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교육 현장을 찾아] 13 안성 안법고

입력일 2012-09-06 11:08:16 수정일 2025-03-13 11:43:14 발행일 1995-11-12 제 1978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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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지도위해 전교직원 역내 거주 
8백석 독서실 구비…자율학습 기회 제공 
진학위주 수업 탈피, 인성함양에 주력 
매년 3~4명 신학교 입학, 성서못자리 역할 “톡톡”
안법고는 농촌지역 학생들이 도시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외 등의 기회가 적은 점을 감안, 8백석의 도서실을 마련해 과외공부 대신 자율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군 안성읍에 소재하는 안법고등학교(교장=류신선 신부)는 비록 시골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대학진학률로 학교급수를 판가름할때는 도시학교에 못지 않은 명문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학진학률 88.1%. 농촌학교로서는 최고의 수치로 기록되고 있는 진학률 때문인지 이지역에 위치한 타 공립학교에서는 타도 안법고를 외치지만 그 기록과 안법고만의 독특한 학교운영방법은 도저히 따라잡지 못한다.

바로 가톨릭신앙에 입각한 교육이념과 철저한 학사관리, 연간 7천여만원에 달하는장학금, 전체 1천1백여명 학생중 8백여명을 수용할수 있는 최고시설을 갖춘 독서실은 안법고를 명문사학으로 성장시킨 배경으로 지목된다.

『안법고가 일류대학에 많은 합격자를 배출함으로써 안성이 교육도시로서의 면모를 유지할수 있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법고는 단순한 진학만을 위해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은 메시지로 학생들의 심성을 곧게 하고 올바른 인성이 길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태희(미카엘ㆍ수원교구 안성 구포당본당) 교감의 지적처럼 안법고는 이번에 바뀐 교육개혁안을 충격없이 흡수하면서 이를 학교발전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기위해 교장신부를 비롯한 전 교직원과 학생이 혼연일체가 돼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안법고가 자랑하는 것은 농촌지역 학생들이 도시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외 등이 기회가 적은 점을 감안, 8백석의 독서실을 마련해 과외공부대신 자율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안법고는「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사람의 생명과 인격의 존귀성을 인식하고 서로 믿고 사랑하며 사회와 국가발전에 봉사하는 미주시민을 육성한다」는 교육이념에 부합하는 교육을 위해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만을 강조하는 수업방식은 과감하게 지양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법고는 수원교구의 소신학교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매년 3~4명의 학생들이 신학교에 입학하고 있다. 류진선 교장신부의 특별한 지도를 받아 고등학교 재학중 특별한 심성이 길러지도록 관리하고 있는 안법고는 그동안 이한택 신부와 서강하 신부, 조규철 신부 등 수많은 사제들을 길러내는 성서못자리 역할도 톡톡히 해냈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안법고졸업생중에는 한국 물리학회 회장이자 서울대교수인 물리학계의 거장인 박승재(3회 졸업) 교수를 비롯 소설 이휘소의 저자인 공석하(8회 졸업)씨 등 43년간 약 1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내기도 했다.

학생들을 올바로 가르치고 지도하기 위해서는 학교내외에서의 구별이 있을수 없다는 전제아래 안법고는 전교직원을 모두 안성읍내에 거주토록 의무를 두고 있다. 학생들이 거주하는 같은 지역에 머무르며 학생들을 지도하게 함으로써 학교내에서는 물론 학교외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하라는 이 조치는 결국 안법고가 범죄없고, 탈선없고, 학생때문에 교사들이 경찰서에 불려다니지 않는 지역 유일의 학교라는 명성을 안겨주고 있다.

성실과 노력, 우애의 교훈중 특별히 그리스도의 사랑과 형제애에 바탕을 둔 우애를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안법고는 저녁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독서실의 불빛이 증명하듯 교육의 도시 안성을 지탱하는 가장 소중한 지역민의 보배로 자리를 차지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