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공간이라는 것은 사물 그 자체의 성질이나 상호관계를 가진 사물 그 자체가 아니다. … 공간이라는 것은 외감의 모든 현상의 형식, 즉 감성의 주관적 제약이며, 외적 직관은 오직 이 제약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그는 『그러므로 우리는 오직 인간의 입장에서만 공간이니, 연장을 가진 물체니 등등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에 우리가 주관적 제약을 떠난다면, 그 때에는 공간의 표상이란 전연 무의미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간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서도 우리가 일상의 생활에서 경험하는 바와 같이 고정되어 불변하는 존재가 아니라 중력장의 세기와 물체가 달리는 속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상대적인 존재이다. 천체는 질량의 크기에 비례하는 중력을 지니고 있다. 태양, 북극성, 시리우스와 같이 부피와 질량이 큰 항성은 대단히 센 중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 항성이 지니고 있는 중력은 둘러싸고 있는 주변 공간에 강한 힘으로 작용하여 우리가 지구의 표면에서 경험하는 공간과 다른 공간을 형성한다.
목성과 토성의 중력은 태양이나 북극성과 같은 항성이 가진 중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중력을 가지고 있으나, 금성, 지구, 화성보다는 상당히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고, 이들 근처에서의 공간은 지구 표면에서의 공간과 동일하지 않다. 우리 은하계의 중심을 비롯하여 우주의 곳곳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중력이 대단히 센 블랙홀(Black Hole)에서는 모든 것이 그 안으로 끌어 당겨져서 공간도, 시간도, 물질도 인류가 가진 현재의 인식체계로는 알지 못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블랙홀 안의 상태가 어떠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좀 더 지속하여 그 정체를 밝혀내면 예수님의 기적, 부활 그리고 승천을 좀 더 잘 규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빛이 달리는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물체에 있어서 공간은 정지되어 있는 물체에 있어서의 공간과 많이 다르다. 물체가 달리는 속도가 빛의 속도에 근접할수록 공간도 신축성이 있는 고무판과 같이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물체에게서의 공간에 비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물체에게 있어서의 공간은 그 크기가 작아진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빛에게 있어서의 공간은 우리가 지상에서 관측하고 있는 공간과는 매우 다르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빛에게 있어서의 공간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빛이 입자의 성질도 지니고 있지만 파동의 성질도 지니고 있는 존재이기에 전달 매체를 필요로 할 것인데, 우주는 단지 진공일 뿐 그러한 전달 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천체들에게 도달하는 것을 보면 빛에게 있어서의 공간은 지상에서의 공간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사실을 밝히면서 천체들이 서로 중력에 의해서 직접 끌어당겨 충돌하지 않고 자신의 중력에 의한 공간의 변화에 의해 서로 일정한 법칙에 따라 존재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고, 태양계의 행성들이 태양의 중력에 의한 공간의 변화에 의해서 태양 주위를, 달이 지구의 중력에 붙들려서 지구를 돌고 있는 원리를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에 의해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으로 공간도 불변하는 존재가 아니라 중력과 속도에 따라서 변화하는 상대적인 존재라는 것을 밝혔다.