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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주간 설정의 배경과 의의

이윤자 부장
입력일 2018-05-24 16:25:20 수정일 2018-05-24 16:25:20 발행일 1985-11-24 제 148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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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생활화」겨냥
산발적운동이 공식화돼 한 단계 성숙의 기폭
성서모임의 운동이 설정의 밑바탕
말씀의 축제기간인「성서주간」이 11월 24일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시작됐다.「매일 성서를 읽자」를 실천구호로 내건 제1회 성서주간은 10수년간 산발적으로 그러나 활발히 전개되어 온 한국의 성서운동이 새로운 단계로 성숙하는 하나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로 설정된 제1회 성서주간의 주제는「성서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 한마디로 성서의 생활화를 겨냥한 성서주간 설정은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인 성서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한다는 것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또한 성서를 통해 생명의 양식을 얻도록 모든신자들이 성서와 친숙해지고 성서를 생활의 지침으로 삼도록 도와주는것이 성서주간 설정의 의의이자 목적이라 말할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서주간이 한국천주교회의 최고장상들인 주교단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설정됨에 따라 그동안 부분적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전개되어온 성서공부가 교회의 권위있는 후원아래 공식적인 추진력을 갖고 모든 신자들 사이에 파급될 수 있다는 사실.

한국천주교회의 성서주간은 지난봄 성서사도직에 헌신하고있는 관계자들의 건의가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김남수 주교를 통해 주교회의에 전달되면서 설정이 비롯됐다. 5월 주교총회에서 성서주간 설정이 결정됨에 따라 8월 성서주간 준비회의가 소집됐고 성서사도직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함께 모인 이 날 회의는 처음 독서주간 (9월24일~30일) 으로 정해졌던 성서주간을 그리스도왕 대축일 주간으로 해줄 것을 주교회의 상임위에 건의키로했다.

전례주년을 마감하며 다시 새해를 준비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 주간을 성서주간으로 설정해야한다는 이들의 제안은 9월 주교회의 상임위원에서 받아들여져 가을 정기주교총회는 이를 인준,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시작되는 전례주년 마지막주간(금년은 11월24일~30일)이 성서주간으로 확정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9월25일 각 교구 및 단체의 성서사도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성서주간 준비확대회의는 제1회 성서주간 주제를「성서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으로 설정하고「매일 성서를 읽자」를 실천구호로 채택하는 등 처음 맞는 성서주간 준비사항들을 검토, 마무리지었다.

한국교회가 성서주간을 설정하고 성서공부에 대해 전교회적인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지난 10여년동안 몇몇 수도단체들이 열성적인 노력으로 추진해 온 성서운동이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있다. 그중에서도 가톨릭 성서모임은 제2차「바티깐」 공의회 이후 조금씩 일기시작한 한국교회의 성서운동가운데 성서읽기와 성서의 생활화 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선두주자.

71년 영원한도움의 성모수녀회가 김수창신부를 지도사제로 소그룹 성서연구모임을 시작한이래 가톨릭 성서모임은 72년 대학생 성서모임으로 첫발을 내딛고 가톨릭학생회 교육과정으로 채택되면서 교회속으로 확산됐다.

73년 2월 서울 김수환 추기경은 성서모임이 교도권의 적절한 지도하에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최창무 신부를 자문사제로 임명한 가운데 성서모임은 성서공부의 불모지였던 이땅의 젊은 평신도사이로 무섭게 파급되기 시작했다.

올해로 발족 13년째인 가톨릭성서모임은 본부인 정릉가톨릭 교육관을 중심으로 2백 69차에 걸쳐 실시된 성서 연수를 통해 2만여명의 참가자를 배출했으며 성서연수에서 배출된 말씀의 봉사자는 현재 서울의 경우 1천 1백 20명, 그들을 봉사자로 형성된 성서공부그룹은 2천 1백 95개에 달하고있다.

그러나 본부에 보고된 수치외에 성서모임의 교육방법에 따라 각교구, 본당별로 진행되어온 성서공부그룹과 참가인원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서모임 참가자 수치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진단해 볼 수 있다.

어떤 특정한 단체나 조직체가 아니라 순수한 성서운동인 가톨릭 성서모임은 81년부터 일정 기간동안 신ㆍ구약성서를 통독하기위한 안내서, 성서 40주간을 발간, 운동으로서의 성서연구의 성격을 확고히 했다.

성서40주간은 지난 3년간 모두 11만 2천부가 팔려나가 이를 통해 성서40주간 성서읽기 참가자들을 추정하고 있을뿐 역시 정확한 참가자 수를 알 수가 없는 실정.

가톨릭 성서모임의 이념은 주예수 그리스도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기도하고 생활하며 선포한다는 것. 지속적인 신자교육 전례의 생활화ㆍ평신도말씀의 봉사자 양성 및 국내외 선교를 구체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성서의 생활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성서공부에 참가하는 신자들의 경우 신앙생활의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은 물론 성서의 말씀을 묵상하고 깨달아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가하는 등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고 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서모임의 결실로 손꼽히고 있다.

이밖에 광주대교구 성서위원회의 통신성서교실ㆍ성바오로 여자수도회의 통신성서ㆍ샬뜨르 성바오로수녀회의 성바오로 성서ㆍ베소라 성서모임 등도 70년대초부터 일기 시작한 성서의 생활화 운동과 더불어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활발한 성서공부 운동을 전개, 성서주간 설정에 결정적인 몫을 담당했다.

이제 한국교회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성서주간은 교회 모든 성서사도직 종사자들이 서로 고유한 특성을 살리는가운데 성서운동을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상호 긴밀한 유대와 협조체제를 갖추는 시점으로 잡아야 할것으로 기대를 모으고있다.

뿐만 아니라 성서공부가 성서에 한 열의와 함께 신학적인 바탕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때 각본당 단위로 기본적인 신학지식을 충족할수 있는 기회가 성직자들의 참여속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고있다.

제1회 성서주간을 통해 성서가 우리의 일용할 양식임을 증거하는 가운데 우리의 삶이 하느님과 일치하는 기쁨을 맛볼수 있도록 매일 읽기를 시작하는것, 그것이 성서주간을 사는 모든 신자들의 자세여야 한다고 성서사도직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있다.

이윤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