 브이로그 개탄…"모든 태아 생명 보호해야”

6월 27일 유튜브에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영상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생명 단체들이 태아 보호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A씨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건복지부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판례를 참조해 A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살인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에 61개 시민단체 연대인 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는 7월 18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법무부 앞에서 태아 생명 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현재 우리나라는 관련 법안이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어 왔다”며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아닌, 태아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독자적인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에 전달했다.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함수연 회장은 자유 발언에서 “낙태를 개인 동영상의 소재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생명 가치가 후퇴한 것은 우리 사회 모든 부분에 있어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으며, 행동하는프로라이프 호민지 간사는 “이번 사건은 낙태법 입법 공백으로 인해 ‘태아는 어떻게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점점 퍼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낙태죄와 관련해서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와 낙태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가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해야 했지만, 관련 법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한 낙태죄가 폐지된 지금 법적 규제 효과는 없지만 모자보건법과 모자보건법 시행령에는 세계보건기구가 태아의 생존 능력을 정의하고 있는 임신 24주 이내일 때,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신 중단을 허용한다는 법조문이 남아 있다. 교회는 낙태를 사실상 합법화하는 모자보건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아울러 교회는 독자적 생존 능력이 없더라도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순간부터 생명으로 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3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임신 7주 이하 태아도 생명체로 봐야 한다는 응답자 수가 54%로 조사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개월 수를 떠나서 낙태는 인간 생명을 해치는 슬프고 끔찍한 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생명과 윤리에 대한 의식이, 비윤리적이면서 본인에게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볼거리로 제공하는 정도까지 왔다면 이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대 간 만남의 문화 통해 노인의 가치 높입시다”

전주교구가 조부모와 노인이 지닌 지혜와 연륜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전주교구 가정사목국(국장 이원재 마르코 신부)은 7월 20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에서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날’ 기념미사와 행사를 개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정한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내던지지 마소서(시편 71,9)’를 주제로 열린 이번 자리는 가정과 교회 공동체의 세대 간 만남의 문화를 장려하는 나눔과 경청의 장이었다. 미사를 주례한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강론에서 “노인들이 값비싼 사회복지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요즘 ‘노인은 젊은이의 미래를 훔친다’는 비난이 퍼져있다”며 “이런 생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잊어버리고 사랑을 오직 비용의 측면으로만 판단하는 것에서 비롯되기에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주교는 “왜곡된 노인 무시 문화가 확산된 이유는 첫째, 인간의 무한한 존엄성을 무시하기 때문이며 둘째, 물질과 돈을 가장 중요시하는 물질 만능주의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생긴 극심한 개인주의 때문”이라며 “꾸준히 우리가 어르신을 공경하고 함께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정에, 또 우리 교회, 우리 사회 안에 뿌리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 전에는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날 기념 축하식도 진행됐다. 특히 서학동본당에서는 조부모와 자녀, 손자까지 3대가 함께 한 가족 중창단이 노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문정본당 신자들의 아코디언 연주, 노송동본당 주임 이상훈(안토니오) 신부와 신자들의 클래식기타 연주, 화산동본당 은빛성가대의 합창 등 여러 공연팀의 무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