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용유본당
“지금 배달 나와 있습니다.” “이번엔 품목이 뭐죠?” “김장철이니 배추하고 젓갈이죠.”
옆에서 듣고 있으면 영락없는 장사꾼끼리의 대화다. 몇 년째 하루 평균 두세 건의 배달 주문을 소화해내고 있는 주인공은 인천교구 용유본당 주임 정장근 신부. 주일에도 배달할 거리가 생기면 미사시간 외엔 쉴 틈도 없이 365일 내내 본당의 효자인 노란색 봉고차를 몰고 나간다. 정 신부가 자신도 생각지 못했던 가욋일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용유본당에 부임하면서부터다. 공소로 쓰던 성당 건물이 낡을 대로 낡아 신자들은 여름이면 물난리, 겨울이면 추위 걱정을 당연하게 여기며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도 45명을 넘지 못하고 그나마 대부분이 예순을 넘긴 어르신들이라 새 성전 건립은 꿈같은 일로만 생각되던 터였다.
“마땅히 손 벌릴 데도 없고, 지역특산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손놓고 있을 순 없었죠.” 그래서 나선 일이 지역특산물을 떼다 파는 일이었다. 멸치젓, 된장, 고추, 미역, 김치, 양파, 고구마…. 지금껏 손댄 품목만 해도 웬만한 도매상 수준이다. 제주도까지 가 한 푼이라도 싼 물건을 떼다 파는 게 몸은 고단해도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는 길임을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웬만한 명산지라면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다. 그렇게 4년 남짓 뛴 결과 적잖은 건축기금이 찍힌 통장을 받아들었을 땐 정 신부도 신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아직도 성당 짓기는 요원하다. 새 성당을 지으려면 못해도 1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생 어려움 속에서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온 신자들이 새로운 신앙을 맛보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문의 032-746-2260 인천교구 용유성당
※도움주실 분 : 103242-01-000821 우체국 (예금주 :(재)인천교구)
<서상덕 기자>
■ 중국 안도현본당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겨야 할텐데….”
윤덕헌 신부(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본당 주임)는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전락한 성당 건물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온다. 어렵사리 성당의 외관은 지었으나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채 1년 넘게 방치돼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제관은 회색빛 외관의 골조만 덩그렇게 올라간 상태다.
안도현본당은 1942년 처음 세워졌다. 초창기에는 소련군에 의해 성당이 몰수되는 아픔을 겪었다. 1960년대 들어서는 안도현 인민정부의 현청으로 쓰이기도 했다. 성당으로 사용된 기간은 15년 남짓. 본당 공동체는 질곡의 세월을 이겨내고 70여 년 넘게 신앙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다가 지난 2006년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성당 터가 안도현 도시개발계획에 포함된 것. 성당을 새 부지로 옮겨야 했다. 일단 토지보상금으로 판은 벌였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성전건축기금 마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 성당을 완공하기 위해선 우리 돈 1억 원 정도가 든다.
윤 신부는 “안도현본당 신자들은 영하 4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도 매일미사에 참례하며 신앙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며 성전 건립에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다.
※문의 86-433-582-5070(안도현성당), 86-138-433-65180(윤덕헌 신부)
※도움주실 분 620-191094-125 외환은행 (예금주 :YINDEXIAN)
<곽승한 기자>
■ 전주교구 하늘향노인복지센터
“승합차는 우리 어르신들의 ‘발’입니다.”
지난 6월 문을 연 하늘향노인복지센터(센터장 김봉술 신부)는 전주교구 신태인본당(주임 김봉술 신부)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다. ‘하늘 아래 모든 사람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있다’는 뜻의 하늘향노인복지센터는 방문요양사업과 주간보호사업, 단기보호사업 등을 통해서 지역 사회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센터에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어르신들을 모시러 가고, 또 모셔다 드릴 마땅한 운송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서비스’가 힘에 부친다. 우선 급한 대로 본당 신자들의 차량을 수소문해보지만 농번기나 평일 중에는 그나마도 어렵다. 중고 승합차라도 구입하려 했지만 시골 본당 공동체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현실이다.
김봉술 신부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보행차에 기대 센터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오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어르신들을 위해 센터에 승합차를 기증해 주실 뜻있는 분들의 후원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문의 063-571-9009, 010-5496-5485(김봉술 신부)
※도움주실 분 07096-12-000878 신협 (예금주:천주교유지재단)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