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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바깡스붐」

金壽煥(東洋TV編成部)
입력일 2023-08-16 12:37:32 수정일 2023-08-24 11:58:41 발행일 1968-08-04 제 62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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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깡스」란 말이 부쩍流行되고 있다. 이 말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수입됐는지는 몰라도 복 많은 사람들은 즐겨 쓰고 있다. 수많은 外來語가 유행돼왔지만 「바캉스」란 단어처럼 붐을 이룬 것도 드물것 같다. 수은주가 34.5도를 오르내리는 삼복중에는 더 한층이 말은 실감을 갖고 맹위를 발휘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주변에서는 「바깡스」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도시민들에게는 이 단어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리지만 그전에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가? 금년 여름의 「바깡스」는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들이고 뜻있게 그리고 멋있게 보낼 수 있을까하고 책상머리에서 머리를 싸매는 「쌔러리·맨」이 있는가하면 남들 보다 더 호화판으로 즐길 방도를 찾느라 정신없는 사람들도 있다.

모처럼 주어진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일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바깡스」란 아랑곳없는 단어이기도하다. 그러나 「바깡스」를 즐기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하고 슬퍼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폭염에 시달리는 농어촌의 우리형제신자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논·밭에서 김을 매고 한해지방에서 식수난까지 겪어야하는 그들을 생각한다면 「바깡스」란 말은 오히려 분수에 넘치지 않을까? 1인당 국민소득이 기껏해야 평균 1백불 남짓한 우리들 처지에 「바깡스」란 하나의 사치처럼 생각됨을 금할 수가 없다.

그림의 떡처럼 「바깡스」라는 말만 외치지 말고 좀 더 자중해서 조그만 성의라도 우리들 주변에서 고생하는 농어민과 한해지방 신자들을 보살피는데 솔선수범해야 되지 않겠는가 소비가 미덕처럼된 사회에서는 확실히 「바깡스」라는 단어는 필요하다.

허지만 소비가 미덕이 되기엔 우리는 좀 더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金壽煥(東洋TV編成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