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장발장은행, 7개월만에 5억 넘게 대출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5-10-13 06:13:00 수정일 2015-10-13 06:13:00 발행일 2015-10-18 제 296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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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58명에게 무이자 대출… ‘희망’ 안겨
‘채무자 6명’ 전액 상환… 90여 명은 변제 중
“가난한 이들 위한 마음, 좋은 결실로 돌아와”
돈이 없어 감옥에 갇히는 이 시대의 장발장들을 위해 설립된 장발장은행(은행장 홍세화) 대출금이 5억 원을 넘어섰다.

장발장은행은 10월 6일 제15차 대출심사위원회를 열어 15명에게 3240만 원을 대출했다. 이로써 지난 3월 2일 은행 업무 개시 이후 7개월여 만에 5억 원 넘게 대출하는 결실을 거뒀다.

은행은 지금까지 모두 258명에게 대출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6명이 대출금 전액을 상환했다. 대출금을 갚기 시작한 이도 90여 명에 이르고 있다. 10월 7일 현재까지 대출상환 금액은 3789만 원으로, 상환금은 곧바로 장발장은행 대출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발장은행은 자발적인 시민 모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10월 7일 현재 1760명의 개인, 단체, 교회 등에서 4억3989만3824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258명에게 5억173만7000원을 대출했다.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장발장은행은 가난 때문에 벌금을 감당하지 못해 노역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 소년소녀가장,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오고 있다.

가난 때문에 자유를 포기해야만 하는 이들을 위한 신용대출기관이 만들어지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어서 숱한 사연을 낳고 있다.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은행 고문을, 홍세화 ‘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이 은행장을 맡고 있다. 은행 운영은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임용환 신부, 안규리(아기 예수의 데레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고광헌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등 10여명으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맡는다.

대출심사는 서춘배 신부(의정부교구 광릉본당 주임), 인권연대 오창익(루카) 사무국장 등 7명으로 구성된 대출심사위원회에서 담당해오고 있다.

대출심사위원인 오창익 국장은 “돈이 없어서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 매년 4만 명이 넘는다.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아픔에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벌금을 내지 못해 수감된 사람은 매년 4만 명에 이른다. 올해는 7월까지만 3만6000명이 넘는 사람이 벌금을 못내 노역장에 유치돼 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의 02-749-9004, 후원 하나은행 388-910009-34004(장발장은행)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