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싼 의료비 극복하는 길-청십자 운동을 알아본다

입력일 2020-05-19 10:38:38 수정일 2020-05-19 10:38:38 발행일 1974-04-28 제 91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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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3개월 후부터 의료 혜택
인류 최대의 적은 가난과 질병
적은 회비로 일생을 건강히
인간생활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귀중한 생명을 노리는 질병인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생활 환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아까운 생명이 꺼져 가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체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차제에『적은 회비와 협동으로 내 가정 내 이웃의 평안을 이룩하고 평화로운 민주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이념 아래 시작된 새로운 운동이 바로 청십자 운동이다.

1. 취지

고 케네디 대통령은 그의 취임 연설에서『인류의 최대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고 가난과 질병이다』라고 했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병마에 침범 당하면 개인생활은 균형을 파괴하게 되고 전체 국민 경제에 파문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의료문제는 개인으로부터 사회보장제도화 되고 국가 시책에 반영되는 것은 근대화 과정의 국가들에게는 필요불가결한 문제인 것이다.

2. 약사

이 운동은 1929년 2월 미국「텍사스」주「달라스」시의 배이롤대학 부학장으로 있던 킴블 박사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달라스」학교 교사들이 매달 50센트씩을 박봉에서 떼어 선불해서 20일 동안의 병원 입원료와 치료비를 무료로 제공 받은 계획이었다. 초기에는「배이롤 플랜」이라고 하여 불과 10개월 만에 75%의「달라스」시 교사들이 가담하였고 점차 시민의 호응을 받아 전국에 파급되기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이 계획이 개인 병원들에 의해 운영되었으나 1933년에는 미국 병원협회 지지와 인정을 받으면서 미국 전역에 의료혜택운동으로 번져갔다.

이 무렵이 바로 미국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이했던 공황기였다. 즉 30년대 미국 사람들은 치료비가 없어 치료 받을 생각을 못했었다. 이때 뉴-저지주「에섹스」의 병원협회 간사로 있던 후랭크 반피크 씨가 이「배이롤 플랜」을 조사 연구하여 적은 돈으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을 얻어「뉴욕」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청십자 운동」의 기초가 된 것이다.

「청십자」란 이름은 39년 미국 병원협회가 공식적으로 명명한 것인데 그 후 미국에는 75개 청십자조합이 생겼고 카나다에 4개 자마이카 1개 그리고 프엘토리코까지 지부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 3월 8일 장기려 박사를 중심으로 복음병원 의사들과 고심파 교회 목사 13명이 미국 공보원에서 설립을 위한 첫 모임을 갖고 당시 미 공보원장「레비스」씨로부터 미국 청십자 운동을 소개 받았다.

당시 장기려·조광제·서원길·손창희·채규철 씨 등 지도자들이 시간이 나면 서로 외국 유학 때 받았던 의료보험 혜택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에서도 꼭 시작해 보자는 결의를 굳게 한 결과 드디어 68년 5월 13일 등광동 남교회(고심파)에서 6백 명의(대부분 신자) 회원이 모인 가운데 창립총회를 가졌다. 그 후 서서아동구호연맹(SSCF)에서도 시작되어 69년 2월 2개 조합이 합병을 하여 오늘의「청십자」의료협동조합이 된 것인데 지금은 부산에만 1만 5천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고 서울·전주·거제 등 전국적으로 이 운동이 보급되어 가고 있다.

3. 운영 방법

부산 청십자의 경우 우선 조합원이 되려면 지정한 가입 원서에 가족 사항을 적어 세대당 가입금과 매 1인당 회비(부산은 1백 50원)을 불입해야되는데 혜택은 3개월 이후부터 볼 수 있다.

그 혜택은 조합마다 다른데 부산 청십자의 경우는 연간 1회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질병 진료를 받으며 특수한 진료 과목(칫과·신경정신과·산부인과·정형외과) 등은 할인 혜택을 받으며 그 밖에 모든 질병 예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국민 의료제도가 미흡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청십자」와 같은 민간 자발적인 운동이 많이 시도되어야 할 현실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그럼으로 앞으로 이 청십자 운동은 많은 지역사회 지도자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으며 꼭 필요한 운동이란 점에서 그 전망은 밝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