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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차지] 개신교 신자가 본 미리내 성지

김정주ㆍ집사ㆍ대한 예수교 장로회
입력일 2011-05-16 15:00:48 수정일 2011-05-16 15:00:48 발행일 1982-08-15 제 1317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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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으로 우리 일행이 미리내 성지에 도착한 것은 저녁 9시가 넘어서였다. 차에서 내려 수녀님께 안내를 요청하자 숙소로 들러가려던 수사님께 숙소를 배정 받아 여장을 풀게한 뒤 친히 우리를 안내해주셧다.

나는 개신교 신자이므로 천주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생소하다. 여학교 때 친구 언니가 수녀여서 명동 성당에 면회하러 같이 갔던 일과 친척 결혼식 때 성당에 한번 가봤을 뿐 가까이서 수사님과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였다. 우선 검은 수단을 입은 수사님을 뵈었을 때 엄숙한 분위기를 느꼈다.

수사님께서 직접 풀래시를 들고 안내한 이 곳 미리내 성지에서 처음 대한 성모상 앞에서의 목자의 기도로 순례는 시작됐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인자하고 자비하신 성모상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경건한 마음으로 이 곳까지 인도해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난 뒤 외등을 켜 놓아 어두움의 여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한 가운데 두 번째로 안내된 곳은 바위 위의 성모님께서 두 팔을 벌리고 예수님을 기다리는 곳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다시 느끼는 듯 그 인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는 듯 하였다.

다음에 바위에서 제자들이(베드로 · 야고보 · 요한) 잠을 자는 모습을 보았을 때 흠칫 놀랐다. 사람 크기의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 깨어 근신하지 못하고 나태한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 마귀의 시험이 와도 감당하지 못할 잠자는 심령을 생각할 때 정신이 드는 듯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점검하며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길 때 조위에 높이 세운 십자가가 눈에 띄었으며 바위 위에 무릎을 끓고 인류구원을 위해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그 형을 용할 수 없는 거록함과 감격에 가슴이 뛰며 살아 계신 예수님을 보는 듯 그 신비한 순간을 무엇이라 표현할까. 게쎄마니 동산에서 밤새워 기도하시는 예수님. 그 곁에서 무릎을 꿇고 밤새도록 기도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그 곁에는 마귀 들이 얼씬 못할것 같은 생각에 감격하고 감하하면서 어쩔줄 몰랐다.

그러는 가운데 시간이 너무 늦어 다음 날 다시 찾기로 하고 못내 아쉬움 속에 숙소로 돌아왔다. 하느님의 품 속에서 포근히 잠든 다음날 아침 서울에서는 듣지 못하던 아름다운 새소리에 눈을 떴다. 맑고 신선한 공기가 상쾌하다. 수녀님 안내로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한후 성당에 들어 가보았다. 성당 양 옆 벽면에 걸려있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사신 14처상 사진이 눈에 띄었다.

예수님의 고통을 다시금 느끼며 제단밑에 무릎을 꿇고 앉았을 때 복자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상자가 눈에 들어 왔다. 순간 엇갈리는 약간의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듯 했다.

하느님께서 이 땅 위에 인류 구원을 예수님을 보내시고 갖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 우리 죄를 대속 회생 제물로써 하느님의 뜻을 이루심과 같이 오늘날 이 한국 땅 위에 복음을 심고자 순교자를 통해 하느님이 뜻을 이루었으니 육신적으로는 말로 다할수 없는 고통을 당했지만 하늘에서는 면류관이 쓰여졌을줄 믿고 있는데. 온전한 거룩한 제단 밑에 육신의 일부인 골격 한 부분이 상자 안에 탐격 모셔진 것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 할 것인가 오직 그 귀한 뜻이 중요한 것 아닌가.

이러한 생각 에 우리 개신교의 주기철 목사님과 같은 순교자들의 수난과 고통과 업적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기도 드린뒤 성당을 나와 맑은 공기 속에 찬바람을 느끼며 산책하고 있을 때 수사님께서 다시금 우리들을 순교자들의 묘지도 안내하여 묘 앞에서 그들의 고난과 오늘날까지의 천주교의 상래를 자상하게 설명해 주셨다.

이어 수사님께서는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가 계신 곳으로 안내해 주셨다. 묘지로 가는 입구부터 십자가의 길 14처가 마련돼 있었다. 한곳 한곳을 설명해주시던 수사님의 특히 예수님이 쓰러지실 때는 물론 십자가의 무게가 무거워서도 쓰러지셨겠지만 우리 인간들의 죄가 그만큼 무거웠을거라고 말씀 하셨다.

그 말씀에 동감을 느끼며 예수님께 것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김대건 신부님의 상을 바라 보았을때 개신교에서는 보지 못하던 모습이기에 얼른 감격스럽게 받아 들리지 못한체 묘소의 돌 계단을 올라갔다.

그러나 순교자들을 공경하여 드리는 겸손한 마음과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살려는 신자들의 중심과 하느님을 섬기는 모든 하느님 백성들의 복됨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바쁘신 중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차 편까지도 염려해주시고 마련 해주신 수사님께 감사 드리며 다시 찾아보구 싶은 미리내 성지를 뒤로 했다.

김정주ㆍ집사ㆍ대한 예수교 장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