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구원과 행복에서 오는 하느님 나라의 기쁨은, 인간과 하느님의 만남을 어떻게 잘 이루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는 하느님과의 만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만남이라는 신비」 중)
사랑·우정·용서·구원·감사·생명·희망·평화·기쁨…. 만남을 통해 주어지는 값진 선물들이다.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는 저서 「만남이라는 신비」(192쪽/8000원/바오로딸)에서 일상에서의 이 만남들을 올바로 이끄는 길잡이를 제시한다.
「만남이라는 신비」는 지난 1996년에 낸 초판을 새 성경 내용으로 바꾸고 다듬어 새로 펴낸 책이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길어 올리는 우물은 복음서다. 이 책에서는 복음서에 등장하는 인물, 엠마오 제자들을 비롯해 니코데모, 태생 소경, 라자로 등이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는 일화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묵상을 이끈다.
특히 복음서의 각 내용을 우리의 일상과 연결, 구체적인 실천방향을 돌아볼 수 있도록 꾸며 성경말씀을 읽고 공부하지만, 묵상하는 방법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듯하다.
총 열두개 마당 중 ‘제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예수가 제자들을 뽑아 함께한 이유에서부터 ‘사람 낚는 어부의 일’이 무엇인지, 공동체 생활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한다.
제자들 사이에서도 있었던 ‘자리다툼’, 제자들 어머니의 ‘치맛바람’ 등도 예로 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올바로 생활해야할 바를 묵상하도록 돕는다.
“‘나는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거나 ‘나는 용서받을 것이 없다’고 스스로 규정짓는 태도는 참으로 위험하다. 이러한 생활 태도는 사랑을 거부하고 만남을 피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죄인들과의 만남’에서는 용서를 거부하는 생활태도에 대해 알려주며, 회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이끈다.
특히 마지막 마당에서는 예수를 만나는 이들이 누리게 되는 여덟 가지 참 행복의 현장을 펼쳐 보이며,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는지 안내한다. 각 마당마다 짧고 명료한 설명을 담아 누구나 쉽게 읽어 내려가며 그 내용을 묵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책의 시작에서 권 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구원과 행복에 이르는 만남의 표본”이라며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만남이 하느님의 능력으로 가능하게 되는 신비를 깨달아 아직 정화되지 않은 우리 일상의 만남이 ‘참 만남’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는 권 주교는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를 거쳐 현재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