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평화의 교두보 된 ‘한일주교교류모임’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0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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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정부교구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의 주교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청년·청소년사목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했다. 시대 변화를 읽고, 젊은이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주교들이 내린 결론은 ‘경청’이었다.

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매년 만나 교류를 이어가게 된 계기 역시 젊은이들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1996년 당시 한국 주교회의 의장이었던 이문희 대주교(전임 대구대교구장)는 한국과 일본이 각각의 나라에서 가르치고 있는 역사가 서로 다르다는 데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당시 일본 주교회의 부의장 주교였던 고(故) 하마오 후미오 추기경(전임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의장)을 찾아갔다. 주교들의 논의는 한국과 일본 교회가 가톨릭 청소년들에게 만이라도 공통의 역사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협력’으로 이어졌다.

한일주교교류모임은 국경을 넘어 같은 하느님을 믿는 신앙적 동지로서 상호 간 이해를 깊어지게 하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후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리고 있는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양국 주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모임 의제도 각종 사목 교류와 사회 문제에 관한 대응 등으로 확대해왔다.

11월 14일 한일주교교류모임 중 마재성지에서의 미사를 주례한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는 강론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주교들 우정은 깊어져 가는데, 한국과 일본 사이의 거리는 좁혀질 줄 모른다”며 “우리 주교들의 모임이 한국과 일본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작은 다리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주교교류모임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