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창간 97주년] 지구 반대편 노르웨이를 수놓은 모국 신앙 소식

이승환
입력일 2024-03-25 수정일 2024-03-28 발행일 2024-03-31 제 338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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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애독 ‘노르웨이 오슬로 한인공동체’…이국땅에서 만난 한글 빼곡한 신앙지에 감동

가톨릭신문은 독자들의 선교 후원을 통해 매주 아시아와 미주,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등 전 세계 40여개국 한인본당과 공동체, 선교사제들에게 가톨릭신문을 발송하고 있다. 창간 97주년을 맞아 25년째 가톨릭신문을 받아보고 있는 노르웨이 오슬로 공동체를 소개하고, 독자들의 후원을 통해 전해지는 가톨릭신문이 해외공동체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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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승룡씨가 집으로 배달된 가톨릭신문을 펼쳐 보고 있다. 노르웨이에는 발행일보다 2주 늦게 1~2주치 신문이 한꺼번에 배달된다. 지씨는 “한국 사람 한 명 없는 곳에서 생활하다가 우연히 한국말이 들려오면 느끼는 격한 감정처럼 가톨릭신문과의 첫 만남도 그랬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 지승룡씨 제공

■ “그 먼 노르웨이에 정말 가톨릭신문이 가나요?”

“오늘은 가톨릭신문에 대모 아버님 기사가 실려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의 남부 해안가 도시 산데피요르드(Sandefjord)에 사는 지승룡(크리스티노·66)씨가 한국의 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열흘 전 외손녀 대모의 아버지가 소개됐다는 소식에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긴 했지만 2주 만에 바다를 건너 도착한 신문을 직접 펼쳐 읽는 느낌은 또 남다르다. 지씨는 신문을 펼쳐 넣고 스마트폰으로 찍어 메시지와 함께 딸에게 보냈다.

한국과는 9시간의 시차가 나는 북유럽 노르웨이. 한국에서는 유럽 거점 공항을 한두 차례 경유해 17시간 이상 날아야 닿을 수 있다. “그 낯설고 먼 노르웨이에 정말 가톨릭신문이 가나요?”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법하지만, 그렇다. 가톨릭신문은 25년째 노르웨이, 정확히 독일 함부르크 한인본당 소속 노르웨이 오슬로 공동체에 매주 신문을 발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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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 한인본당 주임 이재혁 신부(왼쪽 뒷줄 첫번째)와 노르웨이 오슬로 공동체 신자들이 지난 3월 2일 오슬로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지승룡씨 제공

■ 1년에 세 차례 모임 갖고 미사 봉헌, 모아둔 가톨릭신문 나눔

노르웨이는 한반도의 1.3배 크기지만 가톨릭 성당은 단 37곳뿐이다. 지씨에 따르면 “집 가까이에 성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총”이다. 가톨릭신자는 전체 인구의 3% 내외인 20여만 명 정도. 가톨릭교회가 소수 종교나 다름없는 노르웨이에 한인 공동체가 만들어진 것은 1980년대 초반이다. 노르웨이 이민자와 유학 온 신자들을 중심으로 모임이 시작됐고 당시에는 벨기에 유학 한국인 신부를 초대해 미사를 봉헌했다.

독일 함부르크 한인본당 소속 공동체로 거듭난 것은 1996년이다. 함부르크 한인본당 주임신부는 부활과 성탄을 앞둔 사순과 대림 시기 등 1년에 세 번 오슬로를 찾아 공동체 신자들에게 판공성사를 주고 미사를 봉헌한다. 현재 공동체 신자는 22명이다. 국토가 남북으로 길고 겨울에는 날씨도 좋지 않을뿐더러 교통편도 원활치 않아 공동체 모임에 함께 하고 싶어도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작은 공동체에는 성당도, 모임 공간도 없다. 이런 이유로 가톨릭신문은 2004년 노르웨이에 이민 와 20년째 거주하며 공동체를 이끄는 지씨가 받고 있다. 그는 매주 혹은 격주로 해외우편을 통해 도착한 신문을 빠짐없이 모아뒀다가 공동체 모임에서 나눈다.

■ 한글 빼곡한 가톨릭신문, 스마트폰 앱·유튜브와는 또 다른 설렘

“몇 개월 묵은 신문이지만 펼치면 고향, 한국의 향기가 배어 있는 것 같아요. 기사뿐 아니라 지면 곳곳 광고도 살펴보며 한국교회가 어떻게 발전해 가고 변화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매일미사는 스마트폰 앱으로, 다양한 신앙 관련 정보와 신부·수녀들의 강의는 유튜브에 넘쳐나지만 1~2주에 한 번 그것도 발행일보다 2주나 늦게 도착하는 가톨릭신문은 이처럼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온다. 7~8년 전에야 한국 라면이 들어왔을 정도인 노르웨이에서 한글이 빼곡한 가톨릭신문은 타향살이에 외로운 공동체 신자들에게 그만큼 소중하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매일미사」와 몇몇 교계 잡지가 가톨릭신문과 함께 지씨의 집 우체통을 채웠지만 팬데믹 때 모든 우편물이 끊겼다. 팬데믹 이후에도 공동체에 전해지는 한국교회 우편물은 가톨릭신문이 유일하다.

■ “공동체 마음 모아 주님의 은총이 후원자분들 곁에 머물길 희망합니다.”

지씨는 “가톨릭신문 취재에 응하면서 ‘아~ 우리가 이렇게 당연한 듯 신문을 받아보고 있었지만 한 부 한 부가 한국 후원자들의 정성으로 보내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올해 여름에 있을 모임에서는 공동체의 마음을 모아 신문이 꼭 필요한 곳에 전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 사람 한 명 없는 곳에서 생활하다가 우연히 한국말이 들려오면 느끼는 격한 감정처럼 가톨릭신문과의 첫 만남도 그랬습니다. 이 감정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해준 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인사로 가늠하기 충분치 않지만, 주님 은총이 항상 후원자분 곁에 머무르길 공동체 모두 한마음로 기도로써 희망합니다.”

◆ 전 세계 40개 나라에 가톨릭신문을 전합니다

가톨릭신문은 전 세계 40개국에 해외 선교용으로 매주 발송되고 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 외에도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불교국가인 스리랑카, 아프리카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메리카 칠레와 볼리비아 등의 한인본당과 공동체, 선교를 위해 파견된 사제들도 가톨릭신문을 매주 혹은 격주로 받아보고 있다.

해외 선교용 가톨릭신문은 ‘선교용 신문 보내기’ 후원 중 해외선교를 택한 구독자들의 정성을 모아 보내진다. 노르웨이 오슬로 한인공동체와 같은 해외 본당과 공동체에 가톨릭신문을 보내주실 분들은 구독신청 시 ‘선교용 신문 보내기 후원’를 선택하고 발송처를 ‘해외 선교지’로 택하면 된다.

가톨릭신문은 독자들의 값진 후원에 발맞춰 국내 대비 3~4배 가량 차이가 나는 배송료를 부담하며 해외 발송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선교용 우편물은 매주 화요일 오후 가톨릭신문 총무국 직원들이 직접 정성껏 포장해 보내고 있다.

“복음이 필요한 곳에 가톨릭신문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구독료는 가톨릭신문의 선교사업에 큰 힘이 됩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