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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주교회의, “AI 합성 영상 주의… 공식 채널 외 콘텐츠 경계해야”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11월 11일 ‘올바른 가톨릭 미디어 콘텐츠 접근을 위한 추가 안내’ 제목의 공문을 각 교구에 발송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교회 권위를 가장하거나 왜곡하는 영상·이미지에 각별히 유의하고, 교도권이 승인한 공식 채널이나 가톨릭신문 등 교계 언론사를 통해서만 신앙 콘텐츠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공문은 지난 9월 9일 주교회의가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에서 가톨릭 교리에 부합하지 않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영상들이 마치 레오 14세 교황의 말씀으로 잘못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주의를 요청한 데 이은 추가 안내다. 주교회의는 공문에서 “최근 일부 온라인 채널이 AI 기술을 활용해 각 언론사 또는 교구에서 제작한 영상을 바탕으로 주교들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무단으로 제작·유포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이는 본인의 동의 없는 초상권 침해이자 언론사와 교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도권의 승인이나 지도 없이 개인적 견해를 주교의 발언이나 가르침으로 가장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혼란을 일으키고 교회의 공적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주교회의는 또한 “영상이나 게시물에 주교의 얼굴, 음성 또는 발언이 포함돼 있더라도, 출처가 교황청·주교회의·교구 등 교도권의 공식 채널 또는 가톨릭신문·가톨릭평화신문·가톨릭평화방송 등 공식 승인된 교계 언론사가 아닐 경우, 무단 편집 또는 합성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고 안내했다. 주교회의는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이나 게시물을 접할 때는 본당 사제나 교구에 문의하거나 주교회의·가톨릭신문 등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신자들에게 안내해 줄 것”을 요청했다.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https://www.cbck.or.kr □ 가톨릭신문 https://www.catholictimes.org □ 가톨릭평화방송(CPBC) https://www.cpbc.co.kr □ 가톨릭평화신문 https://news.cpbc.co.kr

입력일 2025-11-12

‘100년 신문’ 젊어질 필요 있어…청년 위한 기사·SNS 활용 늘려야

◎ 일시: 2025년 10월 29일 오후 6시30분 ◎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 참석자   현재우 에드몬드 위원장(한국평단협 평신도사도직연구소 소장)   김민 요한 사도 신부(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   김은영 크리스티나 위원(경향잡지 편집장)   이진옥 페트라 위원(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혜정 에밀라스 수녀(생활성서사 교육연구팀장)   조성현 대건 안드레아 위원(한성대 자율교양학부 교수)   주원준 토마스 아퀴나스 위원(한님성서연구소 선임연구원) 가톨릭신문 제4기 편집자문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10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첫 회의를 열고 최근 보도와 기획을 평가하며 신문 제작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분기별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신문 제작 전반에 대해 조언하고 독자적 시각에서의 평가와 제안을 통해 더 나은 신문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본지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는 이 자리에서 위원들의 솔직한 의견에 감사를 전하며, 제안된 내용을 신문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 현재우 위원장: 사목 현장을 비롯해 언론과 출판,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편집자문위원분들의 의견을 이 자리에서 공유할 예정이다. 2025년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발행된 가톨릭신문을 접하고 느낀 점, 향후 편집 방향에 대해 제언해 주기 바란다. □ 주원준 위원: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기사를 접하다 보니 지면 편집의 흐름은 잘 보지 못했다. 위원을 맡으며 신문을 살펴보니 기사 내용과 편집, 사진 등에서 신문 구성원들의 많은 고민이 스며들어 있음을 새삼 느꼈다. 편집의 철학이 눈에 들어왔다. 언론 비평을 위해 접했던 과거 신문과 비교할 때, 교의 관련 특집과 사회 이슈를 균형 있게 다루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특히 세계교회 지면이 신선했고, 글로벌칼럼은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새로움을 준다. □ 조성현 위원: 청년층을 배려한 지면 구성이 필요하다. 2027년 창간 100주년의 해에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100년 신문이 젊어질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SNS를 주로 이용한다. 청년들을 위한 지면을 고정적으로 마련하거나 이메일 뉴스레터 ‘가톨릭 톡’처럼 SNS를 활용한 방식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기사가 얼마나 ‘바이럴(Viral)’ 즉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느냐가 핵심이다. 공유를 통한 기사의 파급력이 크다. 공유를 활성화하는 문화를 신문사 내부에서부터 만들어야 한다. □ 김민 위원: 레오 14세 교황의 첫 권고 보도(2025년 10월 19일자)는 단순 요약이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왜 이 권고가 나왔는지 짚어줘야 했다. ‘WYD 특별법’도 최근 중요한 이슈다.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더불어 과거 WYD 개최국 사례를 비교해 소개한다면 독자들의 이해가 쉬울 것이다. 최근 낙태 허용 법안 관련 반대 입장 보도에 있어 논조가 ‘정면 돌파’를 하지 못한 느낌이다. 교회의 가르침과 움직임 등을 보다 깊이 다뤘으면 한다. 독자들에게 해당 이슈에 대한 레퍼런스(Reference)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의 기획이 필요하다. 가톨릭신문만이 보도할 수 있는 기사를 발굴해야 한다. □ 주원준 위원: 이와 관련, 시노달리타스를 모두 이야기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어떤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신문이 정교하게 기획을 짜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WYD의 경우도 행사 위주 보도보다, 과연 세계청년대회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획 등을 마련해야 한다. 교회·사회 이슈 균형 있게 다뤄 ‘눈길’ 행사 보도보다 기획 등 방향 제시 필요 ‘커버스토리’ ‘희망의 순례자’ 등 호평 □ 이혜정 위원: 각 부서로 신문이 오지만, 막상 손에 들고 읽는 일이 적다. 종이신문을 이렇게 자주 접하고도 안 보게 되는 현실이 놀랍다. 잡지를 발행하는 수도회 일원으로 출판물의 위기 속에 그 지속가능성을 새삼 생각하고 있다. 생활성서도 한때 위기였지만 인식을 전환하며 살아남았다. 가톨릭신문도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히게 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 김은영 위원 : 다소 권위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종이신문을 보완하는 것이 SNS를 활용한 ‘카드뉴스’와 ‘가톨릭 톡’이다. 신문의 내용을 보기 쉽게 요약해 주는 적절한 큐레이션(Curation) 도구다. ‘커버스토리 - 노동하는 인간은 존엄하다’(2025년 10월 19일자)는 젊은 기자들이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갖고 특집을 준비한 시도 자체가 고무적이다. 한 달에 한 번꼴로 게재되는 이웃종교 지면은 타 종교에 열린 느낌은 있지만, 가톨릭교회 입장도 함께 제시하면 균형이 맞을 것이다. 1면 사진과 제목은 시선을 끌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지면 접힘도 고려한 사진 배치가 필요하다. □ 이진옥 위원: ‘성인이 된 젊은 평신도들’(2025년 9월 14일자 7면) 기사의 경우, 카를로(가롤로) 아쿠티스 성인과 함께 시성된 프라사티 성인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다. 아쿠티스만큼이나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성인이다. 인스타그램에 게재되는 카드뉴스는 글씨 크기가 작아 가독성이 떨어질 때가 있다. 보완이 필요하다. □ 현재우 위원장: 3개 면에 걸쳐 보도된 커버스토리는 교회 가르침을 나열하는 것으로 결론지어 아쉬웠다. 왜 이 기획을 했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공동체 면에 연재된 ‘희망의 순례자’는 교회 기관과 언론 간 좋은 협업 사례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지원을 받은 본당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을 엿볼 수 있었다. 2025년 9월 21일자의 경우 한국교회의 시노드 구현 의지가 부족함을 지적하는 기사가 1면에 보도됐고, 시노드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려는 본당과 단체 등을 소개한 기사는 다른 지면에 분산돼 있다. 차라리 한데 묶어 1면 기사를 좀 더 강화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1면 기사 또한 주교회의 관계자뿐 아니라 다양한 교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아야 했다. 가톨릭신문 유튜브 영상이 지면 기사와 함께 홍보될 수 있도록 QR코드를 활용했으면 한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11면

원주교구,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제작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공식 초상화가 제작된다. 원주교구는 11월 3일 최양업 신부의 실제 얼굴과 체형을 바탕으로 한 전신 입상 형태의 유화(油畫) 초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세중 작가(빈첸시오·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가 작업하는 초상화는 최양업 신부의 서품 177주년 기념일인 2026년 4월 15일 봉헌될 예정이다. 초상화 제작은 교황청의 최양업 신부 무덤 개묘 허가와 개묘를 통한 교구의 유해 진정성 확인,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의 유해 진정성에 대한 교령 선포 등의 교회법 절차를 마치며 추진됐다. 교구는 2019년 6월 11일 배론성지 내 최양업 신부 묘소를 개장해 유해 진위를 확인했다. 당시 묘에서 ‘학생경주최공지구(學生慶州崔公之柩)’라 적힌 명정과 함께 삭은 녹색 제의, 영대, 수대, 띠 등이 발견됐다. 교구는 같은 해 6월 17일 합당한 보존에 필요한 추가 검사 후 유해를 분리나 손상·이동 없이 발굴 당시 그대로 본 묘지에 다시 안치했다. 조규만 주교는 “최양업 신부님의 실제 얼굴과 모습을 가지고 있는 교구가 시복시성을 준비하며 공식 표준 초상화를 제작하는 것은 영광이자 의무”라며 배론성지 내 교구 문화영성연구소(소장 신우식 토마스 신부)가 전반적인 제작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이어 교구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과 응용해부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앙법의학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얼굴 복원과 인류학 분석 작업을 통해 최 신부의 전신과 얼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초상화는 이를 토대로 그려진다. 초상화 작업을 맡은 김세중 작가는 제2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단원미술대전 특선, 제2회 가톨릭미술공모전 우수상, 단원미술제 단원선정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뉴욕 RYC Center, 단원 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절두산 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국방부 등에 소장돼 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1면

우원식 국회의장, 레오 14세 교황 방북 요청 서한 전달

우원식 국회의장은 10월 21일(현지시각) 오전 교황청에서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예방하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 성공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파롤린 총리에게 전달했다. 우 의장,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외교적·정신적 파트너” 파롤린 추기경, “한국의 평화 노력 지지, 인내하며 나아가야” 우 의장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영적 고향인 교황청에서 국무원 총리님을 뵙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레오 14세 교황님의 즉위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정신적 파트너”라며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서울 WYD와 관련 “전 세계 4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서울에 모여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님께서 서울 방문 시 방북까지 실현된다면, 이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매우 큰 상징이 될 것”이라며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서한을 국무원 총리에게 전달하고, “한국 정부와 국회는 서울 WYD의 성공 개최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한국교회는 매우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공동체로, 그 신앙의 깊이와 사회적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대회를 잘 준비하고 계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초청 절차를 포함해 레오 14세 교황님의 서울 방문이 성사되길 바란다”며 “대회는 정부와 교회가 함께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이며, 교황청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관련 파롤린 추기경은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되고 관계가 경색된 것은 유감이지만, 한국 정부가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며 “평화는 대화·신뢰·긴장 완화의 선순환 위에서 성립되며, 즉시 결과가 없더라도 인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와 의회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한국 주교회의와 함께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세계 청년에게 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도 이어졌다. 우 의장은 “세계 청년들이 남북을 잇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함께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전세계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는 아주 소중한 행사로 그 꿈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석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DMZ는 70년간 자연이 보존된,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를 염원하는 장소로, 서울 WYD 폐막미사를 이곳에서 한다면 평화의 메시지와 기후, 인류의 공동과제가 상징적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의장님의 서한을 교황께 잘 전달하겠다”며 “의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우 의장,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 노력에 감사…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성공 위해 협력 강화” 유흥식 추기경, “교황청과 한국, 평화와 연대의 가치 함께 만들어 가야”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파롤린 추기경 면담에 앞서 20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을 만나, 서울 WYD 준비 상황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지난 7월 임진각에서 평화 대담을 나눈 뒤 다시 교황청에서 뵙게 되어 매우 반갑다”며 “교황청에서 헌신적으로 봉직하시는 추기경님의 모습은 한국 국민에게 큰 자부심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유 추기경은 “의장님께서 어려운 시기에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교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 의장과 유 추기경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서울 WYD 준비 상황을 공유하며, 이를 한반도 평화와 인류 연대의 계기로 발전시키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청이 서울 개최를 결정할 때 ‘평화’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며 “한국이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가장 적합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또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에 설치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은 한국의 순교 역사와 문화적 자긍심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성상 설치를 위해 힘써주신 추기경님께 감사드린다”며 “교황청과 한국이 평화와 정의, 인류의 연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입력일 2025-10-22

가톨릭중앙의료원, ‘우주의학’ 선도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민창기)이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산하에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를 개소하고 국내 우주의학을 선도하기 위한 첫걸음에 나선다. 이번 센터 개소는 보건복지부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우주의학 혁신 의료기술개발 부문 선정에 따른 것이다. ARPA-H는 보건의료 난제 해결을 위한 임무 중심형 연구개발 사업으로, 특히 올해부터 우주의학 기술에 대한 연구도 포함되었다. 센터는 ‘우주환경 활용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인공혈액 제조 공정 혁신기술 개발’을 주제로 2029년까지 총 연구비 108억 원을 지원 받는다. 일반적으로 100km 이상의 고공이 우주로 정의되며, 인간은 우주의 영역에 도달하는 순간 심혈관계, 전정신경계, 근골격계, 면역계 등 모든 인체기관에 크고 작은 변화를 겪게 된다. 우주의학은 이러한 인체의 변화를 관찰하고 유해한 영향으로부터의 적절한 예방 조치와 보호 방법을 개발하는 분야로, 우주환경에서의 연구 결과는 지구(지상)에서의 난치성 질환 연구와 치료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센터장 주지현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센터 개소에 대해 “우주환경에서 융복합 연구를 추진, 여기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을 난치성 질환 극복, 노화 연구, 재생의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우주의학 분야 중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우주환경 활용 부문 국내 최초 전문센터 개설인 만큼 해당 연구 분야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센터 개소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10월 16일 오후 1시부터 가톨릭대 옴니버스 파크 컨벤션홀에서 개최한다. 우주환경 의학적 응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은 ▲ 정책과 기업의 관점 ▲ 의학연구의 실제 응용 사례를 각각의 세션으로 논의하며, 가톨릭대, 서울대, 인하대, 고려대 등 주요 의과대학 교수진과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등이 참석한다. 우주의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 참가 가능하다. ◆ 참가 링크 https://event-us.kr/cmc/event/109700?utm_source=eventus&utm_medium=organic&utm_campaign=channel-event

입력일 2025-10-07

[순례, 걷고 기도하고] 원주교구 풍수원성당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횡성의 경계인 도덕고개를 넘자, 강원도 첫 마을 ‘풍수원(豊水院)’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장호원이나 조치원, 신례원, 이태원처럼 ‘원’(院)을 품은 곳은 예로부터 관원이나 나그네가 말을 세워놓고 쉬어가던 장소였다. 풍수원 또한 강원에서 한양으로 혹은 한양에서 강원으로 향하던 이들이 하룻밤 머물거나 잠시 숨 돌리던 고장이었으며, 이름 그대로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박해를 피해 피난길에 나선 신자들이 풍수원에 정착한 것은 220여 년 전 일이다. 신유박해(1801년) 이후 경기도 용인에 살던 복자 신태보(베드로)를 비롯한 40여 명이 당시 깊은 산골이던 이곳에 터를 잡아 교우촌을 이뤘다. 그리고 80여 년간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성당 초입에 ‘1888년, 유적지 풍수원성당’이라 새겨진 커다란 비석이 서 있다. 비석에 새겨진 그해 프랑스 선교사 르메르(Le Merre, 파리외방전교회) 신부가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해 초가집 여러 채를 이은 ‘초가 사랑방’을 성당으로 사용했다. 본당 역사의 시작이다. 당시 본당은 강원도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포함하는 12개 군 29개 공소에 신자 수는 2천여 명에 이르렀다. 입구를 지나 오르막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정면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걸음이 빨라진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붉은색 벽돌 옷 입은 성당이 한 뼘씩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솟은 뾰족탑과 십자가, 붉은색과 회색 벽돌이 어우러진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성당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자리에 다다랐다. 성당과 어우러진 느티나무의 푸르름. 그리고 나무 그늘에서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미사를 기다리는 신자들. 늦여름 순례자의 눈앞에 펼쳐진 성당 마당은 한 폭의 그림 같다.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우리가 ‘옛 성당’ 하면 떠오르는 바로 이런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본당 역사를 이야기할 때 본당 2대 주임 정규하(아우구스티노) 신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896년 강도영(마르코)·강성삼(라우렌시오) 신부와 함께 한국 땅에서 처음 사제품을 받았다. 정 신부는 수품 후 곧바로 본당에 부임해 1943년 선종할 때까지 47년간 이곳에서 사목했다. 정 신부는 자신의 돈과 신자들의 헌금으로 초가 성당을 대신할 새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 남녀 불문하고 신자 모두 힘을 보탰다. 중국인 목수 진 베드로와 함께 서양식 벽돌을 굽고 벽을 쌓았다. 그리고 착공 1년 만에 한국인 사제가 지은 첫 서양식 성당이자 강원 최초의 성당이 하느님께 봉헌된다. 좌우 기둥과 아치형 천장이 조화를 이루는 성당 내부는 아늑하고 정겹다. 옛 모습 그대로인 ‘십자가의 길’이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제대 뒤 스테인드글라스는 은은한 빛을 쏟아낸다. 미사에 앞서 묵주기도가 봉헌된다. 성당과 한 형제처럼 벽돌 옷 입은 사제관은 성당 뒤편에 있다. 1912년 지어진 것으로 현재는 역사관으로 사용된다. 본당 설립 당시 사용했던 촛대와 십자가, 성합, 기도서를 비롯해 밭에서 발견된 제작연대 미상의 예수성심상, 정규하 신부가 사용하던 책상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성당 왼편으로 발길을 옮기면 커다란 예수성심상 곁에서 십자가의 길이 시작된다. 숲이 선사하는 싱그러운 공기와 어우러진 호젓한 등산길. 이철수 판화가가 표현한 예수님 수난 장면을 한 처 한 처 묵상하며 오르다 보면 묵주동산에 다다른다. 땅에 묻힌 축구공 크기 묵주알을 하나하나 지나며 성전에서 미처 하지 못한 성모송을 봉헌한다. 묵주동산을 지나 내려오면 넓은 광장 곁으로 유물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옛 농촌의 일상에서 쓰이던 농기구와 민속품뿐 아니라 본당 설립 초기 사용하던 성광과 성합, 제병기, 정규하 신부가 사용하던 병자성사 가방, 십자가 등 신앙인들의 자취가 서린 유물도 만날 수 있다. 유물전시관 옥상에 옹기 100여 개가 햇살을 맞이하고 있다. 그 너머로는 가마터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이어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공동체를 이뤘던 박해시기 풍수원 교우촌의 모습이, 가마터에서 벽돌을 굽고 어깨에 지고 나르며 하느님 집을 짓기 위해 비지땀 흘렸을 옛 신자들의 헌신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른다. 저 옹기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느님을 찬미 찬양하며 기도했을 신앙 선조들의 모습을 가슴에 담으며 성당을 나선다. ◆ 순례 길잡이 -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경강로유현1길 30 - 미사: 주일 오전 11시(토 오후 7시) / 화~토 오전 11시 - 성체 현시: 화~금 오후 1시30분~2시30분 - 문의 : 033-342-0035 본당 사무실

발행일 2025-09-07 제3457호 13면

[유경촌 주교 선종] 임종 앞두고 “가난한 이들과 더 함께하지 못해 마음 아프다” 전해

서울대교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는 8월 15일 새벽 가족들과 서울성모병원 영성부원장 원영훈 신부, 수녀들의 임종 기도 속에 평안히 하느님 품에 안겼다. 임종에 앞서 그는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더 함께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뜻을 전했다. 유 주교는 2024년 1월 담도암 2기 판정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해왔다. 이후 암이 복부에도 전이돼, 같은 해 10월부터 항암치료를 재개했다. 그는 2024년 성탄을 맞아, 신자들에게 근황과 감사 인사를 전하며 투병 중에도 사목적 소명을 이어갔다. 지난 8월 11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교구 사제단에게 공문을 보내 유 주교의 위중함을 알리고, 미사와 기도 중에 기억해 주길 요청했다. 하지만 유 주교는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고 성모 마리아께서 하늘로 불려 오르신 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로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대표이사를 맡아온 유 주교는 꾸준한 후원과 봉사활동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으로서 정기·비정기 후원과 봉사활동, 명동밥집 배식 봉사를 지속해왔으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도 꾸준한 후원을 이어갔다. 2006년부터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약 1500만 원, 2015년부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약 1200만 원을 기부했으며, 본인 명의 외에도 단체나 타인 명의로 기부한 금액은 더 많다. 특히 매주 월요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동절기 노숙인 야간순회에 동행해 신자 노숙인에게 성사를 베풀고 묵주를 나눴으며, 혹한기에는 자신의 패딩을 벗어 노숙인에게 건네기도 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사회복지회 산하 시설을 방문해 가장 가난한 이들을 찾아가고자 노력했으며, 그들의 삶과 고통에 가까이 다가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애도 행사,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미사 등에서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도록 힘썼다. 또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최빈국을 포함한 72개국에서 교육·자립 지원 프로젝트가 확대될 수 있도록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지원했다. 유 주교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 설립을 직접 주관하며 운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개소 초기부터 병이 악화되기 전까지 배식에 참여하며 노숙인들과 홀몸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식사를 대접했고, 이후에도 노숙인 세례식, 봉사자 감사 미사 등을 통해 밥집 이용자와 봉사자를 꾸준히 격려했다. 저서로는 「21세기 신앙인에게」,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 그리고 강론과 논문들을 엮은 「우리는 주님의 생태 사도입니다」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앙과 사회 교리, 생태 영성에 대한 그의 성찰이 길이 남았다.

발행일 2025-08-24 제3455호 1면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 선종

서울대교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가 8월 15일 오전 0시 28분 지병으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63세. 고(故) 유경촌 주교는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0년 성신고등학교, 1984년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했다. 유 주교는 사제가 되기 전인 1988년부터 4년 동안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1992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프랑크푸르트의 상트게오르겐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신학적 깊이를 쌓았다. 귀국 후 1999년 목5동본당 보좌로 사목을 시작한 유 주교는 같은 해 가톨릭대학교 윤리신학 교수로 임명돼 교육과 연구 활동으로 사목 영역을 넓혔다. 이 시기 그는 사회교리의 확산과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교회의 시각을 전하는 데 힘썼다. 유 주교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서울대교구 규정집」 발간을 주도했다. 이 규정집은 교구 설정 180주년을 맞아 교구 행정과 사목 현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지침서로, 사목 행정의 전문화와 효율화를 이루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12월 30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유 주교는 2014년 2월 5일 주교로 서품됐다. 이후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로서 사회 약자 보호, 환경 보전,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헌신해왔다. 소신학교 시절부터 ‘낮은 자와 함께하는 사제’가 되기를 다짐한 유 주교는 청빈과 겸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로 동료 선후배 사제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그는 사목 현장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상황을 경청하며, 위로와 도움을 아끼지 않는 사목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빈소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다. 15일 오후 3시 봉헌되는 ‘빈소 여는 미사’ 이후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장례미사는 18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다. 장지는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 ※ 주교회의 유경촌 주교 페이지(https://www.cbck.or.kr/Bishop/10000074) ※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 페이지(https://aos.catholic.or.kr/con4401) <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약력 > 1962. 9. 4. 서울 출생 1992. 1. 30. 사제 수품 1992. - 1998. 독일 프랑크푸르트 상트게오르겐 대학교 박사(신학) 1999. 3. 목5동 본당 보좌 1999. 10.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8. 2. 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장 2013. 8. 명일동 본당 주임 2014. 2. 5. 주교 수품 2014. 2. 동서울지역 및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2022. 1. - 2024. 3. 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2022. 1. - 2024. 10. ACN 한국지부 이사장 2025. 8. 15. 선종

발행일 2025-08-24 제345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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