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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대구대교구, 젊은이 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임명키로

대구대교구가 2026년 1월 정기 사제인사에서 ‘젊은이 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가칭)를 임명한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청년·청소년 사목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결단으로 읽힌다. 11월 4일 열린 대구대교구 사제총회에서 조환길 대주교는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며 젊은이 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임명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교회가 청년 신자 부족 문제로 고민하는 가운데, 대구대교구도 이 같은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구 내 19세부터 39세까지 젊은이 신자 수는 약 12만 명(「대구대교구 2023년 교세통계표」 참조)이지만, 이 가운데 본당 청년회에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 수는 1300명가량으로, 1% 수준이다. 이런 현실에 따라,지난 9월 대구대교구 주교평의회에서는 WYD 준비를 기점으로 젊은이 사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0월 각 지역 사제회의에서는 교구 모든 사제단이 이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 논의했고, 청소년과 청년을 아우르는 젊은이 사목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에 조 대주교는 그 응답으로 사제총회에서 젊은이 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임명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새로 임명될 젊은이 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신부는 교구의 다섯 개 대리구를 각각 담당하는 기존 교구장 대리 신부와 달리, ‘속인주의(屬人主義)’와 ‘속지주의(屬地主義)’를 조화롭게 결합해 사목 활동을 할 계획이다. 교구 내 모든 청년을 사목 대상으로 하면서도, 그 청년이 속한 본당·대리구와의 연계라는 속지주의적 요소도 함께 반영해, 교구장 대주교의 승인 아래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구 청년청소년국장 이지운(시몬)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중 “젊은이들은 세상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현재”(64항 참조)라는 내용을 언급하며 “WYD 준비가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한 과정을 넘어 교구 젊은이들, 그리고 그들과 동행하는 모든 교구민들의 성장과 변화가 이뤄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교회 안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들이 중요하다”며 “그것을 좀 더 책임지고 강단 있게 밀고 나아갈 어떤 책임자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2면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K-문화 전성시대 속 ‘안중근 현상’ 진단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 확산되면서, 안중근(토마스·1879~1910) 의사를 재조명하는 문화 콘텐츠도 활발히 생산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김효신 체칠리아)와 안중근의사기념관(관장 유영렬)이 10월 31일 공동 주최한 ‘동아시아 문화 속에 나타나는 안중근 현상’ 주제 열 번째 학술대회는 안 의사 관련 문화에 내포된 의미를 밝히는 자리로 관심을 끌었다. 김윤미 계명대학교 교수는 ‘소설 「하얼빈」과 영화 <하얼빈>의 시간 구조 연구’ 주제 발표에서 두 작품의 시간 구조를 비교함으로써, 하얼빈 의거가 개인의 죽음과 공동체의 기억이 만나는 ‘시간의 윤리적 지평’으로 확장됨을 드러내고자 했다. 김 교수는 먼저 “두 작품은 하얼빈 의거를 감행한 젊은 안중근의 고뇌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모두 안중근 개인의 의식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작품에서 하얼빈 의거의 의미는 ‘그때 거기’의 과거로 고정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윤리적 질문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미학적·정치적 함의를 갖는다”며 “여기서 시간은 재현의 배경이 아니라 주체의 형성과 공동체적 기억을 산출하는 형식적·윤리적 장치”라고 말했다. 김경남 경북대학교 역사문화아카이브연구센터장은 ‘안중근 기록의 최전선 출처주의(Provenance)에 따른 대한국인의 삶과 기록’ 주제 기조강연에서, 기존 연구에 간과됐던 기록의 공백과 단절을 확인하고, 안중근 기록 연구의 최전선을 제시해 향후 연구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김 센터장은 “일제의 안중근 기록 은폐로 인해 여전히 공백과 단절이 존재한다”며 “미확인된 국채보상운동 관련 1차 사료를 발굴하고, 일본 외무성, 도쿄재판소 등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은폐된 유해 매장 기록, 최고 결정자 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리우미 유타카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일본 내 이토 히로부미의 긍정적 재평가 움직임을 지적했다. 도리우미 교수는 이토 히로부미의 재평가가 오히려 역사적 평가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며, 한국인 입장에서 ‘영웅’ 안중근이 ‘악의 상징’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학술대회에서는 문종명 공주대학교 명예교수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에 나타난 서법(書法)의식’, 조순 안중근연구소 연구교수가 ‘한·중·일의 동양평화론에 대한 인식’에 대해 발표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6면

[인터뷰] 한국 찾은 볼리비아 레네 대주교

볼리비아 산타크루즈대교구장 레네 레이게 세사리(René Leigue Césari) 대주교가 10월 16일부터 29일까지 13박1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어로 “찬미예수님”이라고 인사를 건넨 레네 대주교는 “한국 방문 일정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느꼈다”며 “다른 언어와 문화 안에서도 신앙 안에 우리 모두 하나임을 굳게 믿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레네 대주교 방문은 대구대교구의 볼리비아 선교 3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앞서 5월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산타크루즈대교구를 방문해 교구 사제들의 선교 현장을 둘러보고, 레네 대주교와 선교 30주년 기념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레네 대주교는 10월 18일 대구대교구 성모당에서 조환길 대주교, 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 등과 함께 선교 공동체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19일에는 성정하상성당을 찾아 전교 주일 미사를 봉헌한 후 주교좌계산대성당과 주교좌범어대성당, 한티순교성지, 가톨릭신문사와 대구가톨릭평화방송 등을 둘러보고, 볼리비아에 선교 수녀를 파견하고 있는 예수성심시녀회 본원도 방문했다. “대구대교구의 볼리비아 선교는 30년 동안 양 교구의 돈독한 우정 안에 좋은 관계로 잘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구 선교 사제들의 헌신은 우리 교구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제단과 본당 신자들도 한국 신부님들과 친근하게 지내며 그분들의 사목 활동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레네 대주교는 대구에서 온 선교 사제들이 처음에는 다른 언어나 문화로 많이 힘들어하지만, 막상 선교를 마칠 때는 작별 인사에 깊은 아쉬움이 묻어난다고 말했다. “아마도 신부님들께서 이미 볼리비아 사람들의 삶에 들어와 함께 살아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일 것입니다. 저는 파견된 신부님들이 선교 사목에 완전히 헌신하시고 기쁘게 그 일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늘 봐왔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레네 대주교는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교회 담장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믿음을 전하는 노력”을 당부했다. “한국 신자들을 만나면서 이분들이 매우 깊은 믿음을 가진 헌신적인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믿음과 헌신, 봉사가 성당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그 기쁨을 다른 이들과도 나눈다는 의미를 이미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신자들께서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믿음을 키우고, 그 믿음을 세상 모두와 나누는 복음의 기쁨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21면

대구대교구, 30년째 볼리비아에 선교 사제 파견…“열악한 환경 속 기쁨”

한국과 13시간의 시차가 있는 지구 반대편 중남미 국가 볼리비아.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국가 볼리비아는 전체 인구 1248만여 명(2024년 추계) 가운데 70%가량이 가톨릭을 믿는다. 그러나 볼리비아에는 현지인 사제가 부족해, 현재 활동하는 사목자 상당수가 해외에서 파견되어 온 선교사다. 대구대교구는 1995년 최창호 신부(야고보·교구 원로사목자)를 시작으로, 30년째 볼리비아에 선교 사제를 파견해 오고 있다. 최 신부 이후 신현욱 신부(루카·교구 관리국장), 박상용 신부(요한 사도·성정하상본당 주임) 등 약 30명의 사제가 도시 빈민과 밀림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현재는 산타크루즈대교구 그리스도 살바도르 본당에서 김건호·김현준·정재훈 신부가, 누에스트라 세뇨라 아파레시다 본당에서 배영인·전성훈 신부가 사목하고 있다. 아울러 뉴플러 차베스 대목구 산 안토니오 로메리오 본당에서 송준민·이재호 신부가 활동하고 있다. 선교 사제들은 본당뿐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진 공소를 찾아 장례 및 축복 예식을 집전하고, 병자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교우들을 찾아가 도움을 모색하는 등 한국의 본당 사목과 다르지 않은 사목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목 환경은 훨씬 열악하다. 영화 <미션>의 실제 배경이기도 한 산 안토니오 로메리오 지역의 경우, 사방 100km 원시림에 둘러싸인 오지로 대구시 4배의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다. 이로 인해 국가나 주 정부의 도움이 닿기 어려운 사각지대다. 1960년대와 2020년대의 생활양식이 혼재된 원주민 자치도시로, 29개 마을마다 하나씩 공소가 있다. 이처럼 낙후된 환경에서도 볼리비아 신자들은 누구보다 깊은 신앙심으로 기쁘게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선교 사제들은 때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의 환대와 진심 어린 위로에서 큰 보람과 영적 위안을 얻고 있다. 한국 신자들의 지원은 볼리비아 선교 사제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대구대교구 해외선교후원회(회장 이우백 에우세비오, 담당 마석진 프란치스코 신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후원은 사제들이 재정적·체계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1995년 발족한 해외선교후원회는 지난 30년 동안 선교 사제들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영적·인적·물적 지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후원 문의 053-253-8007 대구대교구 해외선교후원회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3면

대구대교구 월성본당, 제1차 본당 시노드 개최

“우리 본당이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당장 나부터 일상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진정 기쁜 마음으로 내어드렸으면 해요.” “어려운 이웃에게는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서적인 나눔이 중요합니다.” “청년들은 교회의 미래입니다. 그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머물게 하려면 그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들 스스로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고, 그 안에 머물며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해요.” 대구대교구 월성본당(주임 김용민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이 10월 26일 ‘성령 안에서 대화’를 가진 뒤 낸 의견들이다. 월성본당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결과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교회’를 주제로 이날 제1차 본당 시노드를 개최했다. 신자 대표 140여 명과 사제, 수도자가 함께한 본당 시노드는 개막미사와 주제 강의, 성령 안에서 대화, 전체 나눔 등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시노드 정신을 본당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살아낼지 고민했다. 김용민 신부는 “이번 시노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 본당이 함께 걸으며 경청하고 식별하는 교회로 나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모든 신자가 성령의 인도에 따라 복음의 기쁨을 새롭게 체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성령 안에서 대화를 위해 침묵과 기도, 경청에 주의를 기울였다. 발표할 때는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3분의 시간에 맞추는 것에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각자 발표가 끝난 뒤 침묵 가운데 묵상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이끄심을 청했다. 본당 시니어아카데미 조용주(마리아) 대표 봉사자는 “다들 처음이라 익숙지 않았지만, 본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신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이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다”며 “공동체 안에서 모든 본당 구성원이 함께 걸어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본당은 앞으로도 시노드를 통해 성령 안에서 일치와 대화를 이뤄 복음적 사명을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김승규(요셉) 본당 총회장은 “본당 신자 대표들과 수녀님, 신부님 모두 신앙의 동반자로서 열정을 보여줘 감사했다”며 “오늘 미처 나누지 못한 의견도 계속해서 경청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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