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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반신마비 몸으로 컨테이너집 생활하는 류동환 씨

왼쪽이 마비된 몸으로 인적 드문 컨테이너 집에서 홀로 생활하는 류동환(64) 씨는 높은 계단과 미끄러운 바닥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설 연휴에는 원인 모를 어지럼증 등으로 갑자기 쓰러져 두어 달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지난해에도 늑막염으로 쓰러져 한 달간 깨어나지 못했다. 류 씨의 지난 삶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결혼 후 1남 1녀를 둔 류 씨는 17년 만에 말 못 할 사정으로 결혼생활을 끝내야 했다. 이후 두 자녀를 혼자 양육하며 힘들게 살아왔지만, 노력만으로 살아가기에 세상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2006년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지만, 이때부터 왼쪽 몸이 마비된 채 살아야 했다. 신부전증으로 병원에서는 수술을 제안하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약 처방만 받고 있다. 당뇨를 앓으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한다. 자녀들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 손에 자라면서도 착실하고 건강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아들은 3년 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비통함에 류 씨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지탱해 오던 희망과 의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결혼 후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딸은 생활 형편이 넉넉지 않고 아직 자녀들이 어린 관계로 자주 만나지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류 씨는 수년 전부터 경북 성주에 작은 땅을 구해 컨테이너 집을 지어 살고 있다. 류 씨 입장에서는 겨우 마련한 집이지만, 마비된 몸으로 살기에는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다. 생활 공간은 폭염과 혹한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별도로 있는 세탁실과 화장실은 위생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간이 형태의 화장실은 계단이 높아, 비나 눈이 내리면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매우 크다.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하지만, 주거지의 지목(地目)이 ‘밭’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쉽게 말해 ‘불법건축물’인 것이다. 지자체나 LH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려 해도 관련 법과 제도상 지원이 불가능하다. 방법이 있다면, 현재 주거지의 지목을 밭에서 ‘대지’로 변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이동식 주택이나 소형주택을 지어 합법적으로 정화조를 매설하고, 현대식 화장실을 설치해 생활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기만 해도 류 씨는 주거권을 보장받고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장애인이자 기초생활 수급자로 매달 80만 원씩 나오는 지원금이 전부인 류 씨에게는 그저 꿈같은 바람이다. 파티마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센터장 황정숙 수녀(엘리사·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는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 환경만 마련되더라도 어르신 삶의 질과 행복 지수는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어르신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 나가실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7월 22일(수) ~ 2026년 8월 1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4면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김종강 대주교 새 문장 공개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김종강(시몬) 대주교의 새 문장이 발표됐다. 문장 상단에는 대주교를 상징하는 모자와 수술이 양옆으로 자리하고 있다. 성령을 뜻하는 녹색의 수술은 성령께서 대주교와 교구를 인도해 주시리라는 희망과 염원을 담고 있다. 모자 아래에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알파벳 ‘M’과 열두 개 별이 자리한다. 성모를 뜻하는 푸른색은 방패 가장자리를 감싸고 있다. 이는 성모의 전구와 보호를 청하는 김 대주교의 간절한 바람을 표현한다. 방패 하단의 예수 성심은 인류를 향한 그리스도의 무한하고 거룩한 사랑, 가시관은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과 대속의 사랑을 나타낸다. 방패의 하늘색은 성부를 상징한다. 중앙에 자리한 십자나무와 쪼개진 빵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과 희생을 기억하고, 말씀과 성체를 중심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다. 성령의 불꽃에는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이어 주는 통교의 원천인 성령을 기억하고, 그분의 이끄심에 교구를 의탁하려는 지향이 담겼다. 빵을 둘러싼 작은 방패는 생명의 식탁을 상징한다. 예수 성심의 사랑을 가리키는 아래의 붉은색이 위로 향할수록 사도 베드로의 옷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변화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끊임없는 사랑 위에 베드로가 지녔던 고뇌와 의심, 겸손과 섬김의 정신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표현하고 있다. 문장 아래에는 김 대주교의 사목 표어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EGO ROGAVI PRO TE, UT NON DEFICIAT FIDES TUA, 루카 22,32)”가 새겨져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위로와 현존을 믿고 따르면서 하느님 백성을 위해 삶을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고자 하는 김 대주교의 바람을 담았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1면

[농민 주일에 만난 사람] 토종 씨앗 보존 앞장서는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

한때 공기처럼 모든 생명을 위한 공공재로 여겨졌던 씨앗은 오늘날 거대 종자기업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품이 됐다. 자가채종(自家採種), 즉 이듬해 심을 종자를 농민이 직접 받아 쓰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은 해마다 종자기업이 생산한 씨앗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씨앗뿐만 아니라 해당 품종에 맞는 비료와 농약, 나아가 유통까지 기업 중심의 농업 시스템에 의존하게 됐다. 기후위기와 전쟁, 석유 공급 중단 등으로 농업 위기가 닥치면 식량은 무기가 될 수 있고, 이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토종 씨앗 보존에 앞장서 온 그리스도인이 있다. 사단법인 ‘토종씨드림’ 변현단(가타리나) 대표다. 변 대표는 “토종 씨앗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가능하게 하는 씨앗”이라며 “한 지역에서 해마다 심고 거두는 과정을 거치며 그 땅의 환경에 적응하고, 자식을 낳듯 다음 세대로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경기 시흥에서 농사 공동체를 시작한 변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종자기업이 생산한 F1 교배종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종자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농경 시대 때처럼 자가채종으로 계속 씨앗을 받아 쓰는 것이 토종 씨앗이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08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토종연구회 등 여러 개인·단체와 뜻을 모아 전남 곡성에 비영리민간단체 토종씨드림을 설립했다. 변 대표는 20년 가까이 전국을 다니며 1만 점 이상의 토종 씨앗을 발굴했다. 자급농과 영세농이 씨앗 증식을 위해 아껴왔던 씨앗들, 80~90대 할머니들이 그들의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대물림해서 받아 쓰던 씨앗을 찾아다녔다. 질 좋은 씨앗을 골라 받기 위해 농장 ‘은은가(隱誾家)’를 운영하며 매년 새로운 씨앗을 심고 정보를 정리해 도감을 펴내는 등 토종 종자와 농법에 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전국의 토종씨드림 회원들에게 씨앗을 나눠 재배와 활용 방법을 알리고, 생태사도직 활동으로 직접 농사짓는 수녀들과도 연대하고 있다. 또 무분별한 나눔으로 토종 씨앗이 소실되는 일을 막고자 고유한 이력을 매기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토종 씨앗을 지속해서 심고 보존하는 것과 함께 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추만 해도 조선배추가 있고, 그 안에 서울배추와 개성배추, 의성배추 등 여러 품종이 있어요. 같은 작물이라도 모양과 색깔, 맛과 생육 특성이 저마다 다릅니다. 어느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기존 품종을 재배하기 어려워지더라도, 달라진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다른 품종을 선택하면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거죠.” 변 대표는 7월 15일 대구대교구청에서 ‘기후위기 시대, 토종 씨앗의 중요성’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그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신자들에게도 토종 씨앗 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를 비롯한 생태·환경 문제는 모두 하느님 말씀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토종 씨앗에는 오랜 세월 생명을 이어 온 생태계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이 땅의 생명을 지키고 전하기 위해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될 지혜가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신자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문의 061-362-1864, seedream.org

발행일 2026-07-13 제3500호 21면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수도회 순례 시작

세계청년대회(WYD)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7월 한 달 동안 전국 13개 수도회를 순례한다. WYD 상징물을 맞이하는 각 수도회는 상징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일부 프로그램은 일반 신자들도 참석할 수 있도록 수도회를 개방한다. 7월 1일 대구대교구로부터 WYD 상징물을 받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는 2일 저녁 ‘십자가는 단순한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제로 기도하는 ‘찬양의 밤’을 열었다. 수녀회는 1일과 2일 수녀회 성당을 일반 신자들에게 개방했다. 상징물 맞이 예식을 준비한 권미나(도미나) 수녀는 “평소 공개하지 않던 수녀원 성전을 개방해,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분 혹은 하느님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지 상징물 앞에서 각자 필요한 만큼 머무르며 힘을 얻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며 “절박하고 간절하게 기도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하느님께서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십자가를 통해 힘을 얻어야 하는 사람들을 보내주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는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총원 성당에서 WYD 상징물 환영 예식을 하고, 9일 오전 10시에는 성체현시와 성체조배, 오후 7시에는 열린 미사와 떼제기도를 봉헌한다. 10일에는 오후 3시 환송 예식을 거행한다. 각 행사는 신자들에게도 개방한다.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상징물을 맞이하는 살레시오회는 서울 신길동 한국관구관에서 10일 오후 4시 맞이 예식을 하고, 오후 8시에 ‘WYD 십자가 및 성모님 이콘과 함께하는 살레시오 가족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행사에는 수도회가 전면 개방된다. 작은형제회는 7월 19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상징물 환영 예식을 하고, 20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경배 예식, 21일 오전 10시 환송 예식을 연다. 상징물 맞이 기간 중 개인 순례자도 자유롭게 경배할 수 있다. WYD 상징물의 수도회 순례는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7월 12~14일)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7월 14~16일)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7월 16~18일)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7월 18~19일)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서울관구(7월 21~22일)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7월 22~25일) ▲예수회(7월 25~27일)로 이어진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3면

‘개원 70주년’ 대구파티마병원, 비전 2030 선포

대구파티마병원이 7월 2일 개원 70주년 기념식을 열고 ‘비전 2030’을 선포했다. 이날 파티마병원은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신뢰의 치유사도직 70년, 100년을 향한 도약’이라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공식 선포했다. 이를 통해 병원은 핵심 가치인 양질의 진료, 생명존중, 그리스도교적 공동체, 책임있는 관리를 더욱 강화하며 환자 중심의 전인치유를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행사 중에는 병원 역사를 집대성한 「대구파티마병원 70년사」 헌정식이 진행됐다. 2021년부터 편찬 작업을 통해 완성된 70년사에는 원산 시약소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병원의 발자취와 성장 과정이 담겼다. 또 장기근속 직원 70명을 비롯해 병원 발전과 지역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 의료진·직원들이 표창을 받았다. 병원장 김선미 수녀(골룸바·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는 “대구파티마병원은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의 치유사도직 정신 아래 1925년 원산에서 시작된 사랑과 돌봄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며 “양질의 진료, 생명존중, 그리스도교적 공동체, 책임 있는 관리의 핵심가치를 실천해 왔다”고 밝혔다. 김 수녀는 이어 “앞으로도 환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의료기관이자 사랑과 봉사의 공동체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파티마병원은 6월 30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경당 축복식을 거행했다.

입력일 2026-07-08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김종강 대주교] 취임미사 이모저모

김종강(시몬) 대주교가 대구대교구의 환대 속에 새 사목 여정을 시작했다. 6월 23일 청주에서 열린 송별미사는 3년간 함께한 목자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의 자리였지만, 청주교구민들은 그 눈물이 대구대교구에서 복음화의 결실과 축복의 샘물이 되기를 기원했다. 6월 27일 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대성당에서 봉헌된 취임미사는 새 부교구장을 맞이하는 기쁨과 기대가 어우러진 자리였다. 김 대주교는 “아직은 부족한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끝까지 가는 사랑으로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청주의 배웅과 대구의 환대는 한 목자의 순명과 교회의 일치를 함께 드러냈다. ◎… 6월 27일 오전. 김종강 대주교의 부교구장 취임미사가 봉헌되기 4시간여 전부터 주교좌계산대성당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신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미사 시작 후에도 수십 명의 신자들은 입장하지 못하고 성당 밖에서 김 대주교를 위해 기도했다. 김명자(마르첼라·대구대교구 복현본당) 씨는 “새로 오신 부교구장 대주교님께서 참 좋으신 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항상 건강하시고, 교구민들이 화합해서 복음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기도드리기 위해 서둘러 왔다”고 말했다. ◎… 미사 중 취임 예식에서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가 레오 14세 교황의 부교구장 임명 교서를 높이 들어 보이자 사제석과 신자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축사에서 “김 대주교님께서 온 마음을 다해 대구대교구를 따뜻하게 안아주시기 바란다”며 “예수 성심을 닮은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가득한 현존을 믿음직하게 증언하는 목자가 되시도록 함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김 대주교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내빈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대구관구 소속인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비오) 주교와 수도자 대표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가 함께했다. 또 주한 교황대사관 참사관 조반니 비키에리 몬시뇰, 주교회의 사무총장 이철수(스테파노) 신부,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진택(토마스 아퀴나스)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장우일(레오) 종무관 등이 참석했다.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 축하 인사를 전한 2대리구 교구장대리 김흥수(실바노) 신부는 “십자가를 지고 걸으시는데 그 무게가 힘들게 느껴지지 않도록, 힘과 용기를 드리도록, 사제단도 함께 기도하고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현동 아빠스도 교구 내 27개 수도회 이름을 호명하며, “저희 공동체들을 방문해 주시기를 고대하며 대주교님께서도 주님과 함께 그리고 저희와 함께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린다”고 전했다. 주교좌계산대성당 성가대는 ‘하느님이면 족하다’는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기도문으로 만든 성가 <아무것도 너를>을 축가로 불러, 김 대주교의 사목여정에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 답사를 시작하며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마음을 표현한 김 대주교는 “저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 부족한 사람”이라며 “저의 인간적 나약함과 부족한 지혜는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께 배우며 걸어가고,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님과 힘을 합하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곳에서 하느님과 그분의 백성인 여러분과의 로맨스를 위해 용기를 내어 왔다”며 “아직은 부족한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끝까지 가는 사랑으로 살아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발행일 2026-07-05 제3498호 10면

(사)한국여기회, 제15회 ‘여기애인상’ 독후감 시상식

사단법인 한국여기회는 6월 20일 대구대교구청 대강의실에서 제15회 ‘여기애인상’ 시상식을 열었다. 여기애인상은 평화운동가 일본 나가이 다카시(바오로·1908~1951) 관련 서적으로 진행하는 청소년 독후감 공모전이다. 이날 천나윤 학생(청주 일신여고)이 한국여기회 총재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로부터 대상을 수상했다. 일본 나가사키대교구장 나카무라 미치아키(베드로) 대주교가 주는 특별상은 이채서 학생(포항 오천중)이 한국여기회 이사장 박영일(바오로) 신부로부터 받았다. 이외에도 중학생부와 고등학생부에서 각각 최우수 1명, 우수상 5명, 장려상 5명씩 총 24명이 상을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 동안 진행되는 일본 나가사키 성지순례 특전이 주어진다. 조 대주교는 “학생들에게 나가이 다카시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는 것은 그분의 평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평화의 감수성을 길러 평화의 전도사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여기회는 나가이 다카시의 여기애인(如己愛人·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정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2004년 고(故) 이문희 대주교(바울로·제8대 대구대교구장·1935~2021)에 의해 설립된 단체다. 청소년들에게 여기애인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 당시 총재 이문희 대주교의 뜻에 따라 여기애인상을 제정했다.

발행일 2026-06-28 제3497호 21면

[순례, 걷고 기도하고] 대구대교구 진목정성지

신앙의 자유를 얻기 전까지, 조선교회는 언제나 박해의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당시 신자들은 첩첩산중 이곳저곳으로 피해 다니며 교우촌을 세우고, 추위와 굶주림과 고통을 참아가면서도 믿음을 지켜갔다. 그들은 성사 생활에 철저하려 노력했고,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믿음과 삶을 일치시키고자 했다. 경북 경주 단석산 중턱 해발 350m에 조성된 대구대교구 진목정 성지는 무진박해(1868년) 때 순교한 복자 이양등(베드로)·김종륜(루카)·허인백(야고보)이 살던 ‘범굴(바위굴)’과 순교 후 유해를 모셨던 ‘순교자 묘소(현재 가묘(假墓))’가 있던 곳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하느님 자녀다운 삶을 살고자 했던 세 복자의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에 조성된 순교 사적지다. 당당하게 죽음으로 신앙 증거하다 1911년경 대구대목구 신자 김봉삼(가밀로)이 복자 허인백의 딸 허 골룸바로부터 전해 듣고 작성한 친필 자술서에 따르면, 복자 이양등·김종륜·허인백과 가족은 병인박해(1866년) 이후 울산 죽영산 교우촌에서 만난 뒤 좀 더 안전한 신앙생활을 위해 당시 경주군 산내면 소태동 단석골 범굴로 피신해 신앙생활을 했다. 1868년 무진년 어느 날, 세 복자는 경주 포졸들에게 발각돼 끌려갔다. 이때 허인백은 가족들에게 “나는 오늘 가면 영원 이별이다. 나를 위하여 기도하라”라고 한 뒤 “너희는 성교를 믿고 후세에 천국에서 만나자”며 남은 가족에게 신앙을 최우선으로 삼으라는 유훈을 남긴다. 복자들은 두 달여간 경주 진영에서 고초를 겪으면서도 배교하지 않고 천주교 신자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형벌에 으스러진 만신창이 몸으로 울산 병영까지 80리 길을 끌려가면서도, 자신들이 내딛는 걸음들을 천국으로 향하는 꽃길처럼 여기며 순교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해 음력 7월 28일경, 순교의 칼을 받기 직전에도 복자들은 망나니에게 “나중에 부활할 육신이기에 머리를 날쌔게 베고 또 머리를 분별해 달라”고 하면서 십자성호를 긋고 “예수, 마리아”를 외치며 순교했다. 세 복자의 뒷바라지를 위해 경주 진영과 울산 병영까지 따라가 복자들의 순교 순간을 지켜봤던 허인백의 부인 박조이는 복자들의 머리를 거두어 울산 병영 앞 강변에 숨겨놓았다. 박해가 끝난 뒤 박조이는 지금의 진목정 성지 일대에 형성됐던 참나무뎡이(眞木亭·‘참나무가 많은 골짜기’를 의미) 교우촌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유해를 참나무뎡이 위 단석산 중턱에 합장해 모셨다. 이곳이 현재 진목정 성지 ‘순교자 기념성당’ 앞에 있는 순교자 묘소다. 세 복자의 유해는 1932년 대구 감천리 교회 묘지로 이장했다가 1973년 대구대교구 복자성당으로 옮겨 모셨다. 신앙 돌아보고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곳 진목정 성지를 순례하기에 앞서 ‘허륜이 기념정원’(경북 경주시 산내면 소태길 22-58)에 먼저 들렀다. 이곳은 복자들이 살았던 범굴 입구에 조성된 기념 장소로, 지금은 출입이 통제된 범굴을 대신해 만들어졌다. 범굴의 모습은 성지 내 순례자의 집 1층에 조성된 모형으로 알 수 있다. 허륜이 기념정원에서 소태길을 지나 ‘진목공소’를 향해 2.6km를 걸어 올라갔다. 참나무뎡이 교우촌의 공소였던 진목공소는 경신박해(1860년) 이후 성 다블뤼(안토니오) 주교가 이곳 교우촌을 사목 방문한 뒤 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블뤼 주교 이전에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가 사목 방문했던 기록이 있다. 진목공소에서 800m 남짓 더 올라가면 진목정 성지를 대표하는 순교자 묘소와 ‘순교자 기념성당’, ‘순례자의 집’을 만날 수 있다. 순교자 기념성당은 ‘하느님 뜻에 따라 삶을 봉헌한 신자들은 마침내 천국 영광을 누리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앞면을 성당, 뒷면을 하늘원(봉안당)으로 지었다. 성당은 신앙인의 죽음을 되새기면서, 이곳에 봉안된 모든 영혼이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행복에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축됐다. 특히 하늘원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정도로 깨끗하고 아늑한 환경 속에 안치 공간과 휴게공간이 공존한다. 성당 외부는 신앙인들이 추구해야 할 여덟 가지 행복(진복팔단, 眞福八端)을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팔각형으로 디자인했다. 순례자의 집은 피정과 순례, 여행 등을 위해 준비된 숙박 시설이지만, 무엇보다 순례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조성됐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숙소 ‘알베르게(Albergue)’를 연상시키는 다인실부터 1인실과 가족실 등이 있으며, 캠핑을 위한 카라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순교자 기념성당과 가까이 위치해, 미사를 드린 뒤 혼자만의 묵상과 순례를 하기에 적합하다. 순례자의 집 1층의 범굴 모형 기도소는 진목정 성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세 복자들이 가족들과 피신해서 머물렀던 범굴을 본떠 만든 이곳은 좁은 입구로 들어가 암흑 속에서 침묵 가운데 묵상과 기도를 하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성지 주임 이종건(시메온) 신부는 “진목정 성지는 세 분 복자의 순교 정신을 기리고, 우리도 그분들처럼 살아보고자 다짐하는 장소”라며 “그분들의 삶을 본받고자 묵상하고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천혜의 장소”라고 말했다. “쉬러 오셔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이 신부는 “울산 병영 순교 성지나 죽림굴 등 인근의 다른 성지를 방문할 때도 세속적인 숙소보다는 마음을 정리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성지 순례 때 진목공소 뒤편으로 연결된 성경식물원 ‘바이블가든’도 꼭 찾아야 한다. 한국과 재배 환경이 달라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성경 속 다양한 식물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를 지낸 안계복(베르나르도) 씨와 「성경의 식물 명칭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영숙(클라라) 씨 부부가 조성한 식물원이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직접 들여와 기른 올리브나무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순례자들이 꼭 들러볼 만한 장소다. ◆ 순례 길잡이 - 주소: 경북 경주시 산내면 수의길 192(순교자 기념성당) - 미사: 주일, 목(3~11월)·금·토 오전 11시 -문의: 054-751-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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