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새 삶을 새 삶답게 살고자 / 최영미

최영미(루치아·수원교구 월간지 「외침」 팀장)
입력일 2016-04-12 10:16:42 수정일 2016-07-19 09:56:26 발행일 2016-04-17 제 299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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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면서 속마음을 나눠온 40대 자매가 작년 겨울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다행히 바로 발견이 돼 수술을 받고 회복됐지요. 의사는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났을 거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돌보심으로 새 삶을 찾았다는 기쁨은 잠시, 막상 복직을 하려니 두려웠다고 합니다. ‘또 쓰러지면 어쩌지?’ ‘그만두라는 신호는 아니었을까?’ 아이 셋을 둔 자매의 마음은 복잡했지요.

그때 친정엄마가 떠올랐답니다. 다시 일터로 향하는 날 이른 아침 자매는 친정엄마처럼 ‘103위 성인 호칭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지요. 세 아이를 둔 직장맘의 아침이 얼마나 분주할지는 안 봐도 훤합니다. 그 바쁜 시간을 쪼개, 길기로(?) 유명한 기도를 정성껏 바치면서 자매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갔습니다.

자매의 얘기를 듣고 세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기를 넘기고 새 삶을 찾아도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게 우리들이라는 사실. 진정으로 새 삶(부활)을 살려면 기도로 주님께 더 의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인 우리가 신앙을 잘 살아야 자녀들 역시 신앙 안에서 해답을 찾아나간다는 점이지요. 천만다행은 자매 곁에는 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친정엄마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의 한결같은 신앙을 봐왔기에 시련을 겪는 중에도 기도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새 삶은 각자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꾸준히 할 때 오는 것이 아닐까요. 내가 시간을 내어 할 수 있는 기도, 이웃사랑 등 할 수 있는 바를 찾아 기꺼이, 꾸준히 해나갈 때 조금씩 새 삶이 열리겠지요. 부활 시기를 보내며 과연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 돌아봅니다.

최영미(루치아·수원교구 월간지 「외침」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