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 시대의 아버지 역할

입력일 2019-12-29 15:15:53 수정일 2019-12-29 15:15:53 발행일 1987-11-01 제 157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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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상이 변하고 있다
가정에 좀더많은 시간할애해야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해선곤란
생활비 책임지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돼
최근 유럽에서는 무섭고도 엄격한 모습으로 인식돼왔던 전통적인 아버지에 대한 상이 차츰 바뀌고있다. 직장생활때문에 가정을 등한히 하는 것이 지금까지는 어느정도 허용됐지만 이제는 자식들에 대한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적극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다. 이 글은 이같은 내용을 다룬 오스트리아 비엔나교구 남성연합회 총무 하인츠 해리씨의『이 시대에 있어서의 아버지 역할』 강연 내용을 변역한 것이다.

내가 어릴때 아버지와 같이 할아버지집에 갔었다.

나는 좋아서 뛰어다니다가 창문 옆에 놓인 화분에 부딛쳐 화분이 깨어지고 말았다. 이를보고 아버지는 나 에게 꾸지람을 하자 할아버지는 손자의 편을 들어 주면서 『뭐 그렇게 큰 잘못도 아닌데』하며 나를 위로해주셨다. 아버지가 나중에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자기가 어렸을때 같으면 할아버지한데 매맞았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상은 변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아버지를 경험했다. 좋든 나쁘든 이런 경험은 나중에까지 영향을 준다. 가정생활ㆍ아이들과의 관계ㆍ부부관계에로 영향이 미친다. 그러나 아버지 모습은 차츰 변하고 있다. 요즈음 새로운 스타일의 아버지들이 늘고있는 것이다.

아버지들이 어린아이 유모차를 끌어주는일 뿐만아니라 어떤 젊은 아버지들은 자기 아이들을 어릴적부터 부인과 함께 돌보아주려하고, 부인과 공동의 부모가 되고싶어한다.

이들은 행복한 경험을 할때도 있지만 동시에 아이돌보는 일과 교육시키는 힘든 일과를 하게된다.

집에서 노는 아버지들은 예외지만 대부분 아버지들은 직장을 갖고있다. 그럼에도 아버지들이 원한다면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예전처럼 지금까지 내려온 아버지 역할의 표본에서 뛰쳐나오기 힘들어한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무엇인가」하는 문제에 대해 그들 자신이나 또 대부분 어머니들은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남자는 직장에 나가 돈을 벌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며 가사와 아이들은 부인에게 맡긴다. 남자들은 직장생활에 많은 애를 먹기도 하지만 성공이나 명예 때문에도 큰 고생을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직업생활이 유일한 삶의 내용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기자신을 위해서 더우기 가정을 위해서, 조금도 시간을 낼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들의 노동세계, 사회 그리고 각 개인에게 남자나 여자나 새로운 아버지 상이 정착되기위해서는 얼마간의 세월이 아마 수십년이 걸릴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낳고, 생존을 보장해주는 것 외에도 그들이 성장해서 자신의 고유한 인생을 꾸려나갈때까지 계속 동반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부간 사랑의 특별한 결과는 자기 아이들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인생을 자유롭게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모는 그들을 보호해주고, 풀어주기도 하고, 도와주며 용기를 주는 것이다.

◆하는님의 아버지같은 사랑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에서 예수님은 우리 인간들에 대한 하느님의 아버지같은 사랑을 묘사했다.

아들이 집을 떠나려하면서 자기 유산을 요구했을때 아버지는 그를 가도록 허락해주었다. 아들을 꼭 잡아두려하지 않았다. 또 화가 나서 실망해서 그를 가문에서 제명하지도 않았다.

자기 아들이 자기 나름의 길을 간다고해서 자식에 대한 그의 사랑이 끝나지도 않았다.

나중에 아들이 돌아왔을때 아버지는 문밖에 서있다가 그에게 다가가서 껴안고 입맞춰주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설명이나 변명을 들으려하지도 않았고 그 대신 그에게 잔치를 베풀어주었다.

이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소유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는 아들에게 성실히 대해주었고, 존중해주었다.

그는 아들의 좋은 태도나 적응 복종을 전제로해서 사랑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아들을 믿었고, 그가 자기 길을 갈때가지 곁에 있어주었다. 이런 사랑은 결코 실패할수 없는 사랑이었다.

예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묘사했다. 하느님은 우리 사람들, 자기 아들과 딸들을 사랑하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자유와 독립을 보장해주었다. 그분은 우리들 믿고 우리에게 무엇을 맡겼다.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틀림없다고 예수님은 가르쳐주셨다.

◆신뢰와 용기

사랑은 안전함과 자신감을 준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양육되어가면서 이 신뢰가 필요한다. 아이들을 어머니에게 맡기는 것이 아버지들에게는 편할지 모른다. 아버지들은 직장생활에 너무 지쳐있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과 몇시간 같이 즐겁게 지낸다는지 또는 생활비를 책임지는 데에만 아버지의 역할을 제한한다면 부인과 함께 부모로서의 동반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아이들이 아버지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게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아주 중요한 신뢰와 용기를 주지 않는 아버지들이 있다.

가정에서 동반자와 사랑은 삶의 기초다. 아이들에게 이사랑은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다.

어른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사랑은 서로를 위한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들은 가정생활에 시간을 내주어야한다.

<비엔나교수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