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한젬마씨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 전작 3권중 2권 발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6-08-20 14:02:00 수정일 2006-08-20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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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소재 운보 김기창의 집에 있는 작업실 전경.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반도 미술창고를 뒤지다

이미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폭넓은 대중적인 인기를 체험한 한젬마(젬마.36.화가)씨가 무려 6년여의 시간과 노력을 총투입해 만든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전3권) 중에서 2권이 나왔다.

아무데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전체가 충분한 완성도를 지니기 전에는 펴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만들어낸 이 2권의 책은 취재 답사, 원고 탈고, 추가 취재 과정 등 출판에 앞선 완결된 노고가 두드러진다. 책에 대한 저자의 열의와 정성은 박수근의 ‘소녀’처럼 머리를 싹둑 잘라버린 외형적 다짐에서도 엿보인다.

이번에 펴낸 2권은 〈그 산을 넘고 싶다〉와 〈화가의 집을 찾아서〉. 화가의 생가와 묘지, 미술관과 기념관 등 화가와 연관을 맺고 있는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을 지역별로 다루는데, 서울 경기이남에서 태어나 활동한 화가들을 다루고 있다. 내년에 나올 나머지 한 권은 당연히 서울 경기 지역에서 태어난 화가들을 다룰 예정이다.

두 권에서 저자는 20명의 작고한 우리나라 근 현대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다루는데, 이를 지역으로 묶어 분류하고 소개하는 이유는 화가의 육체와 정신의 바탕을 이뤄낸 그 고장의 지역색을 잘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이전까지 잘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구성이다.

저자는 지난 6년 동안 엄청난 발품을 팔아 화가의 유족을 만나 인터뷰하고 생가를 직접 찾아가며, 화가를 기념하는 각 지방의 미술관을 취재해서 상세하게 정보를 수집한 뒤, 문헌 속에서 박제된 화가의 삶을 현장으로 불러낸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은 화가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만나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미술에 대한 조예가 없는 이들에게는 화가들의 삶터를 테마로 한 여행기의 지침으로도 쓸모가 있다. 꼼꼼하게 챙긴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가 어지간한 여행기를 훨씬 넘어선다. 이를 더 돕기 위해서 책 말미에는 책을 들고 여행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화가들의 생가, 기념관, 박물관 유무를 간단한 도표로도 제공했다.

저자에 의하면 이러한 책의 구성과 내용은 두 권의 앞선 책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한 권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이고 다른 한 권은 〈김병종의 화첩기행〉이다. 우리 문화 유산을 전문가의 정확한 시선으로 훑어감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북돋우고, 대표적 근 현대 인물들의 생가와 발자취를 더듬는 두 가지를 모두 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은 화가로 한정된다. 여기에 한젬마 특유의 해석과 비유로 책은 차별화된다.

<샘터/1권 264면, 2권 196면/1권 1만2천원, 2권 1만원>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