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유해 한국에 오다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1-11-02 08:41:00 수정일 2011-11-02 08:41:00 발행일 2011-11-06 제 276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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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말씀 실천하신 분 유해 기리며 그 삶 따릅니다”
생전에 자가수혈 대비해 채취한 혈액
팔로티회 본원·양덕원 피정집에 안치
매주 금요일 친구예절 등 예식 거행도
팔로티회 원장 장화기 신부가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유해가 든 성광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라는 확인 서명을 담은 서류.
이번 한국에 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는 생전 자가수혈에 대비해 채혈된 혈액으로 지난 5월 바티칸에서 열린 시복식 때 봉헌된 유해와 같은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를 한국에 들여온 장화기 신부(팔로티회 원장)는 유해를 폴란드에서 가져왔으며, 현재 유해는 팔로티회(천주교 사도직회) 경기도 분당 본원과 강원도 양덕원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피정집에 모셔져 있다고 밝혔다.

장화기 신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과 1989년 한국을 두 번이나 찾았고 그만큼 우리나라를 특별히 사랑하셨던 분”이라며 “그의 유해가 그가 사랑했던 이곳, 한국에서도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셔왔다”고 전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를 전달받기 위해 장 신부는 우선 폴란드 크라코프대교구장인 스타니슬라우 드지비츠 추기경에게 문의했으며, 올해 7월 유해 신청서류를 쓴 직후 폴란드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를 방문한 그는 ‘이것이 진정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라는 서명을 담은 서류와 함께 유해를 안고 한국에 돌아왔다.

팔로티회는 지난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 성전 안치식을 열었으며, 현재 분당 팔로티회 본원의 매주 금요일 미사에서 요한 바오로 2세에 관한 강론과 함께 유해 친구예절을 거행하고 있다. 양덕원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피정집에서도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를 찾는 신자들을 위해 소규모로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장 신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말씀을 몸으로, 사랑으로 행하신 분”이라며 “유해를 공경하는 올바른 길은 유해 자체를 믿는 것이 아니라 유해를 통해 성인과 함께 기도하고 성인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올해 5월 1일 자비주일, 선종 6년 만에 시복돼 ‘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기간의 시복’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1984년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및 103위 시성식에 참석하기 전, 수업을 통해 한국어를 배울 만큼 한국에 대한 사랑이 깊었으며, 19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에도 참석하는 등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