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대사전을 찾아보면 순례란『종교의 발생지나 본산(本山)의 소재지ㆍ성인의 묘ㆍ거주지 등을 종교적인 목적으로 차례로 방문하여 참배함』이라고 되어있다. 순례는 신심의 동기에서 하느님과 관련된 성스러운 곳을 찾아 참배함으로써 초자연적 은혜를 얻으려는 행위다. 특별한 은혜를 청하기 위해 멀고 험난한 순례를 떠나기도 하며 죄의 용서를 받기위한 준비로써 고행의 순례를 떠나기도 하며 용서받은 죄의 보속행위로 순례를 하기도 하며 이미 받은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순례를 하기도 한다. 그 외에 허원이나 약속을 이행하기위해서 또는 기적적인 육체적 치유를 바라면서 순례하기도 한다.
순례의 시작은 공경하올 위대한 인물들이 살다 간곳들을 방문하고 싶은 인간의 자연적 욕구에 기인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종교에서 행해지는 이 순례의 관습은 성서가 편집되기 훨씬 이전의 관습이다. 하느님이 나타나셨던 곳이나 종교적 지도자들의 활동으로 거룩해진 곳을 찾아가 기도함으로써 신앙을 다지기위해서다. 하느님이 특별히 총애하시는 땅 안에서 기도함으로써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다. 하느님께서 특별한 일을 위해 선택하신 특정지역은 하느님의 특별총애를 받고 있다는 깊은 신념 때문이다.
모든 종교에 나타나는 이 순례행위는 개인적으로 또는 단체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항상 길을 떠나는데서 오는 불편함 때문에 고행이나 보속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순례의 역사 시작에서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거리를 걸어서 순례하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현대의 편리주의 때문에 이러한 고행적 순례 관습은 차츰 사라지고 관광내지 야유회적 순례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폐단 역시 순례의 역사에 늘 있어왔다. 그래서 예로니모성인은『예루살렘에서 천당 뜰에 닿을 수 있듯 이 영국에서도 천당 뜰에 닿을 수 있다』고 하셨고 베르나르도 성인 역시 수사들에게『여러분의 독방이 예루살렘』이라고 하시면서 순례의 올바른 자세가 중요함을 깨우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